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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 님의 서재입니다.

그랜드 마스터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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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moos_
작품등록일 :
2024.05.11 14:13
최근연재일 :
2024.06.25 16:3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28,000
추천수 :
513
글자수 :
240,136

작성
24.06.06 16:30
조회
304
추천
9
글자
11쪽

그랜드 마스터는 갖추었다.

DUMMY

캠프로 돌아가는 길.

예준은 기절한 소라를 들쳐메고는 편안한 발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최유나 헌터 역시 그나마 멀쩡한 헌터들이 겨우 업어갔고,

이동훈 헌터는 자신의 할버드를 지팡이처럼 사용하며 차근차근히 걸어 나갔다.


수비팀이 미리 닦아놓은 길을 통해, 캠프로 가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다른 몬스터의 위협은 없다고 보아도 무방했다.


‘다들 지쳤네.’


예준은 귀환 행렬을 보며 생각했다.

부상자들을 포함해서 모든 헌터들이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특히 공격팀에 있었던 사람들은 한 발자국 한 발자국을 가는 것을 버거워 했고,

수비팀의 헌터들이 겨우겨우 부축해야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시신은 나중에 수습하는거죠?”


예준은 바로 앞에서 힘겹게 걸어가는 동훈에게 물었다.

그 질문에 그는 한숨을 푸욱 푸욱 내쉬며 대답해주었다.


“지금 상황에서는 수습하다가 죽는 녀석들이 있을테니, 빨리 캠프로 돌아가서 휴식을 취해야지.”


“그러고 보니, 이번 공격대에 파티장이 한 명 더 있지 않았나요?”


“누구? 박지훈인가?”


“그 얍실하게 생긴 사람 말고요, 복장이 굉장히 단정했는데.”


예준의 말에 그는 단번에 누구인지 알아차렸다.


“아아 우진이? 그러게 안 보이긴 하네.”


한태성은 예준에게 당한 얼얼한 손목을 잡고는 쉰 목소리로 얘기했다.


“수비팀도 기습을 받는 바람에, 정우진 헌터가 나서서 몬스터들의 관심을 끌었는데...”


“근데 시발 그렇게 늦게 온 거야?”


“...”


동훈은 아주 안면이 뭉개질 듯한 표정으로 태성을 바라보았다.


“죄송합니...”


“닥쳐, 나중에 길드에 보고할 거니깐.”


동훈의 말에 태성은 입을 다물었다.

그가 들어줄 변명은 없었다.

아무리 지휘권을 넘겨받은 임시 리더라고 하더라도,

수비팀을 제대로 써먹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과 질타는 받아야 할 것이었다.


‘그럴 줄 알았지만.’


개인의 욕심이 너무 큰 나머지, 아무것도 못 본 케이스.

예준 역시 그런 사람들을 너무나 많이 봐왔다.

바로 앞의 전공을 참지 못하고 달려들며 자신의 군대를 날려 먹은 사람들.


혹은 일부러 지원을 나가지 않아, 경쟁상대를 제거 했다만.

그 스노우 볼이 굴러가 결국 전투에서 패한 케이스.


‘머리가 나쁜 건지, 아니면 혼돈의 존재에게 속삭임이라도 받은 건지.’


예준은 그 모습을 보고는 피식 웃으며 걸어 나갔다.

그 순간 바로 앞에 있던 헌터들이 큰 소리로 외쳤다.


“바로 앞에 누군가 있습니다!”


“누구?”


“정우진 대장님입니다!”


그의 말에 동훈은 화색이 되어 빠르게 걸어갔다.

할버드를 아주 빠르게 찍어대며 걸어가는 모습은 마치 할머니가 버스를 잡기 위해 뛰쳐나가는 모습과 유사하게 보였다.


“끝났나?”


우진은 온몸의 구멍에서 땀이란 땀은 모두 흘렸는지 전투복이 비를 맞은 것 마냥 젖어있었다.

고블린들의 피 또한 묻어있겠지만, 그가 흘린 땀의 비중이 훨씬 높아 보이기는 했다.


“끝났지, 녀석은 죽었고.”


“그 오우거 녀석의 마석은 뽑아냈나?”


우진의 질문에 동훈은 순간적으로 얼어붙었다.

이에 예준을 쳐다보며 물었다.


“뽑았죠?”


“네 일단은.”


예준은 자신의 배낭을 뒤적거리고는 그대로 차원 술식을 열어 마석을 손에 쥐었다.

