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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 님의 서재입니다.

그랜드 마스터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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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moos_
작품등록일 :
2024.05.11 14:13
최근연재일 :
2024.06.25 16:3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27,993
추천수 :
513
글자수 :
240,136

작성
24.06.19 16:30
조회
155
추천
6
글자
11쪽

그랜드 마스터는 들어보았다.

DUMMY

“마족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


그녀의 물음에 예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단순히 아는 정도가 아니라, 그들에 대해 전문적으로 연구를 했을 정도였다.

마족은 강력한 마나로 구성된 하나의 생명체,

타고난 마나양과 질을 바탕으로 마법을 펑펑 써재끼는 악몽과도 같은 존재.


“그때 내가 씨를 말렸는데 말이지.”


예준은 라비나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표정은 매우 미묘했다.

항상 광기로 가득한 표정과는 다르게 걱정이 앞서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오늘 보름달이라도 뜨나?”


“아니, 그런 것 아니거든.”


“근데 그딴 표정을 왜 짓는거야.”


예준은 인상을 있는대로 찌푸렸다.

마족의 감정은 두 가지이다, 분노와 희열.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표출되는 분노, 그리고 그 누군가를 죽였을 때 얻는 희열.


그 두 가지의 감정을 바탕으로 구성된 표정은 다채롭다고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라비나에게서 느껴지는 지금 그 표정은,

마치 인간이 고뇌에 빠진 듯한 느낌을 주게했다.


‘마나가 가득 차는 보름달, 그때만큼은 이성을 되찾으니깐.’


마법의 관점에서 보름달이 가지는 상징은 굉장히 컸다.

만물의 생명력을 근원으로 두는 마나의 특성상, 태양은 그 생명력의 기원이고.

달은 그 기원을 밤에까지 비추는 거울이었다.


어둠에서 태어난 존재인 마족과 몬스터들은 보름달을 보는 순간,

그 근원에게서 뿜어진 생명력의 거울이 몬스터들의 마나를 자극하며,

그 흉폭 했던 성격을 죽이며, 나름 얌전해지는 것이었다.


“그냥... 좆같은 여기 세계로 넘어오면서 생긴 변화지.”


“여기로 오게 된 계기는?”


“몰라, 죽고나서 눈을 떠보니 여기에 있었거든.”


라비나는 예준의 참격을 맞고 절명했다.

그녀의 머리통이 땅바닥에 구르며 자신의 처량한 몸통을 마지막으로 보았고.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서 그녀는 죽음을 만끽하며 눈을 감았다.


하지만 눈을 떴을 당시에,

그녀는 아주 낯선 곳에 있었다.


“눈을 떠보니 차원이 전이되어 있었다?”


“그래, 나 말고도 다른 마족들도 마찬가지야.”


라비나는 그 순간을 잊지못했다.

두 번째로 부여받은 삶, 그리고 인간들을 마주한 순간 매우 기뻤다.

자신을 방해할 세력은 존재하지 않았고, 이곳의 인간들은 너무나 나약했다.

가지고 놀 장남감이 많아지니 마족에게 있어서 천국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다.


“근데 문제가 터졌구만.”


예준은 라비나의 표정으로 그녀가 닥친 문제를 추론했다.

그 강력한 마족이 힘을 모으고 준비해야 할 정도로 위험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니 말이다.


“들으면 너도 놀랄걸?”


“말을 해야 알지, 목 한번 더 그어줄까?”


“성질 급하긴.”


라비나는 침을 탁 내뱉고는 자신의 허리춤에서 무언가를 꺼내었다.

예준의 술식의 잔재를 담아내었던 바로 그 유리병인 것이다.


“이 유리병은 남겨진 마나의 흔적을 구현할 수 있지, 너의 술식도 마찬가지야.”


“어차피 남은 마나로 단순하게 재생하는 것 뿐이잖아, 별 다른 도구도 아니구만.”


“그렇지, 하지만 보여줄 건.”


따로 있었다.

유리병이 잿더미 가득한 바닥에 놓여지자,

바로 으스러지듯이 깨지며 파편을 흩날렸다.


“별 다른 일이...”


예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얘기하려던 도중.

순간적인 살기를 감지해냈다.


부웅!


그의 술식이 발동하며 참격을 그대로 날아가졌고,

주변에 있던 잿가루 날리는 나무들이 모조리 베어 넘어가졌다.


“...”


“어때? 느껴지나?”


