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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하랑님의 서재입니다

곤륜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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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하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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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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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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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음모(2)

DUMMY

※※※



반나절이 흘렀다.


막 미시 초(未時:오후 한시)에 이를 시각이었다. 그때 백연과 선아는 이미 철야방주의 집무실 안에 다다라 있었다.


“잘 지냈나? 소문은 들었네.”


그들이 막 들어서자 회백색 머리칼의 거한이 반가운 듯 씩 웃었다. 여태껏 일을 하고 있었는지 책상 위가 잔뜩 어지럽혀져 있었는데, 그들이 들어오자마자 신경도 쓰지 않고 한켠으로 밀어버린다.


기다리고 있었던 것일까.


“무슨 소문 말입니까?”

“지금 운현의 화제가 무엇이겠나? 내 평생 구파의 이름도 이렇게 자주 들어보지 못했네. 매일같이 곤륜파의 위명이 오르고 있어. 하루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이야기가 또 들려오네. 어제는 암화가 뭘 했느니, 오늘은 백화(白花)가 뭘 했느니......”


말하며 웃는 모습. 그러나 백연은 그 사이에 끼어든 생소한 별호를 알아채고 눈썹을 치켜올렸다.


“백화는 또 뭡니까?”

“음, 몰랐나? 백화, 백화검......그냥 사람들이 멋대로 부르는 별호네. 곤륜의 한 여검객이 크게 인상적이었나 보더군. 이름이 설향이라 했던가. 새하얀 외양과 그 이름 때문에 붙은 별호라 들었네만.”

“설향 사저가 별호를 얻었다는......?”

“형산파의 송엽이 이름을 날렸던 만큼, 그를 압도하면서 꺾어버린 여인의 이름이 유명해지지 않기도 어렵지. 일각에서는 구봉의 일익인 검봉(劍鳳) 공손월과 대조시키기도 하더군.”


그에 백연이 눈을 깜빡였다.


재미있는 일이었다. 강호 무림에서 별호란 쉬이 얻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또 쉬이 얻어지기도 했다.


이번 경우에는 여검객이라는 설향의 위치와, 송엽을 꺾은 활약, 그리고 철야방주의 말대로 공손월과의 비교로 인해 이르게 별호가 붙은 모양이었다. 그 외모도 한몫 했을지도 모르고.


“암화, 백화. 둘다 잘 어울리는군. 물론 한쪽은 아직 온전히 그것을 쟁취하려면 더 많이 보여줘야 하겠네만.”


그의 말대로였다. 철야방주의 말대로라면 아직까지는 장난스럽게 사람들이 호칭하는 것에 불과했다. 정말로 설향이 저것을 자신의 이름으로 삼을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알 일이지.


하지만 백연은 그리 걱정하거나 의심하지 않았다.


“알려주면 사저가 좋아하겠습니다.”


말하며 별호를 입속으로 굴려보았다.


백화.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그렇잖아도 적화검류를 굉장히 잘 다뤄내던 설향 사저다. 그가 만들어낸 검식들, 전부 상승의 경지가 존재할 것이다. 어느 검법이든 끝에 다다르면 새로운 가능성을 도출하니.


그 중 적화검류의 끝에 다다른 가능성은 이미 그가 인지하고 있었다. 검왕의 심상에서 보았던 검법.


‘하얀 불꽃.’


말 그대로 백화(白火)였다.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묘한 기분이 들었다. 미래에 설향의 검끝에서 하얀 불꽃이 피어날 수 있을련지. 그녀가 언젠가 지금의 백연조차 아직 이르지 못한 검식에 닿을 수 있을지가 궁금했다.


언젠가 알게 되겠지.


“아무튼 운현은 그런 이야기로 떠들썩하네. 몇달 뒤면 운현 뿐만이 아니라 다른 도시도 마찬가지가 되겠지.”

“좋을 일이군요.”


백연이 미소를 지었다. 그에 철야방주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리 기뻐보이지는 않는군.”

“그렇다기보단, 반응들이 예상을 크게 벗어난건 아니라서 말입니다.”

“허어.”


철야방주가 턱을 매만졌다. 눈앞에서 여상히 미소를 그리고 있는 소년. 눈앞에 있음에도 그 감정을 쉬이 읽기가 어려웠다. 떠도는 투명한 시선이 어디까지 보고 있는 것인지.


‘하령이 선택했다더니.’


그 노회한 성화방주는 쉬이 움직이는 자가 아니었다. 그가 숨기고 있는 비밀과 힘은 하오문 전체에서도 가장 깊숙히 감춰져 있는 것.


그가 전력을 개진하면 선보이는 무위 또한 인외의 것이라 칭할만 했다. 그런 이가 공공연히 누군가를 칭찬하고 또 아끼는 것이 눈에 보인다. 이미 하오문 내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돌았다.


