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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애 나 애기작가

나혼자 천마님과 함께 레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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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08.05 18:08
최근연재일 :
2021.08.1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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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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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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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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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 귀환 (3) >

DUMMY

9화.


< 귀환. (3) >


헌터가 되기 위한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처음부터 완벽한 엘리트 코스를 밟던가.

개천에서 용이 될 정도로 구르던가.


엘리트 코스를 설명하자면.

기득권층의 돈을 처발라 자녀들, 혹은 본인들의 신체검사를 받아 마력 감응도를 측정해서 가능성이 보이는 자들을 그들만의 사관학교로 입학시킨다.

그리고 평균 4년에 걸친 몬스터, 던전 등에 대한 특수교육을 받고 자신의 재능만큼의 헌터능력검정시험을 합격해 졸업을 하게 되는 것이다.


던전 브레이크 발발 후 근 10년 만에 만들어진 학연 지연 혈연 사회의 끝판 왕이라고 볼 수 있다.


처음부터 받을 수 있는 지원이라는 지원은 전부 받고.

전문화된 최신 정보로 이루어진 몬스터 ‘습성’, ‘특성’, ‘약점’ 같은 자료를 얻을 수 있으며.

졸업해도 연으로 이어지는 상위 길드에서 편한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변호사 쪽으로 보면 로스쿨 같은 개념이라 서민 출신은 비비기도 힘들다.

기회균등특별전형 같은 것도 있기는 한데 차별이 극심하니 논외로 치고.

정부와 기업 간의 관계도 우호적이라 그에 속하지 못한 각성자들과는 자연스럽게 서로 적대적인 시선을 주고받았다.


강우진은 이에 속하지 못하니 당연히 후자의 방법을 사용해야 됐다.


두 번째 방법, 개천에서 구르기.

선 각성 후 짐꾼이든. 선 짐꾼 후 각성이든.

짐꾼 생활을 통해 현장을 직접 몸으로 체감하며 실전 지식을 쌓고 독학으로 헌터능력검정시험을 치는 것이다.

엘리트 코스를 밟던 독학을 하던 검정시험을 쳐야 되는 것은 동일하니 가능한 방법이다.

적어도 시험문제가 장난질을 치지는 않으니까.


“23번, 강우진 님.”


“옙, 갑니다.”


강우진은 안내 데스크에서 자신을 부르는 여직원의 목소리를 듣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드디어 헌터 자격증이 나온 모양이었다.


강우진은 천천히 데스크로 발을 옮겼다.


‘드디어.’


강우진은 지난 2주간의 일을 떠올렸다.


동생 승호가 있는 병원에서 나와 서울 시청 옆에 자리한 대한각성자협회 건물에서 각성자 등록증을 받고.

검정시험 신청을 하고.

필기시험 준비를 마치고.

짐꾼계의 고인물답게 손쉽게 C급 필기에 합격했다.


그 다음으로 진행된 실기시험 같은 경우는 천마군림보로 복종시킨 하마 성체만한 크라임을 데려와 노닥거리니 하루도 안 되서 통과했다.

이 모든 일들이 14일에 걸쳐 진행되어 헌터 자격증 취득까지 이를 수 있었다.


안내 데스크의 여직원은 강우진에게 정식 헌터 등록증을 전해주며 말했다.


“강우진 헌터님의 등급은 6급, 실버입니다. 첫 배치부터 실버라니 굉장하시네요! 마지막으로 몇 가지 사항을 말씀드릴게요!”


“하하, 감사합니다.”


포니테일인가. 초롱초롱한 눈이 참 귀엽군. 오밀조밀한 이목구비가 눈에 띄었다.

강우진은 그녀의 당부를 듣는 척,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이미 아는 얘기들이었기에 다른 곳에 정신 팔려도 상관없었다.

남자는 아름다운 여자에게 본능적으로 끌리는 법.


‘허허, 내가 왜 이러지.’


적어도 천마를 만나기 직전 짐꾼 활동 당시만 해도 현실에 치여 연애는커녕, 여자와 대화조차도 기회가 거의 없던 것은 팩트다.

하지만 순식간에 인생의 커리어하이를 초단위로 갱신해나가고 있는 것도 팩트.

강우진도 고자가 아닌 만큼, 충분히 시선이 갈 법도 했다.


[그냥 교제 요청을 하지 그러느냐.]


‘에이, 무슨 소립니까. 제가 그럴 시간이 어디 있어요? 전 연애를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겁니다.’


[변명이 다채롭구나. 허허. 라떼는 말이다latte is horse...]


협회는 몇 차례 개정을 통해 각성자의 등급을 7단계로 나눴다.

이를 헌터 커뮤니티에서는 모 게임의 명칭을 따서 각각 아이언부터 브론즈, 실버, 골드, 플레티넘, 다이아, 마스터라고 불렀다.

