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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애 나 애기작가

나혼자 천마님과 함께 레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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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08.05 18:08
최근연재일 :
2021.08.19 23:0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1,694
추천수 :
32
글자수 :
89,797

작성
21.08.08 22:00
조회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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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0쪽

< 실전 (3) >

DUMMY

강우진의 광기 어린 사냥이 무르익고 레벨도 5를 찍었을 무렵, 천마 진설우가 다시 깨어났다.

나오는 마석을 족족 천마진결로 빨아들인 덕분이었다.

소모됐던 힘을 모두 되찾아 강우진의 무의식에서 빠져나온 천마는 첫 마디부터 한숨을 쉬며 말했다.


[강우진, 네 녀석은 천마신공을 아주 원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예?”


돌아온 기념으로 덕담 한 마디, 아니 인사 한 마디도 오가지 못한 시점에 웬 뜬금없는 말인가?

천마신공의 원시적인 사용이라니. 한창 신바람을 내던 중에 기운이 팍 떨어지는 말일 수밖에 없다.

뭔가 잘못된 것을 나무라는 말투 같아 강우진은 스스로 뭔가 실수한 것이 있나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다고 알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본좌가 힘이 떨어져 무의식에 가라앉아 있었다고는 하나, 네 녀석이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은 모두 공유할 수 있다.]


“그래도 처음치고 나름 괜찮지 않았나요?”


[그렇다. 처음치고 나름 괜찮지 않더구나.]


“.......”


[농이다. 처음치고는 잘 싸우긴 했다. 하지만 지식을 습득했으나 그 경험이 일천한 탓에, 아직 천마신공이라는 지고의 무공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였다, 이 말인 즉.]


그가 말하길,

천마신공은 마의 종주.

천마는 즉, 마의 지배자.

만마의 정점에 군림하는 지배자.


[아직도 모르겠느냐? 마에 속한 이들은 천마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렇군요.......”


별 것도 하지 않았는데 그토록 강력해 보였던 크라임을 이제 막 각성한 초보 헌터 강우진이 재능도 한 몫 하긴 했지만 꽤나 가뿐하게 상대하기는 했다.


확실히 천마신공의 위력은 대단하다.

그러나 천마의 말은 단순히 그런 뜻이 아니었다.

그가 말하는 천마신공의 진정한 힘이란 ‘천마신공이 짱짱 세서 몬스터들도 푹 찍 하면 다 쥬금’이 아니었다.


[아직은 잘 모르겠다는 표정이구나. 백문이 불여일견일 터. 우선 천마군림보에 대해 생각해 보거라.]


강우진은 천마의 말에 눈을 감고 머릿속 가득 채워진 천마신공에 대해 떠올렸다.

그의 머리에 들어온 천마군림보에 대한 정보는 천마신공의 보법으로서 기의 소모가 막대하다는 점이 포인트로 보였다.


보법이란 무엇인가.


기술을 펼칠 때 발의 움직임을 보법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자면 권투나 격투기의 풋워크 같은 것이다. 몸 전체의 움직임이 아닌 발을 중점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신법과 구별된다.

그렇다면 움직임의 효율을 가장 중요시 여겨야 되는 것이 아닌가.


수련을 마친 시점에서 가지고 있던 천마진기의 양을 기준으로 보건데, 강우진은 천마군림보가 머리로 습득한 위력에 비해 낭비라는 판단을 했다.

그래서 기본 중에 기본. 마영보를 사용하게 되었던 것이다.


‘흠, 천마군림보라.......’


강우진은 다시금 천마군림보에 관한 지식들을 검토했다.

구결, 기의 흐름, 행해야할 자세와 이어지는 몸놀림, 그리고.......


머릿속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지식의 끈.

그것을 채 다 확인하기도 전에 마침 크라임 무리가 강우진에게 접근했다.

천마가 다시 깨어나기 전, 꽤나 신나게 크라임을 소탕해댔기 때문에 현재 남은 개체수가 얼마 없을 모양인데.