성화방주가 암화 백연에게 자신의 술법진을 넘겨주고 암야서고에 자유롭게 출입을 시켜줬다고.


‘이해가 되는군.’


충분히 그럴만 했다. 누구라도 욕심이 날 소년이다. 정작 철야방주 자신은 그 곁의 소녀에게 더욱 관심이 있었지만.


“무튼, 그래서 오늘은 무슨 일인가? 안 그래도 조만간 사람을 하나 올려보내려 하긴 했네만. 자네들이 먼저 내려올 줄은 몰랐군.”

“처리해야 할 일이 몇가지 있어서 말입니다.”


백연이 답했다. 그의 말에 철야방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기나 들어볼까.”

“우선 정하셨습니까?”


철야방의 거취를 논하는 질문. 하오문에서 나뉜 세력구도 재편. 어디에 설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었다.


백연과 선아는 철야방이 천라방, 성화방, 무영방의 편에 서는 대가로 백철 야금술의 전수를 내걸었고, 철야방주는 논의 후에 답을 주겠다 했다.


약속한 사흘은 이미 지났다. 철야방주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정했네. 사흘이라 했잖나.”

“그럼......”

“새로운 시류(時流)에 올라탈때가 되었지. 철야방은 천라방을 위시한 세 방과 뜻을 함께하겠네.”


백연이 미소지었다.


하령이 그에게 맡긴 일이 해결되었다.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쉽게 처리해냈다. 운이 좋았다고 봐야 할련지.


이제는 하령에게 알리면 끝날 일이었다. 나머지 하오문 내의 복잡한 세력 분쟁은 각 방주들이 알아서 처리하겠지. 하지만 하오문주가 개입한 이상 오래 끌릴 것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그러고 보니 그대들이 무영방 방주 대리와 협약을 맺었지? 어쩌다 보니 한배에 타게 되었군. 앞으로 잘 부탁하겠네.”

“잘 부탁드리지요.”

“그래. 조만간 서안으로 서신을 보내야겠군. 벌써 암휘군이 웃는 소리가 들리는듯 한데.”


중얼거린 철야방주가 손을 모았다. 씩 웃은 그의 시선이 이윽고 천천히 가라앉았다.


“그럼 다음 일을 논의해보지. 이것 하나 이야기하려고 그대들이 여기까지 내려왔을리는 없고.”

“맞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선아가 설명하는게 낫겠군요.”


백연의 말에 옆에서 선아가 앞으로 나섰다.


“철야방에서 생산된 무당파의 수련용 무구 스물 일곱자루. 거기에 결함이 있었다 했죠?”

“그랬지.”

“미세한 균열이 조직되어 있는데, 어떤 용도인지 계속 조사했거든요. 이제 파악한 것 같습니다.”


철야방주의 눈이 날카롭게 변했다. 그의 몸에서 느릿하게 무거운 기세가 흘러나왔다. 잠시 선아를 응시한 그가 입을 열었다.


“설명을 들어보도록 할까.”

“그전에 우선 공간이 좀 필요한데......”

“공간?”

“여기서 하면 주변이 어지럽혀 질지도 몰라서요.”

“이리 오게.”


철야방주가 몸을 일으켰다. 육중한 거한의 신형이 움직이자 거대한 바위가 곁에서 굴러다니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방의 한켠으로 다가간 그가 옆에 자리한 작은 문을 열었다. 그러자 안쪽에 나타난 것은 사방이 막힌 커다란 공간이었다.


“내 공방일세.”

“집무실 안에 이런게 있습니까?”

“일단은 방주지만 야장 아닌가. 나도 일은 해야지. 그렇다고 저기 중앙에 가서 구르기에는 바쁘고 말일세.”


안으로 걸음하자 화덕과 모루들이 그들을 맞이했다. 공간을 확보한 선아가 가운데로 걸어가더니 등에 매고 있던 자루를 끌러내었다.


그녀가 안에서 꺼내든 것은 두자루의 검이었다. 익숙한 형상의 수련용 무구.


“일단은.”


선아가 검을 넓다란 나무 상자 위에 올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여느때와 달리 무복을 끝까지 껴입은 그녀가 어깨를 매만지며 미간을 살풋 찌푸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피곤한가.’


그다지 안색이 좋아보이지 않았다. 아침에 수련할때도 느꼈는데. 근래 밤새 저것을 조사하느라 잠을 많이 자지 못한 모양이었다.


“이 검들의 검신에는 미세한 균열이 존재해요. 편의상 균열이라 부르고 있긴 하지만, 제 경우에는 혈맥, 또는 길이라고 부르고 싶네요.”

“혈맥?”


