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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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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6.28 19:20
연재수 :
59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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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654,577

작성
24.04.14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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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522. 협상 결렬

DUMMY





사과심을 우주로 던지면 그 던진 힘 그대로 날아가다 얼어붙고 어딘가에 부딪혀 깨져버리거나 항성 근처로 가서 견딜 수 없는 온도에 녹아내릴 것이다.

아니. 그 외에 온갖 다양한 방법으로 다 먹은 사과심은 사라져버릴 것이며

날아가다 항성의 중력장 내부로 들어가 방향도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막 던진 사과심은 함선이 발산하는 중력 범위를 벗어나도 곧바로 꺾어지며 어딘가로 떨어진다.

목표로 했던 행성의 중력장 내부로 들어온 것이다.

“ 자. 슬슬 나는 [XIII. 죽음(Death)]과 싸울 것이다. 네이렌. 너희는 어떻게 할 거지? “

뭐.

고민할 것은 없지 않은가.

[XIII. 죽음(Death)]은 춘향의 것이다.

크릭은 지금 [XIII. 죽음(Death)]을 상대하겠다고 했지만

어쨌든 춘향과 싸운다는 것이다.

그것을 허락해줄 이유 따위는 없다.

싸워도 춘향과 함께 크릭 레베른과 싸워야지 [XIII. 죽음(Death)]과 싸울 이유는 없다.

차원이 다른 존재?

...

뭐..

...

어떤 존재인지도 모르고

뭐 하는 녀석들인지도 모르지만..

아디나를 믿는다.

최초의 신을 믿는다.

그들이 아직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한 일이기에

신경 쓸 필요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그들이 우리 은하의 정점에 서 있는 자들이라서가 아닌

가족이기에.

네이렌이기에 믿는 것이다.

“ 미안. 크릭. 너의 제안은 받아줄 수 없어. “

“ 그렇군. “

그렇겠지.

가족이니까.

아직 크릭조차도 차원이 다른 존재가 어떤 녀석들인지 잘 모르며

그저 크릭이 두렵다고 느낀 [XIII. 죽음(Death)]에 대한 존재에게 단순한 ‘ 흥미 ‘ 를 느꼈다는 것으로 보아 차원이 다른 존재는 지금 상대해서는 안 되는 녀석들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크릭도 이 정도인데

네이렌은 당연히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XIII. 죽음(Death)]의 힘을 멋대로 휘둘렀었던 것이며

지금도 [XIII. 죽음(Death)]을 옹호하고 함께 싸우려 하는 것이다.

심지어

적이 하는 말이 아닌가.

굳이 들어줄 필요도 없다고 판단했겠지.

“ 상관없다. [XIII. 죽음(Death)]의 앞에서는 고작 네 녀석들 몇 마리 추가돼봤자 의미도 없지. 내려와라. 전부 상대해주마. “




“ ...아리나. 어떻게 할 거야? “

싸우는 건 맞다.

그러나..

라티안은 자신의 검이 크릭에게 닿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분하지만

라티안은 크릭 레베른을 상대할 수 없다.

이것은 라티안뿐만이 아니라 아리나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온전한 힘을 발휘하며 싸울 수 있는 사람은...

“ 킥.. 니들이 무슨 도움이 된다고! “

춘향 한 명뿐이다.

“ 그것 때문에 미치겠어.. 저 녀석.. 대체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 거지...? “

그나마 상대하는 방법은 마나를 사용하지 않은 채 카린이 만들어준 무기로 싸우는 것이지만

마나를 활용하지 않은 순수한 광물을 아무리 날카롭게 깎는다고 한들 크릭의 육체에 닿아 베어내는 건 불가능하다.

“ 우리가 마나를 사용하는 건.. 그저 크릭에게 공격할 수단을 더 쥐여주는 거랑 다를 바 없어. “

이대로 춘향을 크릭에게 맡겨두고 지원을 부르러 간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그동안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며

만약 지원을 부른다고 해도 함선을 타고 직접 가는 것보다 [VII. 전차(The Chariot)]가 훨씬 더 빠르게 오겠지.

