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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트 포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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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연재수 :
1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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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36
추천수 :
301
글자수 :
955,407

작성
23.09.04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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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레퀴엠(57)

DUMMY

Episode 56 - 파괴자 9



타다다다닥-!

생활관 밖에서 군화 소리가 들렸다.

다급한 듯 빠르게 뛰어온 한 남자가 문을 열고 숨을 헐떡였다.

백조전대 3지휘대 지휘관, 천가민이었다.


"쓰읍, 하아, 하아, 하아......! 지, 지휘대장님!"

진명은 뒤를 돌아 가민을 마주했다.

"무슨 일이야?"

그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려 가슴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가, 강남 부근에 거대한 에너지가......!"

'올 것이 왔군.'

화람은 사뭇 진지한 얼굴로 가민에게 말했다.

"천가민 지휘관."


"네!"

"현 시간부로 백조전대의 모든 지휘관 및 지휘대원들은 전대 내에서 대기하며 적의 공습을 대비한다."

그녀의 말에 가민이 고개를 끄덕이며 응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화람은 안주머니에서 로브를 꺼내더니 풀어헤치기 시작했다.

로브를 완전히 벗기자 단조로운 단검이 집에 꽂혀있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강남에는 본 지휘부대장이 간다, 그리고."


생활관 내의 인력을 천천히 살핀다.

최고의 인재라 볼 수 있는 학사관의 귀재, 남궁지우.

백조전대의 2인자 하진명.

헥토마 펑션의 소유자이자 광전사의 각성자, 윤 설.


'그리고......'

이머젼시 토탈, 최정혁.

정예 맴버로서는 전혀 손색이 없었다.

든든하다.


일반 전대 그룹에서 이보다 더 강력한 맴버를 구성시킬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화람은 단검을 허리에 차며 걸음을 옮겼다.

"자, 가자."


------


서울의 어느 지하.

올로소가 절뚝거리며 옥좌에 앉았다.

이마에 묻은 혈흔을 닦으며 심호흡한다.

"쓰읍, 후우."


천천히 눈을 감아 생각했다.

'어차피 무대의 90퍼센트는 완성이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최종장에서의 활약 뿐. 미끼 역시 던져졌으니 뭣모르는 하룻강아지들이 덥썩 달려들 것은 불 보듯 뻔해.'


미끼는 도민호.

그리고 종착지는 루난이 발현된 부근.

모든 것이 완벽했다.

'물론 변수가 생겼기에 처음 구상했던 에피소드가 무산되어 버렸지만 그런 건 전혀 상관이 없다.'


올로소가 천천히 눈을 떴다.

흐릿한 시야.

날리는 흙먼지.

바닥에 쓰러져 있는 도민호의 육체.


지하라는 더러운 공간을 눈에 담았다.

'어차피 더 좋은 그림을 완성시킬 수 있게 됐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현상이 아닌가!!!'

그는 충혈된 눈을 똑바로 뜨며 양팔을 벌렸다.


"와라, 머저리들아!! 크하하하하하!! 이야기의 끝이 누구에게 손을 들어줄 지 시험해보자고!!"


------


끼익-. 텅!

두돈반의 브레이크를 세게 밟자 몸이 앞으로 약간 튕겨나갔다.

쿠당탕 소리와 함께 윤 설이 앞유리에 머리를 박았다.

퍽-!!

"아앗!!"


지우 역시 이마 부근에 통증을 호소했다.

"쓰읍, 도대체 운전을 어떻게 하시는 겁니까? 브레이크를 그렇게 세게 밟으면 당연히 차가 급정지하죠."

그는 진명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호통쳤다.


"아, 미안. 내가 운전은 쥐약이라....."

진명은 쑥쓰러운 듯 고개를 창문 쪽으로 돌렸다.

"그럼, 운전대를 다른 사람에게 맡겼어야지. 무턱대고 네가 잡으면 어떻게 해?"


화람의 잔소리에 진명은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일행은 두돈반 차량에서 내렸다.

"와아....."


지우는 믿기지 않는 듯 입을 벌리며 대도시'였던' 곳을 두리번 거렸다.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마치, 처음부터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은 듯이.


"이게 진짜 서울이 맞아요?"

"그러게, 이거 완전 사하라 사막이 따로 없구만."

