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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애 나 애기작가

나혼자 천마님과 함께 레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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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s
작품등록일 :
2021.08.05 18:08
최근연재일 :
2021.08.19 23:0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1,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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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글자수 :
89,797

작성
21.08.1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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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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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 통수, 그리고...(1) >

DUMMY

10화.


< 통수. 그리고...(1) >


강우진이 행한 것은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본디 살기殺氣란 죽음을 이해하지 못한 자는 낼 수 없는 기운이다.


본다 하여 본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안다 하여 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삶을 알고, 죽음을 알고, 그를 경험하여 그에 먹히지 않는 것이 그 시작이요,

죽음을 각오한 자만이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비로소 기를 낼 준비가 되는 것이다.


-딸꾹.... 딸꾹.......


마음의 감정을, 생각을, 눈을 통해 누군가에게 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의념. 정확히 하고자 함을 인식하고, 아는 것이 첫째이고.

의수. 그를 행할 몸 안의 기를 하고자 하는 것으로 움직임이 두 번째 단계다.


“사, 살려주십..... 딸꾹!”


“두 번 말 안하겠습니다, 점장님.”


마지막 단계가 바로 의전. 마음이 일면 저절로 기운이 반응하는 것이다.

검의 경지로 따지면 신검합일의 경지. 내가 곧 기운이고 기운이 곧 나이니 행하고자 하는 대로 자연스레 할 수 있는 것이 의전의 단계였다.


강우진의 경우에는 내력을 무의식중에 끌어올려 살기를 담은 안법을 구사한 셈이다.

천마가 몸소 자신의 몸으로 천마군림보를 행할 때 느꼈던 무언가를 무의식적으로 체득하고 스스로의 경험과 합일하여.

미숙하지만 결과적으로 천마가 했을 법한 일을 해냈다.


“잘 좀 부탁드립니다. 예?”


“네네, 넵!!! 성심성의껏 모시겠습니다, 손님!”


어설프게나마 의전의 단계에 다다르다니.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은 격이다.

천마가 연신 웃음을 터뜨렸다.


[제 까짓게 뭘 한지도 모를 테지만, 재미있구나!]


***


살아생전 괄시라고는 단 한 번도 받아본 기억이 없을 천마님께 저런 더러운 눈깔을 굴리다니.

설령 받아도 그 즉시 되갚아 최소 이승탈출 넘버원을 손수 실천하시던 천마와 그의 화신으로 활동할 강우진에게 저 판다 점장의 행실은 도저히 넘어갈 수 없었다.


손으로만 싸바싸바 하고 있지, 속으로는 ‘돈도 없는 거렁뱅이구만’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이마에 쓰여 있는 점장.

최소한 눈에 보이게끔 하지는 말았어야 할 것 아닌가.

사람을 봐가면서 재야된다는 교훈을 알려줄 필요가 있었다.


“이, 이쪽으로 모시, 모시겠습니다!”


이후 강우진과의 강렬한 눈빛교환을 당한 판다 점장은 말까지 더듬어가며 열의를 다해 물건들을 설명했다.


아무튼 각성자들의 대해 다시 설명해보자면.

자신이 각성한 능력에 따라 ‘탱커’, ‘딜러’, ‘힐러’, ‘서포터’ 등으로 나뉘고, 깊이 들어가면 ‘딜러’가 ‘근접 딜러’와 ‘원거리 딜러’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 중간에 폭딜형 암살자 같은 유형도 존재하는 편이었다.

강우진은 일단 근접 딜러 쪽에 속하는 편이며 대외적인 능력인 테이머는 서포터 겸 딜탱의 역할을 하는 이색적인 유형에 속했다.

때문에 그런 조건들이 어느 정도는 부합하는 장비들을 구해야 하는 것이다.


강우진이 판다 점장의 설명을 들으며 눈에 들어오는 검을 집어 들었을 때, 천마가 물었다.


[검을 사려는 것이냐.]


“에-. 검이 제일 낫지 않을까요. 좀 익숙하기도 하고, 저번에 쓰던 건 협회가 환수해갔으니까.......”


[테이머로 위장하려는 전략을 유지하려면 저번에 데리고 나온 크라임을 끌고 다니며 사냥할 생각이겠지. 이 또한 맞느냐.]


“맞습니다.”


[풜 풱투Perfect. 그렇다면 장창을 사거라.]


천마가 말했다.


[알고 있는 좋은 마상창법이 있다. 엄밀히 따지면 말을 타고 다니는 것이 아니긴 하겠지만, 적응되면 효율이 좋을 듯싶구나.]


“오.”


강우진은 자연스레 상상했다.

몸길이 3미터에 육박하는, 성체 하마에 준할 크기를 가진 늑대형 생명체의 등에 올라타 창을 휘두르는 자신의 모습을!


‘캬! 이거 완전 장군 아니냐!’


