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설하랑님의 서재입니다

곤륜환생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새글

설하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5
최근연재일 :
2024.09.21 18:10
연재수 :
366 회
조회수 :
1,828,862
추천수 :
36,080
글자수 :
2,707,079

작성
24.03.01 18:10
조회
2,814
추천
77
글자
16쪽

본선(9)

DUMMY

※※※



송엽을 상대로 승리했고, 헌원가의 무인을 압도했으며, 화산파의 기재 진려를 꺾었다.


이제 설향의 무위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녀의 검끝에서 흩어지는 불꽃이 화산의 매화마저 집어삼킬 수 있다는 것이 이미 증명된 까닭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의견은 반으로 갈렸다.


“아무리 그래도 화선봉 아니오? 오늘은 제갈세가의 면이 설 것이라 보오.”

“저번 경기에서 보여준게 전부가 아니란 말이지. 자네들은 제갈세가가 전력을 다하는 것을 본적이 없나보군?”


곳곳에서 제갈혜의 승리를 점친다. 구봉의 일익이자 천견에게 지도받은 제갈세가의 차녀. 앳된 나이와 외양과는 별개로 그녀가 뛰어난 힘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히 알려진 것이었다. 그 무위가 칠룡에는 미치지 못해도 후기지수 중에는 굉장히 앞서 있다는 것도.


합리적이다. 제갈세가는 검법이나 선법에만 뛰어난 것이 아니었다. 어느 하나를 극한으로 파고 들어가 그것으로 정점에 달하기보다 수십가지 무공을 다양하게 두루 다루며, 각자의 소질에 맞는 무공의 벽을 뚫어내는 이들.


저번 선아와의 싸움에서 보여준게 전부가 아니라는 소리였다. 뭇 사람들이 제갈혜의 손을 들어주는 것도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


허나 모두가 그리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 암화와 같은 곤륜파의 사람 아니겠소. 저번에 진려를 꺾을때도 한수가 있던데.”

“설중매와 화선봉이 붙으면 어느 쪽이 이기겠소? 크게 우위를 논할수가 없는데, 백화가 한쪽을 꺾었으니 충분히 해볼만한 싸움이오.”


그렇게 사람들의 갑론을박이 오갔다. 전체적으로 제갈혜의 약우위를 예측하는 분위기였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콰아아아아앙!


적화검류의 초식이 낙하한다. 시야 전체를 시뻘겋게 물들이는 화염의 검로가 작열하며 타올랐다. 일전보다 진기 밀도가 더욱 증가했는데, 몇몇 눈이 좋은 사람들은 그것을 눈치채고 감탄을 흘리기도 했다.


“강해졌구려.”


그를 방증하듯 이번에는 제갈혜의 부채가 펄럭이지 못했다. 선아의 불꽃을 쉬이 짓이기고 나오던 그녀가 구르듯 움직이며 후퇴 보법을 전개. 그러나 곧바로 따라붙은 설향의 검이 사선으로 번뜩이며 대기를 갈랐다.


피잇-!


좌하단부터 우상단까지.


일견 발검술과 비슷한 유려한 동작이었다. 동시에 보는 이들에겐 한순간 검의 무게가 늘어난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 정도로 짙은 밀도의 화염을 검끝에 달고 있는 까닭이었다.


붉다 못해 핏빛으로 물든 화염이 작열하고.


쩌엉!


검이 부딪혔다. 단번에 전개된 맑은 기파. 대천성검법(大天星劍法)의 장중한 기세가 화염을 짓이기려 묵직하게 내리눌렀지만 불꽃은 꺼지지 않았다.


“무슨 힘이!”


제갈혜의 탄식을 한귀로 흘린 설향이 무표정한 얼굴로 검파에 힘을 주었다. 아주 잠깐의 힘겨루기가 이어진 직후였다.


카강!


검이 튕겨나갔다. 내리누르던 제갈혜의 검끝이 하늘로 치솟고, 단번에 휘둘러진 화염이 그녀의 가슴 상박을 갈라버릴듯이 그어졌다. 일순 객석에서 숨을 들이킬 정도로 날카로운 검격.


그 순간 이를 악문 제갈혜가 몸을 비틀며 좌수(左手)의 부채를 크게 휘둘렀고.


파아아앙!


