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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애 나 애기작가

나혼자 천마님과 함께 레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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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08.05 18:08
최근연재일 :
2021.08.19 23:00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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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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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글자수 :
89,797

작성
21.08.0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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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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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 실전 (1) >

DUMMY

강우진은 열흘 동안 필사적으로 천마가 일러주는 무공을 수련했다.

이곳에서 몬스터들을 뚫고 탈출하려면 최대한 음식을 아껴먹으면서 무공을 몸에 익혀야 했다.

일정 수준에 이르기 전에 먹을 것이 없어지거나 근방을 배회하는 몬스터들에게 습격이라도 당하는 날에는 끝장이다.

물론 캠프를 잘 지어놔서 습격을 당할 확률이 높지는 않지만, 아무튼 그런 악조건 속에서 수련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강우진은 내공수련을 중점으로 하되, 현재는 천마검이라는 검법을 주로 수련했다.

현재 가지고 있는 무기 중에서 가장 보편적이고, 가장 만만한 것이 천마검이었다.

천마검이 경지에 오르면 천마삼검이라는 무지막지한 위력을 가진 초식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강우진에게는 아직 요원한 경지였다.


“후우...”


검법 수련을 얼추 마치며 천마진결의 묘리를 활용해 긴 숨을 내쉬던 강우진은 감은 눈을 천천히 떴다.

열흘이라는 시간동안 자는 시간도 아껴가며 수련을 거듭해 힘을 키운 상태.

그러나 이제는 베이스캠프에도 먹을 것이 더는 남지 않았다.

강우진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전멸해 먹을 입이 하나 밖에 없었음에도 열흘 밖에 못 버틴 것이다.

결국 탈출을 해야 할 시간이 오고 말았다.


“스승님, 이곳의 식량이 곧 떨어져 지금 던전을 탈출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강우진이 천마에게 말을 걸었지만, 돌아오는 목소리는 없었다.

그제야 잠시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린 강우진은 자신의 머리를 한대 쳤다.


‘맞다! 스승님은 지금 대답을 못해주시지.’


그렇다.

천마 진설우는 지금, 강우진의 무의식으로 가라앉아 있는 상태인 것이다.

죽어가는 강우진의 몸을 되살리고, 계약을 함과 동시에 그에게 힘을 주기까지 하면서 의식이 유지될 수 있는 한도를 초과하고 말았다.

그 때문에 강우진이 수련을 열심히 해서 천마가 기운을 차릴 수 있도록 해야만 돌아올 수 있을 터였다.


“스승님이 다시 깨어나시기에 아직 부족한 모양이군.”


그러나 이제는 시간이 촉박했다. 먹을 것도 떨어져 더 머무를 수도 없었다.

던전 안의 몬스터를 사냥하면서 레벨을 올려도 성장을 할 수 있으니, 직접 레이드를 진행하면서 힘을 키워 천마를 깨우는 수밖에.

강우진의 계획은 이러했다.


1. 베이스캠프 밖으로 나간다.

2. 몬스터들을 때려잡으며 이동한다.

3. 보스몬스터를 잡고 생성되는 게이트를 통해 나간다.


단순하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그리고 짐꾼일 때는 시도도 못할 방법이기도 하다.

일반 서민이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 역시 강해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디 보자...”


강우진은 베이스캠프를 간단히 정리하며 지난 6년간 몸에서 떼어놓지 못했던 총을 어루만졌다.

이것만으로는 몬스터에게 제대로 된 위해조차 가하기 힘들지만 피멍정도는 나게 할 수 있었다.

특정 계체마다의 약점이 다르지만, 헤드를 연속해서 꽂아 넣는다면 죽기도 하지만 그게 말이야 쉽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몬스터 브레이크 이전부터 용병 일을 했거나, 상당한 실력의 군인 출신 짐꾼들은 각성자들을 어시스트 할 정도라고는 한다.

강우진 또한 대한민국 육군 특등사수 출신의 만기전역자로서 어느 정도 그러한 행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으나...


“짐꾼 주제에 어딜 나서냐며 쿠사리나 먹었었지.”


짐꾼 경력 초기, 상당히 부조리 넘치는 하위 길드의 짐꾼으로 나서며 알게 된 것이 있다.

높은 등급도 아닌 주제에 꼴에 각성자라고 본인을 선택받았다고 여기는 부조리 집단에서는, 짐꾼 따위가 나서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아니 정확히는, 짐꾼에게 조금이라도 더 뭔가를 얹어주고 싶지 않다는 뜻을 내포한 각성자들의 배척이었다.


“연줄이라도 있었으면, 좋은 길드에 소속돼서 보다 나은 대우를 받았을 텐데...”


강우진은 숱한 고생을 함께한 총을 보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헌터들의 원활한 사냥을 위해 격발 후 쫒아오는 몬스터로부터 발에 땀나도록 도망치며, 어그로 관리를 해야 했던 짐꾼으로서의 기억.