그건 아니다.

하지만 무릇 삼국지의 세계에 빠졌던 남성들이라면 말을 타고 용맹하게 무기를 휘두르는 여포, 관우, 장비, 조운의 멋진 모습에 매료됐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강우진은 ‘여포빠’였다.


“이봐요, 판다 점장! 방천화극은 없습니까!”


“예에에에?!”


창고에도 그런 건 없었다.


***


강우진이 천마와 만난 지도 어느덧 두 달째.

장비를 구매하고서도 벌써 한 달이 넘었다.

이제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는 6월인지라, 강우진은 용인에 위치한 테이머 전용 기숙사 안에서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은 채로 널브러져 있었다.


“에어컨 최고야... 밖은 너무 더워. 이불 밖은 위험해!”


[그럴 시간에 신공이라도 돌리거라. 또또 게을러져가지고 수련도 안하고,,, 허구언날 누워있기만 하고,,, 라떼 이즈 홀스Latte is horse다, 이놈아. 나 때는 안 그랬어.]


“에에-. 누가 옛날 분 아니랄까봐, 꼰대십니까...? 어제까지 진짜 열심히 살았다고요! 자부합니다! 전 열심히 살았어요!”


그러니까 오늘은 쉬어도 되잖아!

강우진은 그렇게 주장했다.

그럼에도 혀를 차며 자신의 무용담을 들려주는 천마에게 질색한 강우진은 귀를 닫았다.

오랜만에 즐기는 달콤한 휴식을 누려야만 한다!


“블링아, 나 달달한 아이스티 한잔만.”


-알겠습니다, 고륵.


강우진의 노곤노곤한 한 마디에 구석에서 쭈그려 있던 고블린 한 마리가 일어나 주방으로 향했다.

그냥 고블린도 아니고 무려 홉고블린이다. 홉고블린이 아이스티나 타러 돌아다니는 것이다.


====================

이름 : 블링

종족 : 홉고블린 충성도 : 100%

레벨 : Lv 1

====================


부직업 마수조련사와 시스템의 영향을 미쳐 펫으로 등록된 녀석이다. 물론 그 전에 굴복시킨 크라임 일곱 마리 또한 등록되어 있었다.


‘저 녀석 또한 숨 가쁘게 생활한 시간의 흔적이지. 암암.’


강우진이 블링이라 이름 붙여준 녀석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인간에 가까운 지성체라 그런지 말도 좀 통해서 좋다. 하수인으로 써먹기 참 좋은 녀석이었다.

고블린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으니 천마가 미친 놈 보듯 고개를 내젓고 있지만 무슨 상관인가.

크라임 놈들은 짐승이라 그런지 말귀를 알아먹긴 하는데 기초적인 의사소통만 오간단 말이다.

이름을 블링이라 한 이유는 딱히 없다.

고블린 블린 블린 블링이 된 것 뿐이니까. 이름만이라도 블링블링 해지라고 한 탓도 있다.


강우진은 빈둥빈둥 바닥을 굴러다니며 생각했다.


‘스테이터스 창.’


-띠링!

====================

이름 : 강우진

직업 : 무인 특성 : 천마의 제자

레벨 : LV 12

[스탯]

근력 : 14 -> 23 체력 : 20 -> 29

민첩 : 20 -> 29 지능 : 17 -> 26

기력 : 23 -> 77

( 분배 가능한 스탯 포인트 : 0 )

++천마신공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레벨 업시, 올스텟+1이 적용됩니다.

====================


캬! 보이는가.

올라간 레벨과 늘어난 스텟들의 화려함이!

심지어 기력 스텟은 세 배 이상 늘어났다.

추가 포인트를 모두 쏟아 부은 덕분이다.

지난 한 달 동안 정말 뭐 빠지게 달려왔음을 알려주는 메시지였다.


천마신공은 신공대로 열심히 수련했으며, 크라임 녀석들과 합격술을 연마했다.

되는 데로 던전에 들어가 레벨을 올리고, 괜찮은 몬스터를 찾아 천마군림보로 테이밍 했다.

그렇게 얻은 마석과 부산물들을 팔아 열심히 돈도 벌었다.

텅 비어있던 통장 잔고도 5천만 원대로 채워놨다는 말씀.


‘확실히 짐꾼 생활할 때보다 수익이 다르단 말이야.’


아무튼 이쯤 했으면 하루 정도는 쉴 때도 됐지. 열심히 살았다.

그러는 와중에 전화가 왔다.


“승호네? 아, 잘 처리된 모양이군.”


돈 번 김에 정승처럼 쓰자고, 이번에 승호 1인실로 바꿔주고 이것저것 안에 넣어주긴 했다.

동석 아제 통해서 진행했는데, 그게 마침 오늘 처리된 모양이다.

강우진은 통화버튼을 눌렀다.


