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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6.28 19:20
연재수 :
59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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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37
추천수 :
296
글자수 :
3,654,577

작성
24.04.13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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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21. 의심하라

DUMMY





“ ...카린. 키 좀 잡아줄래? 살 수 있는 행성 중에 가까운 곳으로 가줘. 미야. 카린을 도와서 지도 좀 찾아줘. “

“ 에?! 으.. 응..!! “

“ 네. “

아리나의 말에 카린은 크릭과 마주보기 싫었기에 고맙게 떠나고

미야는 길드장의 말인 만큼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카린을 도우러 떠난다.

아리나는 생각한다.

지금 크릭 레베른의 결투 신청은 네이렌에 대한 결투 신청이 아니다.

[XIII. 죽음(Death)]에 대한 결투 신청이라는 것은..

네이렌은 자신의 적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 것이다.

저번에 크릭 레베른이 함선에 쳐들어왔을 때도 순식간에 함선을 버리고 떠나야 했었던 만큼

여기서 크릭 레베른의 제안을 거절했다가 전투라도 벌어진다면 다시 한번 더 대탈출극을 벌여야 할 것이며

춘향이 [XIII. 죽음(Death)]을 받아들이고 크릭에게서 어떻게든 저항한 뒤

또 한 번 더 춘향을 말려야만 한다.

그것만으로도 힘들지만..

지금은 크릭 레베른이 대놓고 [XIII. 죽음(Death)]에게 결투를 신청한 것인 만큼 무언가 준비한 수도 있겠지.

분신을 상대로도 비겼던 만큼

이번에 만약 크릭 레베른이 이겨버린다면...

춘향은 앨리스가 없는 채로 죽는다.

아니.

네이렌도 장담할 수 없다.

심지어 그런 거대한 전투가 함선 위에서 펼쳐진다?

...

이건 안된다고 판단한 아리나는 차라리 비어있는 행성으로 가서 자유롭게 싸워 이겨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물론 굉장히 훌륭한 판단이었으며 춘향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약간 짜증이 났고

크릭 레베른은 생각대로 흘러가면서 그나마 최선의 선택을 한 아리나를 멍청한 녀석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 크릭. 전부 네 말 대로 될 거라면 오산이야. 우리는 네이렌인 만큼 혼자서 싸우지는 않을 거야. “

아리나가 선언하자 크릭은 코웃음 친다.

“ 흥. 그때는 이 녀석을 두고 갔으면서 이제는 함께 싸우겠다는 거냐? “

“ 그건 가족의 선택이었으니까. 어떤 느낌인지 잘 알 거 아냐? 레베른이잖아? “

가족을 이야기 하는 거라면..

크릭은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안하게도 이 자리는 네이렌이 빠져줘야 한다.

어떻게 하면 설득할 수 있을까...

솔직히 크릭은 이런 대화는 잘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그저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말하기로 정한다.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가지고 있기에 굳이 돌려 말할 필요는 없지.

“ 일단 묻지. 그 아르카나. 이 세상에서 완전히 소멸시킬 수는 있는 것인가? “

크릭이 말하는 것과 동시에 함선이 움직이고 있는지 몸에서 아주 미세한 수준의 관성이 느껴졌다.

“ 알 필요 없잖아? “

“ 그래. 알 필요는 없지. 네 녀석을 죽이고 내가 직접 [XIII. 죽음(Death)]을 부숴버리면 되니까. 하지만 가까운 길을 두고 돌아가고 싶지는 않단 말이지. “

크릭은 그대로 무방비하게 등을 돌려 우주를 바라본다.

그래.

아무리 계산해봐도..

[XIII. 죽음(Death)]은 너무 강하다.

크릭은 인간인 만큼 [XIII. 죽음(Death)] 앞에 무기력하다.

그런 [XIII. 죽음(Death)]에게 덤비는 것이다.

네이렌의 방해를 받아서는 안 되지.

