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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 님의 서재입니다.

그랜드 마스터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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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moos_
작품등록일 :
2024.05.11 14:13
최근연재일 :
2024.06.25 16:3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27,990
추천수 :
513
글자수 :
240,136

작성
24.06.08 16:30
조회
258
추천
7
글자
11쪽

그랜드 마스터는 가르쳤다!

DUMMY

잿더미의 숲, 안전 구역.


안전구역의 한적한 곳에서 소라는 예준과 마주하고 있었다.

그녀의 표정은 결연했지만 약간의 긴장감이 섞여 있었다.

예준은 소라를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는 아직 기를 완전히 마스터 하지 못했지만, 마나에 대한 이해는 누구보다 깊었다.


“소라씨, 오늘부터 스승이 될 텐데, 말을 놓아도 괜찮을까요?”


많이 쳐봐야 고등생 정도의 외모를 지닌 예준이 말하자,

그녀는 잠시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미 스승으로 모시려는 시점부터, 나이에 대한 부심과 생각은 내던질 생각이었다.


“네, 스승님.”


“좋아, 그럼 수련을 시작하자.”


예준은 손을 내밀어 차원 술식을 열었다.

그러자 보랏빛 섬광이 다시금 펼쳐지며 그롬타르와 격전을 치렀던 장소가 눈앞에 펼쳐졌다.


“여기서는 시간이 흐르지 않아. 마나가 바닥나지 않는 한 계속해서 수련할 수 있어.”


“...마법 같은 건가요? 도대체 이건...”


그소라는 경이로운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마법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기에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는 이 광경이 그녀에게는 너무나 색다른 것이다.


“나만의 개인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편하긴 한데.”


“그때 오우거도 여기에서...”


“아무래도 그대로 싸우면 주변의 피해가 갈 것 같았거든.”


“결이 다른 강함... 저도 이 능력을 사용할 수 있을까요?”


그녀의 말에 예준은 뺨을 긁적였다.

직접적인 칭찬에는 살짝 약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기분 좋은 소리이니 나름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었다.


“마나에 대해서 잘 사용하고 깨우칠 수만 있다면, 술식을 몸 안에 집어넣는 것도 불가능은 아니지, 근데 죽을 각오는 해야할 거야.”


“술식이요?”


“그건 차차 설명해줄 테니, 오늘은 ‘마나’에 집중해보자고.”


예준은 손짓을 하며 천천히 마나에 대해서 설명해주었다.


“마나는 단순한 에너지 같은 게 아니야, 의지와 결합해 자신의 신체적 정신적 능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힘이지.”


“영양소 중 단백질 같은 거네요.”


“뭐... 비슷한 느낌이지, 다만 좀 더 직관적이랄까.”


예준은 허리춤에 있던 검을 꺼내고는 그대로 차원의 바닥에 꽂아 넣었다.

그러자 마나의 흐름이 변하며 작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마나를 느끼는 것, 그리고 그것을 몸속에 자연스럽게 흐르게 하는 법을 익혀야 하지.”


“굉장히 어려운 말이네요, 아카데미에서 배운 내용이지만, 그걸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을지는...”


“아까도 말했지만, 여기는 시간이 멈춰있는 곳이야.”


“...?”


“익힐 때까지, 무한으로 반복할 수 있다는 뜻이지.”


“저기... 조금만 쉬었다가...”


예준의 술식 안으로 들어온 순간,

임의로 부여되는 휴식 따위는 없었다.

그 기술을 마스터 할 때까지는 절대 반복만이 있을 뿐이었다.


“수련은 쉬는 게 아니야. 자, 시작하자.”


예준의 단호한 말에 소라는 입을 다물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예준은 그녀에게 마나를 느끼고 조절하는 방법을 반복해서 설명하며, 손수 시범을 보였다.

소라는 처음에는 여러 번 실패했지만, 점점 마나의 흐름을 느끼고 조절하는 법을 익혀갔다.