그중에서 강우진은 첫 등급을 6급, 실버로 배치 받은 것이다.

여직원의 말은 뭐 대충, 실버 등급은 D급 던전까지만 진입이 가능하다 뭐 그런 내용의 이야기였다.


“...제 얘기 듣고 계세요?!”


“예예. 듣고 있습니다. 머리가 되게 잘 어울리세요. 귀여워요.”


“이 사람 전혀 듣고 있지 않았어...!”


다시 말하지만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다.

이런 병맛 같은 멘트를 쳐도 여직원이 질색하지 않는다.

강우진은 스스로 자신을 나름 남자답게 잘생긴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뒤로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강우진은 안내 직원에게 인사를 하며 건물 밖으로 나왔다.


자연스레 올려다 본 하늘은 참 푸르렀다.

높게 솟아 있는 뭉게구름과 맑은 날씨.

마치 자신의 희망찬 미래를 상징하는 것 같은 모습이다.


[무슨 소리냐. 눈을 감고 다시 하늘을 보거라. 무엇이 보이느냐.]


“예? 눈을 감으면 아무 것도 안 보이는데요?”


[그것이 너의 미래다.]


“아악! 악담하지 마십쇼!”


엄밀히 말하면 밝은 하늘을 눈을 감고 올려다보면 부담스러울 정도로 밝았다!


[껄껄. 본좌가 널 가호하는데 그럴 일 있겠느냐. 농이다.]


강우진은 천마의 농담에 과민반응을 하며 걸어 나오던 중이었다.


멈칫.


“후, 어쨌든.......”


협회 건물의 위용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까지 이동한 강우진은 다시 뒤로 돌아 자신의 사진이 박힌 6급 헌터자격증을 건물을 향해 내밀었다.

그리고 자격증과 건물을 함께 바라봤다.


6급 헌터자격증 강우진.

서울시청 옆에 떡하니 자리한 대한각성자협회 건물.


“크으~ 좋다. 그림 나오네.”


보고 있으면 갬성을 돋구는 장면이었다.

정말 각성자가, 아니 헌터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음을 증명해주는 자격증.

아니 영웅이 될 수 있다고 보증해주는 자격증!

딱 SNS 업로드용 구도로 알맞았다.


“이런 건 윙스타에 올려야지."


[윙스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중 하나입니다. 사진이나 동영상 업로드로는 제일 인기 있어요.”


Wingstagram.

통칭 윙스타라고 부르는 SNS에 방금 찍은 사진을 해시태그와 함께 올린 강우진이 말했다.


“자주 사용하지는 않지만 이제부터 조금씩 올리려고요.”


윙스타는 평소의 강우진에게 있어서 그리 좋은 어플은 아니었다.

다들 행복해 보이는 사진을 올렸다.

즐거워 보이는 영상을 올렸다.

자신들의 일상을 공유하고 저들의 선망을 받았다.

작은 화면으로만 봤던 세상에는 어둠이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은 팔로우도 별로 없지만.......”


자신을 팔로우한 수를 뜻하는 팔로워라고는 10명을 넘지 않는 강우진의 계정.

허나 강우진이 팔로우한 사람들은 그에 몇 배에 달했다.

대표적으로 가장 최근에 올라온 게시글의 주인.

국내 랭킹 2위이자, 국내 최고의 매니지먼트 ‘그리핀’에 속해있는 김진환의 레이드 영상.


‘하앗-!’


하늘에서 강림하듯 뛰어내리며 빙계마법의 향연으로 흉포한 보스 몬스터를 쓰러뜨리는 모습은 가히 압권이었다.

좋아요 70만 개와 몇 천개의 댓글이 그것을 증명한다.


“차차 늘어가겠죠. 그래도,”


힘겨운 삶을 살며 그들의 삶을 선망했다.

어둠에 있었기에 빛에 이끌렸을지도 모른다.

과거의 강우진은, 그렇게 살았었다.


“저도 언젠가는 김진환 헌터처럼 굉장한 수의 팔로워를 보유할 겁니다!”


지금의 강우진은 달라졌다.

그리고 앞으로 더 달라질 것이다.

오늘 올린 최초의 사진을 시작으로.


- S_Ho님이 회원님의 사진을 좋아합니다. 방금 전.


***


각성자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보호구와 각성한 능력을 보조해줄 장비가 필요하다.

요리사가 맨손으로 고기를 손질하는 것과 칼로 손질하는 것의 차이는 극심한 법이다.

거기서 더 나가서 돌칼로 손질하는 것과 최고급 칼로 손질하는 것의 차이 또한 엄청난 법이고.

그렇기에 장비도 없이 괴물들과 싸우러 간다는 것은 말 같지도 않은 소리인 것이다.


“저번에 썼던 무기고 방어구고 죄다 협회에서 환수해가서 장비를 구하긴 해야 되는데.......”


