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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월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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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7.05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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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3,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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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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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582. 예상보다 빠르게

DUMMY




상당히 큰 지하.

솔직히.. 이곳의 기술력이 이 정도나 될 줄은 몰랐다.

아니 솔직히 그렇지 않은가.

온통 돌밖에 없고 황폐한 땅에 숲이라고는 거의 말라비틀어진.

차마 아직 죽지 않은 녀석들만이 존재했으니까.


무기라고는 광물의 색깔이 특이할 뿐 원시적인 무기에

얼마나 자원이 없으면 집마저도 돌로만 지어버려 이거.. 겨울에는 버틸 수나 있나..? 싶은 느낌밖에 들지 않았었다.


그런 문명을 지닌 행성에서 이만큼이나 지하로 파고들만 한 기술을 만든 것도 놀라운데

그 내부는 더욱 신기했다.


“ ...무시해서는 안 되겠는데. “


행성은 안쪽으로 파고들수록 중력이 강하게 적용된다.

물론 이만큼 땅속으로 파고들었다고 해서 아주 크게 차이 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땅을 파고 들어가 계단과 함께 여러 가지 장치를 만들어 놓는다는 건 조금 다른 문제가 아니겠는가.


“ 이 정도로 놀라다니.. 너희는 우주를 날아다니는 존재들이 아닌가? “

“ ..뭐 그렇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너희의 문명에 이 정도의 기술력이 있을 줄은 몰랐다. “


지하에 숨겨진 거대하고 넓은 공간.

그 안에 거대한 원형 판이 겹겹이 쌓여 허리까지 올라왔으며

원의 지름이 점점 좁아져 있는 구조였기에 맨 위에 있는 고리를 통해 무언가를 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고리의1/3은 노란 금속. 금은 아닌 것이 무슨 금속인지는 모르겠다.


1/3은 붉은 금속. 아마 루빈이라는 녀석이겠지.


1/3은 평범하지 않은.. 유리 같달까.

그 틈을 통해 아래쪽이 보였으며

마치 무언가 부글부글 끓는 듯이 회전하는 5각형 형태의 에너지들이 있었다.


“ 너희 같은 외계인놈들이 쳐들어오지만 않았어도 이런 기술력은 우리 파이온 행성 전체를 뒤덮고 이딴 전쟁 따위도, 아니... 어쩌면 노예도 없었겠지. “


그렇게 말했지만

외계인이라 해도 다른 외계인인 만큼 네이렌이 사과할 이유는 없다.

물론 이드도 그건 알고 있다.


“ 상태를 보니 사용할 수 있는 것 같군.. 원리를 알려줄 수 있나? “

“ 여기서 제어할 순 없어. 단지 확인만 하는 것이지. “


하긴.. 자칫 잘못 건드렸다간 행성이 문제가 되는 걸 개인적으로 제어하게 만드는 것이 이상하지.


“ 저 이상한 힘이 고리를 타고 회전해 위로 치솟으며 바로 위에 두껍게 자리 잡고 있는 루빈에 타격을 준다.

이 충격 자체가 전해지며 설정한 좌표로 균열이 생기고

부서진 루빈들끼리 반응을 일으켜 거대한 힘이 위로 솟구쳐올라 공격하는 형태지.

조금 두루뭉술하게 설명해도 이해해줘.

안타깝게도 자세한 원리는 몰라. 그런 걸 알면 내가 집행관이나 하고 있지는 않았을 테니까. “


...할 말 없게 만드네.

설명을 들었으면 간단하겠지만

어쩔 수 없이 직접 알아보는 수밖에 없겠다.


피렌은 한 걸음 더 앞으로 나가 수많은 고리에 발을 올려본다.


“ 어어. 거긴 위험해서 안 가는 게 좋을 텐데? “

“ 지금 작동하지도 않을 텐데 위험한가? “

“ 그건 그렇네. “


오랫동안 누군가가 오지는 않았는지 먼지가 가득 쌓여있었지만

확실하게 아직 움직인다고.. 아니. 아직 살아있다고 말하는 듯이 움직이는 오각 형태의 에너지를 바라본다.


뭘까.

마치..

마나와도 같이 꿈틀거리고는 있지만..

확실하게 마나는 아니다.

이곳에서 가지고 있는 광물들에 포함된 원소를 이용해서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만든 에너지라고 봐야겠지.


“ 음.. 확실히 정상 가동 한 수준이군. 이 패널에 적인 수치들이 이 구역 일대의 루빈 광물을 나타내는데 당연하게도 아주 정상적이야. “


음.. 이드가 벽에서 가져온 패널을 들이밀어 주지만

피렌도, 미야도 알아볼 수는 없었다.


