혼자
언제 어디서나
첫 오리엔테이션 때 관광버스에서
누구랑 앉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지금으로서는 혼자든 함께든 크게 신경쓰지 않았을 테지만
그 때라면 어색하고 난감했을 것이다.
누구와 같이 하는 일이 신나는 사람이 아닌
나같은 사람은 무리에 드는 일이 힘들다.
사람이 싫어서라기 보다는 옆을
늘 신경쓰는 예민함으로 인해 정신적 에너지 소모가
큰 것이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이다.
맘대로 되는 일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
분위기를 소화 못하는 스스로를 체크하고
비교하거나 비교 당하는 순간 느끼는
정서적 분리감은 과거의 상처까지
소급해서 들춰내곤 하니 될 수 있으면
혼자서 할 일을 만들어 내고 그렇게 하고자 한다.
"혼자 뭐해?"라는 말에
상처를 받아 댓글작성을 차단했다.
블로그에 드나드는 사람이 적은 것을
보고 한 말임을 알았기에 싫었다.
글의 임자가 누구인지 짐작을 하고
그 사람 방송을 안 듣는다.
천부적인 유쾌함으로 라디오판을 뒤흔들고 있는
DJ로서의 역량을 분명히 인정하고 축복하지만
그처럼 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 역시 나처럼 혼자를 즐기려는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일들은 혼자에서 시작된다.
출생과 사망, 사랑과 가정, 공부와 취직, 일과 사업,
기도와 수양, 운동과 노래, 글쓰기와 그림그리기,
휴식과 명상과 요가, 장보기와 요리...
즐기거나 쉬거나 만들거나 그 어떤 것이든
본인의 의지가 기반되어
시도된 것들이다.
태초는 '0'이었으며 출발은 '1'로부터다.
그러므로 철저히 혼자이기를 바라는 사람은
가장 창조적인 상태인 것이다.
두려움 없는 혼자,
생각할 줄 아는 혼자,
행동할 수 있는 혼자라면
기꺼이 혼자이기를 바라야 할 것이다.
나를 우선하는 사랑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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