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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애 나 애기작가

나혼자 천마님과 함께 레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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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08.05 18:08
최근연재일 :
2021.08.19 23:0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1,740
추천수 :
32
글자수 :
89,797

작성
21.08.05 18:18
조회
139
추천
2
글자
11쪽

< 천마님께서 말씀하신다. (2) >

DUMMY

[그렇다면 본좌와 계약을 하자꾸나.]


그와 동시에.

강우진의 시야가 번쩍- 하고 빛에 물들며.

살아서 나갈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을 하던 오케이라 말할 준비가 되어 있는 강우진의 일념과 정체불명의 그의 기운이 계약이라는 이름 아래 순식간에 얽혀들었다.

그러자 강우진은 온몸의 긴장이 풀리며 의식을 잃었다.






< 천마님께서 말씀하신다. (2) >






강우진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 뜻은 무엇인가. 깨어 있는 상태에서 자기 자신이나 사물에 대하여 인식하는 작용을 못하게 되었다는 뜻이 아닌가? 분명 의식을 잃었는데?


강우진은 그 사실을 자각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당황스럽고 어리둥절한 상황 되시겠다.


“몸이 형편없군. 잘도 이런 몸으로 살아왔어. 대신 기는...”


강우진은 자신이 정신을 잃은 채로, 자신의 몸을 바라보고 있었다.

말이 좀 이상한데, 정말 말 그대로의 의미였다.

귀신이 된 것처럼 유체이탈을 한 느낌도 아니고... 예를 들어보자면.


그래, 어두운 방에서 불 끄고 TV를 보는 것 같았다.

어찌 보면 영화 인터X텔라의 주인공이 책장 뒤에서 과거의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장면 같기도 하다.

더 비슷한 것을 찾아보자면... RPG 게임에서 플레이하는 캐릭터를 바라보는 것 같은 시점이랄까.


아무튼 강우진은 자신의 몸이 멋대로 움직이며 중얼거리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시청하는 이상한 경험을 하고 있었다.


“그래. 기는 풍부한 건가. 골격이 형편없는데 혈은 나름 깨끗하다니. 요상한 녀석일세.”


강우진의 몸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손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몸 어딘가를 살펴보다가 끝에는 내장이 보이는 상처에 손을 대고 쿡쿡 찔렀다.


-스스스스...


그러자 순식간에 흐르던 피가 멈추고 상처가 저절로 아물기 시작했다!


‘세상에...’


기가 막힌 모습에 강우진이 놀라 당황하는 사이, 그의 몸이 또다시 중얼거렸다.


“이 정도면 됐겠지. 이런, 시간이 끝났나. 그럼 다시 이야기를 나눠보자꾸나.”


그 모습을 구경하며 당황하고 있던 강우진은 또다시 갑작스럽게 자신의 몸으로 빨려 들어감을 느꼈다.

그러자 눈 깜짝할 세에 의식을 되찾았다.


‘방금 대체 무슨...’


강우진은 무의식적으로 다쳤던 배를 바라봤다.

곧 죽을 것 같이 심각하던 상처가 아물었다.

고통마저 없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면 적어도 상처 때문에 죽을 일은 없어 보였다.

눈앞이 빙글빙글 돌고, 대략 정신이 멍해지는 이 상황에서.

강우진의 머릿속에 다시금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당황하지 말거라. 네 녀석은 본좌에게 잠시 몸을 맡긴 것뿐이다.]


“아니, 대체... 당신은 누구십니까?”


[본좌는 천마, 진설우다!]


“처, 천마란 말입니까...?”


무협소설에서나 보던 천마. 그와 6년차 짐꾼 강우진이 만난 순간이었다.


***


강우진이 아는 천마라는 존재는 무협 장르의 가히 절대적인 힘을 가진 인물이다.

보통 신 무협소설을 기준 정파, 사파, 마교. 통칭 정사마로 진영이 나뉘는 세계관 아래 마교의 교주이자 무림제일의 무력을 가지고 있었다.

강자지존, 힘이 모든 것의 기준이 되는 마교에서 대빵을 먹은 것으로 모자라 별호부터 감히 하늘을 칭하는 천天을 담은.