숨지 않고 이렇게 찾아와주니 고마울 지경이다.


찾아갈 수고를 덜었다.


자연스레 강우진의 입가에 올라오는 미소.

천마 진설우도 그 기분에 동의했다.


[마침 잘되었다. 똑똑히 보도록. 천마신공의 진정한 힘을.]


***


강우진은 다시 의식을 잃었다.

아니 의식을 잃었다기보다는 뒤로 밀려나, 게임 캐릭터를 PC화면으로 바라보는 모양새가 되었다.

이번이 벌써 두 번째인 신기한 경험이다.


“천마님이 갑자기 나서셨군. 천마군림보를 쓰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시려는 건가?”


아무튼 이 상태에서는 별로 할 것이 없다.

대놓고 구경하기 위한 장소에 가깝다.

거기에 뭔가를 시청하는 모양새라 입과 손이 심심하다.


“팝콘과 콜라가 당기는 걸.”


강우진이 입맛을 다시며 중얼거린 순간, 눈앞에 먹고 싶었던 것이 나타났다!


“오잉?! 뭐야, 진짜 생겼어!”


[딴 짓 하지 말고 집중하거라!]


지금 강우진이 있는 곳은 심상세계에 속하는 지라, 상상력이 받쳐주는 한 하고 싶은 것은 다 할 수 있었다.

덕분에 갑자기 먹고 싶었던 콜라의 시원함과 팝콘의 달달함을 누릴 수 있게 된 강우진은 천마의 호통에도 불구하고 싱글벙글거렸다.


아무튼.

강우진의 몸을 차지한 천마 진설우는, 호흡을 가다듬고 단전에 쌓인 기를 사용코자 하는 무공에 적재적소로 이동시켰다.


천마군림보天魔君臨步.


이 또한 보법이지만 마영보魔影步보다도 훨씬 막대한 기와 복잡한 구결을 가진 무공이다.

천마는 크라임이 지근거리로 다가올 동안에도 큰 움직임 없이 천마군림보에 집중했다.

전신에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


[아직 이 몸으론 시전에 제한이 있군.]


아무리 천마라 할지라도, 지금의 강우진의 몸은 그의 전성기의 발톱의 때만큼도 못하다.

허나 지금의 그라 할지라도, 눈앞까지 다가온 3미터 크기의 D급 몬스터를 제압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쿠구구구구.......


무시무시한 기세가 강우진의 온몸에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가 한 걸음 앞으로 움직였다.


-크륽...... 켉, 깨갱.......

-낑낑.......


근방에 있던 크라임들이 갑자기 정신을 못 차리기 시작했다.


다시 한 걸음 움직였다.


-......!

-...! ......!


강우진에게 발톱을 들이민 채로, 얼굴을 할퀴기 직전이었던 크라임들 마저 예외는 없었다.


다시 한 걸음 움직였다.


-...! ......!!

-......!!


그 압도적이고 패도적인 기세에 밀려나며 끙끙 앓기까지 했다.

아니, 강우진에게서 발산되는 기 자체에 거부반응을 일으키고 있었다.


“이런 미친.”


문자 그대로의 감탄사가 자연스레 터졌다.

강우진은 똑똑히 보았다.

놈들의 눈동자에 비친 공포를.


충격적이었다.

천마군림보를 운용해 한 발짝 한 발짝 걸음을 옮겼을 뿐인데, 근방의 몬스터가 모두 낑낑거리며 발치에 엎드려 있었다.

마치 왕을 향해.

무릎을 꿇고 복종하는 것처럼.


[천마군림보란, 그 자체로 만마의 위에 군림하는 왕의 걸음.]


본능에 충실한 몬스터가 그를 이겨낼 재간이 있을 리 없었다.

만마의 위에 군림한다는 것이 이런 뜻이었나......?


-띠링!

-스킬, 천마군림보(S)가 생성되었습니다!