그 시간들을 온전히 함께한 존재였다.


‘이제는 필요 없지. 그동안 너도 수고했다.’


이런 소모품을 쓸 바에야 능력을 쓰는 것이 훨씬 효율이 좋다.

새로 얻게 된 힘을 숙달시키는 것이 미래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고 말이다.

총을 바닥에 내려놓고 등을 돌린 강우진은 복잡 미묘한 후련함을 느끼며 베이스 켐프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강우진이 들어와 있는 던전은 D급 중에서도 꽤나 안의 면적이 큰 축에 속했다.

필드를 배회하는 모든 몬스터를 처리하고 나면 안쪽에 보스 몬스터가 자리 잡은 거대한 굴로 가는 길이 생긴다.

그곳에서 보스몹까지 처리하고 나면 그걸로 끝.

밖으로 나가는 게이트가 생기는 것이다.

다른 탈출 방법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한번 레이드에 들어간 던전은 파티가 전멸하기 전까지 몬스터 브레이크가 일어나는 타임어택이 동결된다.

밖에서 구조를 보낼 수도, 클리어하지 않고 밖으로 나올 수도 없었다.

강우진은 함께 던전에 진입했으나 모두 죽어버린 헌터들을 떠올렸다.


“자기 기량도 정확히 모르는 채로 D급 던전 따위는 껌이라며 헌터새끼들 일곱 명 전원이 전날까지 술 처먹고 온 폐급 레이드였지...”


던전에는 클리어해도 주기적으로 다시 리셋 되는 성질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첫 클리어 당시의 공략대로만 진행해도 어지간하면 클리어 할 수 있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그럼에도 실력이 부족한 자들이 꾸린 파티는 실패를 하기도 한다.


딱 강우진이 합류한 파티처럼.


거기에 예상치 못했던 플러스(+)등급의 변수까지 적용되니 짐꾼 한 명을 제외한 파티 전멸이라는 결과는 어쩌면 필수불가결일지도 모른다.

간신히 살아남은 강우진에게 천마와 계약하는 기적이 일어났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송장 치를 뻔 했다.

함께 죽은 짐꾼들만 개죽음된 셈이다.

이래서 조건만 보고 아무 파티나 들어가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이다.

아무리 동생의 예정치 못한 수술로 급전이 필요했다고 해도.

강우진은 그런 생각을 하며 열심히 발을 놀렸다.


***


-아우우우우우!!


어느 정도 캠프 밖으로 나오자 짐승의 하울링이 필드를 메우기 시작했다.

레이드의 마지막 생존자인 강우진이 은폐된 베이스 캠프에 몸을 숨기고 있어 몬스터들이 찾지 못했던 모양인데, 이렇게 직접 밖으로 나와 주니 즉각적인 반응이 일어나는 듯 했다.


‘다시 만났군.’


이 던전의 주인은 푸른 늑대, 크라임.

몬스터백과에 따르면 야성적인 푸른 털에 울퉁불퉁한 근육이 위협적인 다리들.

평균적인 성인 남성보다도 큰 덩치를 자랑하는 몬스터였다.

거기에다...


‘지금은 버프가 걸린 상태.’


강우진의 눈에 보이는 크라임은 그에 세 배에 준할 압도적인 덩치를 자랑했다.

성체가 된 하마에 준할 몸집을 가진 늑대 형 괴물.

던전 리셋 타이밍과 보름달이 뜨는 시기가 겹치는 경우에 발생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 경우, 등급에 플러스가 붙어 위험도가 올라가는 것이다.


-으르르르르...


근방에 다가오는 크라임만 세어 봐도 열댓 마리는 충분해 보였다.

강우진은 전방을 바라보며 첫 전투에서 저 크라임 무리에게 당했던 기억을 잠시 떠올렸다.


겁먹은 것이냐.


천마가 깨어있었다면, 강우진의 주먹을 보고 아마 그리 말했을지도 모르겠다.

자신도 모르는 새에 주먹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하하.”


천마가 그리 말했을 것을 생각하니 강우진이 피식 웃었다.

열흘 전만 해도 이런 웃음 따위는 나오지 않았다.

큰 상처를 입고 필사적으로 도망친 것이 엊그제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지.

강우진은 쥐고 있던 주먹에 힘을 빼며 중얼거렸다.


“설마요.”


저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늑대무리들이 점점 근접해오고 있음에도, 질 것 같지가 않다.

호모 사피엔스사피엔스 특유의 자신감이 뿜어져 나온다.

지금 강우진의 머릿속에는 저것들에게 당해 죽는다는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조차 힘들었다.

강우진은 천천히 다가오는 크라임 무리를 한 마리씩 눈을 맞춰주며 준비했던 검을 뽑아들었다.


“제 뒤에 누가 있는데.”


어느새 지근거리까지 다가온 크라임 한 마리가 강우진을 바라보며 이를 갈고 있었다.


