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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포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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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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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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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1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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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62)

DUMMY

Episode 61 - 파괴자 14



"사우루스라고....?"

"그래,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파괴하는 무력의 괴수다. 육체의 단단함, 파워, 스피드, 그 어느 부분 하나 모자란 부분 없는 생물이라 할 수 있지."


"그럼, 그런 굉장한 녀석이 어떻게 서울의 지하에 봉인되어 있는 거지?"

올로소는 고개를 저었다.

"그것은 나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한 가지는 알 수 있지."


바티칸이 검은 파동을 만들어냈다.

올로소는 곧장 달려 화람의 코앞까지 다가왔다.

"너희는 그 누구도 이곳에서 살아나갈 수 없다."

그는 몸을 360도 회전시켜 원형으로 참격을 발사했다.


콰아앙-!!

화람은 람보 자세로 올로소의 공격을 피했다.

"나 참......"

흑단이 진동한다.


작은 단도에서 웅- 소리와 함께 보라색 계수가 발현되었다.

화람의 손이 빠르게 움직인다.

일반적인 사람의 눈으로는 판별할 수 없을 정도로.

무협지에서 보여주는 움직임이 올로소의 전신을 덮쳤다.


촤좌좍-!!

검의 협무가 펼쳐지며 올로소의 육체가 빠르게 베어졌다.

갈기갈기 찢겨 버린 그의 육신이 흩뿌려졌다.

그러나.


찢겨진 것은 진짜 올로소가 아닌 계수 결정으로 만들어진 가짜.

"흐읍!!!"

등 뒤에서 바티칸을 높이 쳐든 올로소가 등장한다.

그는 바티칸을 아래로 찍으며 거대한 파동을 일으켰다.


"칫!"

화람이 흑단을 집어넣으며 두 손을 모았다.

조금씩 뭉쳐지는 다색의 기류가 쏘아졌다.

흡사 직선으로 뻗어지는 신의 심판과도 같다.


두 개의 공격이 맞붙음과 동시에 계수 장막이 생성된다.

충돌점에서 벗어난 계수들이 장막에 막혀 폭발했다.

콰과과광-!


화람은 공격을 시전하는 채로 지우에게 외쳤다.

그녀의 눈에 계수 장막을 발현시키고 있는 지우가 보였다.

"야, 남궁지우! 이쪽은 신경쓰지 말고 네 상대나 어떻게 해봐!"


지우는 좀비처럼 다가오는 민호에게 시선을 맞춘 상태로 말했다.

"그럼 어떡합니까! 그렇게 강하게 공격을 맞대면 여기 다 무너진다고요!"

"그건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넌 도민호 지휘관이나 좀 진정시켜 봐!"


공격의 소음 속에서 화람의 목소리가 작게 들렸다.

지우는 두 주먹에 계수를 응축시켰다.

'아오, 그게 어디 쉬운 줄 아는 겁니까?'

목각 인형처럼 한 발자국을 기이하게 뻗고 있는 도민호가 갑자기 돌진했다.


파악- 튀어오른 그는 흰자만을 드러낸 채로 지우에게 주먹을 뻗었다.

지우는 왼팔로 민호의 공격을 막은 후, 오른손으로 복부를 가격했다.


콰직-!

유리가 깨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감촉이 이상하다는 것을 직감하고 나니 자신이 깨트린 무언가가 방어벽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시발, 조각 방어술인건ㄱ....!"


퍽!

민호가 몸을 한바퀴 회전시켜 지우의 턱을 발차기로 공격했다.

"윽!"

의식이 흐려졌다.

턱 부분을 제대로 맞으면 정신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는 전신에 힘을 주었다.


지우의 몸이 바닥을 나뒹굴었다.

"후, 이거 봐요."

그는 곧바로 일어나 다시 삐걱거리는 민호를 응시했다.

통증이 느껴진다.

눈앞에 존재하는 상대의 움직임을 제대로 파악할 수도 없으니 낭패도 이런 낭패가 없었다.


"이거 쉬운 일이 아니라니까."

지우는 자신의 몸이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상체의 힘을 빼고 체내에서 흐르고 있는 계수의 이동 동선을 확인했다.


팔에서 가슴으로, 하체에서 상체로, 상체에서 하체로.

수천만 가지의 이동 활동이 체내에서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것이 감각적으로 느껴졌다.

곧 지우의 몸이 가벼워졌다.


일반적인 몸의 움직임이 아닌 듯 신체 부위 하나하나를 움직이는데에도 전혀 에너지가 소모되지 않았다.

"그래, 이래야지."

콰드득- 콰드득-.

손가락 마디의 관절 소리가 귀에 울려 퍼졌다.


지우는 심호흡을 한번 시도한 후에 민호의 초점 없는 두 동공을 쳐다보았다.

"어쩔 수 없네요, 도민호 지휘관님. 어떻게든 고통 없이 해결해 드리려고 했는데."