“ 가자. 저녀석의 마음이 변하면 무슨 짓을 할지 몰라. “

결국, 크게 정할 수 있는 건 없다.

춘향만이 크릭 레베른을 공격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춘향이 상대를 근접해서 공격할 수 있게끔 길을 열어주는 일 정도는 할 수 있겠지.

그것만으로도 아주 큰 도움일 것이다.


“ 아주 열심히 회의하는군. 우리 애들도 네녀석들의 진지함을 조금 닮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

라티안과 레오네라, 미야가 전방에서 검을 들고 있었으며

그 뒤에서 아리나가 번개를, 그 뒤에서는 카린이 벌벌 떨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망설이고 있었다.

춘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크릭에게 닿을 수 있는 녀석은 춘향 한 명뿐인 만큼 이 자리에 없지는 않을 것이다.

누군가의 그림자에 숨어있는 것이겠지.

“ 후후후... 재밌군. 시간이 오래 걸릴 만큼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라마. “

크릭은 앞에서 싸우려는 녀석들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마치 짐승의 이빨을 덕지덕지 붙여놓은 듯한 거대한 검을 에테르로 만들어낸다.

녹빛 에테르가 검으로 뭉쳐지고 검게 빛나며 딱딱하게 굳어버린 그 검은 도저히 한 손 검이라고 볼 수는 없었지만 마치 대검을 한 손으로 휘두르는 레오네라처럼 아주 가볍게 오른손으로 바닥을 찢어낸다.

-그그그그그그...

“ ...저.. 저게 뭐야. “

찢어낸 공간 속에서부터 사람의 손 형태의 뼈가 튀어나오고

지상으로 올라오면서 에테르를 뒤집어쓰며 마치 살점처럼 달라붙어 간다.

그렇게 마치 검은 망령의 녹색 버전이라고 해야 할까.

에테르로 만들어진 망령이 나타난다.

“ 언테그 레베른. 키가 작고 왜소하고 음침한 내 가족 중 한 명의 능력이지. 죽은 자들을 살려내는 능력이야. 다만.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지는 않기에 죽었다고 볼 수 있지. 그래. 니녀석들이 그렇게 한발 뒤로 물러난 것처럼 그 행성의 사람들도 언테그를 두려운 존재로 인식하고 제거하려 하기 시작했다. 그런 녀석에게 나는 손을 내밀었지. 너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말이야. “

크릭의 말을 끝으로

수백.

아니..

수천의 에테르로 만든 망령들이 일제히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모두가 맨몸으로 달려오고 있었으며

전투 능력이 있는 사람이었던 망령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평범한 사람이었던 망령은 상대적으로 매우 느리게 달려온다.

“ 아리나!! “

-콰콰쾅!!!!!!!!!!!

-딱!

아리나가 번개를 내려쳐 다가오는 망령들에 대한 공격과 함께

카린은 유리한 전장을 확보하기 위해 네이렌이 서 있는 땅을 위로 솟아 올리며 고지대를 만든다.

물론.. 카린이 직접 생각한 것은 아니고 상대가 많을 때 대처하기 위해 피렌과 함께 짠 전투 방식 중 하나였다.

“ 올라오는 것부터 차근차근 처리해!! 뭉쳐있는 곳은 내가!! 카린!! 도와줘!! “

“ 으.. 으응..!! “

-콰쾅!!!!!

있는 힘껏 손을 내리치며 망령들에게 번개를 쏴대고

카린도 상대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며 눈을 감고 아무렇게나 공격해도 적밖에 없는 부분이었던지라 비교적 쉽게(물론 눈을 감고) 바위나 고철 등을 창조해내 하늘 위에서부터 떨어뜨려 공격한다.

케트라시움이 있다면 초장거리 에너지 레일건을 쏴서 공격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만한 수에 고작 에너지 저격총 하나로는 다섯 마리의 망령을 제거하는 것이 최선이지 않을까 싶다.


