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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6.28 19:20
연재수 :
59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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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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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
글자수 :
3,654,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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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0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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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518. 예상하지 못한 숨겨둔 카드

DUMMY






“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 - 뒤집힌 세상]...! “

너무나도 강력하게 찍어누르는 티케리의 힘에 금방이라도 몸이 찌그러들 것만 같은 기분이 든 아디나는 급하게 아르카나를 꺼내 중력을 뒤집는다.

그러나 에테르로 만든 이 힘은 아르카나로 뒤집히지 않았으며

오직 아르카나에 담긴 마나의 힘으로만 뒤집는 바람에 위와 아래에서 짓누르는 느낌이 든다.

서로 밀어내는 힘끼리 부딪치며 어느 정도 상쇄되고는 있지만 위로 쳐올리는 힘과 아래로 짓눌리는 힘에 고통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심지어

그 힘을 직접 사용하고 있는 티케리도 고통스러울 텐데도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억지로 웃고 있다.

“ 키키키키키키키...!!! 너도..! 이 힘을 가지고 있는거였어?!!! “

“ 꺅..! “

티케리가 흥분했는지 더욱 강하게 힘으로 찍어눌러 버리고

주라그는 결국 버티지 못하고 바닥에 납작 엎드려 버렸다.

“ 크으.. 정말...! 크릭..! 왜 저를 이곳에 보낸 겁니까...! “

피아슈페르는 이미 무릎을 꿇고 있었지만 정말 어떻게든 버텨내며 계속 허공을 향해 음파를 쏘아대고 있으며

마나 막에 구멍이 뚫릴 때마다 온몸의 마나가, 공기가 우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 들고

동시에 다시 마나 막이 메꿔져 육체가 안정되는 것과 함께 강렬한 현기증이 찾아온다.

이 자리에 있는 다섯 명이 전부 한 번에 피해를 보는 전투.

결국, 이런 처절한 싸움의 승자는 실력이 아닌 정신력이 결정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아디나는 어떻게든 정신을 차리기 위해 애쓴다.

레이브를 상대할 때와는 다르게 상대는 사람.

저들도 지친다.

아마 이쯤 되면 마나 막을 파괴해 우주로 날려버리며 몸에 있는 마나와 산소가 우주로 튕겨 나가면서 아디나와 앨리스를 터트려버리고 본인들은 공기층을 만들어내 살아남는 방법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결국, 이런 방법은 언젠간 멈출 것이며

멈춘 순간에 서로 지친 이때 가장 먼저 일어나서 공격하는 쪽이 승기를 가져올 확률이 높을 것이다.

“ 읏..! 앨리스. 괜찮아? “

“ ...응. “

괜찮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이미 자신의 세상에서 생명의 마나만 가지고는 힘들었는지 손에는 [XXI. 세계(The World)]를 들고 있었다.

아마 자신 때문에 불안해하지 않도록 괜찮다고 말하고 있는 거겠지.

주위에 느껴지는 별자리를 보면 아직 네이렌이 지원을 오지는 않는 모양이고...

어떻게든 해야 하는 건가.


앨리스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사실 괜찮지는 않았다.

이 세계의 유지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지만 내면의 마나가 너무 흔들렸던 것이 문제다.

이 몸 상태로 펼치는 전투를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장담 못 하겠다.

팔이 떨어지는 건 괜찮다.

다리가 잘려나가는 것도 상관없다.

아디나가 죽는 것도 된다.

전부 살리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이대로면 앨리스가 즉사할 확률이 너무나도 높게 올라간다.

그래도 괜찮다고 대답한 이유는...

네이렌이 와 줄 거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아디나와 앨리스, 피아슈페르와 주라그, 티케리는 계속 쓰러지고 밀려나고 찍어 눌리고 공중에 뜨기를 반복하며 더이상 자신의 몸이 자신의 것이 아닌 것처럼 멋대로 굴러다니다 한순간 멈췄다.

피아슈페르도.. 티케리도.. 지친 것이다.

모두가 쓰러져 있는 상황.