공기가 크게 일렁였다. 막대한 기파가 허공을 휘감고 회전했다. 단지 제갈혜의 몸속에서 뻗어나온 기파가 전부가 아니었다. 스스로의 진기를 마중물 삼아, 주변 전체의 자연지기를 휘어잡아 흔드는 힘.


술법무공에 반쯤 발을 걸치고 있다는 제갈세가의 절세선법.


백운만락선(白雲滿樂扇)의 진기 파동이 화염을 단숨에 얽어내리고, 섬전처럼 전진한 철선이 검면을 후렸다.


쩌엉!


검격 궤적이 비틀리며 남아있는 화염이 허공으로 치솟는다. 백운만락선의 바람 여파를 타고 흩어지는 불티들이 별가루마냥 대기를 수놓았다.


바람결을 타고 흩날리는 화염의 꽃잎이 화려했다. 하지만 두 사람중 누구도 그것에 시선을 빼앗기지 않았다.


‘자령안.’


머릿속으로 뇌까리는 것과 동시에 시야가 이지러진다. 감각이 증폭되고 수축하며 일점으로 수렴. 마음이 동하는 즉시 설향의 눈에 자색 이채가 새겨졌다.


그와 함께 화신풍 보법을 전개. 불꽃을 휘감은채로 간합을 좁힌다. 막 후퇴보법을 밟고 있던 제갈혜의 숨소리가 들릴만큼 바짝 달라붙은 상태로 검격을 내친다.


키이잉.


검이 달아오르며 시뻘건 화염의 궤적을 새겼다. 그대로 회전하며 좌중간 횡격.


제갈혜는 반응했다. 한순간 그녀의 눈이 시퍼렇게 물들며 검격 궤적에 맞춰 부채를 휘두르는 것이 보였다.


거기까지는 이미 예측하고 있다. 제갈혜 정도의 무인이 반응하지 못할리가 없으니까.


쩌엉!


진기를 휘감은 검격과 철부채가 부딪히며 굉음이 터져나왔다. 직후 설향은 그 반동을 몸에 휘감으며 반대로 회전. 전진 보법을 밟으며 제갈혜의 품으로 한발짝 더 파고든다. 삽시간에 설향의 몸을 타고 적양공 진기가 폭발하듯 터져나왔다.


“......!”


부릅뜬 제갈혜의 눈을 인지하는 것도 잠시. 낙안권 초식의 나선 경파를 응용해 팔꿈치에 휘감은 설향이 그대로 제갈혜의 옆구리를 찍어올렸다.


파캉!


무언가 부서지는 듯한 맑은 소리가 일었다. 제갈혜의 호신기가 박살나 흩어진 모양. 설향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몸에 달라붙은 채로 한번 더 전진 보법을 전개. 제갈혜의 몸을 지지대 삼아 회전한다. 상대의 몸을 타 넘듯이 움직이는 유려한 몸놀림이다. 그 결과로 설향은 제갈혜의 등 뒤를 완벽하게 붙잡았고.


“이런......!”


콰아아아앙!


설향의 검격이 제갈혜를 향해 떨어져 내렸다. 검신에 켜켜이 쌓아놓은 진기를 일거에 터트리면서였다. 한순간 그녀의 인지조차 넘어 가속한 일격.


검이 반원의 궤적을 그리며 대기에 짙은 화염을 새겼다. 적화검류 화륜.


일격 절초다. 준비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막는게 극히 어렵다. 그럼에도 제갈혜는 간신히 반응했다. 화륜의 궤적이 그녀에게 닿기 직전에 검을 우겨넣는데 성공한 것이었다.


하지만.


쩌어어엉!


그 대가로 은빛 파편이 허공으로 비산했다. 눈을 부릅뜬 제갈혜가 세토막으로 쪼개져 떨어지는 자신의 검신을 보고 경악한 듯 입을 벌렸다.


‘부서졌어?’


설향조차 순간 놀랐다. 그녀의 검이 제갈혜의 검을 말 그대로 박살내어 버린 것. 만약 제갈혜의 진기 밀도가 조금만 더 약했어도 박살내는게 아니라 그대로 잘라버렸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온전히 그녀의 무공 때문은 아니었다. 이 검을 만든 사람은 선아. 한없이 뛰어난 대장장이가 직접 만들어내는 검은 이미 일반적인 것이라 취급할 단계를 넘어서고 있었다.