이곳의 언어도 모르고 표시하는 형식도 전혀 다른 바람에 뭘 보고 읽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 그러니까. 저 아래 있는 특수한 힘이 이 링을 타고 추진력을 받아 위로 치솟아

우리가 내려왔던 땅 전체에 스며들어 있는 루빈에 영향을 끼치고

알맞은 좌표에서 터트려 공격하는 형식이라 이건가? “

“ ..이해력이 상당하네. 맞아. 그 말 대로야. 놀랍게도 ‘ 생체 ‘ 분열기인 만큼 생물학적으로 살아 숨 쉬는 것들만 공격하지.

아니..

공격해야만 했다. “


이드는 또 다른 패널들을 몇 개 비교해보더니 눈을 찌푸리고 일단 있는 대로 다 가져와 보여준다.


“ 이 중 어떤 건데... 너무 전문적인 건 모르겠군. 아무튼, 우리의 개발은 진행 과정 중 필수 광물들이 부족해져 중단되어버린 상태지.

지금은.. 우리 행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 생체 분열기가 아닌 그저 파괴하는 병기 그 자체가 되어버렸어. “


피렌은 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조심스레 손을 대고 지하에 있는 특수한 힘에 마나를 흘려보내 본다.


확실히..

마나와 감응하지는 않는다.

마나와는 다른 힘.


그러나.

마나가 튕겨 나가지는 않는다.

살짝 힘을 집어넣어 보자 아주 자연스레 짓누를 수 있는 힘이라고 느껴졌다.


“ 어떤가요? “


조금 더 마나를 주입해볼까 고민했지만..

피렌은 미야가 물어본 김에 더는 필요없다고 판단해 다시 손을 떼고 내려왔다.


“ 굳이 걱정할 필요는 없었네. 이 정도면.. 수백 개든 수천 개든 부숴버릴 수 있어. “


부숴버린다가 맞는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정도의 힘이 수천 개가 뭉친다 한들 케트라시움을 활용한 보호막을 뚫을 수는 없었다.


뭐.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 아니었을까?

고작 행성 하나에 내장되어있는 광물을 응용한 무기로

항성의 에너지를 활용해 만든 보호막을 이겨내려 하다니 말이야.


자세하게는 모르지만..

그냥 대충 어림잡아 함선 내 내장되어있는 케트라시움 에너지의 10% 정도만 사용해도 모든 신식 루빈 생체 분열기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10%가 적은 수준은 아닌 것은 맞지만

한 행성의 전력이라고 생각하면 매우 적은 수치다.


“ ...진심이냐? 이 행성 전체에 매장되어 있는 모든 신식 루빈 생체 분열기가 공격해도 소용없다고..? “


충격적이긴 하겠지..

하지만 그것이 진실이다.

에이아 은하를 대표하는 힘인 케트라시움과

우리 은하를 대표하는 힘인 마나가 합쳐진 기술력을 깰 수 있으면 깨보라지.

그 힘이야말로 진정한 신의 힘이니까.


“ ...그럼.. 혹시.. 이 신식 루빈 생체 분열기를.. ‘ 전부 ‘ 부수는 것도 가능한가? ... “


우리의 대화를 들어보던 이드가 매우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지금 이드가 하는 말은..

도움을 요청하는 부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할 수 있냐. 없냐.

이 두 가지 경우만 따지자면...


쉽지.


그 정도쯤은 별거 아니다.

고작 행성 하나를 돌아다니며 땅에 매장된 신식 루빈 생체 분열기를 파괴하기만 하면 되는 일인걸.


다만 이것은 이 행성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행동인 만큼.

이 행성 사람들은 할 수 없는 일인 만큼 우리가 관여해서는 안 된다.

어쩌면 관여하는 것이 과거의 기록일 수도 있지만

피렌은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 그건.. “


-지이이이잉.....


그 순간.

심상치 않은 소리와 함께 수많은 고리가 각자의 방향으로 회전하기 시작한다.


“ ? “

“ ..자.. 작동했어...?! 이런..?! “


이드가 이리저리 확인해보더니 모든 것을 잃어버린 듯이 주저앉았다.


“ ...정신 나갔군... 정신 나갔어... 진짜로.. 외계인을 제거하기 위해서라면 우리가 사는 행성 따위는 부서져도 상관이 없다는 거냐...? “


그 순간

붉은빛을 품은 푸른 빛이 천장을 향해 치솟았고

천장 전체가 마치 핏줄처럼 붉게 물들더니 무언가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피렌과 라티안, 미야는 그 천장에서.

아니..

그 천장 너머의 힘에 눈을 떼지 못했다.







“ 행성의 흐름이 심상치 않네요.. “


춘향이 했을 법한 말에 앨리스는 눈을 살짝 찌푸렸다.

단지 별과 행성의 차이랄까.

...큰 차이 없잖아?


“ ...왜? “

“ 음... 혹시라도 저희를 공격할까 싶어서 다방면으로 감시를 하고 있었는데요... 지하에서 거대한 땅 울림이 느껴져요. 앨리스님. 확인해주실 수 있을까요? “


지하의 땅 울림이라..

