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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 님의 서재입니다.

그랜드 마스터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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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moos_
작품등록일 :
2024.05.11 14:13
최근연재일 :
2024.06.25 16:3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27,998
추천수 :
513
글자수 :
240,136

작성
24.05.28 16:30
조회
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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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글자
11쪽

그랜드 마스터는 조우했다.

DUMMY

“여기 트롤의 시체가 있고.”


예준은 천천히 걸어나가며 잿더미의 숲을 관찰했다.

방금 전에 지나간 트롤의 시체는 예준이 직접 상대한 녀석이었다.

한태성을 구해내고, 결국에는 직접 트롤을 죽여야만 했던 그곳.


“나머지는 고블린인가.”


예준은 주변을 한번 더 둘러봤다.

더 달라진 것이 있는지 한번 확인하는 것이다.


“마르코 혹시 감지되는 다른 마나가 있나?”


예준은 마나에 민감한 마르코를 사용하여,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조사하려고 했다.

마르코는 예준의 품속에 튀어나오자마자 모기 마냥 입을 쭉 내밀고는 대답했다.


“몰라! 난 모른다고!”


“갑자기 뭘 모르겠다는 거야?”


“시발... 왜 여기서까지 그 녀석들이 있는 건데.”


마르코의 욕설에 예준은 한차례 놀랐다.

그가 말하는 꼬락서니가 싸가지는 없어도, 욕설을 마구잡이로 내뱉는 녀석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녀석들이 누군데? 내가 아는 녀석들인가?”


“날 따라와, 아주 뭣 같은 마나를 발견했으니.”


예준은 그의 말에 날아가는 마르코를 따라갔다.

마르코가 빙빙 돌아다니면서 멈춘 곳은 잿가루가 잔뜩 날리고 있었다.

그곳에는 불 꺼진 재가 조금씩 이글거리며 시신에 남겨져 있었다.


“이 사람들인가.”


예준은 시신에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는 손으로 의복을 이리저리 만져보며 신상을 파악했다.


“길드는 플렉스, 8등급 헌터.”


예준이 가장 먼저 확인한 신원은 이서영이었다.

머리 쪽만 불타서 사라졌기 때문에, 가슴에 달린 명찰은 무사할 수 있었다.


“깔끔하게 죽은 편이네.”


예준은 잠시 이서영 양의 명복을 빌어주었다.

시신의 훼손 정도가 이 정도로 끝난 것에 다행이라 생각하며 말이다.


예준이 겪었던 이세계의 전쟁은 잔혹함의 극치를 달렸었다.

단순히 날붙이 맞아 죽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전사한 병사들의 수가 훨씬 많았다.


괴수들에게 뭉개지며 여러 사람이 섞여있는 고기 반죽.

마법에 바싹 튀겨지며 검게 그을린 채로 나무에 걸려있는 병사들.

머리가 떨어져 나갔지만, 사령 마법으로 인해 죽지도 못하고 달려드는 고인 모독의 끝판왕까지.


생각만 해도 속을 게워내고 싶은 장면들이 여럿 있었기에,

예준은 이 정도의 죽음을 맞이한 것을 다행으로 여긴 것이다.


“근처에 한 명 더 있지?”


“있지, 근데 그 녀석은 상반신 일부만 남았어. 신원 파악은 힘들 거야.”


“하체는 이곳 잿더미와 함께 사라졌겠네.”


예준은 쭈그린 자세에서 일어나 허리를 폈다.

그리고는 마르코에게 덤덤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떤 녀석인데.”


“마족, 그것도 고위 마족이 이곳에 갔다가 왔어.”


“불의 술식 인가. 그렇게 말하니 확실히 느껴지네.”


한동안 긴장감 없는 곳에서 활동해서 그런지 예준의 감각 무뎌져 있었다.

다시금 자신과 전장에서 합을 겨루던 마족의 마나가 느껴지니, 예준의 눈이 뜨이는 것이다.

그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사악한 마나가 점점 예준의 몸을 타고 들어왔다.


“이름은 기억나지? 그때 죽였잖아.”


“라비나 인페르노, 화염의 고위 마족.”


예준은 자신의 손을 한번 쥐었다가 폈다.

술식의 발동을 다시 한번 점검하는 것이다.


그랜드 마스터 시절에도 고위 마족은 상대하기 많이 까다로웠다.

마족이라는 종족의 특성상 마르지 않는 마나는 말 그대로 전쟁병기 그 자체였다.


마나 소모량이 큰 대형 마법을 펑펑 써재끼며 아군 적군 볼 것 없이 다 같이 갈아 마셨던 것을 생각하면 치가 떨렸다.


“분명히 그때 죽였는데.”