철야방주가 반문했다. 그에 선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손이 검신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검에 진기를 불어넣는 통로에요. 그 형태가 복잡하고, 극히 미세한 균열이기에 제대로 기를 불어넣는 것이 어렵지만, 본래 목적은 진기를 통과시키기 위한 것.”

“그것을 어찌 알았나?”

“이것저것 방법을 다 시도해봤거든요.”


말하며 선아가 빙긋 웃었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조금 겪었지만......확실합니다.”


확신에 찬 어투였다. 그에 철야방주가 재차 물었다.


“허면 그 진기를 불어넣는 목적은 무엇인가?”

“그건 말로 알려드리기 조금 힘드네요. 직접 보여드릴테니, 혹시 여기에 천같은게 있나요?”

“천?”

“예. 검을 감싸는게 좋아서. 아니면 상자나 비슷한 것이라도. 단단하고 질길수록 좋아요.”


미묘한 어투로 말하는 선아의 표현에 백연이 눈을 깜빡였다. 대체 무엇이길래.


아직 그도 이것에 대해서는 하나도 아는바가 없었다. 오는 내내 직접 보는게 나을거라며 선아가 말을 아낀 까닭이었다.


헌데 저리 말하는 선아가 조금 이상했다. 검을 감싸는게 좋다니. 꼭 위험하다는 듯한 어투가......


“이 정도면 되겠나? 철 주괴로 만든 상자네.”

“딱 좋아요.”


그 사이 어디선가 통짜 쇳덩이로 이뤄진 길쪽한 상자를 들고온 철야방주가 그것이 나뭇가지라도 되는 듯 가볍게 내려놓았다.


쿠웅.


묵직한 소리와 함께 바닥에 놓인 상자를 확인한 선아가 검 한자루를 들어올렸다.


“조금 물러나주세요.”


그리고는 상자에 검신 전체가 담기도록 집어넣는다. 이윽고 검파를 쥔 그녀가 숨을 가다듬고 진기를 운용하기 시작했다.


백연은 느꼈다.


선아의 손끝에서부터 지극히 섬세하게 펼쳐진 기운이 검신으로 흘러들어간다. 검파로부터, 검신에 난 균열을 따라서.


그러나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균열은 혈맥이라 하기에도 지나치게 얇고 미세했으며, 실수라도 하면 중간에 끊기기도 쉬웠다. 저것 전체를 손끝에서 뻗어낸 진기로 통과시켜야 한다니. 기예에 가까운 행동.


허나 선아의 내공 감응력은 그가 아는 이들중 가장 뛰어난 편이었고, 그녀의 손끝에서 흘러나온 기운은 끊어질듯 끊어지지 않고 검신의 균열을 따라 흐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잠깐 흐르고.


어느 순간.


“저거, 위험한......”


백연이 눈을 크게 뜨는 것과 동시였다.


검신의 균열 전체를 따라 선아의 기운이 가득 들어찼다. 단 한번의 끊김도 없이. 그 순간 귓가에도 선명히 들리는 쩌억 소리가 공방을 울리고.


다음 순간.


쩌어어어엉!


쇳덩어리가 박살나는 소리와 함께 검신이 폭발하듯 터져나왔다. 수백개로 쪼개진 쇳조각이 마구잡이로 튀어오르며 쇠 상자 안을 두들겼다.


파바바박!


연이어 울리는 쇳소리가 마치 빗소리처럼 들릴 지경. 동시에 자그맣게 벌어진 상자의 틈새로도 쇳조각 몇개가 튀어나왔다. 찰나지간 선아가 고개를 홱 틀었고.


피잇.


허공에 붉은 선이 점점이 튀어올랐다. 번개같이 걸음을 내딛은 백연이 그녀의 몸을 잡아끄는 것과 함께였다.


“백선아!”


소란이 잦아들었다. 어느새 선아의 앞에 선 백연은 그녀를 반쯤 끌어안은 자세로 상자를 등지고 있었다. 쇳조각 몇개가 그의 등을 스치고 갔는지 화끈거리는 감각이 일었으나 중요하지는 않았다.


“배, 백연?”

“지금 이게 뭐하는......!”


말하던 백연이 선아의 뺨을 따라 살풋 베인 상처를 보고 말을 삼켰다. 커다란 상처는 아니었는데, 그럼에도 핏물이 점점이 배어나오고 있었다. 속에서 화가 치밀었다.


이런 일이었으면 미리 말을 해줬어야 할 것 아닌가. 쓸데없는 위험을 감수하다니.


“괜찮아. 저 좁은 틈새로 튀어나올건 예상을 못했는데......아프지도 않아. 그보다 너 어깨가.”

“미리 말했어야지. 잘못해서 눈에 박히거나 했으면.”


소년의 목소리가 낮게 깔렸다. 그에 선아가 난처한듯 미소를 지었다.