천마라는 오만방자한 이름을 사용하는 절대자.

악인이지만 특유의 호쾌함과 시원시원한 행동으로 많은 소설과 만화에 비중 있게 등장하며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설정이었다.


그런데 그런 천마가 실제로 존재했단 말인가.

실재하는 천마라고는 난초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 ‘천마’밖에 없는 것 아니었는가...?!


‘아, 이럴 때가 아니지. 일단은...’


강우진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잡생각을 털어냈다. 천마라는 말에 감상에 젖을 때가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는 성격과 바퀴벌레 같은 생존력은 강우진의 가장 큰 장점.

그는 생각했다.


‘일단 감사 인사부터 하는 것이 맞겠지.’


강우진은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뭐가 뭔지 잘 모르겠고, 일단 은혜를 입은 것은 확실해 보이니 인사를 하는 것이 도리에 맞다.

강우진은 최대한 공손한 어투로 스스로를 천마라고 밝힌 이에게 감사를 표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네요.”


천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별것도 아니다. 살려주는 걸 바탕으로 계약을 했으니 살린 것이다. 주는 것이 있으면 받는 것도 있어야 되는 법이지. 본좌는 계약자가 필요했고, 그 계약자가 죽어간다. 그래서 살린다. 싐플simple하지 않나? 이것을 요새 말로 긔브 앤 테잌크give and take, 라고 한다지?]


잠깐.

simple...? give and take...?

심지어 저 혀를 굴리는 게 오지고 지리고 렛잇고 부르는 L사 뺨을 쳐서 마이크 빼앗아 오페라를 부를 것만 같은 발음은 대체...

강우진은 순간 귀를 의심하며 되물었다.


“심플... 기브 앤 테이크... 맞긴 맞는데... 영어도 할 줄 아십니까?”


무림지존의 천마가 영어를 쓴다니. 그게 대체 뭔 소리야?

천마가 별 것도 아니라는 듯 답했다.


[요즘 그, 글뤄벌global, 시대지 않느냐. 선계에서 반강제적으로 떨궈지기 전에 그쪽 출신 색목인이 속성으로 내게 일러주었다. 이 몸이 못하는 것은 없는 법이지.]


“그, 글로벌... 그렇군요.”


[허허, 사용하지 않던 언어를 내뱉으려니 조금 어색하구나. 너는 그저 본좌의 유능함만 알면 되는 것이야.]


천마의 목소리에는 실로 자신감이 넘쳤다.

실제 그의 일생에서 스스로 하고자 한 것을 못 해낸 일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거기에 남자의 가오 한 스푼만 얹어주면 못하는 것이 없다는 말은 실언이 아닌 것이다.

보라. 만리타국의 언어조차 어느 정도 깨우치지 않았는가?


‘이거 완전...’


강우진은 천마의 자신 있게 내뱉는 영어의 어눌함에 자연스레 연상되는 하나의 이미지를 부정할 수 없었다.


영어를 쓸 때의 그의 말투, 그 특유의 억양...!


강우진은 모리타 카시를 떠올린 것이다.


과거 꽤나 재밌게 봤던 이병현과 김대리 주연의 드라마, 미스터 신사인.

작중 주인공의 일본인 친구로 나왔던 모리타 카시의 발음이 굉장히 우스꽝스러워 재미를 주던 대사.


시간 괜차나? 커피 한좐 할꽈. 고졸하지 말골.


“근데 말이야, you진. 이거 원래 니꼬자나...”


[뭐라?]


“아, 아닙니다... 하하하.”


강우진은 무림세계의 그 극악무도하다는 천마가 어눌하게 영어를 섞어 말한다는 것에 조금 웃음이 나왔다.


‘내가 그날 이후로 웃었던 적이... 있었나. 모르겠네.’


죽음의 문턱까지 간 것도,

살아난 것도,

정체를 알 수없는 기적을 만난 것도,

실은 그것이 천마라는 것도.


한 가지만 겪어도 정신없을 마당에 많은 일들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혼란스럽고 복잡했던 일들이 얼추 마무리되자 긴장이 풀린 것일까.

강우진의 입가에는 미소가 머금고 있었다.