“부활마법이라도 발동된게 아닐까? 아우리엘님도 육신의 죽음을 초월해서 죽지 않는 상태가 되었으니.”


“고위 마족이 뛰어나긴 해도, 대마법사인 아우리엘과 비교할 바는 아니지.”


마족은 마르지 않는 마나를 바탕으로 싸우는 병기이지,

아우리엘 같은 마법사가 아니다.

마법의 극치를 일개 마족 따위가 깨우치고 있을 리가 없었다.


“고대의 존재가 이쪽으로 책임을 넘긴 건가?”


“그렇다면 그거대로 사고인데.”


예준의 추측대로라면 대형사고 이런 대형사고가 없었다.

자신이 죽인 고위마족들이 전부 이쪽으로 넘어온 것이라면,

예준이 있던 세계는 순식간에 전쟁에 휩싸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망할 그래서 나를 이쪽으로 보냈나? 자신들이 해결 못 할 일은 나에게 떠넘기려고?”


“신이라는 작자들이 원래 무책임하잖아.”


“엿이나 먹으라고 해, 감히 나에게 지들이 싼 똥을 치우라고? 여태까지 치워왔는데?”


확실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부릴 대로 부려 먹고는 자기네들의 쓰레기통에 내던진 것처럼 느껴졌다.


“진정해. 게이트를 완전히 박살 낼 셈이야?”


“후...”


예준은 심호흡을 하며 마음속을 달랬다.

그도 모르게 방출된 마나는 그대로 술식으로 적용되어 주변 환경을 먼지 더미로 만들어버렸다.


잿가루가 있는 대로 휘날리며 뿌옇게 가려진 시야 사이로.

예준은 마음을 진정시키며 숨을 가다듬었다.


“인페르노가 어디있는지 알 수 있나?”


“마나를 쫓아가면 알겠지만, 도중에 끊긴 걸 보니 마법적인 이동수단이 있는 모양이야.”


“귀환 스크롤인가.”


갑자기 마나의 흐름이 사라졌다면, 스크롤을 통한 귀환밖에 없었다.


쿵!


그 순간 예준의 뒤편에 묵직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익숙한 느낌에 그는 뒤를 돌아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오우거인가.’


4~5미터 정도의 큰 덩치와 함께 손에는 날이 넓은 큼지막한 칼을 들고 있는 녀석.

견갑을 제외하고는 상의에 방어구는 없었지만, 하의쪽에는 꽉 끼어 보이는 각반을 착용하고 있었다.


“이 녀석이 공격대가 찾고 있는 녀석인가?”


예준은 천천히 오우거를 훓어보았다.

보통 지성이 낮은 오우거와는 다르게 이쪽은 꽤 똑똑해보였다.

작은 인간을 보고서 달려들지 않고 천천히 관찰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었다.


“인간, 처음 본다.”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것까지, 역시 이 녀석은 단순한 개체가 아니었다.


‘처음 본다고 했지, 그렇다면 공격대가 찾는 녀석은 아닌 것 같네.’


공격대가 쫓고 있는 오우거는 헌터를 마주쳤고, 그 헌터들을 한번 격퇴했다.

즉 지금 예준 눈앞에 있는 녀석은 공격대가 쫓고 있던 것과 다른 개체였다.


“이 녀석들이 방어구를 만들 손재주가 있었나.”


아무리 오우거가 똑똑해진다고 하더라도 방어구를 만들 정도의 지능은 되지 않았다.

그렇다는 것은 누군가가 저 오우거에게 방어구를 입혀주었다는 이야기가 되었다.


“인페르노일 가능성이 높겠어.”


오우거에게 방어구를 입혀줄 만한 녀석,

지금 정황만 놓고 본다면 그 고위 마족밖에 없었다.


“인간 죽인다.”


“그럴줄 알았지.”


예준은 한숨을 내쉬며 자신이 들고온 검을 들었다.

지난 번의 트롤은 너무 어거지로 잡은 느낌이라 제대로 상대했다는 생각도 안들었다.


부웅!


먼저 칼을 휘두른 오우거.

칼의 궤적이 정확하게 예준의 상반신을 향했지만, 그 칼이 예준에게 닿을 리가 없었다.

아주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피해낸 예준은 다음으로 들어오는 공격을 자신의 손으로 막아내었다.


터억!


오우거가 잡은 칼의 손잡이를 밀쳐냄으로서 위력을 줄이고는,

곧바로 검을 오우거의 복부를 향해 찔러넣었다.

하지만 트롤때와 마찬가지로 검이 들어가지 못하고 그대로 튕겨져 나갔다.


‘쓰레기 검...’


예준은 속으로 생각하고는 재빠르게 공중을 돌며 오우거의 사정거리에 벗어났다.


