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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애 나 애기작가

나혼자 천마님과 함께 레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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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08.05 18:08
최근연재일 :
2021.08.19 23:0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1,689
추천수 :
32
글자수 :
89,797

작성
21.08.1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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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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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 통수, 그리고...(3) >

DUMMY

12화.


< 통수. 그리고...(3) >


최태식이 방패를 내세워 언데드 무리를 밀어냈다.

다행히 시기 좋게 놈들의 진입을 저지한 덕분에 상황이 아수라장에 이르는 것은 막았다.

정면 입구 또한 생각보다 좁아 최태식 혼자서도 대부분 마크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인 부분이었다.


-그어어어...!!

-크르...!!


최태식이 굳건히 방패를 들고 끔찍한 악취를 내뿜는 언데드 놈들의 공격을 막아냈다.

동시에 도발 스킬로 어그로 수치를 높이고 있으니 힐러 이단아의 버프가 그를 보조해내고 있었다.


“크윽......!”


“버텨요! 저놈들 생각보다 그렇게 안 세!”


한 차례 위기를 넘기고 나니 혼란 상태가 어느 정도 가셨다.

체계가 잡혀가며 할 만 하다는 것을 느끼던 헌터들이 조금 전의 일을 회상했다.


하마터면 제때 입구를 막지 못하고 놈들이 안으로 들어올 수도 있었던 위급상황.

감당하기 힘든 숫자의 언데드가 안으로 난입해 아비규환에 이를 뻔했다.

다수의 몬스터와 싸울 때 흔들림 없어야할 진형이 무너지게 되면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는다는 것을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진짜 위험했다...’


‘우진 씨가 잘 대처해준 덕분에 간신히 수습했어.’


‘테이머 녀석이 소리치지 않았다면...’


최태식은 자신의 목덜미가 싸늘해졌음을 느꼈다.

강우진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는 불 보듯 뻔한 일.

모두가 강우진에게 생명을 빚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좀비와 스켈레톤들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젠 무난하게 버텨낼 수 있다.

제대로 대처하기만 하면 최태식은 이런 공격에 쓰러질 헌터가 아닌 것이다.


“딜러들 대기해! 조금씩 거기로 보낼 테니까!”


싸울 수 있는 공간이 좁아 현 상태로는 진입을 막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한꺼번에 안에 들이기에는 부담되고, 최태식의 기량을 발휘해 일부만 안쪽으로 진입시키는 것이 최선이었다.


“간다!!”


“테이머, 보조 탱! 딜러들 딜 하세요!”


네 마리가 안쪽으로 진입했다.

안정을 되찾은 이단아가 지휘권을 돌려받고 지시했다.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적개심으로 불타는 놈들이 인간들을 뜯어먹기 위해 다가왔으나 크라임 ‘댕댕이들’과 홉고블린 ‘블링’에게 막혔다.

강우진이 테이밍한 몬스터들이 놈들의 움직임을 억제하는 사이, 오석과 박찬성이 사지를 짓이겨 놓는다.

그리고 이단아와 사이비가 마무리하는 과정이었다.


“파이어 에로우(fire arrow)!”


언데드 류의 몬스터는 여러 차례 부활하지 못하게 전신을 으깨어 놓거나, 성(聖)속성 또는 화염 계열 마법으로 정화시켜야 한다.


“턴 언데드(Turn Undead)!”


그렇기에 힐러에게 몇 없는 공격스킬이 적용되는 놈들이다.

이단아에게는 최고의 전장 중 하나라는 얘기였다.


-쿠어억...!

-켁!! 켁...!!


놈들의 신음이 터져 나오고, 정화되며 흙으로 돌아갈 동안 강우진은 구석으로 이동해 가만히 구경 중이었다.


세간에 알려진 테이머 특성상 육탄전을 할 필요도 없고.

찐보단 짭 테이머에 가깝기 때문에 몬스터들과 정신교감 같은 걸 하면서 조종하는 것도 아니다.

저 녀석들은 그냥 알아서 일행들 잘 보조하라고 시킨 게 전부인 것이다.


원래 이 파티의 리더로 나섰던 이단아도 정신 차려서 잘 지휘하고 있으니 문제없다.

그 덕분에 강우진은 그저, 팔을 대충 휘적거리는 시늉만 하면서 일행이 싸우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암-.”


오죽했으면 하품이 나올 정도!

자신이 나섰으면 그저 천마군림보 한 방이나, 진기를 운용해 슥슥 베고 다니면 끝날 일이다.

최태식 쪽을 봐도 훈수 둘 거리가 넘쳐난다.

저렇게 우두커니 서서 막고 있을 게 아니라 중간중간 공격이 들어오는 방향을 보고 밀쳐내며 일부를 쓰러뜨리기만 해도 체력소모를 줄이면서 훨씬 더 수월하게 버틸 것이 아닌가?