“미안해.”

“......하아.”


백연이 한숨을 뱉었다. 다행히도 선아가 크게 다친 것 같지는 않아보였다.


“앞으로 또 이러면 진짜 혼나. 정말로.”

“헤헤.”

“웃지 말고.”


백연의 말에도 선아의 입가에는 웃음이 슬며시 깃들어 있었다. 뭐가 좋다고 저러는지 모를 일이었다.


천천히 일어난 백연이 어깨를 털었다. 그의 등허리에도 쇳조각이 조금 스치고 갔으나, 상자 틈새로 빠져나온 것인지라 그리 많지는 않았다. 무복 위로 찔러들어온 탓에 상처도 거의 나지 않은 모양.


“얼굴 이리 대.”


그의 말에 선아가 순순히 얼굴을 가져다 대었다. 무명천을 꺼내 핏물을 닦아주자 상처가 미미하다는 것이 보였다.


“조금 이따 가서 약좀 바르자. 약선객도 만날거니까. 그에게 부탁하면 되겠지.”


선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뒤이어 철야방주의 목소리가 들렸다.


“둘다 괜찮나?”

“예. 크게 다치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선아 그대도 조심 좀 하게.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군.”


한숨을 뱉은 철야방주가 머리를 저었다. 저런 것일 줄 알았으면 좀 더 안전한 방도를 찾았을 것을. 그러나 선아는 태연히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그 모습이 곁에 선 누군가와 묘하게 닮은 듯도 했다.


“여하간 이런 공능이에요. 순서를 맞춰 검신의 균열에 제대로 진기를 흘려넣으면, 이렇게 무기가 박살나 수백개의 파편을 만듭니다.”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이것 스물 일곱자루를 터트린다고 해도 무인들에게 큰 피해는 주지 못하네.”


백연도 그 말에 동의했다.


설령 이 무구들을 모아놓고 터트릴 수 있다 해도 그 효용성은 암기 수십자루 던지는 것 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많이 다치고, 운이 안좋으면 몇사람이 죽을 수도 있겠지만 그게 전부.


하물며 항시 호신강기를 옷자락마냥 두르고 다니는 강자들에게는 생채기 하나 내지 못할 물건이다.


“맞아요. 공격용으로 터트리는게 아니라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어지는 선아의 말에 백연이 미간을 좁혔다.


“공격용이 아니라고?”

“이리 와봐. 상자를 열어보면......자.”


검파를 빼낸 선아가 상자를 열었다. 그러자 안에 가득 담긴 철조각들이 보였다. 균열의 결대로 쪼개진 수많은 파편.


‘잠깐만, 결대로?’


백연이 손을 뻗어 철조각을 집어들었다. 그의 손가락 한 마디도 안될 작은 크기의 철조각들. 놀랍게도 전부 일정한 형태로 쪼개져 있었다. 흡사 무언가의 비늘이나, 작은 철편(鐵片)을 연상시킬 법한 납작한 조각.


그 모습이 거의 같다. 쪼개진 파편이 수백에 이름에도.


동시에 백연은 손끝에 잡힌 철조각에서 미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수련용 무구가 본래의 형태를 하고 있을 때에는 느끼지 못했던 기운.


그가 하령에게서 술법무공을 전수 받았기에 느낄 수 있는 것일까.


-술법무공의 매개는 다양해. 한계가 없지. 괴황지가 가장 대표적이지만, 당연히 그건 괴황지의 수급이 편하고 성능이 준수하기 때문에 사용하는 것일 뿐.


지금 그의 손에 들려있는 철 조각에서는, 명백히 술법무공의 매개에서나 느껴질 법한 요기(妖氣)가 서려 있었다.


“이런 방식으로 쪼개지죠. 이것을 다시 녹여 여러번 확인해봤어요. 할아버지는 제게 백철 뿐만 아니라 존재하는 수많은 종류의 철을 다루는 방법을 알려 주셨고, 그 중에는 귀철(鬼鐵)이라는 것도 있었죠.”


선아의 말에 철야방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흔하지 않은 철이지. 가끔 술법진이나 기문병기를 만들때 쓰는 물건. 그것으로 무기를 만드는 일도 있다만, 강도나 예리함 모두 별로라 선호되지는 않지. 술법무공을 위주로 다루는 무인이 아닌 이상에야 귀철 무기를 쓸 이유는 없으니.”

“맞아요. 그리고 이 철조각에는, 그 귀철의 가루가 섞여 있더군요.”


극소량에 불과하지만-하고 덧붙인다.


그 말에 백연이 선아를 쳐다보았다.


“그 말뜻은.”

“맞아. 이건 술법무공의 매개체. 스물 일곱자루의 무구는, 누군가가 무당산 위에서 술법을 펼치기 위해 심어놓은 물건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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