“헤헤 공격 안 먹힌다.”


오우거는 역겨운 표정을 지으며 실실 쪼개대었다.

이에 예준은 무덤덤하게 반응하며 오히려 오우거를 도발해내갔다.


“그 느려빠진 발로는 힘들겠어, 뒤뚱뒤뚱 잘 걸을 수나 있어?”


“인간, 먹어주겠다!”


그러자 오우거는 입에 침을 잔뜩 묻히고는 발을 동동 구르며 달려들었다.

생각보다 빠른 스피드에 예준은 흥미롭게 오우거를 관찰하였다.


‘빠른데? 이세계의 오우거보다 훨씬 날렵해.’


큰 덩치와는 다르게 아주 빠른 이동속도.

오우거 같이 덩친 몬스터의 이동속도는 원래 인간보다 빠르긴 했다.

그 이유는 인간과 보폭이 달랐기 때문인데, 이동속도만 빠른 것이지 민첩하다고 볼 수는 없었다.


막상 접근전에 들어가면 공격을 맞추지 못할뿐더러 공격을 휘두르고 나서 제대로 균형을 잡지 못하고 쓰러지기 일쑤였다.


‘오우거 치고는 움직임이 깔끔하긴 했어.’


방금 전에 오우거가 날린 공격은 예준이 피하지 않았더라면 그대로 적중했을 것이다.

즉 다른 개체에 비해 지금 예준이 상대하고 있는 오우거는 상당히 기민하다는 뜻이었다.


“그럼 제대로 해볼까.”


예준은 무언가 결심한 듯 검을 다시 고쳐 잡았다.

그의 손끝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마나가 검에 스며들었다.

쓰레기 같은 검이라도 그의 마나가 깃들면 그 어떤 강철보다 강해질 수 있었다.


“기를 느껴라, 마나를 정제하고 술식을 억제한다.”


최대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던 대로,

예준은 자세를 잡았다.


예준은 검을 휘두르며 몸을 낮춰 오우거의 다리를 노렸다.

오우거는 빠른 반응으로 이를 막아내려 했지만, 예준의 속도는 그 이상이었다.

각반을 그대로 찢어내며 피가 뿜어져 나왔다.


오우거의 당황한 표정이 보이자,

예준은 피식 웃었다.


‘대충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은데... 그래도 많이 부족해.’


방금 술식을 최대한 억제했지만, 마나가 새어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즉 기라는 형질이 아직 까지는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인간! 먹는다!”


이에 녀석은 분노한 듯이 몸을 돌리며 반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예준은 이미 그 움직임을 읽고 있었다.

빠르게 오우거의 뒤로 이동하여 검을 등에 꽂아 넣었다.


“움직이지 마, 지금 검이 심장 근처에 있으니깐.”


“그르르.”


오우거를 상대로 질문을 한다는 것이 웃긴 일이긴 했지만,

그래도 예준은 그 오우거에게 물어볼 것이 있었다.


“후드를 쓴 소녀, 그게 너의 주인이냐?”


“내려와라! 인간!”


분명히 움직이지 말라고 경고했음에도,

그 녀석은 요동을 치며 몸을 있는 대로 비틀었다.

이에 예준은 차가운 검격을 그대로 오우거의 몸통에 박아넣었다.


푸쉬익!


피가 벌겋게 뿜어져 나오며 오우거는 넘어진 그대로 절명하고 말았다.

예준이 박아넣은 검격으로 인해 심장과 그 주변이 그대로 뻥뚤리고 만 것이다.


“이번에는 또 술식이... 역시 쉽지 않네.”


습관을 바꾼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마나를 검에 집어넣고 방출한다.

그 간단한 일도 그 사이의 과정에 어떻게든 술식을 집어넣어 행동하고 마는 것이다.


“죽였나?”


“죽었지.”


마르코의 질문에 예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자신의 검집에 검을 집어넣으며 얘기했다.


“결국 알아낸게 없었네.”


“뭘 알아낸게 없어 저 오우거가 한 가지 사실을 말했잖아.”


“뭘?”


“아주 감이 다 뒤졌네, 그래서 그랜드 마스터를 하겠어?”


예준은 그 오우거가 했던 말을 곰곰이 되짚었다.

인간. 인간. 인간.


“아... 그렇구나.”


예준은 녀석이 내뱉었던 한 가지 말이 떠올랐다.


‘인간, 처음 본다.’


그것으로 알아낸 사실.

이 게이트 내부에는 다른 오우거가 있다.


“다른 녀석에게 물어보면 되겠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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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그랜드 마스터는 갖추었다. 24.06.06 304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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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그랜드 마스터는 돌아왔다! 24.05.30 500 1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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