아니.. 오히려 도움을 요청하고 싶은 수준이다.

“ 사과가 먹고 싶은데. 더 내어 줄 수 있나? “

“ 비싸다고 했을 텐데? “

“ 그만큼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지. 재미가 없다면 너희를 조금도 건드리지 않고 이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약속하마. “

상당히 파격적인 조건을 들이민다.

그 어떤 이야기든 간에 결국 적이 하는 말.

크릭 레베른의 하는 말은 귀담아들을 필요가 없으며

그 어떤 말이든 재미없다고 넘긴 뒤 돌려보내면 된다.

물론...

그 말 자체를 지킬까를 생각해보면 절대 그렇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사과를 내어준다면 먹는 동안에 함선에서 난리 치지는 않겠지.

“ 좋아! “







사과 하나.

사과 둘.

씨는 먹지 않는 것이라고 알려준 춘향을 따라 과즙 부분만 맛있게 먹고 남은 부분은 우주로 집어 던져 처리한다.

“ 얘는 구워도 맛있고 끓여서 빵에 발라 먹어도 맛있다? 빵은 뭔지 알고 있나? “

“ 흠.. 비슷한 건 들어본 적 있는 것 같군. “

“ 니녀석들은 뭘 먹고 사냐 대체. “

“ 음? 애초에 음식이 필요한가? 과거에는 마나가 있었으며 지금은 에테르가 있지. 가끔 어지러울 때나 열매들을 따 먹으면 사는 데 있어서 지장은 없어. “

물론 크릭은 레베른이 되고 가족들과 함께 우주를 여행하며 음식이라는 것에 대해 자주 먹어오기는 했지만

그때도 주 식량은 마나 그 자체였지 음식만을 먹고 다니거나 하지는 않았었다.

“ 에~ 그거 진짜 삶 재미없었겠다. “

“ 음? 너희가 이상한 거다. 우주는 이것이 상식이야. 머나먼 과거에는 그렇게 많이들 먹었다지만.. 인류가 진화하며 도태된 과정 중 하나지. “

춘향은 얼굴을 구기며 사과를 한입 베어 문다.

이렇게 맛있는 걸 먹는 데 필요 없다고 도태되다니..

이 맛을 모르는 지금의 인류가 도태된 것이 아닌가 싶다.

“ 후후후.. 전투에서는 몰라도 이런 쪽으로는 네 녀석의 생각이 다 읽히는군. 나도 그 생각에 공감한다. 하지만 인간은 언제나 옳은 쪽으로 흘러가지만은 않거든. “

“ 뭐. 그건 인정! 모든 걸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 “

어느새 춘향과 크릭은 마치 친구처럼 서로 마주 보며 사과를 뜯고는 있었지만

다른 이들은 도저히 사과가 넘어가지 않았다.

그래.. 이 상황에서 사과를 넘길 수 있는 건 춘향 같은 녀석들뿐이지.

저런 배짱도 배워야 하나 싶은 느낌이 들지만..

아리나는 도저히 저런 건 따라 하지 못하겠다.

“ 후후후.. 그래. 그렇게 좋든 싫든 인류는 결국 진화해서 나아가지. 그런데 그거 아는가? 네 녀석들과 나의 차이처럼 인류의 진화는 속도도, 방향성도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말이야. “

“ 뭐. 당연하지? 오히려 문명 차이가 이렇게까지 덜 난다는 게 신기한 수준인데? “

어찌 보면 우주에는 다양한 인간들이 사는 만큼 그들의 문명 격차가 심각하게 많이 날 줄 알았다.

물론 차이가 크게 나는 곳도.

아직 우주로 나오지 못한 행성도 분명 존재했지만

마치... 천장이 있는 듯이 하늘 높이 날아가던 문명의 발전도는 모두가 비슷한 상황에서 멈춰있는 것이 지금 우리 은하의 인간들이었다.