다만 이건 그롬타르의 것이 아닌 전에 쓰러뜨린 오우거의 마석이었다.


그롬타르의 마석에는 불의 술식이 담겨있었기에, 두고두고 연구해야만 했다.

그래서 예준은 일부러 다른 오우거의 마석을 건네준 것이었다.


“여기요.”


마석을 받아든 우진은 쓰윽 상태를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평상시에 보던 오우거의 마석형태와 유사했기 때문에 별다른 의심 없이 넘어간 것이다.


“근데, 공격팀의 상태가 별로 좋아 보이진 않는 군, 상대하기 힘들었나?”


“내 팔 한 짝 날아간 거 보면 모르겠어?”


우진은 빤히 동훈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팔이 한쪽이 없었군.”


“참 빨리도 알아차린다.”


아무튼 공격대의 주요 인원이 모두 합류했으니, 남은 건 캠프로 돌아가 상황을 정리하고,

철수하는 일만 남았다.


“용케 팔이 날아간 상황에서 녀석을 잡았어, 최유나도 한 몫 거들었나?”


“거들긴 했지.”


둘은 앞장서서 대화를 나누며 걸어갔다.

예준은 그 둘의 뒤를 쫓으며 그 대화를 엿들었다.


“김소라도 한번 유효타를 먹였어.”


“그건 흥미롭네, 어떻게 녀석에게 유효타를 먹였지?”


“우리가 시선을 끄는 사이에 배후를 잡더니 단검으로 바로 목을 찌르더라고.”


“더블 엑스가 아니라?”


“더블 엑스였다면 배후를 잡지도 못했지.”


동훈은 그때 상황은 세세하게 설명하며 어떻게 그롬타르를 토벌했는지 우진에게 얘기했다.

예준은 그 얘기를 들으며 어떻게 교전이 흘러갔는지 이미지를 그려보며,

지속적인 트레이닝을 돌려보고 있었다.


“근데도 그 녀석은 죽지도 않고 소라를 팽겨치더라고.”


“그런데도 용케 살아남았네.”


“맞아, 근데 갑자기.”


동훈은 뒤에 있던 예준을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말을 이었다.


“이 판매원이 나타나고 나서 상황 종결, 녀석의 목이 달아나 있었어.”


“판매원?”


“자세한 건 안전 구역으로 가서 얘기하자고 하던데.”


우진이 예준을 빤히 쳐다보자, 그는 고개를 숙이고는 씨익 웃었다.

곱상하게 생긴 얼굴에 숲의 정령 같은 신비로운 미소가 더해지자, 우진은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지금 보니깐 좀 다른....”


우진의 말에 동훈이 격하게 공감했다.

다른 판매원과는 확연하게 다른 느낌, 신비한 기운이 예준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것이다.

모르고 보면 그냥 지나치기 쉽겠다만,

그 기운을 알아차리게 되면 쉽사리 넘어갈 수 없는 아우라가 있는 것이다.


동훈은 당황한 우진의 귀를 잡고는 몰래 속닥였다.


‘한번 길드에 데려가서 써먹어보고 싶지 않아?’


‘능력은 있나?’


‘각성자는 아닌 것 같은데, 사실 나도 모르겠어. 근데 우리 목숨을 구해준 걸 생각해보면...’


그들의 대화에 예준은 뺨을 긁적이며 속으로 생각했다.


‘아무리 작게 말해도 다 들리는데.’


신체의 대부분 감각을 활성화시킨 예준에게 있어서 그들의 속삭임은 쩌렁쩌렁 울리는 고함과도 같았다.

입 모양하며 공기를 타고 들리는 진동하며.


사실 대놓고 말하나 속삭이며 말하나 예준에게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의식하지 않으면 그런 것을 느끼지는 못하겠지만, 의식을 하는 순간 모든 것이 선명하게 들리고 느껴지고 보인다.


“그나저나 박지훈 헌터는 어디갔나? 대열에서 안 보이는데.”


정우진 헌터는 주변에 깝죽거리던 그가 사라지자, 이상한 것을 느끼고는 물었다.


“몰라, 공격 당시에는 없었어. 어디 꽁무니라도 빼고 도망친 거 아니야? 캠프가면 그 녀석이 벌벌 떨고 있을지도.”


동훈은 그의 이탈을 질책하면서 비웃었다.

이에 우진은 그에게 그때 당시 상황을 물었다.


“그만큼 상황이 급박했나?”


