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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 님의 서재입니다.

그랜드 마스터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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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moos_
작품등록일 :
2024.05.11 14:13
최근연재일 :
2024.06.25 16:3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27,992
추천수 :
513
글자수 :
240,136

작성
24.06.07 16:30
조회
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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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1쪽

그랜드 마스터는 받아들었다.

DUMMY

잿더미의 숲, 안전구역.


안전 구역에 도착하자, 분위기는 밝고 활기찼다.

오우거가 토벌되었다는 소식에 모든 사람들이 들뜬 상태였다.

헌터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축하하고, 안전 구역 내부는 작은 축제와도 같았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엄숙한 분위기는 존재했다.

여러 헌터들이 상처를 입었고, 몇몇은 돌아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토벌대가 안전구역에 도착하자, 거점에 있던 사람들은 그들을 환영하며 박수를 보냈다.

구역의 한쪽에서는 플렉스 길드의 고위간부 하나가 대기하며, 그들의 귀환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름은 정재훈,

그는 중후한 외모와 날카로운 눈매로 유명했다.

짧게 다듬은 은빛 머리카락과 항상 깔끔하게 정돈된 수트는 그의 세련된 스타일을 강조했다. 나이는 40대 중반으로 보였지만, 날렵한 몸매와 강인한 체력에서 루키 시절의 활력이 느껴졌다.


그의 오른쪽 눈에는 전투 중 입은 깊은 상처가 남아 있었고, 그 상처는 그의 험난한 과거를 암시하고 있었다.


정재훈의 분위기는 단순히 외모에서 오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차분한 말투와 신중한 행동 하나하나에는 무게감이 실려 있었고, 그가 내리는 결정은 항상 길드 전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는 항상 상황을 분석하고 최적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했으며, 이러한 그의 철두철미함은 많은 헌터들로 부터 신뢰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다들 고생했어.”


정재훈이 돌아온 토벌대를 반기며 말했다.

그의 말에 공격대장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며 얘기했다.


“돌아왔습니다.”


특히 우진이 그에게 반가운 표정을 짓고있었다.

이에 이동훈 헌터는 남은 자신의 팔 한쪽을 이용해 우진에게 어깨동무 하며 말했다.


“나왔다 보조개.”


그 둘의 모습에 예준 역시 기분 좋은 미소를 내비쳤다.

토벌대에 소속되었다는 그 소속감 때문인지, 괜스레 좋은 기분이 들고 있었다.


“잠시 휴식하고 자세한 보고를 듣도록 하지.”


정재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들의 복귀를 환영했다.

기절했던 헌터들 역시 서서히 깨어나면서 말이다.


*


거점의 안전구역 내부.

그 가장자리에 위치 한 길드의 휴게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앉아있었다.

이번 공략에 메인이었던 파티장 3인방과 더불어,

그들에게 보고를 들은 정재훈, 그리고 공략의 와일드 카드였던 예준까지.


휴게실 내부는 그렇게 작지 않았지만 그만한 인원이 들어차 있으니

당연하게도 좁게 느껴졌다.


정재훈은 테이블에 서서 하나하나 이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헌터들의 표정에는 피곤함이 묻어 있었지만, 그들 눈에는 자부심도 함께 있었다. 예준은 정재훈의 시선을 느끼며 자세를 바로잡았다.


“이번 오우거 토벌 작전은 성공이라고 보기에는 힘들겠군.”


그의 말대로 너무나 많은 희생을 치렀다.

50명이 넘는 공략 인원이 꾸려졌지만 살아서 돌아온 인원은 총 30명 남짓.

그것도 절반이 부상자였다.


“그래도 게이트의 위협은 제거되었으니.”


이번 토벌작전은 거의 플렉스 길드가 주도하고 있다고 봐야 했다.

대부분의 인원이 그 길드 출신이었던 만큼 그만한 보상과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공략할 때 버거운 점이 따로 있었나?”


그의 말에 우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일단 몬스터들이 지능적으로 움직였습니다, 단순하게 기습을 가하는 것이 아닌,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였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그의 말대로 이번 공략의 핵심은 몬스터의 조직적인 움직임이었다.

단순히 몬스터를 사냥하던 것과는 달리.

떼거지로 몰려다니며 서로 격돌하는 마치 전투와 같은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따로 있나?”


“없습니다, 아마 게이트에 대한 조사를 더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진의 말에 최유나는 얼음주머니를 머리에 비비고는 말을 이어서 했다.


“망할 박지훈은 안보였죠? 이번에 용병으로 고용한 녀석인데.”


“너희들이 처음으로 거점에 돌아온 인원들이라.”


“젠장, 도망치고는 얼굴도 안 비쳐?”


동훈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그를 생각하며 혀를 찼다.

이에 예준은 곰곰이 생각했다.

그 교전 현장에서 이탈했으면 그들이 갈만한 곳이 어디인지 말이다.