그럼에도 곧 기회였다. 병장기는 무인의 팔다리. 명검 또한 실력의 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렇게 빠르게 검격을 회수한 설향이 그대로 검격을 내쳐 제갈혜를 제압하려는 그 순간.


“여기서 꺼내면 안되는데......!”


입술을 내민 제갈혜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와 함께 부채를 치켜올리는 모습. 부러진 검파는 이미 한구석에 내던진 상태였다.


‘위험해.’


무언가 무공을 펼치려 한다. 그녀의 부채 끝을 따라 일제히 휘어드는 기파의 흐름이 심상치가 않았다. 그것을 인지한 즉시 설향이 검을 휘둘렀다.


화아악!


그러나 적화검류의 검로가 시뻘겋게 피어나며 제갈혜를 덮치려던 그때.


후욱.


기파가 삽시간에 가라앉았다. 일순 시야가 아찔하게 흔들렸다. 전진 보법을 밟던 설향의 무릎이 단번에 푹 꺾였다. 뇌리를 강타하는 어지러움이 몰려오고.


“무슨......”


설향이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겉으로 크게 변한것이 없었다. 눈앞에 선 제갈혜의 부채가 어느새 아래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백운만락선. 술(術)의 선율. 개(開).”


촤르르륵!


부채가 펼쳐진다. 직후 주변의 기파가 서서히 몸을 부풀리며 주변을 휘도는 것이 느껴졌다. 그제서야 설향은 자신의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항시 주변 사물의 흐름과 상태를 인지하던 자령안조차 조용했다. 마치 모든 기감이 단번에 틀어막힌 것 마냥.


혹 주화입마에라도 걸린 것인가.


‘아니.’


설향이 손을 쥐었다 폈다.


무겁게만 느껴지는 감각과 다르게 몸은 제대로 움직인다. 지금 이 상태는 그녀가 그렇게 느끼고 있는 것일 뿐.


인지가 비틀렸다.


“천감환상진(千感幻象陣)이에요. 제 말도 잘 들리지 않겠지만.”


경기장 한 가운데 멈춰서 주먹을 쥐었다 펴는 설향을 보며 제갈혜가 중얼거렸다.


“본래 이렇게 일찍 보여줄 것이 아닌데.”


원래는 암화를 만나면 펼치려 아껴둔 무공이었다. 잠시나마 그를 상대하려면 술법무공을 전력으로 펼치는 수밖에 없어 보였으니까.


하지만 눈앞의 적이 너무 강했다. 검법과 선법만으로 대적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대체 곤륜파에서는 어떤 괴물을 키워내는지 모를 일이었다. 눈앞의 백화가 이리 강할 줄이야.


“암화는 이보다 더......”


그녀가 뇌까렸다.


그를 만난다면 어찌 상대해야 할지.


백화를 상대하는 처음부터 혹시 몰라 백운만락선의 기파와 주변의 사물을 이용해 술법진의 요소는 구성해놓았다. 백운만락선이 지닌 가장 강력한 공능. 자연지기를 엮어 술법진을 구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선법이다.


부채가 하나의 붓마냥 기능하는데, 그로써 제갈의 무인은 대지를 종이 삼고, 바람을 먹으로 하여 세상에 술법을 그려낼 수 있다.


허나 그것을 제대로 펼쳐낼 수 있는 이는 제갈세가 전체를 통틀어도 몇 되지 않는다.


제갈혜가 어린 나이에 구봉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까닭이기도 했다.


“우선은 이것부터 마무리 짓고 생각해야겠네.”


그녀가 중얼거리며 부채를 들어올렸다. 이대로 설향을 제압하면 싸움은 끝. 그러나 제갈혜가 막 걸음을 떼려던 그 순간이었다.


화르르르륵!


시야 전체가 밝아진다. 제갈혜가 놀란 눈으로 시선을 치켜들었다. 경기장 한 가운데. 천감환상진에 걸린 설향이 허공에 미친듯이 검을 그어내고 있었다. 폭발하듯 연이어 터져나오는 적화검류의 초식이 대기를 물들이고 사방 공간을 화염으로 덮치고 있었다.


빈틈이 없다.


구름처럼 피어나는 검로가 점차 몸집을 부풀리고 있는 것이 느껴졌는데, 강렬한 화기의 여파로 인해 환상진의 진기 흐름에 조금씩 비틀림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 느껴졌다.