사실 행성은 거대한 바위들이 여러 겹 겹쳐 눌린 형태이기에 그 중력을 이겨내지 못해 밀려나며 얼마든지 땅 울림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을 보통 지진이라고 부르기도 하지.


하지만 베리슈는 땅 울림이라고 표현했다.

같은 것을 보고 그렇게 말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할 일도 없는 마당에 한 번쯤은 확인해봐도 상관없으리라.


“ 근데.. “

“ 아 참! 아리나님께도 전해주세요! 케트라시움의 충전은 거의 다 끝났어요. 모두가 모이면 언제든 출발할 수 있어요. “


어.. 그것도 좋은 소식이네.

말해줘도 좋을 것 같다.


“ 그.. “

“ 아! 게이트와 연결할 준비도 끝났습니다! 카린님의 도움이 매우 컸어요. 윌님도 정보망을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네요. 이제.. 마나만 통하면 연결할 수 있을 거예요. “


그것도 좋은 소식인데..

아니 그..


“ ...베리슈. “

“ 네? 아? 그.. 러고 보니 앨리스님은 왜 오신 거예요? “


함선 지하의 공방에 온 지 30분 만에 앨리스가 들은 말이다.


“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뭐 발견된 거 있어..? “


앨리스는 30분을 기다리며 온갖 이야기들을 들으며 말이 끊겼었지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자신이 온 목적을 말하며 천장을 바라보았다.


단순히 천장을 바라보았지만

베리슈는 그런 앨리스의 행동에서 우주를 바라보고 있다고 느꼈다.


“ 아. 잠시만요... 최근에는 별로 신경을 안 써서.. 마나 파동이 얼마나 왔는지 확인해볼게요. “

“ ...얼마나 걸려..? “

“ 글쎄요? 마나 파동이 얼마나 멀리까지 가냐에 따라서 차이가 나거든요. “


베리슈가 위치를 옮겨 자신의 마나를 손에 집중시켜 함선에 주입하고

함선의 돛대를 타고 우주로 쏘아 올린다.


물론 그저 베리슈의 마나를 있는 그대로 쏘아 올린 것이 아니며 함선 내부의 가속 회로를 통해 회전하며 케트라시움의 에너지와 함께 쏘는 것이기에

춘향이 장난삼아서 ‘ 달리기 시합 한번 해볼까?! ‘ 라는 말도 꺼내지 못할 속도였다.


그리고 쏘아 올린 마나와 에너지가 부딪치는 순간 그 무엇인지 모를 미지의 힘을 채취, 및 분석하고 반발력으로 다시 되돌아올 것이며

멀리 날아갈수록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길면 몇 년이나 걸릴지도 모르...


“ 어? 벌써 왔어..? “


?

벌써 왔어?


“ ..벌써..? “


그 무언가가 움직이는지, 움직이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한 발만 쏘면 안 되는 것이며

베리슈는 수백 개의 에너지를 쏘아 올렸다.


그리고...

....

...


먼저 날린 것이 가장 먼저 돌아온 것이 아닌..

가장 나중에 보낸 에너지가 가장 먼저 돌아왔다...?

...? 이게 뭐람.

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거지?


아니.

관측 결과를 의심해서는 안 된다.

그것을 의심하는 순간 세상은 믿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진다.


지금 나온 결과를 통해 해석해야만 한다.


그렇게 나온 단 하나의 결론.


“ 일단.. 최초의 신이 방출해낸 마나가 알파 은하를 덮치기 직전까지 왔어요. 그리고..

그.. 속도가..

관측 속도를 아득히 뛰어넘고 있어요.....! “


“ ..도착 예정 시간은..? “

“ 곧..!!! “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저 우주 저편에서 마나의 파동이 감지된 이후로 마나는 꾸준히 감지되고 있었다.


아직 너무나도 먼 거리에 있기에 도달하려면 오래 걸린다고 생각했다.


저 마나의 파동 속에 최초의 신이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없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했다.


그러나 그 마나의 파동이..

이렇게나 빠른 속도로 알파 은하를 뒤덮어버릴 줄 예상하지 못했다.


베리슈는 생각한다.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나도

아무리 연구해도

결국, 인간의 몸으로 하는 연구는 신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쿠구구구구구구구...!!!!


동시에 땅에서도 강한 진동과 함께 에너지의 흐름이 느껴졌다.

어떤 힘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고작 그 정도 에너지로 함선의 보호막을 꿰뚫긴 어렵다는 점이다.


베리슈가 고려하는 부분은..

그런 보호막을 강타하는 알 수 없는 이 행성의 에너지와

우주에서 쏟아지는 강력한 마나의 파장이 합쳐지면서 생기는 충격파였다.


“ 함선에서 탈출해야 해요..!!!! 지상의 에너지와 우주의 마나가 충돌하면 짓눌려버릴 거예요..!!!! “






작가의말

조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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