‘도망쳤다면 안전 구역으로 먼저 도착했을 텐데.’


그들이 먼저 도착하지 않았다면,

도출해낼 결과는 그들의 죽음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죽은 것 같네요.”


정재훈은 예준의 말에 깊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박지훈의 행방은 나중에 확인해보도록 하지. 그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대처니깐.”


예준은 조용히 그의 말을 들으며 상황을 정리했다.

안전 구역 내부는 여전히 활기찼지만, 그 안에는 무거운 분위기도 함께 존재했다.

정재훈은 잠시 침묵을 지키며 생각에 잠겼다. 그런 그를 보며 우진은 입을 열었다.


“이번 토벌 작전은 다소 혼란스러웠지만, 결국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모두가 최선을 다했으니, 이제는 회복과 재정비가 필요합니다.”


“맞아, 전사한 애들 보험처리도 해야 하고, 내 깨진 뚝배기도 회복해야 하고.”



최유나가 동의하며 자기 머리를 가리키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재훈은 다시 한 번 모두를 둘러보며 말했다.


“우선은 모두가 회복하도록, 하지만 그렇게 시간이 많지는 않아, 다시 정찰대를 꾸려야 하니깐.”


“게이트의 등급 변동 말입니까?”


“그래, 오우거가 나온 이상 이곳을 9등급 게이트로 내버려 둘 수는 없지.”


예준은 그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회의 내용은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스무스하게 잘 흘러가고 있었다.

여태까지의 상황 정리와 앞으로의 대처까지.


‘플렉스 길드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모르겠지만, 체계만큼은 확실하게 잡혀있네.’


예준은 그들의 체계를 인정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정재훈이 예준을 부르며 말을 걸었다.


“예준 씨?”


“네?”


그는 아주 조심스럽게 예준을 보고는 천천히 입을 떼었다.


“이번 오우거를 잡으셨다고 들었는데.”


“단순히 막타친 거라 생각하면 편합니다.”


그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마지막에 때린 건 예준이었으니깐.


물론 만전 상태의 그롬타르를 죽인 것도 예준이기는 했다.

그들이 죽어라 노력했기에 그 노력을 부정하지 않는 말을 해준 것이다.


사실대로 얘기하면 그들의 각오가 별 볼 것이 없어지기 때문에

그 말은 예준이 건네주는 배려였다.


“그래도 일개 판매원이 이 정도의 실력을 가지기에는 쉽지 않죠, 동훈이 인정할 정도라면 말을 다한 것이나 다름이 없으니깐요.”


길드의 고위 간부나 되는 사람이 판매원을 인정한다.

이것은 길드 역사내에서도 매우 드문 일이었다.

애초에 헌터 특채라는 것이 드문 것도 있지만.


“당신의 능력과 실력은 이번 공략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혹시 판매원 겸 용병으로서의 활동을 제안하고 싶은데 어떠신지?”


“어떤 용병 말입니까?”


예준의 질문에 그는 천천히 이번 계약의 내용을 읊어 주었다.


“길드의 임무를 맡으면서, 포션을 판매하고 전투가 필요할 때는 같이 참여해주시면 됩니다.”


“딱히 길드에 소속되는 건 아니군요?”


“아직 판매원의 신분인지라, 혹시 정식적으로 헌터 데뷔를 하고 싶으시다면 제가 직접 길드장에 말해 놓겠습니다.”


찬스가 다가왔다.

하지만 이 찬스에 경거망동해서는 안 된다.

최대한 침착하게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면서 적당히 튕기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했다.


“흥미가 있긴 한데···. 혹시 조건을 붙여도 됩니까?”


“무슨 조건인지?”


“우리 집은 좀 많이 가난합니다, 그래서 제가 학업을 포기하고 판매원 일하고 있죠.”


“...”


“저희 어머니의 병원비와 여동생의 학비를 대준다는 조건이면,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그건···. 좀 회의를 거쳐야 하겠군요.”


재야의 고수를 등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에게 들어갈 돈과 그가 벌어들일 이득을 저울질하는 것은 매우 중요했다.


“좋습니다, 일단 인지해두도록 하죠.”


정재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예준의 조건을 머릿속에 집어넣었다.


“그러면 이만 가보겠습니다, 정확한 계약 내용을 알려주시면 그때 다시 만나는 걸로.”


예준은 고개를 숙이며 그들에게 인사를 건넨 후 휴게실 밖으로 나갔고.

남은 파티장들과 정재훈은 빤히 예준이 나간 자리를 쳐다봤다.


“애새끼 맞아? 뭐 저리 성숙해?”


처음에 입을 연 것은 최유나였다.


“보통 인생사가 아닌 거겠지.”


이동훈 역시 그에 동감하며 말했다.