그야말로 황무지였다.

"그럼....."


진명이 상체를 숙여 땅에 흩어진 모래 먼지를 만지작 거렸다.

"이제 찾아보죠, 그 에너지의 근원."

화람이 레이더를 꺼내어 버튼을 조작했다.

삑- 삑- 거리는 기계음 소리와 함께 파앗- 하며 홀로그램 창이 켜졌다.


"자, 모두 이리로 모여봐."

그녀의 손짓 아래 흩어져 있던 네 사람이 한 곳으로 집결했다.

화람이 띄운 화면에는 푸른색의 점과 붉은색의 점이 나뉘어져 있었다.


그녀는 먼저 푸른점을 가리키며 말했다.

"일단, 이 푸른 점이 바로 내가 서 있는 이 지점. 그리고 여기 있는 붉은 점이 에너지의 대략적인 위치를 나타내는 포인트."

지우가 가늘게 뜬 눈으로 검지와 엄지를 옮겨 거리를 재었다.


"대략 100미터 안쪽에 위치해 있다는 얘기가 되는데요."

"하지만....."

윤 설이 고개를 돌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지상을 바라보았다.

"여기에는 아무것도 없는데요?"


"당연히 아무것도 없을 수 밖에요, 에너지가 묻힌 곳은 지하일테니까."

"지하라......"

정혁의 말에 윤 설이 턱에 손을 얹으며 유심히 아래를 응시했다.

그녀는 검지로 땅을 가리키며 화람에게 물었다.


"그럼 이거 뚫어버려야 하지 않나요?"

화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안 그래도.....!"

그녀는 곧 손을 펼쳐 붉은색의 계수 덩어리를 작게 생성했다.


화람은 2센치미터 크기로 만들어진 계수 공을 바닥에 툭- 던졌다.

슈우욱- 소리와 함께 공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자, 그럼."

그녀는 손뼉을 치며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모두 멀리 피하도록 하세요."

파앗!

화람의 형체가 사라졌다.

지우는 그녀의 행동을 눈치챘는지 아이 씨, 라는 말을 뱉으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진명과 정혁, 윤 설은 무슨 영문인지도 모른 채 멍하니 서서 상황을 파악하기 바빴다.

"뭐, 뭐해요! 빨리 도망치라니까? 저거 폭발한다고!!!"

뭐? 폭발?


화람이 떨어트린 붉은 계수가 점차 진동을 세게 일으키더니 결정을 분출했다.

"이런 씨!"

진명이 정혁과 윤 설의 팔을 잡고 두 다리에 계수를 응집시켰다.


파악- 튀어오르며 저 멀리 날아가고 난 후, 계수 공이 강력한 폭발을 일으켰다.

콰과과과과과과광!!!!

거대한 불기둥이 하늘로 치솟아 연기를 가득 뿜어냈다.


"와, 와아......"

정혁은 자기도 모르게 감탄사를 냈다.

2센치미터 크기의 계수 공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이럴 수가 있을까.

'그냥 간단히 만들어낸 덩어리일 뿐이었잖아.'


예상이 가지 않았다.

백화람.

그녀의 진짜 실력이.


시간이 지난 후 계수가 폭발한 자리에는 지름 5미터의 싱크홀이 생겨져 있었다.

지우는 어깨에 힘을 주며 화람에게 소리쳤다.

"아, 아니! 언질이라도 해주셔야지, 무턱대고 폭발공을 던져버리면 어떡합니까?!"


"아, 미안 너무 급해서."

화람이 혀를 내밀며 말하자 지우가 이마에 손을 얹으며 탄식했다.

"하, 급한 거랑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요. 지휘부대장님."

"와아."


윤 설이 싱크홀 아래를 바라보았다.

깊은 어둠만이 블랙홀처럼 눈에 들어오며 그 아래는 마치 미지의 세계로 이동하는 통로처럼 보였다.

그녀는 쪼그려 앉은 채로 바닥에 있는 적당한 크기의 돌을 집어 던졌다.


재빨리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돌이었지만 바닥에 맞닿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꽤나 깊은 모양인데요."

화람은 레이더를 꺼내 버튼을 누른 후 붉은 광선을 싱크홀 아래로 흘려보냈다.