‘그래, 그것이 뭐가 중요할까.’


강우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죽어가던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정체불명이 스스로를 천마라고 하는데 그럼 그렇게 알아야지.

그의 말이 진짜인가 아닌가를 따질 상황이 아니다.

그렇지 않기에는 강우진 스스로가 너무 약했다.

세상은 이미 10년 전에 격변했고, 몬스터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현실. 그 약육강식의 순리에서 도태되었던 강우진이다.


‘세상이 이 모양 이 꼬라지가 된 시점에서 내가 이해 못할 것도 없지.’


그가 누구든 그는 강우진의 은인이고, 그가 천마라 자신을 칭했고, 그가 어눌한 영어를 쓰는 것에 의문을 가질 필요는 없었다.

그냥 그렇게 알고 있으면 되는 것이다.


[듣거라. 본좌는 과거 우화등선 하여 마선이 되었다. 다만 말할 수없는 문제가 생겨 선계에서 나오게 되었지...]


천마가 입을 열었다.

천마의 이야기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천마는 모종의 이유로 선계에서 나왔고, 다시 돌아가려면 계약자를 찾아 그를 도와야 한다는 것.


뭘 더 어떻게 돕고, 어떻게 해야 되느냐에 대한 말은 아직 해주지 않았지만 지금은 중요치 않다고 넘어간 상태였다.


[자, 이것부터 시작하자꾸나.]


천마가 자신의 계약자에게 해줄 첫 번째 선물을 골랐다.


[우선 네 녀석에게 무공을 전수해 주도록 하마.]


“오오... 무공을 가르쳐 주시는 겁니까?”


[네 녀석은 이제 본좌의 계약자다. 그 말은 곧 네놈이 본좌의 화신이라는 말과 같지. 그러니 네가 천마신공을 익히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느냐.]


천마의 계약자가 천마신공을 쓰는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강우진은 처음부터 배우기엔 무리가 있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들었다.


“천마신공! 그런데 무공에 대해 전혀 모르는 제가 배워도 문제없는 건가요? 무협지에서 보면 그것도 일단은 마공일 것이고... 흔히 나오는 삼재심법 같은 것부터 시작하는 게...”


[오? 삼재심법을 아느냐? 그래. 네 말도 맞다. 허나 본좌가 알아서 해결할 터이니 걱정 말고 생각을 비우도록 해라.]


직접 넣어줄 것이니.

천마는 마지막 말을 묵히며 강우진의 머릿속으로 천마신공에 대한 지식을 직접 주입하기 시작했다.


“오오... 음?!”


천마님 말씀이니 믿겠다며 눈을 감고 앉아있던 강우진에게 찾아온 요상한 느낌.

상당히 요상한 무언가가 머리에 자리 잡는 신기한 느낌에 흥미로웠던 것도 잠시.


"크헉!!! 웁...! 우욱...!"


갑작스레 찾아온 고통이 강우진을 괴롭혔다.

깨질 것처럼 지끈거리는 머리와 더불어 심한 멀미를 하는 듯 입은 구역질을 했다.


무지했던 압도적인 양의 지식이 강우진의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여간다.

방대한 양의 정보가 그의 무의식 곳곳에 자리를 잡아갔다.

거기서 이어지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했다.


척수와 중추신경계의 곳곳으로 파고들어와 온갖 신경세포를 과부하 시키는 짜릿한 고통!

강제로 뭔가를 깨달아가는 느낌이 이런 것일까!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깨달음 팝콘이 튀겨졌다!


빠직! 빠지직!


천마는 고통에 몸부림치는 강우진에게 별 것도 아니라는 듯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원래 네 녀석 같은 무인이, 아니 무인이라고 할 수도 없는 평범한 인간이 천마신공을 익힌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지. 허나 시스템의 도움이 있다면 불가능도 가능케 만들 수 있더구나.]


“큭... 칽! 읕...! 으앑!”


[본래라면 네게 맞는 수준의 무공부터 천천히 나가는 것이 순리겠지만, 본좌의 기반이 또 마교지 않느냐. 쉽게쉽게 가자꾸나.]


천마는 껄껄하고 웃었다.


[고통을 즐기거라.]


“끄아아아아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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