-형!! 지금 시간 되지? 아니, 되어야 돼. 지금 여기...!!!


“그래, 사랑하는 동생아. 그거 내가 한 게 맞단다.”


-뭐, 잘못 먹었어...?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이게 다 뭔데! 어떻게 된 거야!!!


녀석. 당황했군.

강우진이 실실 웃으면서 물었다.


“그래서 싫냐?”


-당연히 좋지! 좋은데...!


“걱정하덜 말어. 형이 발바닥 땀띠 날 정도로 열심히 일해서 넣어준 거니까 잘 쓰고.”


-형...!


”그 뭐냐, 게임기는 잘 몰라서 요즘 유행한다는 걸로 샀고, 컴퓨터도 롤이나 베그 같은 건 다 깔아놨을 거다.”


-형...!!!


“USB도 같이 넣어놨으니까 잘 챙기고. 그 직박구리 폴더 안에 너 좋아하는 미카미 유...”


-거기까지!! 닥쳐!!! 알겠으니까 그만!


“알겠다, 쿡쿡... 뭐 더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해. 아제 통해서 넣어줄게.”


-알았으... 고마워, 형. 다치지 말고.


“그래~.”


전화가 끊겼다.

승호 녀석, 안절부절 못하는 것 보면 나름 귀여워서 더 놀리고 싶어진단 말이지.

저런 놈을 누가 데려갈까 신부 얼굴 좀 보고 싶었다.


[동생 걱정할 때가 아닌 것 같구나. 너나 잘하거라. 본좌는 네 나이 때 경국지색의 여인들과 뜨거운...]


“아 쫌!!! 라떼 이즈 홀스 스탑 플리즈!!!”


훅치고 들어오는 천마의 묵직한 펙트에 강우진이 폭발했다.

자기 나이 대에 경국지색 여인들과 뜨거운 걸 해봤으면 얼마나 해봤다고 생색인가.

잠깐, 계속 듣고 있었으면 ‘천마 야설록’ 이런 것 마냥 들을 수 있었던 건가? 들어볼 걸 그랬나?


[듣고 싶느냐? 어디 한 번, 읊어주랴?]


“아, 아, 아닙니다! 젠장, 빨리 폭업해서 인어라도 테이밍하러 가야 되는 건가. 인어가 그렇게 예쁘다던데. 아니지, 몽마족에게 천마군림보를 쓰면...!”


[추하구나, 강우진.]


“크흐흑...!”


아무튼 강우진은 홉고블린 ‘블링’이 가져온 아이스티를 마시며 온갖 잡생각을 털어버리고 다시 마음먹었다.

그동안 힘들었지만 보람찬 시간을 보냈다고.

오늘만 쉬고. 잘 충전해서.

다시 성장하러 가볼 생각이었다.


“가만 보자, 내일 일정은 협회에서 보낸 공지 때문에 위쪽 경계구역에 가야 되는군. 의무니까 뭐... 귀찮지만 가긴 해야지.”


내일은 협회로 간다.


***


- 속보 입니다. 최근 하급 던전을 중심으로 일명 뒤치기 범죄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협회 주관으로 이루어지는 파티 매칭 시스템을 통해서도 범죄를 저지를 만큼 문제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어두컴컴한 밀실.

가구배치 상 취조실에 가까운 공간에 담배연기가 자욱하다.

그 안에서 헌터 전문 방송사 헌터스 투데이의 속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


티비를 보던 정체불명의 그림자가 조용히 리모컨을 들어 전원을 껐다.


“한창 잘보고 있었는데, 왜 끄십니까.”


“이미 다 아는 내용 들어서 뭐하나. 동종업계 소식 듣는 것 밖에 더 되는가?”


“재밌지 않습니까. 아둥바둥 잡아보겠다고 저리 노력 중인데.”


그림자 하나가 음산하게 웃었다.


“됐고. 이 녀석들 맞나.”


알 바 아니라는 듯 한쪽이 핸드폰을 들이 밀었다.

화면에 띄워진 여러 사진과 정보들.

그 중에 강우진도 있었다.


“맞네요. 최근 각성한 6급 헌터. 테이머 강우진, 5급 힐러 이단아, 6급 탱커 강태식, 6급 원딜러 박찬성, 7급 마법사 사이비. 다 조사하셨군요?”


“일을 벌이는데 타겟을 모르면 쓰나.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백승일 터. 내일이 기다려지는군.”


“잘 해보십쇼. 큭큭...”


모종의 계획을 세우는 그림자의 은밀한 계획.

그러나 그는 모르고 있었다.

강우진이 어떤 인간인지. 그리고 강우진을 한낱 테이머로 생각한다면 얼마나 큰 코 다칠 수 있는지를.

그렇게 각자의 밤이 지나갔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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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천마님께서 말씀하신다. (1) > 21.08.05 172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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