레이더에서는 삐비빅- 소리와 함께 숫자가 나타났다.

"흠....., 58미터. 정확히 이 구간부터 싱크홀 아래의 착지 구간까지 58미터의 높이라는 뜻이야."

"그렇게나 깊다니."


진명이 턱에 손을 올린 채 말했다.

"들어가야겠죠?"

지우가 화람에게로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당연한 거 아니야? 어차피 알고 있었잖아, 아래를 뚫고 들어가야 한다는 건."


"그건 맞는 말이지만....."

화람은 입꼬리를 올리며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너, 무섭니?"

그녀가 팔짱을 끼며 거만한 자세를 취하자 지우는 귀가 빨개지기 시작했다.


"아, 안 무섭습니다. 게이트 사건이 일어나고 수많은 실전에 투입되었는데 무서울 게 뭐가 있습니까?"

"하긴 뭐, 너는 학사관 내에서도 베테랑 급이라 불리우는 인물이니 무서울 리가 없지. 자, 그럼 슬로우 마법을 걸어줄게."


화람이 손을 펼쳐 허공에서 몇 번을 휘적거렸다.

결정들이 하나 두 개씩 생겨나기 시작하며 곧 일행들의 몸으로 조금씩 퍼져나갔다.

청량한 기운이 전신을 스쳐 지나가자 육체가 가벼워진 듯 한결 편안해진 느낌을 받았다.


"와, 뭐에요 이게? 마치 깃털이라도 된 것 같아요."

정혁이 자신의 몸을 양옆으로 비틀며 체크했다.

딱히 겉으로의 변화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지만 확연히 달랐다.


화람은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아, 별 거 없어. 그저 중력의 영향을 덜 받도록 계수를 조금 이용했을 뿐이야."

"와아......"

보면 볼수록 신기한 사람이었다.


'저 정도는 되어야 학사관의 지휘부대장 위치까지 올라설 수 있구나.'

정혁은 속으로 점점 화람에 대한 존경심을 키워나가고 있었다.

"그럼 가보자고, 내가 먼저 내려갈......"


콰과과과과과광!!!!

공중에서 화람에게로 검은 참격이 발사되었다.

밀도 높은 계수를 덩어리로 담아낸 강력한 일격이 그녀의 눈앞으로 다가왔다.

"피, 피해요!!!"


정혁이 화람의 몸을 밀쳐 참격의 범위를 벗어나게 했다.

콰지지지직!!!

대지가 갈라지며 검은 계수의 흔적이 남아있는 땅에서 악의 기운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넘어진 화람이 까진 무릎의 먼지를 털며 일어섰다.

"뭐, 뭐야? 어디서 날아온 거야?"

"저기에요!"

"뭐?"


화람은 지우가 검지로 가리키는 방향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올블랙의 제복을 입은 채로 로브를 목에 두른 남자.

그레이색의 머리카락이 흩날리며 검은 단도를 손에 쥐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진명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중얼거렸다.

"도, 도민호......?"

그는 떨리는 두 손을 진정시키며 공중에 떠있는 민호를 가만히 응시했다.


민호는 목을 좌우로 돌리며 관절 소리를 내더니 변조된 목소리를 내뱉었다.

- 아, 여기다. 그 분이 말한 힘의 근원지. 너무 멀리 돌아왔군.

그는 희미해진 동공의 색을 지닌 채로 화람이 만들어낸 싱크홀을 내려다보았다.


"아무래도 제정신은 아닌 것 같은데, 누가 저 사람 상대 좀 해줘야 할 것 ㄱ......"

"제가 하겠습니다."

진명이 결의에 찬 눈빛을 보이며 오른손에 계수를 드러냈다.


화람은 걱정이 되는 듯 측은한 눈빛으로 진명의 뒷모습을 응시했다.

"괜찮겠어? 내가 알기로 지금 저 아이의 상태는......"

"알고 있습니다,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진명은 고개를 뒤로 돌리며 화람에게 웃어보였다.

"다른 사람들을 잘 부탁드립니다."

"하, 새끼. 여유 부리기는. 알았어, 대신에 몸조심해라. 아마 네가 알던 그 녀석이 아닐 테니까."


진명은 부릅뜬 두 눈에서 붉은 오라를 내뿜으며 말했다.

-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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