“그때 다 죽인줄 알았는데.”


예준은 자신이 만난 적중에 최악이었던 녀석을 생각해냈다.

신을 모시며 그 신의 하수인이라고 말하던, 끔찍한 존재.


“하... 여기까지 온 거야?”


“모르지, 그 녀석들은 우리 마족의 적이기도 했으니깐.”


그 흉악한 마족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강한 존재.

모두의 적이라고 볼 수 있는 신의 피조물이 느껴지고 있었다.


“몬스터를 통한 군대 조직, 왜 우리가 이런 번거로운 짓을 하는지 알겠지?”


“그래서 내가 필요한 거였고.”


예준이 필요한 이유.

그는 전투에서 피조물과 상대해 승리했고. 소멸시키는데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치른 희생은 역시 무지막지했지만 말이다.


“아우리엘이 그 전투로 육신을 잃었으니깐.”


대마법사 아우리엘의 죽음.

다만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니었기에 육체의 죽음을 초월하여 그녀의 정신체 만큼은 보존하는데 성공했다.


“도와줄 거지?”


“...”


“임시 동맹, 나도 이 세계가 완전히 파괴되는 건 바라지 않거든.”


“나는 굳이 너희가 필요한가 싶은데.”


“필요하고 말 것도 없어, 그냥 서로 건들지 말자고.”


그녀의 말에 연청은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는 말을 이었다.


“군대를 조직하는 와중에 죽은사람의 숫자가 상당할텐데, 그 희생은 어떻게 처리하려고.”


“약한 게 죄지, 그깟 몬스터 군대 하나를 대처 못하는 녀석들이...”


그녀의 말에 예준은 술식을 방출했다.

그러자 라비나의 머리 위쪽으로 참격이 날아가며 다시 잿가루가 피어올랐다.


“협조에는 조건이 있어, 인간의 희생은 없을 것.”


“...”


“그리고, 세계에 있는 마족들의 신상을 모두 넘길 것.”


“우리를 감시하겠다?”


“임시 동맹을 맺는다고 해도, 너희는 적이야, 피조물을 처리하는 순간 돌변하겠지.”


“헤에... 잘 아는데?”


“그때는 다시 한번 더 송장으로 만들면 되니깐. 미리 위치를 알아둬서 나쁠 건 없지.”


예준은 손을 내렸다.

그 조건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거절할지 지켜보는 것이었다.

라비나는 한숨을 내쉬고는 손을 귀에 올리며 염파 전화를 걸었다.


“응 나야.”


“어떻게 되었지? 그랜드 마스터는 설득했나?”


“설득이고 뭐고 할 거 없지, 그랜드 마스터는 이성적인 인간이니깐.”


“그렇다면 다행이지.”


“근데 조건이 있어.”


라비나는 예준이 걸었던 조건에 대해서 얘기했다.

그러자 염파의 목소리는 아주 호탕한 메시지를 보내왔다.


“하하하! 그 정도면 싸게 먹힌거지.”


“괜찮겠어?”


“딱히, 상관은 없지.”


예준은 그들의 대화에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좀더 조건을 걸어 마족의 활동을 제한했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우리 대화 내용은 듣고 있겠지?”


“그러지 않을까, 그 그랜드 마스터인데.”


라비나가 예준을 노려보자,

예준은 당연히 그 이야기를 모두 도청하고 있었다고 얘기했다.


“그렇게 대놓고 대화를 나누면 안듣고 싶어도 다 들리거든.”


각자 뇌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나를 통해 대화를 나누는 염파.

마나의 활용에 매우 익숙한 예준의 눈에는 그들이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 이미 머릿속으로 공유받고 있었다.


“5등급 게이트 적색의 바다, 3등급 게이트 죽음의 호수. 1등급 게이트 화염의 둥지.”


“아... 그것까지 알아냈어?”


“보인다고 했잖아.”


예준이 말한 곳은 전부 마족들이 몬스터 군대를 양성하고 있던 곳이었다.

이곳 잿더미 숲의 데이터를 토대로 구성된 그들의 군대는 헌터들 몰래 몰래 양성되었고.

그 숫자만 하더라도 2천은 훌쩍 넘겼다.


“거기서 더 늘리려고?”


“피조물이 얼마나 더 있을지 모르거든, 시발 어차피 내 머릿속에 들어가서 다 알고 있잖아.”


라비나는 말하던 도중 빡이 돌았는지 욕설을 내뱉었다.