그 누구도 몸의 떨림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쓰러져 있는 상황에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움직일 수 있는 수는 존재한다.

“ 으으...!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 “

“ 응 친구. 다시는 아까 같은 실수 안 해. “

정말로 화가 났는지 땅에서부터 검은 나무를 만들어 매달려 있는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이 단 한 번의 도약으로 피아슈페르에게 다가가 전신을 물어뜯기 위해 거대한 입을 벌린다.

“ 이런..! 피아슈페르..!! “

-콰쾅!!!!!!

주라그가 엎드린 채로 온 힘을 다해 거대한 손을 들어 바닥으로 내려찍자 꽃잎과 나무뿌리를 갈라버리며 다섯 마리의 에테르로 만든 늑대가 땅에서 솟아나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을 견제한다.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은 결국 에테르로 만들어낸 늑대에게 밀려나 다섯 마리를 한 번에 씹어먹는 것으로 끝났으며

피아슈페르는 어떻게든 몸을 일으켜 다시 한번 음파를 쏘려고 하고 있고

티케리 역시 에테르를 활용해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을 땅에 처박기 위해 손을 뻗는다.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은 한 번 더 입을 벌리고 씹어먹으려 했으나

그러기에는 늦다.

아디나도 이미 알고 있다.

그렇기에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을 보내자마자 다시 한번 잭 오 랜턴을 만들어내 몰래 뒤로 보냈던 것이다.

“ 께헤헤헤헤헤헥!!!!!!!!!!!!! “

“ 안돼!!!!!!! “

잭 오 랜턴의 낫이 휘둘러지고

피아슈페르의 목에 날이 닿는다.

그러나 피아슈페르는 웃으며 그토록 기다려온 한 사람을 바라본다.

“ 멈춰라. “


잭 오 랜턴의 낫이 피아슈페르의 목을 살짝 찌른 그 순간

그대로 멈춘다.

멈출 수밖에 없다.

“ ... “

눈앞에는 피아슈페르가 죽기 직전까지 몰려있으며

주라그도 땅에 쓰러져 있고

티케리도 땅에 쓰러져 있다.

그렇게 상대의 움직임만을 생각하느라 아군의 상황을 전혀 살피지 못했다.

“ ...미안. 아디나. “

아디나가 고개를 옆으로 돌려보자 그곳에서는 다프트 레베른이 앨리스의 목을 움켜쥐고 있었다.

“ 어느새..? “

‘ 늦었잖나. 다프트. ‘

다프트는 앨리스의 목을 움켜쥐고 주위를 둘러보며 최대한 태연하게 말한다.

“ 오다가 길을 잃어버려서 말이지. 우주선이 터진 줄은 몰랐거든. “

아군도 적군도 전부 공격해버리는 강력한 에테르를 가진 피아슈페르와 티케리가 있기에 증원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점점 레베른의 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아디나조차도 대응하기 까다로운 음파와 중력을 함부로 쓸 수 없기 때문에 이대로 끝일 줄 알았다.

그러다 어째서 저렇게 다 같이 죽자는 선택을 해버렸는지 의문이었으나

끊임없이 음파를 쏴 마나 막에 잠깐의 시간 동안 구멍을 뚫는 틈을 타 자신의 몸을 에테르화시킨 다프트가 조금씩 새어 들어오고 있었다는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 그래. 그럼 이제 그 녀석의 목을 비틀어라. ‘

네이렌 앨리스가 죽는다.

생명이라는 특별한 마나가 죽는다.

이 전쟁의 거대한 변수 하나를 제거하는 것이다.

“ 움직이지 마. “

물론. 아디나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 조금이라도 힘을 준다면 저 녀석들의 목을 전부 베어버리겠어. “

피아슈페르의 목에는 잭 오 랜턴이 낫을 가져다 대고 있었으며

언제 만들었는지 [검의 기사(Knight of Swords]를 사용해 바람으로 만든 보이지 않는 기사가 주라그의 등에 검을 가져다 대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의 검은 나무도 티케리를 옭아매고 있었으며

언제든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이 달려나가 머리를 뜯어먹을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 다프트. 죽여라. ‘

“ 더 큰 대의를 위해 죽겠습니다. 죽이세요. 다프트. “

“ 에?! 난 싫은데?! 난 신의 대리인을 죽일 거야! 난 죽일 거라고! 내 의견 무시하지마! 난 죽일 거야! 죽어도 죽이고 죽을 거야!! “


정말..

