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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륜환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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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하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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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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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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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성장

DUMMY

눈앞의 소녀, 아홉 살이라고 했던가.


‘보통 구파의 본산제자들이 문파에 입문하는 나이가 일곱에서 열서넛까지.’


어리다. 지금 당장 문파에 입문해 배분을 받아도 어리다 칭해질 나이였다. 명문세가들은 일찍부터 무공 수련과 교육에 들어간다지만, 그들도 나이가 한자리일 적에는 기본적인 심법 수련만 한다.


내공을 조금씩 쌓고 기의 흐름에 익숙해지는 과정을 겪는 나이.


기의 유형화는 물론이요 내공진기를 몸 안에서 밖으로 발출시키는 발경(發勁)의 묘리조차 익히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을 나이다. 아니, 그런 이가 있다면 희대의 기재로 이름을 날리겠지.


그래야만 할 일인데.


‘방금 본게 틀리지 않다면.’


분명 방금, 석려려는 아주 찰나였지만 내공진기를 다루는 것도 모자라 그것을 불꽃으로 유형화시켰다.


그에 더해 석려려의 손에서 피어난 청염(靑炎). 적양공 구결 묘리를 기반으로 무언가 다른 것마저 섞여 들어가 있었다. 동시에 선명한 색(色)을 지녔다. 상승 무공이다.


‘이게 무슨......’


아무리 구음절맥을 지녔다고 해도 말이 되지 않는다. 구음절맥은 재능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병증의 대가로 제때 적합한 치료를 하면 막대한 내공을 선사해줄 뿐이지.


그것만 해도 타인에 비해 무공 성취를 한발짝, 아니 다섯 발자국은 앞서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허나 그렇다 해도 그것만으로 방금의 일은 불가능하다.


심지어 구음절맥으로 얻는 내공은 빙공(氷功)에 적합한 정순한 음한지기(陰寒之氣).


적양공과는 상반되는 기운이다. 물론 상극인 기운을 정반대로 뒤집어내는 일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아무런 가르침 없이 보여줄 기예가 아니야.’


그래야만 했다.


하지만 백연은 눈으로 본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지금 그의 눈앞에서는 분명 상리를 벗어난 현상이 일어났다.


“오빠?”


상당한 뿌듯함이 깃든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는 석려려. 잠시 그녀를 응시하던 백연이 미소를 지었다.


“대단한걸? 방금 그거 어떻게 한거야?”

“그냥, 전에 오빠가 몸에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어 줬으니까요.”


그녀가 마구 허공에 손짓을 했다. 그저 어린아이가 신나서 손을 흔드는 것 처럼 보였지만 백연의 눈에는 아니었다.


손이 오가는 방향이 적양공 구결 흐름과 일치한다. 기감으로 체내에 흐르는 기운의 운용 묘리를 인지했다는 소리다.


“그때 그 느낌을 떠올리면서 이렇게.”


스윽.


소녀의 손끝이 허공을 스쳤고, 그 손끝이 지나간 길을 따라 연푸른 화염이 극히 찰나동안 피어올랐다.


자연스레 백연의 입에서 헛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말도 안되는 일이었으니까.


“예쁘죠?”


천진하게 물어오는 미소가 귀엽다.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가늠도 안되겠지. 이것이 무슨 의미인지, 어떤 일인지에 대해서 하나도 모를 소녀.


“예쁘네, 엄청.”


삽시간에 백연의 시선이 가라앉았다. 그가 석려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고민에 잠겼다.


‘지금 확인해야 해.’


이 재능이 어디까지인지. 그 한계를 가늠해봐야 한다. 앞으로 어찌 행동할지도.


몸을 굽혀 소녀와 시선을 맞춘 백연이 입을 열었다.


“려려야, 몸은 괜찮니? 방금 그 불꽃을 보여주고 힘들다거나.”

“잠깐 힘이 쭉 빠지긴 해요. 그래도 금방 괜찮아지는걸요.”

“그럼 잠시 여기 와서 등 좀 대볼래? 몇가지 살펴볼게 있어서 말이야. 전에 기억하지?”