“보통 급박한 게 아니지.”


오우거 공격팀 24명 중 무려 15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그중 10명 정도는 첫 원거리 기습에 죽어갔고, 나머지 인원은 트롤과 고블린과의 싸움에서 치명상을 입고 죽어간 것이다.


“수비팀도 피해는 만만치 않았을 텐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한태성 저 멍청한 새끼가 교전이 끝난 다음에 합류해서, 막 그렇게 피해는 크지 않았어.”


“...”


사실 운이 좋은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한태성의 그릇된 판단은 피해를 최소화하는 결과를 가져왔으니 말이다.

수비팀의 전력을 온전히 보전했기에 공격팀이 무사히 귀환할 수 있는 방패를 만들어주었으니 말이다.


‘결과가 중요하긴 하지.’


예준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한태성의 의도가 아무리 불순해도, 결과만 놓고 본다면 전력의 보존은 지금 상황에서는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다만 예준이 그 전장에 합류하지 않았더라면, 공격팀이고 수비팀이고 할 거 없이 모두 전멸 했을테니 말이다.


“그리고, 너야말로 괜찮은 거야? 주변의 시체를 보면...”


동훈은 여태까지 고블린과 나이트 고블린들을 홀로 상대하고 있었던 우진을 더 대단하게 여겼다.


홀로 시간을 벌면서 서른 마리도 넘는 고블린들을 잡아내었으니 말이다.


“역시 길드의 유망주는 다르네 달라.”


그의 말에 모두가 끄덕였다.

오로지 예준만이 그들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가? 뭐 그럴 수도 있지.’


자신은 트롤까지 포함해 고블린과 나이트 고블린을 쉰 마리도 넘게 도륙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대화를 엿들으며 시간을 보내니 어느덧 캠프가 보이기 시작했다.


모락모락 피어나는 모닥불과 함께,

캠프는 매우 분주하게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아... 힘들었다! 드디어 집에 가겠네.”


“잃어버린 팔은 길드에게 보험을 청구해라.”


“뭐 의수라도 만들어주려나? 난 별로 기대 안 하는데, 지난번에 유태진 헌터는 사망 보험금도 못 받았잖아, 명찰도 회수 못했다고.”


“그러고 보니 길드원의 명찰을 전부 회수했나?”


“시신을 회수 못해도, 그건 했지.”


동훈은 숨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그의 손에는 길드원들의 명찰 여럿이 쥐어져 있었다.


“꼭 챙겨둬라, 너가 죽었을 때 다른 이들이 챙겨준다는 마음으로.”


“알고 있어.”


길드의 보험이 영 시원찮은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헌터의 부상에 대한 책임은 대부분 헌터에게 있다는 길드의 방침 하.


신체가 결손되거나 사망했을 경우에만 금전적인 지원을 해주었기 때문이다.

사실 일반적인 경상 정도면 포션으로 치료할 수 있으니 어느 정도 괜찮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포션의 가격은 상당히 비쌌고, 고급 포션이면 더더욱 그러했다.


신체가 결손된 상태에서 귀환하면 살아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부상에 대한 증명을 할 수 있었지만,

아예 사망한 경우에는 타인이 회수해준 명찰을 통해서만 증명이 가능했다.


“서영과 민수는 확인했나?”


“민수는 명찰이 통째로 소실한 것 같던데, 일단 멀쩡한 서영이 꺼는 챙겨야지.”


동훈은 씁쓸하게 말했다.

아직 그들의 시신을 직접 본 것이 아니지만, 말로만 들었을 때는 참혹한 심경이었다.

한 명은 하반신이 완전히 불타서 사라지고, 다른 한 명은 깔끔하게 머리만 불타서 사라졌다.


김민수 쪽은 의복에도 불이 옮겨붙어 명찰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형되었지만,

깔끔하게 태워진 이서영의 시신은 그나마 명찰이라도 있어서 보험금을 회수할 수 있었다.


“불을 사용하는 몬스터라.”


우진은 씁쓸한 표정과 함께 동훈에게 쥐어진 명찰들을 바라보았다.

오늘 죽은 헌터들의 이름.

동료이자, 목숨을 걸고 함께 싸웠던 동료였다.


‘잠시 묵념의 시간인가.’


예준은 고개를 숙이며 죽어간 사람들에게 예우를 갖추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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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그랜드 마스터는 해결했다. +1 24.06.04 343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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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그랜드 마스터는 돌아왔다! 24.05.30 500 1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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