지우의 두 손에 축적된 청록색의 계수가 울렁거린다.

그는 주먹을 쥐어 대각선 아래 방향으로 휘둘렀다.

쾅-!

허공에서 계수 주먹이 튀어나와 민호의 뒷머리를 바닥에 꽂아버렸다.


땅이 갈라지며 틈새로 파동이 일었다.

지우의 눈매는 한츰 진지해져 있었다.

- 이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나지막한 그의 목소리가 선고처럼 들렸는지 바닥에 처박힌 민호가 몸을 움찔거렸다.


------


서울 강남 - 하진명 사이드.

"처음 본다."

진명의 초점이 괴테에게 맞춰져 있다.

심각하리만치 어둠의 기운으로 가득 채워진 흐릿한 현상.


제아무리 잠식된 상태라고는 하지만 이런 짙은 암흑으로 발현될 줄은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다.

'본래 계수의 성질과 색은 시전자의 신념이나 마음가짐에 의해 칠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도민호 너는......'


- 선을 지워버린 악으로서의 신념만이 가득 차있는 것이냐?

검은 괴테의 이빨과 눈이 날카롭게 진명을 주시하고 있다.

사람은 변할 수 있다.

그것이 신념이든, 사상이든, 마음가짐이든.

허나, 이 현상은 그것만으로 통용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성악설이라고 했던가......, 완전히 악마에 잠식당한 채로 태어난 존재 같아.'

진명의 머리가 아파온다.

"암흑의 파동이 이리도 많이 뿜어져 내 두통을 유발할 정도라니, 참으로 놀라워."


- 몰랐습니까? 인간은 선천적으로 악한 마음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을. 이것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뭐?"

민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발걸음이 옮겨질 때마다 대지에 흩뿌려진 모래 가루들이 타들어간다.


- 쉽게 말해서, 저는 올로소님의 정신 조작만으로 이런 악을 뿜고 있는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진명이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민호를 응시했다.

그는 아무런 말도 행동도 하지 않은 채 몇 초를 가만히 지켜보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진명이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래, 그렇구만. 이제야 알겠어."

진명의 손가락 각 마디로 계수가 뭉쳐지자 노란빛의 스파크가 주위로 튀기 시작했다.


그는 맹수처럼 계수를 뾰족하게 다듬어 크게 휘둘렀다.

세 개의 참격이 빠르게 생성되어 민호에게 돌진했다.

대지에 뿌리를 내린 채로 순식간에 다가온 공격에 민호의 두 눈이 번뜩 뜨였다.


급하게 방어술을 시전했지만 한 발 늦게 발동한 탓에 입고 있던 제복이 찢어져 살이 드러났다.

- 크윽!!!

하체에 힘을 실어 버텨보았지만 강력한 일격에 뒤로 밀려날 수 밖에 없었다.


민호가 터져 나온 연기를 손으로 치웠다.

하지만, 진명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 뭐냐, 어디 있는 거냐?

부릅뜬 눈으로 계수의 흐름을 읽어본다.


- '형체가 사라진 인간은 그 계수의 잔상을 남긴다, 분명 내 주위에.....!'

콰득-!

- 으으읍!!!!

옆구리에 엄청난 통증이 몰려왔다.


진명이 민호의 옆구리를 손으로 잡아 뼈를 으스러트렸다.

"어이, 뭘 그리 애타게 찾고 있나."

소름끼치는 진명의 눈빛이 민호의 바로 아래에 보였다.

- 크윽, 어디 잔재주를!


민호는 통증을 참으며 두 손을 모아 기백을 발산했다.

파앙-!

두 손에서 검은 빛이 퍼져 나와 진명의 육체를 묶어버렸다.

동시에 대지에서 수십 개의 검은 가시가 튀어 나와 몸이 묶인 진명을 찔렀다.


촤라락-!

공중에 흩날리는 그의 육체와 함께 혈흔이 흐른다.

바닥을 흥건하게 적신 핏덩이가 민호의 얼굴에도 묻었다.

- 하아, 하아, 어딜 꼴사납게 여유를 부리고 있나. 크윽!


민호가 몸을 웅크려 부러진 갈비뼈에 손을 댔다.

몸을 일으킬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 찾아오자 그는 자리에 주저 앉아 회복의 계수를 옆구리에 불어넣었다.

지이잉- 하는 효과음과 더불어 통증이 어느 정도 가시기 시작했다.


- 후, 골치 아프게 하는군.

자리를 털고 일어나 절뚝거리는 다리를 이끌며 걸어갔다.

"어딜 가는가?"

진명의 목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민호의 등골이 오싹해졌다.


- 무슨 말도 안되는......!

민호는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직 끝난 대결도 아닌데 먼저 자리를 뜨는 건 무도인의 예의에서 벗어나는 행동인데."


- 도대체 어떻게 살아있는 거냐, 분명히.....

"찌르는 느낌을 제대로 느꼈어야지."