석려려가 고개를 끄덕이곤 등을 돌렸다. 그녀의 등허리에 손을 짚은 백연이 숨을 들이쉬며 내공 진기를 운용했다.


등허리 명문혈을 따라 흘러들어가는 백연의 진기. 잠깐 석려려가 움찔하는 것이 느껴졌으나 이내 잠잠해졌다. 그렇게 잠시간 진기를 흘려넣어 석려려의 몸을 관조한 백연이 천천히 손을 떼어냈다.


‘축기량은 많지는 않아. 아직 구음절맥이 막 풀려가고 있는 단계라 그런가.’


그 나이에 비해 상당한 축기량은 맞으나 아직 양이 많다 할 정도는 되지 못했다. 하지만 불과 며칠 전, 백연이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와는 상황이 완전히 달랐다.


약선객 제갈명이 대체 어찌 치료했는지 완전히 얼어붙어 있던 혈도는 반쯤 풀려 기의 흐름이 꽤나 수월하게 흐르고 있었고, 동시에 그녀의 축기량은 일전의 열배 가까이 늘어 있었던 것이다.


당장의 양보다 추세가 위협적이다. 이대로 구음절맥이 완치되면 그녀가 얻을 내공의 양은 상상을 초월하겠지.


“지금도 조금 정도는 괜찮겠네.”


백연이 중얼거렸다. 석려려의 축기량이 무공을 펼칠 정도는 된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이제는 그 한계를 가늠할 시간.


“려려야.”


그가 소녀의 눈을 마주치고 입을 열었다.


“지금부터 내가 몇가지를 보여줄 건데, 혹시 따라할 수 있으면 한번 해봐. 알았지?”

“알았어요.”

“우선은 기본부터.”


백연이 손을 뻗었다. 한순간 그의 손끝에 바람이 휘감기며 기파가 흐르듯 펼쳐졌다.


곤륜파 권장법의 기초. 낙안권.


나선 경파가 백연의 주먹과 팔을 따라 휘감긴다. 그 흐름이 숨쉬듯 자연스러웠다. 구결이나 초식을 굳이 떠올리지 않고도 펼쳐낼 만큼 익숙한 동작.


자리에서 물 흐르듯 일어선 소년의 주먹이 짧게 허공을 격한다.


파앙!


공기가 터지는 소리가 나며 낙안권 일초식이 펼쳐졌다. 간단히 주먹을 내지르며 보법을 밟는 동작이다.


간단하나, 그렇게 쉽지는 않았다.


무공의 첫 묘리들을 한번에 담은 동작이기 때문이었다.


경파를 휘감는 것은 체내 내공을 섬세하게 다룰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 동시에 하체는 단단하게 고정시켜야 하니 기초 보법이 곁들여지고, 주먹을 뻗는 순간 터져나오는 기운은 발경의 묘리를 이해하고 있는지 보는 것이다.


일련의 동작은 각각 별개의 수련을 하나로 엮어내는 과정.


기초 무공이라 해서 가볍지 않다.


때문에 백연은 삼원검과 낙안권을 사형들에게 죽어라 훈련시켰다. 모든 상승무공은 기초 동작을 확장시켜 나가는 과정이니.


단순히 내공만 잘 다룬다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몸만 잘 움직여서 되는것도 아니다. 석려려가 보여준 것은 초월적인 재능이었으나, 그것이 무인의 초식으로 이어지는 것은 별개의 영역.


때문에 백연은 반신반의하고 있었다. 이 소녀가 평생 해본적도 없을 권격 동작과 발경의 묘리, 보법까지 단번에 체화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하지만 왠지-’


막연한 기대감이 스쳤고.


다음 순간.


스윽.


소녀의 가죽신이 바닥을 스쳤다. 아홉살 어린아이의 짧은 다리가 자연스레 백연의 보법을 흉내낸다. 동시에 백연은 보았다. 짧은 순간 소녀의 걸음이 세 번 바뀌는 것을.


‘간합을 재조정 하는건가.’