&

[천마군림보(天魔君臨步)]

스킬등급 : S

만마의 정점에 선 천마의 보법.

마의 속한 것은 결코 항거할 수 없다. 시전자보다 압도적으로 강력함에 한해 군림에 저항할 수 있지만 비율에 따라 능력치 페널티가 적용된다.

시전 시, 적용범위는 기력에 비례하며 천마신공을 익힌 자만이 쓸 수 있다.

&


세상에.

미친.

아니 이건 사기잖아...!

시스템도 천마군림보를 천마신공의 일부가 아닌 하나의 스킬로 등록시킬 정도로 엄청난 기술이었다.


이쯤에서 천마가 다시 몸의 통제권을 돌려주자, 강우진은 어안이 벙벙해진 채로 천마에게 물었다.


“설마 이 괴물들이 제 말을 듣는다는 건가요?”


[시키려고 하면 그럴 수 있을 테지. 마에 속한 자는 본능을 거스를 수 없다. 너보다 압도적으로 강하지 않다면. 이제 알겠느냐?]


강우진은 천마에게 경외감을 느끼며 복종하는 크라임들을 바라봤다.

오죽했으면 배를 까고 들어 누운 놈도 있었다.


“몬스터가 겁을 먹다니, 이런 바보 같은.......”


덩치는 산만 한 것들이, 인간의 평화를 위협하는 몬스터란 것들이 헥헥거리며 복종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우스웠다.

강우진은 피식 웃으며 몸 상태를 점검했다.

역시나 굉장한 양의 내공이 소모되어 있었다.


“너희들, 주변에서 날 지켜라.”


마침 주변을 지켜줄 녀석들도 생겼으니 마음 놓고 천마진결을 운용해도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

내공심법을 운용하는 도중 외부의 충격을 받으면 큰 위험에 빠질 수 있으니 안전의 확보는 최우선이다.

강우진은 몬스터들을 호법으로 세우고 가부좌를 틀어 앉았다.

천마군림보로 소모된 내공을 회복하기 위해 천마진결을 외우려던 도중.

그때였다.


펑!!!


갑작스런 폭발음과 함께 연기로 자욱해진 주변시야.


“뭐, 뭐야......?”


잠시 후, 연기가 거둬진 뒤에도 강우진은 주위를 돌아봤지만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크라임들을 제외하면 딱히 뭔가 있지도 않았다.

아니, 딱 하나. 뭔가 있기는 했다.


[흐음....... 이런 부작용이 있는 건가.]


익숙한 음색. 하지만 어려진 느낌의 가녀린 목소리 톤.

손바닥만 한 크기.

다리까지 내려오는 칠흑 같은 장발.

검은 상하의에 유려한 미소년의 모습.


[그렇다 하여도 무의식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나으니, 의사소통 면에서는 편하겠구나.]


천마가 주먹만 한 크기로 작아져 강우진의 눈앞에 부유 중이었다.......


“천마님......?”


[그렇다. 본좌가 천마니라. 이 모습과 본좌가 어울리지 않겠지만, 어쩌겠느냐, 펙트fact인 것을.]


과도하게 혀를 굴리는 어눌한 영어를 쓰는 것을 보니 천마가 맞았다.


아무튼 천마는 자신이 항상 이렇게 작은 모습으로 머물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강우진이 더 성장하고, 힘을 모으는 것에 따라 머무는 기간이 달라질 것으로 추정된다.

별도로 다른 이들에게는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것이며, 계약자인 강우진만 볼 수 있는 모습이라고 이러저러 말하는데.

솔직히 지금의 미니멈 한 모습이 상상하던 모습과 갭이 꽤나 커서 웃음이 나오는 상황이다.

일련의 해프닝을 거치며 강우진은 내공을 회복해나갔다.


***


그로부터 3시간 정도가 흐른 지금.


-띠링!

-부직업 ‘마수조련사’에 전직하시겠습니까?


강우진의 눈앞에 새로운 메시지가 떠올랐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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