그의 말에 염파의 목소리는 웃으며 대답했다.


“다행이네, 나는 멀리 있어서 머릿속이 들킬 리가 없어서.”


“닥쳐, 지금 마나를 폐쇄해서 너의 존재는 가려두었으니깐.”


그들의 말에 예준은 피식 웃었다.

전쟁에서 그렇게 피터지게 싸운 존재들이 저렇게까지 대화를 잘 나눌 수 있었는지 신기하기도 했다.


“자자 정리하자고.”


예준은 그녀의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인간의 희생을 최소화하고, 너희들의 움직임을 나에게 모두 보고해, 정기적으로 연락 해주고.”


그 말에 라비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대답에 예준은 마저 말을 이었다.


"그렇게만 해준다면, 나는 너희와 임시 동맹을 맺을 수 있어. 하지만 약속을 어긴다면, 다시 싸우게 될 거야."


예준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는 마족들이 다시 배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기에, 항상 경계하고 있었다.


“알아. 우리도 더 이상 쓸데없는 싸움은 원하지 않으니까.”


그녀의 말에 예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라비나는 한 마디를 덧붙이고는 그에게 말했다.


“그리고, 인간도 그렇게 선한 녀석들은 아니야.”


“...무슨 말이지?”


“플렉스 길드라고 했나? 내가 괜히 그 녀석들을 떠보기 위해 그롬타르를 만든 게 아니었으니깐.”


*


한편 잿더미의 숲 안전 구역.


포션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소라는 기다려도 예준이 오질 않자 하품을 하며 나른하게 앉아있었다.


“마법이라... 나도 한번쯤 써보고 싶긴 한데.”


그녀는 손을 펼치며 바라보았다.

이 손에서 불꽃이 나간다면, 아주 끝내줄텐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때도 아니긴 하지만.”


아직 예준에게 배울거리가 한참 남았었다.

이제 막 무기를 바꾼 시점에서 실전을 통해 경험을 쌓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 순간 예준이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소라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스승님!”


그녀의 외침에 예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옆으로 다가가 포션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어? 오늘 장사 접게요?”


“일단은,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는데 어느것 먼저 들을래?”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면 좋은 소식 먼저 듣는게 좋을 것 같아요.”


“좋은 소식은 내가 길드의 헌터로 일하게 되었다는 거야.”


그 말에 소라는 진심으로 기뻐했다.

하지만 예준의 표정은 여전히 미묘했다.


“나쁜...소식은요?”


“네가 할 일이 늘었다는 거지.”


“네?”


예준의 말에 소라는 고개를 기울였다.

그 뜻이 무엇인지 감이 잡히질 않았기 때문이다.


“오늘 부터는 실전과 동시에 불을 다루는 법을 알아야 해.”


“...불이요?”


“그래 불.”


예준은 자신의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작은 불꽃이 일렁이며 점점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마술이에요?”


“마법.”


예준은 뇌리속에서 이서윤 헌터가 지나갔다.

뇌를 각성한, 통달자.


그들이 사용하는 마법과는 매우 다르지만, 맥락 자체는 비슷했다.


“죽을 정도의 고통을 받을 준비는 되었어?”


“...에?”


그의 물음에 소라는 진심으로 당황했다.

저렇게 진지한 표정으로 살해 협박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죽을 만큼 아프지만, 죽지는 않을 거야.”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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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그랜드 마스터는 알아냈다. 24.06.11 212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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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그랜드마스터는 알아봤다. +1 24.06.09 255 7 10쪽
31 그랜드 마스터는 가르쳤다! 24.06.08 259 7 11쪽
30 그랜드 마스터는 받아들었다. 24.06.07 295 9 11쪽
29 그랜드 마스터는 갖추었다. 24.06.06 304 9 11쪽
28 그랜드 마스터는 수습했다. +1 24.06.05 339 11 11쪽
27 그랜드 마스터는 해결했다. +1 24.06.04 343 10 11쪽
26 그랜드 마스터가 등장했다. +1 24.06.03 366 9 12쪽
25 교전 +1 24.06.02 396 10 11쪽
24 그랜드 마스터는 일깨웠다! 24.06.01 417 15 11쪽
23 그랜드 마스터는 깨달았다. +1 24.05.31 463 13 11쪽
22 그랜드 마스터는 돌아왔다! 24.05.30 500 13 10쪽
21 개화 24.05.29 510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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