역시 하는 것 없이 남들 땀 뻘뻘 흘리면서 싸우는 것 구경하고 있으니 개꿀이 아닐 수 없다.


휘적, 휘적.


뭐, 그렇다 하더라도 파티원들의 피해는 별로 없었다.

언데드와 극상성의 이단아도 있고, 최태식도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탱커였기 때문이다. 그나마 힘을 못 쓰는 사람이라고는 도적 클래스의 오석 정도 뿐.

암살 폭딜을 넣으려 해봤자 이미 죽은 놈들이었으니 별 수 있나. 오석과 언데드들의 상성 또한 다른 방향으로 극상성인 탓이다.


상황이 얼추 진정되어 갈 때쯤, 테이밍 된 펫들 지휘하는 척을 하던 강우진에게 원거리 딜러 박찬성이 다가왔다.


“어휴, 하필 좀비랑 스켈레톤들이네요. 혹시 우진 형님, 이놈들 테이밍 해볼 생각은 아니죠? 아니, 애초에 언데드를 길들일 수 있는 건가?”


“제 스킬이 좀 특이해서, 하라면 못할 건 없는데 별로 하고 싶지 않네요.”


“다행이네요. 저도 이런 녀석들이 뒤에서 따라다닌다고 생각하면 끔찍하거든요!”


그렇게 강우진이 열심히 꿀을 빨면서 구경을 하고 있자니, 탱커 최태식이 마크하는 언데드 무리도 대부분 줄어들었다.

나름대로 치열했던 전투가 끝이 났다.


“좋았어!! 레벨 업이다!”


“헐, 추카염. 그럼 이제 몇 렙?”


“17렙 달성입니다. 3렙 더 올리면 2차 각성이라는 말씀!”


“힝, 전 어제 렙 업하고 와서 오늘 올리긴 그른 것 같은뎅...”


박찬성이 기뻐했다. 이번 전투로 거의 다 올려놨던 경험치를 모두 채운 모양이었다.

보통 통상적인 헌터들은 20레벨을 기점으로 추가 각성을 할 수 있다.

강우진 같은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아서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석 한곳에 모아서 제게 주세요. 협회 통해서 판 다음에 N분의 1로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네네. 알겠습니다.”


“아, 협회는 좀 짜게 주는데...”


“별 수 있나요. 협회 의무조항 때문에 모였는데 협회한테 팔아야죠.”


각자 언데드들을 정화하고 떨어진 마석들을 주웠다.

죽었다가 부활한 놈들의 종특상 해치우면 신체를 유지하던 마력이 흩어지며 가루가 되어 흙으로 돌아간다. 때문에 마석을 제외하고는 딱히 더 챙길 부산물도 없었다.

헌터들이 마석을 회수하는 동안 뒤에서 펫들과 쎄쎄쎄하며 시간을 죽이던 강우진에게 누군가 접근했다.

박찬성과 이단아였다.


“후~! 진짜 형님 덕에 살았습니다.”


“맞아요. 전부 정신 못 차리고 허둥지둥 대고 있었는데 우진 씨가 있어서 다행이에요.”


“예? 저요? 전 별로 한 것도 없는데요. 다 잘 싸워주신 여러분 덕이죠.”


“어머! 겸손하기까지? 요새 보기 드문 청년일세!”


이단아가 호호! 하고 입을 가리고 웃었다. 확실히 예쁘긴 했다. 성격도 독특하고.

그런 강우진을 유심히 바라보던 박찬성이 떠보듯 장난스럽게 물었다.


“오~ 이거 뭐지. 뭐지뭐지? 저 촉 되게 좋아요? 형님 혹시 이 단아한 미친년에게 마음이라도 생긴 겁니까?”


“가녀린 여자한테 무슨 막말이에요!”


“그런 거 아닙니다.”


“허억, 상처...! 대놓고 엄격 진지 근엄하게 까였어...!”


“이단아갘ㅋㅋㅋ까였ㅋㅋㅋ엌ㅋㅋㅋㅋㅋ.”


“너, 진짜 뒤질래?!”


참 재밌게들 논다.

잠깐 세에 추격전을 펼치다 이단아에게 잡힌 박찬성이 신슨의 한 장면처럼 목을 졸리고 있었다.

개그 프로를 보는 듯해서 강우진은 피식 웃었다.


엄밀히 따지면 강우진이 이단아에게 호감을 가진 것은 맞다.

그러나 그것은 저번 안내 데스크 여직원에게도 그랬듯, 이성 간의 교류가 극심히 적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외모도 굉장히 매력적인데, 이름부터 행동까지 반전매력 철철 넘치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지 않는 것도 이상할 것이다!

라고 강우진은 자기합리화를 했다.


‘아직 많이 부족한데, 내가 지금 연애할 때냐.’