처음에는 백연의 간합과 일치하던 다리. 직후 자신의 키가 그와는 다르다는 것을 깨달은 듯 두차례에 걸쳐 미묘하게 수정된다. 마지막에 이르렀을 때에는 정확히 자신만의 간합을 찾은 석려려의 발끝.


대부분은 인지하지도 못했을 찰나였다.


본능적으로 간합을 조정한다. 인지하고 벌어진 일이라 생각지 않았다. 기저에 새겨진 감각이 있는 것이다.


동시에 석려려가 허리를 틀었다. 보법과 함께 온몸의 회전이 더해진다. 몸에서 기파를 뽑아내어 더하는 것과 함께였다.


허리를 비트는 동작이 자연스레 상체에 힘을 더하고, 직후.


파악!


나선 경파가 휘감긴 주먹이 허공을 격했다. 이어지는 여파에 석려려의 머리칼이 가볍게 흩날렸다.


낙안권. 제 일초식.


“이렇게 하면 되는거에요?”


소녀의 맑은 목소리가 울렸다. 그것을 지켜보던 백연의 입가에 저도 모르게 미소가 깃들었다.


“맞아.”

“재밌어요 이거. 다른건 없어요?”

“있는데, 너무 많이 하면 아직 안돼. 딱 하나만 더 보여줄테니까 해볼까?”

“좋아요.”


뒤이어 백연이 움직였다. 자연스레 펼쳐지는 것은 바람을 휘감은 보법. 이번에는 화신풍이었다. 소년의 움직임이 환상처럼 전진하며 주변의 바람을 휘감고.


“우와!”


뒤이어 감탄을 터트린 석려려가 걸음을 내딛었다. 구음절맥으로 인한 북풍(北風)처럼 시린 음한지기를 옷자락마냥 휘감은 소녀가, 백연과 똑같은 동작으로 그의 곁에 와 서는데까지는 얼마 걸리지도 않았다.


그 과정에서 백연보다 두 걸음 정도를 더 밟아낸 것은 자연스러운 간합 조정의 결과였다.


“엄청 재밌어요. 신기하고.”


웃는 소녀의 목소리가 맑았다. 그 모습을 보며 백연은 생각했다.


‘당금 천하에 몇 없을, 아니. 둘도 없을 자질이다.’


한계가 가늠이 되질 않았다.


눈앞의 아이가 무공을 따라하며 즐거워 하는 것이 보기 좋음과 동시에 옅은 긴장감이 등골을 타고 올라왔다.


이만한 자질이 누군가의 눈에 띄게 된다면, 위험해질지 모른다.


괜찮은 재능은 칭찬을 받고, 훌륭한 재능은 찬사를 이끌어내며, 특출난 재능은 모두가 욕심을 낸다.


그러나 이것은 그런 범주로 제한할 수 없는 미지의 자질.


끝이 보이지 않는 재능을 앞에 두었을 때, 무림인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백연이 입술을 베어물었다.


‘입문시켜야 해. 어디든.’


석려려를 보호해줄 곳이 필요하다. 그녀의 자질을 보고도 온전히 보살피며 가르칠 수 있는 문파. 운하검신의 화산파나 선극의 무당파 등도 괜찮을 일이다.


‘아니면 곤륜파에서.’


백연이 생각했다.


고민이 많았다. 마음 같아서는 곤륜파에서 맡는 것이 가장 안심되겠지만, 큰 부담이다. 지금의 곤륜파는 그만큼 강성하지 못했다. 장문인께서 어찌 생각할지.


어찌 되었건 그 혼자만의 고민으로 정할 일이 아니었다. 잠시동안 턱을 두들기던 백연이 석려려를 향해 물었다.


“려려야. 혹시 무공을 배우고 싶은 생각이 있니?”

“무공이요?”

“그래. 방금전에 재밌다고 했잖아. 그런걸 잔뜩 배우는거야.”

“저는 좋아요!”


말하며 생긋 웃는 모습이 활기찼다. 절맥증의 증상이 심할때와는 딴판인 인상이다. 풋풋한 얼굴에 깃든 미소가 싱그러웠다.


“명이 오빠가 그랬는데요, 저도 나중에 강해질 수 있대요. 백연 오빠처럼요.”