아주 냉정하게.

전쟁만을 생각한다면..

다프트는 지금 피아슈페르와 주라그, 티케리의 목숨을 내주고

생명이라는 강력한 마나를 없애는 것이

이 전쟁의 주도권을 휘어잡을 수 있는 가장 편하고 좋고 완벽한 길이다.

조금의 의심도 없이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심지어..

자신의 가족들도 그렇게 냉철한 판단으로 자신이 죽겠다고 한다.

아 물론 티케리는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건 뭐.. 티케리니까.

아무튼, 다프트 역시 지금 이 상황에서는 앨리스의 목을 비트는 것이 맞았다.

그러기 위해서 이렇게 기습으로 온 것이기도 하니까.

그러나..

자꾸 이렇게 맞다고.

자꾸 이렇게 비틀어야 한다고.

이렇게 계속 말하게 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다프트는 그러고 싶지 않은 것이다.

왜냐고?...

당연히...

...

가족이 더이상 눈앞에서 죽는 것을 원치 않으니까.

먼 과거

자신의 단짝이었던 캘리 레베른의 죽음을 막지 못했던 그 날부터 지금까지..

가족들이 죽는 것을 너무나도 막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

눈앞에서 세 명의 가족의 목숨이 다프트의 손에 달려있다.

‘ ...다프트? ‘

“ ...후우.. “

다프트는 생각한다.

지금 상황은 2대4.

지금 당장 앨리스를 풀어준다고 해도 가족들이 풀려나는 순간 다시 죽일 수 있다.

어째서 그런 확신이 드냐고 묻는다면

자신이 없을 때도 이만큼이나 몰아넣지 않았는가.

이렇게나 모두가 지쳐있지 않은가.

그 와중에 자신은 쌩쌩하기 때문이다.

이길 수 있다.

할 수 있다.

굳이 가족을 희생하지 않아도 죽일 수 있다.



라는 생각을 읽었는지 앨리스는 조심스레 다프트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올리며 아디나에게 말한다.

“ ...괜찮아. 죽여. “

그 한 마디에

전혀 이해할 수 없고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지만

아디나는 그저 앨리스의 말을 믿고 아르카나를 빛낸다.

가족을 믿는 것.

그것이 최고의 전략이니까.

“ 멈춰라 신의 대리인!!!! “

...

“ 큿..! “

“ 따가!! 아따가!! 아파!! 아프다고!! 놔 이 개자식아!!!! “

정말로..

죽이려고 했다.

다프트의 손에 앨리스가 있는데도

그 앨리스의 한마디에 아디나는 레베른을 죽이려고 했다.

분명 무언가가 있는 거다.

지금 여기서 앨리스를 죽여도 또 다른 수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지금 신의 대리인이 보인 행동은 생명이라는 마나가 죽어도 된다는 행위인데 그것이 가능할 리가 없다.

...

결국..

신의 대리인도 네이렌.

네이렌은 전투로도, 협상으로도 쉽지 않은 상대라는 것을 다프트는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이렇게 말한다.

“ ...생명을 놔주지. 신의 대리인. 아르카나를 지워라. “

“ 다프트?! “

‘ 다프트..! 무슨 소리냐. 당장 큭..! 생명을 죽여..!! ‘

“ 그래!! 아프다고!! 빨리 놔!!! 놓으라고!! 죽여버릴 거야!!!!!!!! “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울 정도로 이미 목을 깊숙하게 찔린 피아슈페르.

겉으로 보기에도 이미 등에서 에테르가 새어 나와 버리고 있는 주라그.

아프다며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있는 티케리.

다프트는..

이들을 어떻게든 지키고 싶다.