진명이 입꼬리를 올리며 말하자 민호가 이를 갈았다.

- 네 놈, 처음부터 잔상을.....!


민호가 괴테를 다시 소환하며 주먹을 연타했다.

진명은 조각 방어술을 연속으로 시전하며 조금씩 반격을 이뤄냈다.

두 무투가의 거친 효과음이 울려퍼졌다.

곧 땅에 스크래치가 나기 시작했다.


- 그런 장난질이 몇 번 성공했다고 해서 네가 나를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거냐!!

진명은 민호의 연타를 막아내다가 파열장을 일으켜 괴테의 주먹을 날려버렸다.


검은 결정으로 이루어진 괴테의 팔이 소멸하며 공중으로 계수가 흩날렸다.

- 괴테의 팔이.....!

민호의 체내 속 계수가 완전히 사라진 듯 얼굴 형상이 찌그러졌다.

진명은 그 모습을 보고는 확신이 들었는지 미소를 지었다.


"역시 내가 생각하던 게 맞았군."

그는 빠르게 민호의 안으로 파고들어 복부에 오른손을 얹었다.

상체에 모여있는 계수를 빠르게 오른손으로 이동시켜 파동을 일으켰다.

파앙-!


- 크윽!!!

민호의 입에서 피가 쏟아졌다.

아니, 피가 아니었다.

검은 계수 덩어리가 쏟아져나왔다.


진명은 그 모습을 보고는 비웃듯이 말했다.

"원래 가짜는 진짜를 제대로 따라할 수 없는 법이지."

민호가 저 멀리 날아가 무릎을 굽혔다.

그의 입속에서는 계속해서 검은 분비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 어, 어째서! 어째서 그렇게 강한 거냐......, 분명 너는!!

"그래, 원래의 나였다면 네 녀석보다 강하지 않았겠지. 하지만, 데이터는 바뀌었다."

진명이 민호의 앞에 올곧게 서서 강한 압박을 주었다.


- 데이터가 바뀌었다니, 그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

민호의 울부짖음에 진명은 시선을 내려 생각에 잠겼다.


생각이 났다.

차르카 올로소와 잠시 대결했을 때, 잠시나마 그에게 당황스러움을 선사해 주었던 힘.

그 힘이 발현되었던 것이다.

세우론(Seuron).


하지만 진명은 아직까지 그 힘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없었다.

'어느 정도는 그 야만인에게 고마워 해야하는 건가?'

진명이 입꼬리를 올리자 민호가 소리쳤다.


- 어디 내 앞에서 우쭐 거리는 거ㄴ.....!

콰직-!!!

진명이 민호의 손을 밟아 뼈를 부쉈다.

으드득- 소리와 함께 민호의 비명이 귀를 찔렀다.


- 끄, 끄아아아아아아아악!!!

"어이, 가짜 도민호. 아니....., 거머리라고 불러야 하나?"

민호는 한 쪽 눈을 질끈 감은 채로 진명을 올려다보았다.

아까까지만 하더라도, 그저 한 사람의 형체였는데 왜 이렇게 커보이는 것일까.


마치 벽과 같다.

민호의 손이 떨렸다.

- 이런 젠장할.....!

"내가 하나만 물을게, 너희는 죽으면 어떻게 되냐?"


민호는 죽음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몸이 굳어 버렸다.

- 지, 질문의 의도가 뭐냐?

"말 그대로야, 어떻게 되냐고."

간결한 말투와 살기 가득한 눈빛에 압도당한다.


곧, 민호의 입이 딱딱하게 굳어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진명은 한숨을 쉬더니 계수를 발사했다.

"그래, 말하지 마라."

피융-!!!

곧게 뻗은 레이저가 민호의 심장을 뚫고 지나갔다.


- 커, 커헉, 컥!!!!

그는 뚫린 심장을 부여잡은 채로 바닥에 머리를 처박았다.

- 크, 커헉! 컥!

민호의 육체에서 검은 기가 공중으로 치솟았다.

계수는 점점 원형으로 뭉쳐져 슬라임같은 모습으로 변형되었다.


"그래, 이게 네놈의 모습이냐? 도민호가 아닌, 그 사람으로 위장한 가짜."

끈적거리는 슬라임 형태의 계수가 도망치기 시작했다.

피융-!

진명이 다시 한번 레이저를 쏘아 슬라임의 몸을 뚫어버렸다.


고통스러운 몸부림을 치던 놈은 곧이어 바닥에 추락하여 소멸했다.

진명은 아쉬운 듯 혀를 찼다.

"쩝, 고작 이런 괴상한 물체가 그렇게 강한 인간의 모습을 할 수 있었다니."


그는 발걸음을 옮겨 싱크홀 앞에 섰다.

"어쨌거나, 나도 여기 일은 해결했으니 밑으로 내려가볼까?"

진명은 발을 떼어 수십 미터 가량의 어둠 속으로 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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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레퀴엠(50) 23.08.28 5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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