*


예준은 휴게실을 나와 안전 구역 내의 한적한 장소로 향했다. 그는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길드와의 계약은 큰 결정을 앞두고 있었고, 그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 순간, 뒤에서 다가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예준 씨!”


소라가 예준을 부르며 빠르게 걸어왔고, 곧바로 예준의 앞에 섰다.

그녀의 얼굴에는 간절한 표정이 담겨 있었다.


“무슨 일 있어요, 소라 씨?”


“저기···.”


그녀는 잠시 말하는 것을 머뭇거렸다.


“혹시 스승님이 되어주실래요?”


그녀의 말에 예준은 순간적으로 멈추었다.


“스...승이요?”


“네, 예준 씨는 배울 게 많아 보여서요.”


배울 게 많기는 할 것이다.

마나에 통달하고, 온갖 무예를 마스터한 그랜드의 자격을 갖췄으니 말이다.


‘내가 가르쳐줄건 많이 없을텐데.’


예준은 홀로 생각했다.

마나에 대해서는 통달했지만, 아직 기에 대해서 깨달은 것이 많이 없기 때문이다.


워 울프를 잡았을 당시에도, 그롬타르와 일기토를 펼쳤을 당시에도.

예준이 기를 잡아내기에는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완전히 통달한 것이 아니기에, 가르친다는 행위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저한테 배울 건 없을 거예요.”


그는 단호하게 얘기했다.

하지만 소라는 허리를 숙여가면서까지, 예준에게 부탁했다.


“부탁이에요! 수년간 받아본 피드백 중에서는 최고였어요, 제가 오우거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게...”


예준은 그녀의 말을 듣고는 심히 고민했다.

과연 본래 세계에서도 자신이 제자를 거두어도 되는지에 대한 생각이 든 것이다.


‘전쟁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던 와중, 예준은 자신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전쟁은 혼자서 모든 것을 이루어낼 수 없다.

개개인의 무력으로 그 전투를 이겨낼 수는 있어도, 전체적인 상황은 바꾸지 못할 것이다.


그 점을 뼈저리게 알고 있었고,

예준은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왔었다.


“...”


가족이 있는 세계에, 이세계와 똑같은 전쟁이 벌어진다면.

그 참혹한 풍경은 누가 감당할 것인지, 말할 수 없는 상실감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예준은 착잡한 심정이 들 수밖에 없었다.


“많이 빡셀겁니다.”


예준은 소라에게 말했다.

이에 소라는 기쁜 표정으로 예준을 쳐다보았다.


‘뭐 이쪽도 나름 재능이 있으니깐.’


예준은 그녀의 표정을 보고는 웃으며 생각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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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그랜드 마스터는 다른 게이트에 도착했다. 24.06.24 105 4 10쪽
46 그랜드 마스터는 정리했다. 24.06.23 137 4 10쪽
45 그랜드 마스터는 행사했다. 24.06.22 124 4 11쪽
44 그랜드 마스터는 모집했다. 24.06.21 130 4 11쪽
43 그랜드 마스터는 부여했다. 24.06.20 146 5 10쪽
42 그랜드 마스터는 들어보았다. 24.06.19 155 6 11쪽
41 그랜드 마스터는 대화를 나누었다. 24.06.18 166 6 10쪽
40 그랜드 마스터는 계약했다. 24.06.17 173 6 11쪽
39 그랜드 마스터는 쫓아갔다. 24.06.16 182 6 11쪽
38 그랜드 마스터는 다시 교육했다. 24.06.15 195 7 10쪽
37 그랜드 마스터는 추적했다. 24.06.14 199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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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그랜드 마스터는 등교했다. 24.06.12 217 7 10쪽
34 그랜드 마스터는 알아냈다. 24.06.11 212 7 10쪽
33 그랜드 마스터는 구입했다. +1 24.06.10 232 8 12쪽
32 그랜드마스터는 알아봤다. +1 24.06.09 255 7 10쪽
31 그랜드 마스터는 가르쳤다! 24.06.08 259 7 11쪽
» 그랜드 마스터는 받아들었다. 24.06.07 295 9 11쪽
29 그랜드 마스터는 갖추었다. 24.06.06 304 9 11쪽
28 그랜드 마스터는 수습했다. +1 24.06.05 339 11 11쪽
27 그랜드 마스터는 해결했다. +1 24.06.04 343 10 11쪽
26 그랜드 마스터가 등장했다. +1 24.06.03 366 9 12쪽
25 교전 +1 24.06.02 396 10 11쪽
24 그랜드 마스터는 일깨웠다! 24.06.01 417 15 11쪽
23 그랜드 마스터는 깨달았다. +1 24.05.31 463 13 11쪽
22 그랜드 마스터는 돌아왔다! 24.05.30 500 13 10쪽
21 개화 24.05.29 510 12 12쪽
20 그랜드 마스터는 조우했다. 24.05.28 537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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