소녀가 손을 펼친다.


“별호란 것도 얻고 말이에요. 암화같이요.”

“별호뿐만이 아닐거야. 려려는 나는 물론이고 저기 높은 산에 있는 할아버지들보다 훨씬 강해질 수도 있어. 하지만.”


석려려를 바라보는 백연의 눈이 가라앉았다.


“그 과정에서 힘든 일도 많을거야. 어쩌면 려려를 싫어하고, 려려한테 나쁘게 굴려는 사람도 많을거고.”

“......오빠가 그러는건 아니죠?”

“그건 당연하지. 하지만 세상에 나쁜 사람들이 많은데, 그 사람들이 려려의 소문을 듣고 찾아올지도 몰라.”


숨긴다 해서 숨겨질 재능이 아니다. 구음절맥의 치료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무공을 수련하게 되면 석러려의 이름 석자는 금방 강호 무림 전역을 휩쓸겠지.


아직 그것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일지도 모른다. 아예 무공을 배우지 않는 것이 아이 개인에게는 나은 선택일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겠어?”


소녀가 눈을 깜빡였다. 백연을 쳐다보는 시선이 한없이 투명했다.


“원래 많이 추웠는데.”


망설임없이 뱉는 음성이 단호했다. 처음 만났을적 조용해 보이던 소녀는 이제 활달함이 깃들어 있었다. 이게 본래의 모습이겠지.


“이제 안추워요. 오빠 덕분에.”

“......”

“시장에 가면 사람들이 암화의 이야기를 많이 해요. 대부분은 강하다, 뛰어나다 이런 이야기지만, 저는 몇번 들었어요. 암화와 곤륜파가 사람들을 많이 구해줬다고.”


무당산으로 향하던 곤륜파의 행적. 그 소문이 여기까지도 많이 퍼진 모양이었다. 그 소문을 입에 담는 석려려의 표정은 묘하게 뿌듯해보였다.


“저도 강해지면, 오빠처럼 될 수 있을까요?”


백연이 옅은 웃음을 흘렸다. 석려려가 말하는 것이 묘하게 그를 따르던 과거의 몇몇 사람들과 겹쳐 보였기 때문이었다. 왜 이리 다들 비슷한지.


“물론이지. 나처럼이 아니라, 훨씬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을거야.”

“그럼 하고 싶어요.”


이미 마음을 결정한 어조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게 결정해 답한다. 구음절맥의 한기를 버티고, 백연이 임시로 치료를 했을때에도 잘 참는 것을 보고 어른스럽다 생각했는데.


저렇게 말하는 이상 백연도 다른 말을 꺼낼 생각은 없었다.


그렇다면 남은것은 두가지.


“그러면 아무래도 문파에 들어가는게 좋을거야. 고민을 좀 해봐야 하는 문제인데. 려려는 혹시 구파가 뭔지 아니?”

“알아요.”

“려려 정도의 자질이면 구파중 어느 문파를 가도 당장에 입문할 수 있을거야. 내 생각으로는 화산파나 무당파가......”

“둘 다 싫어요.”


석려려가 백연의 말을 자르고 들어왔다. 소녀의 시선이 백연을 불만스레 쳐다보았다.


“오빠랑 갈래요.”

“.....음.”

“할아버지도 청해로 간다고 들었어요. 같이 가면 되잖아요.”


거기까지 벌써 이해하고 있는건가.


그의 말과 상관없이 이미 석려려는 마음을 정한 듯 보였다. 확고한 의지가 새겨진 표정을 확인한 백연이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다들 고집이 원.”


일이 결정되었다. 석려려는 곤륜파 이외의 문파에 들어갈 생각이 없어 보였고, 백연은 그런 석려려를 억지로 다른 문파에 보낼 생각은 없었다.


본래도 그 자신이 맡는 것이 가장 안심되는 방향이긴 했다. 다만 석려려의 재능을 곤륜파에서 감당할 수 있느냐의 고민 때문에 망설였을 뿐.


‘내가 더 빠르게 강해지면 될 일이야.’