“너는 아직 마나의 흐름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집중력을 더 높여야 해. 그리고 마나를 다룰 때는 너무 힘을 주지 마.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해야 해.”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까, 아니면 몇 달이 지났을까,

아니 애초에 시간이 흐르지 않는 공간에서 시간을 세는 것은 무의미했다.


그렇기에 소라는 예준의 지적을 받아들이며 계속해서 연습했다.

그녀의 움직임은 점점 더 유연해지고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예준은 그녀의 성장을 보며 미소 지었다.


“움직임이 좋은데?”


“...죽겠어요.”


“딱 안 죽을 정도로만 시키고 있어서, 죽을 일은 없어.”

“스승님 T죠?”


“옛날에는 공감같은 거 많이 했는데, 사람 많이 만나니깐 바뀌긴 하더라.”


예준은 바닥에 꽂힌 검을 들고 자세를 잡았다.


“이제, 한번 대련해볼까?”


그 말에 소라는 긴장했지만, 결연한 표정으로 예준을 마주했다.


“오우거를 상대로 했던 것처럼, 마나를 내 몸에 흐르게 하고 공격해 봐.”


소라는 예준의 지시에 따라 마나를 온몸에 흐르게 하고 공격을 시작했다.

그녀의 움직임은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점점 더 유연해지고 힘이 실렸다.

예준은 그녀의 공격을 받아내며 지적했다.


“힘을 너무 주지 마.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해. 그리고 공격할 때는 마나의 흐름을 끊지 말고 유지해.”


소라는 예준의 지적을 받아들이며 계속해서 공격을 시도했다.

그녀의 움직임은 점점 더 세련되고 강력해졌다.

예준은 그녀의 성장을 보며 미소 지었다.


간만에 제자를 받아들이고 가르치는 느낌.

그리고 그녀의 재능이 만개하는 그 느낌.

그런 기쁨에 예준의 입가에는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시간이 좀 지나니깐, 나에게 칼날이 다가오기는 하네.”


“헉...헉...”


소라는 아주 곤죽이 될 것만 같은 숨소리를 내었다.

하지만, 예준의 훈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방어를 해볼까?”


“!!!”


소라의 표정은 몹시 볼만했다.

후회와 함께, 욕을 할까 말까 하는 그런 표정.

예준은 그런 표정을 참 많이 즐겼기 때문에 아주 좋은 징조로 받아들였다.

악에 받혀있으면, 그만큼 가르치기 쉬운 상태가 없기 때문이다.


캉! 캉! 캉!


소라는 예준의 피드백을 들으며 방어와 반격을 반복했다.

나이프를 통해 찌르고 베고, 회피하고 빈틈을 노리고.

마나를 사용하여 자신의 신체를 가속시키고 원하는 위치에 도약하고.


주변의 마나를 자유자재로 다루고 응용하면서, 나아가는 일격.

어지간한 헌터들보다 강력한 한방을 보유하게 된 소라는 끝내 지쳐 바닥에 나뒹굴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오늘이요? 얼마나 지났는데요?”


“시간으로만 따지자면 몇 년일지도, 세질 않아서 모르지.”


예준은 마지막으로 차원 술식에 있던 바게트 빵 하나를 건네며 말했다.

시간이 안 흐르니, 안에 있는 음식 역시 상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런 음식들을 먹어가면서 셀 수도 없는 시간을 이곳에서 보낸 것이다.


“내일도 훈련이...”


“있지, 아직 마무리 단계가 아니거든.”


예준은 교육방면에 있어서는 철저한 완벽주의자였다.

그랜드 마스터의 제자가 되려면 그 정도의 끈기와 열정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소라는 울먹이는 표정으로 예준을 쳐다보고는,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말했다.


“네....”


*


한편 그롬타르를 제압한 날 아침


하연은 오빠를 기다리다가 잠에 들었고.

결국 오늘은 홀로 아카데미의 등굣길에 올랐다.


그녀는 비각성자라는 이유만으로 많은 따돌림과 폭력을 당해왔고,

그에 대한 트라우마가 상당한 상태였다.