“ 하지만 인간은 우리만 있는 것이 아니지. 저 넓은 우주 어딘가에 있는 수많은 은하 중에도 분명 우리와 같은 존재들이 살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인간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말이야. “

“ 실제로 우린 만났잖아? 에이아 은하의 사람들 말이지. 그들은 사람처럼 생겨먹긴 했잖아? 아니 오히려 인체만 보면 우리가 더 뛰어나다고 볼 수 있지. 마나 덕분에 말이야! “

“ 후후.. 역시 그쪽 은하에 오랫동안 있었기 때문인가? 잘 알고 있군. 마나가 없는 대신 그들의 진화는 태양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화했지. “

그렇기에 어쩌면 인간의 신체로만 보면 우리 은하가 에이아 은하보다 훨씬 앞서있을지는 몰라도

태양 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 기술력들을 따져보자면 에이아 은하가 훨씬 더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에너지 정보망을 활용한 네트워크만 봐도 아디나가 혼자 돌아다니며 온갖 의뢰를 해결하는 무식한 방식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고 좋지 않은가.

물론.

춘향이 살고 있던 과거 지구에도 네트워크나 인터넷 같은 것이 있었지만

이것을 우주 단위로 연결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그것을 에이아 은하는 해냈던 것이다.

“ 그러고 보면 신기하네! 은하 자체가 다른데 어떻게 우리랑 똑같은 인간의 형태로 진화했을까? 지적 생명체 중 최하층의 최고점은 이런 인간의 형태인 건가? “

“ 후후후.. 상당히 어려운 이야기군. 하지만 나쁘지 않아. 흥미로운 주제야.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건 아무래도 좋지 않겠나? 재밌는 이야기는 네가 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하는 거니까 말이지. “

춘향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다 먹은 사과심을 우주로 던졌다.

그리고 다시 크릭을 쳐다보며 이어서 말하라는 듯이 기다린다.

“ 지금 이 은하에서는 너희 길드와 레베른, 그리고 레이브. 이렇게 셋이서 전쟁을 펼치고 있다. 아. 물론 너희가 레이브를 공격한 것도 알고 있고 레이브의 기세를 완전히 꺾어놓은 것도 훌륭했다. 다시 한번 축하하지. “

“ 고마워! “

“ 너희에게 패배한 뒤로 레이브 중 한 마리가 그저 우주에 힘없이 떠돌고 있더군. 나는 처리할까 하다가 그 녀석을 데려와 보았다. “

“ 에~ 그게 재밌는 이야기야? 우리가 이겼다~! 싶었는데 사실 레이브는 아직 안 죽었다는 슬픈 이야기잖아? “

이제 사과는 질렸는지 바닥에서부터 검은 그림자가 튀어나와 예쁜 그릇과 함께 베이컨 몇 줄이 춘향과 크릭의 위에 올라간다.

아까 아주 미세하게 흔들렸던 것은 검은 춘향이 키를 잡은 카린에게 협박해 고기를 내놓으라고 했던 거겠지.

“ 오호. 이건 짜군. 익숙한 맛이야. 뭐 아무튼. 할 말은 이제부터다. 레이브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하더군. 자신은 처음부터 우리의 전쟁에 관심이 없었다고 말이지. ‘ 차원이 다른 존재 ‘ 에 대한 전쟁만을 생각하고 있었다더군. “

“ 우린 안중에도 없었다는 거야? 그거 우리한텐 더 기분 나쁜 말 아냐? 너 돌아가겠는데? “

크릭은 웃으며 베이컨에서 손을 떼고 다시 사과를 집어 들어 한입 베어 물었다.

“ 내가 직접 보지도 않고 듣지도 않았지만.. 레이브의 말에 의하면 너희는 아마 [XIII. 죽음(Death)]을 활용해 레이브를 처리한 모양이던데 맞나? “

“ 이야.. 그 녀석. 말이 좀 많아 보이더니 너한테까지도 다 주절댄 거야? 외로움 타는 노인네였나? “

뭐.