라티안은 일곱 개의 검을 만들어내 정렬하고 한 번에 내려찍었다.

눈앞의 에테르로 만들어낸 망령은 그런 라티안의 검을 막을 만한 수단이 없어 일곱 개의 검에 의해 위에서부터 잘려나가며 팔 등분 되어 버리고 그대로 쓰러진다.

라티안은 이어서 다음 망령을 향해 검 하나를 내지르자

이번에는 상대가 가볍게 몸을 틀어 라티안의 검을 피한다.

사람에 따라 전투 능력이 다르듯

사용하는 무기가 다르듯

어떤 망령은 쉽게 죽어버리고 어떤 망령은 상대하기 껄끄러운 느낌이다.

“ 아리나!! 위쪽은 안전해?! 읏..! “

카린이 만들어놓은 고지대의 성벽 안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성벽 자체를 부수거나, 성벽을 뛰어넘거나, 이 좁은 통로를 통과해야 한다.

망령의 맨손으로 이 단단한 벽을 부수는 것은 불가능하고 좁은 통로는 현재 라티안 자신이 직접 틀어막고 있으니

가장 걱정되는 성벽 위에서 탑을 쌓지 못하도록 견제하고 있는 아리나와 카린이었다.

“ 여긴 괜찮아!! 그쪽이나 신경 써!! “

-콰콰쾅!!!!!!

괜찮다면 다행인가.

“ 크릭은?! “

라티안은 끊임없이 검을 휘둘러 몰려오는 망령들의 목과 몸을 썰어버리며 외친다.

지금 상대하는 것은 망령이지만

원래 상대하고 있던 것은 이런 망령이 아닌 크릭 레베른이다.

“ 보이지 않아!! 조심해!! “

-콰콰콰쾅....!!!!

하긴.

이렇게 많은 수의 망령들이 있는데 그 사이에서 크릭을 찾아내는 것 또한 엄청 힘든 일일 것이다.

아니.. 눈이 좋은 카린이라면 볼 수 있지 않나?

아니.. 눈이 좋다고 해서 찾는 것도 쉬운 건 아니겠지.

조금 떨어진 오른편에서는 레오네라가 망령들의 접근을 막고 있으며

왼쪽으로는 미야가 스파크를 미친 듯이 쏟아내며 이동하면서 망령들을 제거하고 있다.


라티안은 계속해서 검을 휘두르며 생각한다.

내가 크릭이라면 고작 이렇게 망령들을 만들어 보내놓고 아무 짓도 안 할까?

절대 아니다.

그렇게 강한 크릭이 고작 이 정도의 망령을 보내 공격할 리가 없다.

찾아보고 싶은데..

미야와 레오네라에게 맡겨도 되려나?

“ 미야! 레오네라! 통로 맡아줄 수 있어?! 크릭을 찾으러 갈게!!! “

그 순간

라티안의 귓가에 크릭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 너인가? “

“ 읏..?! “

마치 자신을 찾을 필요 없다는 듯이 다가온 크릭을 향해 라티안은 급하게 몸을 돌리며 검을 휘두른다.

그리고 자신의 검이 등 뒤에 있던 크릭에게 닿는 순간부터 녹빛 에테르로 변하며 화려하게 타오르는 과정이 마치 한 장의 그림을 보듯 천천히 두 눈에 새겨진다.

반격이 통하지 않는다.

크릭의 손에서 검이 휘둘러진다.

에테르가 되어버린 라티안의 불꽃이 다시 쏟아지려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생각은 라티안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오직 본능 그대로 온몸에 자신의 불꽃을 두르고 크릭이 휘두르는 검만 피할 수 있는 위치로 자연스레 몸을 틀었다.

-화르르르르륵..!!!!

“ 큭..!! “

에테르로 만든 불꽃과 라티안의 불꽃이 부딪치며 화려한 색을 뿜어낸다.