“무슨!”


제갈혜가 입을 벌렸다.


말이 되질 않았다. 지금 저 안에 있다면 기감에 혼란이 와 방향과 거리를 재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오감이 평소와 같이 기능하지 못한다. 진기를 뽑아올리는 것도 당연히 어렵다.


감각은 많은것을 지배하는 까닭이다. 몸 상태가 정상이라 해도, 몸이 무겁다 느껴지면 스스로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것이 당연지사. 저리 태연하게 화염을 뽑아내는 것이 말이 되질 않는 것이다. 지금쯤 설향은 그 스스로가 무인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 된 것 마냥 느끼고 있을 터인데.


“하아.”


설향이 숨을 뱉었다. 입에서 비릿한 피맛이 느껴지는 듯도 했다. 어쩌면 아닌것 같기도 했고.


모를 일이다. 인지가 비틀렸다는 것을 알아챈 순간부터 그녀는 스스로를 믿는 것을 그만두었다. 대신 그녀는 언제나처럼 검을 휘둘렀다. 제대로 휘두르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구결을 제대로 펼치고 있는지, 초식이 틀리지 않았는지.


‘틀릴리가.’


이미 몸이 기억하고 있다. 그녀가 생각하지 않아도 펼칠 수 있도록.


화간접무(花間蝶舞). 광역 초식이었다. 적을 격하기보다는 공간을 장악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수없이 연습했는데, 꿈에서도 나올 지경이다. 그 초식뿐만이 아니다. 모든 초식을 몸에 때려박아 새겨넣다시피 했다.


구결도, 의념도.


악예린의 앞에 서기 위해서는 그리 해야했다. 뇌룡은 희대의 재능을 지니고도 자나깨나 수련에만 정진한다 들었다. 그녀는 재능도 악예린보다 부족한데, 수련의 양마저 부족하면 평생 차이가 벌어질 뿐이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검을 휘둘렀다. 그 결과가 이제 드러나고 있었다.


화아아아악!


불꽃이 몸집을 부풀린다. 춤추듯 허공을 유영하는 화염의 꽃잎이 나비의 날갯짓 마냥 대기를 타고 흐른다.


그 앞에 선 제갈혜가 당황을 표했다.


“말이나 되는......”


직후 그녀가 이를 악물었다.


이대로는 진다. 검이 박살난 지금 그녀는 저 춤추는 화염을 뚫고 들어가 설향을 제압할 수 없었고, 그냥 놔두면 설향이 지치기 전에 천감환상진이 깨진다.


“안되지.”


제갈혜의 눈이 푸르게 물들었다. 부채를 쥔 그녀가 소매에서 작은 구슬들을 꺼내들었다.


“오늘 밑천 다 털리네.”


헛웃음을 지으며 구슬을 허공에 던지는 제갈혜. 직후 그녀가 부채를 펼쳤다. 맑은 울림과 함께 백운만락선의 기파가 물결처럼 퍼져나왔고, 바람결이 구슬을 그대로 붙들어 허공으로 비상시켰다.


부채의 기파로 일곱개의 구슬이 사방에 퍼지며 일제히 자리를 잡는것도 순간.


동시에 제갈혜의 부채가 복잡한 선을 그리며 구결을 자아내기 시작했다. 바람이 휘돌며 가락같은 높다란 소리를 자아낸다. 사방을 내리누르는 기파가 점차 꼬이고 얽혀들며 층층이 구결을 쌓아나갔다.


주르륵.


제갈혜의 코에서 핏물이 흘러내렸다. 본래 지금 그녀의 무위로는 엮어내기 어려운 술법진. 구결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성취가 부족했다. 그럼에도 억지로 펼쳐낸다면 한번쯤은.


“천기금쇄진(天璣金鎖陳).”


일곱개의 구슬. 칠성(七星)의 묘리를 이용해 짧은 시간동안 주변 진기의 흐름을 꼬아내는 술법무공.


불꽃을 잠재우고 설향을 제압하기 위한 일수였다.


구결이 길고 난해하며, 동시에 술자의 진기 또한 같은 영역 안이라면 잠시간 봉인된다는 커다란 단점이 있으나, 제갈혜는 근접 박투에는 자신이 있었다.


키이이잉.