“그래도 요즘은 안 건드려서 다행이야.”


각성자 학생들은 그녀를 무시하고 괴롭히기 일쑤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들의 태도가 변했다.

하연은 아카데미에 도착하자마자 주위를 둘러보았다.


(은달 아카데미)


은달 아카데미는 현대적이면서도 웅장한 건물로 이루어져 있었다.

입구에서부터 학생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모습이 보였고, 그들의 표정은 다양했다.


어떤 학생은 급히 교실로 향하고, 어떤 학생은 친구와 대화를 나누며 웃고 있었다.

그러나 하연은 그들 사이에서 홀로 서 있었다.


‘오늘 첫 수업은 이론이네.’


이론 수업은 아카데미 내부의 각성자와 비각성자가 동시에 받는 수업이었다.

그렇기에 교실 내부는 항상 비 각성자를 괴롭히는 무리가 여럿 있었다.


교실 안으로 들어서자, 하연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들을 느꼈다.

그녀를 괴롭히던 학생들 중 일부는 고개를 돌리며 그녀를 피했다.

그들의 눈에는 예전의 당당한 눈이 아닌, 두려움이 담긴 시선이 보였다.


“저게 강하연인가?”


“맞아, 걔 맞아.”


작게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하연은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문득 한 학생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야 먼지 대가리, 보이지 말라니깐?”


고민철.

그는 아카데미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각성자였다.

최근의 소문을 모르고 있었던 그는 하연을 대놓고 괴롭히려 했다.

주변 학생들은 그의 행동에 놀라며 말렸다.


“그만둬. 너 몰라서 그러는 거야?”


“그래, 걔 건드리면 큰일 나.”


주변 친우들의 반응에 민철이 인상을 찌푸리자,

한 학생이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금태양 걔가 완전 작살 났잖아, 며칠 동안 학교도 안 나오고 있는데, 모르고 있었어?”


“금태양이?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어디 가서 존나게 놀고 있는 거 아니고?”


민철은 한껏 비웃으며 하연을 향해 손을 뻗었다.

주변 학생들은 더 이상 말리지 못하고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하연은 민철의 접근에 몸을 떨며 두려움을 느꼈다.

예준이 없을 때 그녀를 다시 괴롭히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내 뒤에 누가 있는지 다들 알고 있잖아? 다들 선배의 이름에 먹칠을 할 셈이야?”


민철은 아주 기세등등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

사실 그가 이렇게 당당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하연이가 비 각성자라 보호받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의 뒤에는 아카데미의 실세라고 불리는 견습헌터들의 사조직이 있었기 때문이다.

견습헌터들끼리의 친목을 도모하고, 미리 파티를 짜놓는 연습을 통해 경험을 쌓는 문화.


즉 아카데미 내부의 사조직 형성은 어쩌면 당연한 문화였다.

특히 견습 헌터들은 아카데미 고급반에 상주하면서 연습과 헌터 활동을 병행하고 있으니,

더더욱 그 사조직 문화는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사조직중에서는 지금과 같이 비각성자들을 혐오하는 무리가 여럿 있었다.

단순히 약하다는 이유만으로, 출신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는 것이었다.

그럼으로서 자신의 자존감을 채우는 질 나쁜 녀석들 역시 존재했었다.


“선배들이 말했잖아? 비 각성자는 짓밟아도 좋다고. 그렇게 해도 아무런 짓도 안 하잖아?”


하연이는 가만히 그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여태까지 그래왔었기 때문에 딱히 억울하거나 비참하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좆같은 년 진작에 씻고 다니지, 얼굴은 봐줄 만하네.”


‘욕이야 칭찬이야...’


그는 말과 함께 침을 내뱉었고, 그 침이 하연이의 옷에 묻어버렸다.

민철이 씩씩거리며 물러가자, 하연이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우며 자신의 책상으로 향했다.


‘집 가고 싶다.’


하연이는 울렁이는 감정을 뒤로한 채로, 가방에서 책을 꺼내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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