굉장히 뜨거웠지만..

견딜 만하다.

대체 이 녀석은 어떻게 여기로 온 거지..?

...

“ 그렇구나..! 다프트..! 그 녀석의 에테르야..! “

“ 후후.. 그래. 에테르 속에 녹아들었었지. “

그렇게 크릭의 검을 피해내고 급하게 뒤로 물러난 라티안은..

뭔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분명 크릭은 완벽하게 기습에 성공했다.

이제서야 다프트의 에테르를 활용했다는 것을 눈치챘을 정도다.

그런 크릭의 완벽한 기습 공격이..

고작 이 정도라고..?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저 크릭의 검이 땅속 깊이 박혀있는 이유는 라티안을 죽이기 위해 검을 휘두르다 땅에 박힌 것이 아닌가..?

“ ...춘향을 노린 거냐? “

“ 머리가 좋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군그래? “

일부러 라티안의 뒤에서 라티안을 노리고 휘두르는 척

라티안의 그림자에 검을 찔러넣어 춘향을 노린 공격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크릭은 다시 사라져버린다.

“ 다들 조심해!!!! 크릭이 에테르화했어!!! 목표는 춘향!!! “

-파지지지직..!!!!!

-카가가가각..!!!!

라티안이 소리치자 강렬한 스파크와 함께 크릭의 검과 미야의 번개를 휘감은 검이 맞부딪친다.

“ 크으으윽...! 스승님...!!! 집중..!!!!!! “

모두에게 경고했지만

어째서인지 크릭은 자신의 몸을 에테르화한 다음 라티안의 뒤에서 다시 한번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다행히도 미야가 막아주기는 했지만

미야가 휘두른 검도 결국 케트라시움에 담긴 에너지를 변환해 만든 전기.

크릭이 자연스럽게 에테르로 변환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파츠즈즈즛..!

크릭은 그대로 미야의 검에서부터 전류를 빼앗아 와 동그랗게 뭉치고 그대로 미야의 그림자를 향해 내려친다.

-콰쾅!!!!!!

물론

그림자는 미야의 아래에 생기는 것인 만큼 미야의 머리를 향해 번개가 내리쳐졌으며

미야는 최고속도로 자리에서 벗어나는 덕분에 얻어맞지는 않았다.

“ 큭...!! “

“ 흠.. 저 녀석은 속도가 빨라서 붙잡고 찾아봐야겠군. “

눈앞에서 번개가 내리쳐지는 바람에 급하게 마나로 자신의 육체를 보호하고 뒤로 물러난 라티안은 미야를 추적할까 레오네라를 노릴까 고민하는 크릭 레베른의 등을 보며 다시 검을 만들어낸다.

“ 나한테는.. 이제 볼 일 없다는 거냐...!!!! “

라티안은 다시 한번 불꽃을 뭉쳐 검을 만들고

빛을 두른 채로 달려나가 순식간에 크릭에게 달라붙어 검을 휘두른다.






작가의말

어 그래 열심히 싸우고

난 일단 도망가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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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5 526. 자리의 무게 24.04.18 8 0 17쪽
534 525. 승부는 다음으로 24.04.17 10 0 13쪽
533 524. 의외의 지원 24.04.16 8 0 14쪽
532 523. 춘향 찾기 24.04.15 7 0 15쪽
» 522. 협상 결렬 24.04.14 10 0 13쪽
530 521. 의심하라 24.04.13 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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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5 516. 표적이 된 이유 24.04.08 9 0 14쪽
524 515. 전면전 24.04.07 10 0 13쪽
523 514. 전쟁의 시작 24.04.06 11 0 15쪽
522 513. 오직 눈앞의 전투에만 24.04.05 14 0 13쪽
521 512. 감당하지 못할 만한 선택 24.04.04 13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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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 508. 생각 정리 24.03.31 23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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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4 505. 영원히 따르겠습니다 24.03.28 27 0 13쪽
513 504. 레베른의 공격 24.03.27 32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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