때가 되면 어차피 좋은 인연이 찾아올 것이라는 낙관적인 생각을 하며 강우진은 모두를 불러 모았다.


“저기, 좀비 놈들 쳐들어왔던 방향에 발광석들이 켜졌습니다.”


처음 들어왔을 때 헌터들을 맞이해줬던 발광석도 다시 빛을 밝혔고, 언데드가 몰려왔던 정면 방향의 복도에도 불이 밝혀졌다.


“그러게요? 이쪽으로 오라는 것 같은데요?”


“던전이 인도라도 해주는 걸까요? 이런 식의 던전은 처음이군요. 들어와서부터 쭉이요.”


다들 신기해하던 도중, 갑자기 최태식이 강우진에게 물었다.


“이봐, 강 씨. 어떻게 할래?”


“네? 저요?”


“그래, 강우진 당신 말이야. 우리 중에 강 씨가 당신 밖에 더 있어?”


“그걸 왜 저한테 물으십니까?”


강우진이 반문하니, 최태식이 한숨을 쉬었다.


“지금 난 형씨 의견을 묻는 거라고. 솔직히 이거 함정 같잖아. 그냥 들어가? 여기서 당신 판단이 제일 이성적일 것 같은데, 다들 안 그래?”


“그건 그래요.”


“그러네요. 우진 씨가 한 번 말해 봐요!”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동시에 강우진에게로 몰린 헌터들의 시선.

강우진은 갑작스런 상황에 볼을 긁적였다.


“그냥 뭐... 대놓고 이쪽으로 오라는 느낌이 함정 냄새가 나기는 하는데, 어차피 길이 하나뿐이잖아요.”


강우진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오석 씨 트랩(trap)관련 스킬 있죠?”


“...있소.”


“좋습니다. 오석 씨가 선두에서 확인하면서 가는 걸로 합시다. 여기 그래봤자 등급 자체는 E급 던전이니까 그렇게 위험하진 않을 겁니다.”


강우진의 의견에 다들 흡족하면서 그렇게 하자고 했다. 그때였다.


‘저 놈 갑자기 웬...’


[느꼈느냐?]


‘예. 순간적으로 살기가 느껴졌습니다.’


[좋다. 감각이 나쁘지 않구나. 어쨌든 최태식 저놈. 뭔가 얕은 수작을 부리려는 것 같다.]


최태식이 구린내를 풍긴 것도 잠시, 오석 헌터가 심호흡을 하며 복도 안쪽을 향해 선두로 들어갔다.

아무래도 직전 전투에서 별다른 활약을 못해서인지 결연한 마음가짐이 보였다.

다른 일행들도 거리를 두고 복도로 진입하기 시작했고, 강우진도 펫들을 한 줄로 세워 진입했다.


***


복도로 진입한지 20여분이 흘렀다.

그동안 다른 마수들 또한 등장하지 않았으며 함정 따위도 없었다.

덕분에 일행들도 긴장을 풀고 노가리만 까면서 걸어온 참이었다.


“형님, 뒤쪽 보셨습니까...?”


“음? 뭐 나왔어?”


“아니, 그 사이비 씨가 자꾸 뭐라 중얼거리는데...”


“엿들었다고?”


그러면서 강우진도 박찬성에게 말을 놓게 됐다. 그가 워낙에 인싸스럽게 다가온 덕분이다.


“예예. 안 그래도 음침하게 생기셔가지고, 계속 뒤에서...”


“뒤에서?”


“최태식x박찬성이냐, 강우진x박찬성이냐 뭐 그따위 말로 소름 돋게 만든다니까요...?!”


“윽... 저 사람 그런 취향이냐...?”


흑마법사하고해도 그럴 듯하다 인정해줄 비주얼로 뒤에서 BL조합을 중얼거리고 있었다니...!

강우진과 박찬성이 소름 돋아 부들부들 대던 도중, 복도의 끝에 도달했다.


“다들 이제 긴장합시다.”


이단아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굉장한 세월에 부식된 듯, 낡고 커다란 쇠문이 일행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이 뒤가 바로 보스 방이라는 것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괴악한 문양이 문 전체에 덮여있다.

다들 긴장되는지 여기저기서 침을 꼴깍이는 소리 또한 크게 다가왔다.


“다들 정비하세요. 5분 뒤 진입하겠습니다.”


여기까지만 처리하면 클리어가 보이는 상황.

이단아는 침착하게 파티원들에게 해야 할 것을 지시했다.

풀렸던 긴장을 다잡고, 각자 다시 무장 상태를 점검했다.

그렇게 300초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 뒤.


“그럼, 열게요.”


-끼이익.......


최태식과 몇몇이 힘을 합쳐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점점 열리는 틈 사이로 보이는 무언가에 의해 일행의 입이 쫙 벌어졌다.


“미친...! 저, 저게 뭐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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