육체를 기계로 바꾸면서 죽지 않는 몸이 된 만큼 오랫동안 살아왔으니 틀린 말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 너희가 그 녀석을 죽이고 난 뒤에 수상한 일이 벌어지지 않았나? 마치. 레이브가 레이브가 아닌 것처럼 말이야. “

흠.

그때 당시에는 굉장히 불길한 느낌에 무작정 도망쳤다가 최초의 신이 개입해준 덕분에 사건이 정리되었으며 아디나가 상황을 정리해준 덕분에 네이렌이 크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던 부분이었다.

크릭이 그런 부분을 파고들 줄은 몰랐지만.. 아는 것이 있다면 이야기를 들어두는 게 나쁜 건 아니겠지.

그리고 그것이 크릭 레베른이 [XIII. 죽음(Death)]과 한 판 붙는 것과 무슨 연관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 오.. 더 해봐! “

“ 그 녀석의 몸에 차원이 다른 존재가 들어가 있었다. 그렇게 그들은 너희와 레이브의 싸움을 관찰했고. 그 끝에 [XIII. 죽음(Death)]을 보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더군. “

“ 오호? “

“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 그저 이 전쟁이 끝나도 끝이 아니라는 것만 인지하면 됐으니까. 그러나. 네 녀석을 마주 보고. [XIII. 죽음(Death)]을 마주한 뒤 생각이 바뀌었다. ‘ 차원이 다른 존재 ‘ 는 그리 호락호락한 존재가 아니야. “

차원이 다른 존재.

최초의 신은 아직 그들을 신경 쓸 단계가 아니라고 했다.

아니.

애초에 최초의 신이 신경 쓰는 그 순간부터 그들은 우리 인간이 상대할 만한 상대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 차원이 다른 존재들이 네이렌의 전투를 계속 지켜보고 있었으며 [XIII. 죽음(Death)]을 탐내고 있다고 한다.

즉, 이 녀석은...

“ 그 녀석들이 오기 전에 [XIII. 죽음(Death)]을 제거하겠다? “

“ 그래. 이건 나와 너의 문제도 아니다. 우리 은하를 위해. 내 가족을 위해. 너희 가족을 위해서다. 지금 이 순간은 우리의 전쟁과 무관한 내용이다. 네이렌. 너희에게도 요청하지. [XIII. 죽음(Death)]을 없애버려라. 그리고 의심해라. 그 아르카나의 원래 주인인 네이렌 아디나를... 아니... 아디나에게 아르카나를 건넨 최초의 신을. “






작가의말

그러게?

그럼 최초의 신은 대체 뭐지?

뭐하는 애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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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 533. 기다렸던 호위 24.04.25 18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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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0 531. 돌아갈 집 24.04.23 12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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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7 528. 체스판 위의 폰 24.04.20 13 0 14쪽
536 527. 피폐한 전장 속 마지막 희망 24.04.19 11 0 13쪽
535 526. 자리의 무게 24.04.18 8 0 17쪽
534 525. 승부는 다음으로 24.04.17 10 0 13쪽
533 524. 의외의 지원 24.04.16 8 0 14쪽
532 523. 춘향 찾기 24.04.15 7 0 15쪽
531 522. 협상 결렬 24.04.14 9 0 13쪽
» 521. 의심하라 24.04.13 8 0 12쪽
529 520. 몰래 온 손님 24.04.12 6 0 12쪽
528 519. 후퇴 24.04.11 12 0 14쪽
527 518. 예상하지 못한 숨겨둔 카드 24.04.10 9 0 13쪽
526 517. 무슨 수를 써서라도 24.04.09 7 0 14쪽
525 516. 표적이 된 이유 24.04.08 8 0 14쪽
524 515. 전면전 24.04.07 9 0 13쪽
523 514. 전쟁의 시작 24.04.06 11 0 15쪽
522 513. 오직 눈앞의 전투에만 24.04.05 14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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