백운만락선의 인도에 따라 기파가 이끌렸다. 주변의 바람이 일제히 고개를 숙이며 술법진의 흐름을 구성하기 위해 이끌린다. 복잡한 구결이 얽히고 얽혀 하나의 흐름을 완성시키고.


“개(開)......”


제갈혜가 핏물을 뱉으며 술법진에 방점을 찍으려던 그 순간.


후욱!


눈앞이 어두워졌다.


“어?”


제갈혜가 눈을 깜빡였다. 시야 전방을 가득 채우던 화염의 폭풍이 일거에 사그라들었던 것이다.


그녀가 술법진을 아직 완성시키지 않았음에도.


사박.


그 사이, 경기장 중앙에 선 설향이 태연히 검을 들어올린다. 가벼이 사선으로 들어올린 검의 끝자락에 문득 연푸른 빛이 감돈다 느낀것도 잠시.


설향이 허공을 향해 검을 여상히 휘둘렀고.


쩌어어어어어엉!


일검(一劍)에 모든 술법진이 박살나 흩어졌다.


제갈혜가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 순간 인지를 되찾은 설향. 흩어진 감각을 제자리로 되돌리는 것에는 찰나도 걸리지 않았다. 직후 그녀가 그대로 진각을 밟았고.


화아악!


한줄기 연푸른 자욱이 허공에 새겨졌다. 간합을 단숨에 뛰어넘은 설향이 검을 휘둘렀다. 그 날에 일렁이는 연푸른 화염이 제갈혜의 눈에 들어왔다. 그 화염에 담긴 열기가 한없이 뜨겁다고 느낀 순간이었다.


카앙!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제갈혜의 철선이 박살나 바닥에 떨어졌다.


직후 창염(蒼炎)이 깃든 검을 비틀어 제갈혜의 목에 가져다 댄 설향이 짧은 숨을 뱉었다.


“더 할건가요.”

“......아니요. 졌네요.”


제갈혜가 난처한 얼굴로 두 손을 들어보였다. 그러고 나서야 설향은 검을 거두며 물러났다.


뒤이어 검을 늘어뜨린채로 그녀가 눈을 감고 고개를 들어올렸다.


“이겼다.”


구봉의 일익이, 백화의 손에 떨어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곤륜환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80 기련산(3) +2 24.06.06 1,903 55 15쪽
279 기련산(2) +3 24.06.05 1,816 54 15쪽
278 기련산 +5 24.06.04 1,889 58 14쪽
277 천살문(2) +6 24.06.03 1,896 56 12쪽
276 천살문 +6 24.06.01 2,092 56 18쪽
275 떠나는 바람 +5 24.05.31 1,973 53 15쪽
274 휴식(3) +6 24.05.30 1,961 52 16쪽
273 휴식(2) +6 24.05.29 1,966 60 17쪽
272 휴식 +9 24.05.28 1,996 63 16쪽
271 검흔(3) +7 24.05.27 2,053 60 16쪽
270 검흔(2) +8 24.05.24 2,172 67 20쪽
269 검흔 +9 24.05.23 2,072 64 15쪽
268 천라방(2) +6 24.05.22 2,098 59 16쪽
267 천라방 +6 24.05.21 2,072 61 15쪽
266 천독(3) +7 24.05.20 2,024 62 15쪽
265 천독(2) +7 24.05.18 2,172 58 18쪽
264 천독 +7 24.05.17 2,043 64 15쪽
263 무극(無極)(3) +10 24.05.16 2,079 64 19쪽
262 무극(無極)(2) +6 24.05.15 2,102 62 22쪽
261 무극(無極) +10 24.05.14 2,102 65 20쪽
260 권마(拳魔)(5) +8 24.05.13 2,106 61 17쪽
259 권마(拳魔)(4) +9 24.05.11 2,189 63 18쪽
258 권마(拳魔)(3) +8 24.05.10 2,035 63 15쪽
257 권마(拳魔)(2) +6 24.05.09 2,067 60 16쪽
256 권마(拳魔) +6 24.05.08 2,151 64 16쪽
255 서주(4) +6 24.05.07 2,174 64 16쪽
254 서주(3) +7 24.05.06 2,147 65 14쪽
253 서주(2) +7 24.05.03 2,470 66 17쪽
252 서주 +7 24.05.02 2,405 64 17쪽
251 푸른 별(9) +7 24.05.01 2,218 67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