-크르르르...


나름 위협을 하는 듯한데, 미안하지만 별로 효과가 없었다.

짐꾼 일을 하며 상대했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긴장감.

그때는 대치하는 것만으로 생명에 위협이 되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의 강우진에겐 저 덩치들이 재롱 피우는 강아지 정도랄까.


"우쭈쭈, 편하게 들어오라고. 나라는 괴물을 감당할 수 있다면 말이지."


강우진이 오글거리는 어투로 검지를 까딱거리자, 크라임이 알아듣기라도 한 듯 분노하며 미친개마냥 달려들었다.


꽤나 빠르고 위협적인 속도.


보아하니 몸으로 들이받을 기세다.

아직 수련이 덜 되어 저걸 직접 막을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그렇기에 강우진이 선택한 것은 회피.


찰나의 순간, 강우진은 그동안의 수련을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지식들.

그리고 수련했던 기억들이 이미지화되어 강우진의 눈에 맺혔다.


천마군림보天魔君臨步는 내공 소모가 심하다. 마영보魔影步정도면 충분할 테지.

강우진은 기본 보법인 마영보를 운용해 몸을 살짝 틀며 검을 옆으로 뉘었다.


“후우...”


깊은 숨을 들이마시며 집중한다. 자세를 낮추며,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크라임과 거리를 좁혔다.


-크롸라롹!


동시에 스쳐지나가는 크라임의 몸통박치기!

그 강렬한 기세에 피부가 오싹할 새 없이 강우진은 있는 힘껏 검을 휘둘렀다.


“하앗!”


회피동작에서부터 물 흐르듯 이어지는 횡 베기!

천마검술에 녹아있는 기본 검식이 크라임의 몸통에 작열하는 순간이었다.


푸와아악!


돌진하던 속도 그대로 강우진에게 카운터를 당한 괴물의 몸이 반으로 갈라지며 뒤로 내동댕이쳐졌다.

그 몸에서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는 피가 바닥을 적셨다.


강우진이 자신의 힘에 당황해 순간 고개를 돌려 크라임의 시체를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크롸라라락!!!


동료의 죽음을 시작으로 크라임 무리가 사방에서 뛰어들었다.


몸길이 3미터가 넘어가는 괴물들의 협공!


다시 정면으로 시선을 돌린 강우진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집중했다.

워낙 녀석들이 거대하다보니 딱히 빠져나갈 곳이 없어 보인다.


절체절명의 상황.


강우진은 집중했다.

검을 아래로 늘어트리며, 다시금 보법 마영보魔影步를 운용했다.


‘그림자걷기.’


순간, 시간이 느려진 듯 둔화된 세상에서 강우진만이 움직였다.


왼쪽으로 한 발짝.

그대로 자세를 낮추며 가던 방향 그대로 턴.


흐름에 맞춰, 검을 휘두른다.

아슬아슬한 거리로 덮쳐오는 괴물의 발톱을 피해내며 한 마리.


다시 검을 휘두른다.

동시에 오른발을 우측 가장 가까운 놈의 몸통으로 파고들었다.

놈들과 몸을 맞댄 채로 기마자세가 된 하체와 허리를 숙이고 왼쪽 두 놈의 시야에서 사라지며 다음 스텝.


‘느려.’


검을 휘두른다.

오직, 강우진의 눈에만 보이는 검로와 동선으로.


검을 휘두른다.

검을 휘두른다.

변수가 난무하는 단 한 차례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1대 다의 초근접전에서는 생각하고 움직이면 늦었다.

미리 상대를 예측하고, 설계하고, 움직이고.

설령 구멍이 생기면 그것을 메우는 재능으로.

눈을 감지 않고 끝까지 보는 동체시력, 반응속도, 본능.


괴물들의 발톱을 무서워하면 안 된다.

괴물들의 이빨을 무서워하면 안 된다.

공포를 죽이고 자신을 믿는다.

그리고 검을 믿는다.


‘느리다고!’


제대로 싸워본 적이 없음에도 피어나는 무武의 재능.

강우진의 본능이 이 시점에서 깨어나고 있었다.


무아지경으로 움직이던 그때, 강우진의 모습이 일순간 모습을 감췄다.


-크륽?

-크르르르?


당황한 크라임 무리.

현란하고도 오묘한 발재간으로 어느샌가 괴물들의 뒤를 잡은 강우진!

그리고 이어지는 강렬한 검의 선율!


솨샤샤샤삭샥!


잠시 검의 절삭 음이 주위를 가득 채우더니, 다시 조용해진 필드.


“...”

-...

-...


순식간에 고요해진 공간.


그 중심에 자리한 강우진은, 검을 검집에 넣으며 한 마디 [대사]를 중얼거렸다.


“[반으로 갈라져 죽어라]”


-꾸에에엑!!!


놈들의 신체가 폭사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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