구할 돈은 있다.

보름달의 거대해진 크라임 가죽은 꽤나 수요가 있는 편이어서 나올 때 몇 마리 잘 벗겨서 나왔다.

그걸 팔아서 얻은 돈이 거의 300만 원. 동생 수술비 마치고 남은 통장 잔고가 230만 원 정도 되고 각성자 초기 지원금이 50만 원 정도 되니 600만 원이 조금 못 미치는 돈이 남아 있는 것이다.


600만 원 정도면 장비를 구할 수는 있었다.

다만 싸구려만 구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지.


"마석을 몇 개 남길 걸 그랬나... 아니다. 부족하면 대출 좀 받지 뭐."


강우진은 작은 후회를 하며 용산으로 이동했다.

용산은 과거 전자상가로 유명했던 곳이지만 이제는 헌터 전문 장비점이 몰려 있는 도시였다.


‘어디보자.......’


과거 호황을 누리던 전자상가를 연상시키듯 가득 채운 장비점 중에서도 싸고 그나마 가성비 좋은 곳을 찾아야 한다.

장비들을 만드는 회사도 여러 개고, 각각 내세우는 세일즈 포인트가 다르니 잘 골라야 했다.


예를 들면.

화염계 속성 옵션을 필요로 한다면 모두가 입을 모아 추천하는 전문 브랜드 회사 ‘파이어스톤’.


세계적인 명품 장비를 만든다는 명품 전문 ‘나인찌’.


한국의 대표적인 장인들이 모여 만든 회사이자, 직접 장비를 만들어 유통하는 국산 브랜드 ‘클라우드’.


그 밖에도 많은 브랜드 회사가 있지만 지금은 전부 그림의 떡이다.

강우진은 자금 여유가 별로 없는 관계로, 싸면서 성능이 나쁘지 않은, 이른바 가성비 장비점을 찾아 들어갔다.


‘판다팜다’ 유통 판매점.


방어구, 무기, 장신구 등등 잡다하게 다 팔기는 하는데 값싼 것들로 박리다매 식 운영을 하는 곳.

장비를 직접 만들어 직거래를 하는 곳도 있는 반면, 이곳은 여러 곳에서 물건을 떼와 떨이로 판매하는 유통 업체였다.

유명 브랜드에서 떼 오는 것이 아닌 만큼 싸고, 질은 보장이 안 되는 곳이었다.

그 와중에 쓸데없는 판다 사진이 가게 정면에 걸려있어 실소를 금치 못했다.


-딸랑.


“아이고, 반갑습니다! 없는 거 빼고 다 있는 ‘판다팜다’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오늘따라 손님이 꽤 북적거려서 그런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종소리에 점원이 아닌 점장이 헐레벌떡 달려 나왔다.

장비점 이름 같이 판다처럼 생긴 둥글둥글한 아저씨였다.


안쪽의 진열대가 강우진의 시선에 들어왔다.

검, 창, 총, 활 따위의 하급 무기들이 잡다하게 놓여 있었다.

총 같은 경우에는 화약이 아닌 마력 탄환의 형태를 쏘아내게 가공된 무기였고, 천이나 몬스터 가죽, 금속으로 된 방어구들 또한 눈에 띄었다.

손님들도 꽤나 많고, 양만큼은 확실하다고 느낀 강우진이 점장에게 말했다.


“근딜 장비를 사러왔습니다.”


“근접 딜러시군요, 손님!”


근접 딜러라 함은 바로 각성자들을 나누는 능력 분류에 속하는 말이라 할 수 있다.

각성자들은 자신이 각성한 능력에 따라 ‘탱커’, ‘딜러’, ‘힐러’, ‘서포터’ 등으로 나눈다.

이것은 간단한 대분류에 불과하고, 깊이 들어가 보자면 ‘딜러’를 ‘근접 딜러’와 ‘원거리 딜러’로 나누고, 중간에 폭딜형 암살자도 존재하는 편이다. 그중에서도.......


잠깐.

그 순간, 강우진은 판다 점장이 뱀눈깔 마냥 자신을 훑는 눈길을 알아챘다.

차림새로 형편이라도 추측하려는 것인가.

예의는 밥 말아먹은 기분이 매우 더러워지는 눈빛이다.


[풜킹fucking...!]


천마 진설우도 그에 동감했다.

그러나 천마가 무언가 손쓸 틈도 없이, 강우진이 먼저 움직였다.


“이쪽으로 모시겠습...... 으힉...?!”


공포恐怖.

겁怯.

죽음死.

판다 점장의 인생에서 처음 접하는 살기殺氣의 충격.

그 신선한 충격이 점장의 온몸을 휘감았다.


[......이것 봐라?]


천마 또한 흥미로운 표정으로 턱을 매만졌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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