석려려의 소문이 퍼지기 전에 그가 다음 영역을 열어젖히고 실력을 닦아놓으면 그만이다.


어떤 위협에도 지켜낼 수 있게.


하지만 마지막으로 한가지가 남아 있었다. 석려려와 눈을 마주친 백연이 여태껏 가장 진지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러면 한가지만 부탁할게. 려려야.”

“뭔데요?”

“앞으로 절대, 누구 앞에서도 무공을 보여주지마. 네가 내공을 다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서는 안되는거야. 구음절맥에 걸렸다는 말도, 무공을 배우려 한다는 말도. 무슨 뜻인지 알았어?”

“......나쁜 사람들이 있을수 있어서요?”

“맞아.”

“그렇게 할게요. 명이 오빠나 할아버지 앞에서는......”

“제갈명은 괜찮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자제하는게 좋아. 운현에서 한달 정도만 조용히 지내자.”


소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백연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석려려의 머리를 쓸었다. 기특한 소녀였다.


‘우선 이 일은 이렇게 하고.’


생각지도 못한 재능을 찾아버린 탓에 신경 쓸것이 늘었다.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고는 예상도 못했는데.


“잘 놀아주고 계셨군요.”


그때였다. 방 문을 막 열고 나온 제갈명의 목소리에 백연이 고개를 들어올렸다. 쌉싸름한 약향을 휘감은 제갈명이 그를 보며 미소지었다.


“끝났습니다. 크게 흉이 남을것은 없고, 깨끗한 천을 준비해서 반나절 간격으로 갈아주면 될겁니다.”

“약은 따로 없습니까?”

“연고를 드렸습니다. 용법도 알려드렸는데, 혼자 바르기에는 힘들 수 있으니 백연이 발라주는 것도 좋을 일이지요.”

“알겠습니다. 감사하군요.”


고개를 끄덕인 제갈명의 뒤로 선아가 걸어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한결 편해보이는 얼굴에 백연이 안도의 한숨을 삼켰다.


“괜찮아?”

“물론이지. 걱정했어?”

“그걸 말이라고.”


선아가 기쁜 듯 생긋 웃었다. 뒤이어 그녀의 시선이 석려려를 향했다. 활짝 미소지은 선아가 다가와 석려려의 머리를 쓸었다.


“려려도 잘 지냈어?”

“네. 선아 언니는요?”

“나야 언제나 잘 지내지. 맞아, 언니가 이번 비무제전에서......”


이야기하는 두 사람의 목소리가 밝았다. 그 사이 백연에게 다가온 제갈명이 입을 열었다.


“아이의 상태는 확인하셨습니까?”

“예. 절맥증이 많이 좋아졌더군요. 대체 어찌 한것인지.”

“별것 없습니다. 원론적인 치료법이지요. 양기를 이용해 음기를 중화하는 것입니다. 그 방식에 갖가지 차이는 있겠습니다만. 저는 작은 양기를 지닌 약재들을 모아 체내에서 중화시키는 쪽이지요.”


쉽게 말하지만 백연은 그것이 쉽지 않음을 잘 알고 있었다. 약선객이 정확히 어떤 치료법을 사용하는지 과정까지 알 수는 없었지만, 아마 그가 직접 만들어낸 방식일 것이다. 그 실력이 대단하다 칭할만 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문제 없습니다. 길어도 반년 안에는 완치될테니 걱정 마시고요.”


담담히 답한 제갈명이 백연을 응시했다. 잠시 눈을 깜빡인 그가 재차 입을 열었다.


“헌데, 무언가 근심이 있어 보이는군요. 질문하실 것이라도 있습니까?”


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잖아도 제갈명에게 물을 것이 있었다. 지금 바로 확인하는 것도 좋을 일이지.


“그렇잖아도 물어볼 것이 있었습니다. 제갈명.”


모산파에 비하면 가능성이 낮다고는 하나 확인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었다. 성화방주, 모산장문과 더불어 중원 무림에서 가장 술법무공에 뛰어난 무인이니.


“제갈가주 와룡천견에 관해 물어보고 싶은것이 조금 있습니다. 괜찮겠습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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