“ 미안하다. 더는 내 가족을 잃고 싶지 않아. 다 함께 다시 죽이면 그만이야. “

다프트가 천천히 반대쪽 손을 떼고 머리 위로 들자 잭 오 랜턴의 낫도 조금씩 피아슈페르의 목에서 빠져나간다.

‘ 큿..! ‘

하지만 허튼짓은 하지 못하도록 낫으로 피아슈페르의 몸은 그대로 누르고 있다.


다프트가 앨리스의 목에 남은 한쪽 손을 두른 채로 살며시 앨리스의 몸에서 반걸음 떨어져 뒤로 물러난다.

그러자 보이지 않는 기사의 검이 더이상 주라그의 등을 파먹지 않고 다시 얌전한 바람이 되었다.

물론.

조금이라도 허튼짓을 한다면 목을 베어버리겠다는 듯이 주라그의 목에는 날카로운 바람이 회전한다.

“ 크아아아아아아...!!! 죽일 거야!!!! 죽일 거라고!!!!! 너 이 까만 새끼!!! 죽여버린다!!!!!!!! 읍..! “

티케리가 시끄러웠는지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이 나무뿌리를 만들어내 티케리의 입안을 틀어막는다.

그 모습을 보고 잠깐 다프트의 손에 힘이 들어갔지만

앨리스는 조금도 고통스러워하지 않는다.

“ ...죽여도 상관없는데.. 아디나는 너무 착해.. “

그 말에 다프트는 더욱 눈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 ...신의 대리인. 양쪽이 다 안전해진 것을 확인하면.. 곧바로 다시 죽이겠다. “

“ ..그러든가. “

그렇게.

아디나가 잭 오 랜턴과 보이지 않는 기사를 없애는 그 순간

다프트도 동시에 앨리스에게서 손을 떼고 몸을 에테르화한 뒤 가족들에게 날아가려 한다.

-텁.

“ ..?! “

그러나.

앨리스는 다프트의 손이 떨어지는 그 순간 다프트의 손을 꽉 붙잡았다.

“ ...죽여도 된다니깐. “

그 순간.

다프트의 머리가 한 줄기 바람에 의해 터져버렸다.






작가의말

왜 강한 애들은 아무런 지원 없이 1대1로만 싸우는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괜히 주라그를 불렀다가 개고생만 시켰네

미안해 나때문이야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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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 533. 기다렸던 호위 24.04.25 18 0 14쪽
541 532. 위험한 작전 24.04.24 17 0 13쪽
540 531. 돌아갈 집 24.04.23 12 0 14쪽
539 530. 숨은 아디나 찾기 24.04.22 13 0 14쪽
538 529. 놓쳐버린 손 24.04.21 12 0 13쪽
537 528. 체스판 위의 폰 24.04.20 13 0 14쪽
536 527. 피폐한 전장 속 마지막 희망 24.04.19 11 0 13쪽
535 526. 자리의 무게 24.04.18 9 0 17쪽
534 525. 승부는 다음으로 24.04.17 10 0 13쪽
533 524. 의외의 지원 24.04.16 8 0 14쪽
532 523. 춘향 찾기 24.04.15 7 0 15쪽
531 522. 협상 결렬 24.04.14 10 0 13쪽
530 521. 의심하라 24.04.13 8 0 12쪽
529 520. 몰래 온 손님 24.04.12 6 0 12쪽
528 519. 후퇴 24.04.11 12 0 14쪽
» 518. 예상하지 못한 숨겨둔 카드 24.04.10 10 0 13쪽
526 517. 무슨 수를 써서라도 24.04.09 8 0 14쪽
525 516. 표적이 된 이유 24.04.08 9 0 14쪽
524 515. 전면전 24.04.07 10 0 13쪽
523 514. 전쟁의 시작 24.04.06 11 0 15쪽
522 513. 오직 눈앞의 전투에만 24.04.05 14 0 13쪽
521 512. 감당하지 못할 만한 선택 24.04.04 13 0 14쪽
520 511. 압도적인 힘 24.04.03 17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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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4 505. 영원히 따르겠습니다 24.03.28 2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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