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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애 나 애기작가

나혼자 천마님과 함께 레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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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08.05 18:08
최근연재일 :
2021.08.1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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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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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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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 통수, 그리고...(2) >

DUMMY

11화.


< 통수. 그리고...(2) >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화창한 6월의 어느 날.

오전 수련을 마친 강우진은 국수집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협회의 부름을 받아 그쪽 직원이 운전해주는 트럭의 조수석에 타 의정부로 이동하고 있었다.


“와 정말요? 대박인데요?”


“그렇다니까요. 매드 싸이언스라고 불리는 미친 과학자 니콜라스가, 이번에 인공 게이트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하더라니깐요?”


게이트라 함은 보통 괴물들이 쏟아져 나오는 끔찍한 구멍이라고 생각하기들 하지만, 이번에 니콜라스가 개발했다는 인공 게이트는 엄청나게 드넓은 공간이 연결되어 있는 아공간 같은 거다.

사람은 못 들어간다고 하니, 창고로 쓰이는 게 베스트일 수 있지만 강우진의 생각은 달랐다.


‘완전 테이머 전용 품이잖아?’


테이머들의 고충은 기껏 몬스터를 테이밍해도 제대로 데리고 다니는 것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강우진만 하더라도 지금 타고 가는 트럭 뒷자리에 크라임 세 마리와 홉고블린 한 마리를 간신히 태워가고 있을 뿐이다.

다른 테이머들보다도 개체수를 늘리는 데에 장점이 있는 강우진에게는 시간이 갈수록 더더욱 불편한 요소일 테고.

그런데 이번에 개발되었다는 가상 게이트라는 것에 몬스터들을 넣어놓고 다닐 수 있다면?

거대한 녀석들의 운반 문제가 쉽게 해결되는 것이다!


‘나중에 어떻게 한 번 구해볼만한 가치가 있겠어... 혹시 안 되더라도 아공간 삼아 들고 다녀도 좋을 거고. 그런데.’


골똘히 생각하던 강우진이 천마에게 넌지시 물었다.


‘대체 언제까지 말도 없이 침묵하실 생각이세요? 아까 먹은 것 때문에 삐지셨어요...?’


[......허, 본좌에게 삐졌다라? 그 표현이 과연 옮은 것이냐? 본좌는 살아생전 토라져본 경험이 없다.]


삐졌네. 삐졌어.

강우진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조금 전 휴게소에서 국수로 점심을 해결하던 중에 만두를 같이 안 시켰다고 이러는 게 틀림없었다.

지금까지 별 문제 없던 일이라 한 푼이라도 아낄 겸, 사이드 메뉴를 잘 시켜먹지 않는 강우진으로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국수와 교자를 함께 먹는 것은 진리이며, 점주에 대한 예의다. 내 일평생 객잔에 들어가 그러지 않은 적이 없었거늘.]


이 모든 것이 강우진의 감각을 천마가 공유해서 벌어진 일이다.

지성체에 가까운 터라 뭔가를 직접 먹어야 될 필요는 없지만, 살아생전 식도락을 즐기던 천마가 맛을 포기해야할 필요도 없었다.


‘진짜 제가 죄송하다니까요... 앞으로는 천마님 입맛 꼭 반영해서 뭐든 다 먹을 테니까 화 푸세요. 우리 스승님 그렇게 속 좁은 사람 아니잖아요. 사내다움의 대명사잖아! 호방함! 상남자의 표본!’


[흠흠...]


‘그럼 이렇게 하죠. 이번 일 끝나면 고급 레스토랑으로다가 한정식 풀코스로 조질게요.’


[......!]


천마의 ‘흡-족’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강우진은 그런 모습을 보며 피식 웃고는, 평소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스승님, 그런데 말입니다. 명색이 제가 천마라는 엄청난 사람의 제자인데, 무공의 성취를 올리는데 더 집중하지 않아도 됩니까?’


[허? 네 녀석, 무공 수련을 대충했느냐?]


‘그건 아닌데 말이죠...’


[그럼 뭐가 걱정이냐. 급할 것 없다. 우진이, 너의 최우선 과제는 바로 돈이다, 돈. 레뷀 업Level up과 돈!

나 때는 말이다.

죽어라 수련하고,

죽어라 비무하고,

죽어라 영약 먹고,

어쩌다 기연 만나고.

뭐 그런 운과 노력으로만 강해질 수 있었다. 그런데 네 녀석은 다르지 않느냐?]


‘그런가요.’


[요상하긴 하지만 시스템이라는 것도 있겠다, 부족한 마기는 적당한 수련과 레벨 업으로 충당하면 되지 않느냐.

지금처럼 내공이 적을 때 영약의 효과가 극대화되는 법인데, 지어먹을 돈이 없으니 돈부터 벌란 말이다 이 개방의 거지같은 놈아.]


개, 개방의 거지라니...!

강우진도 나름 무협지를 봐서 그게 뭔지 알고 있었다. 구파일방에 속하는 거지단체가 아닌가...!

그 와중에도 천마는 강우진이 상처를 받건 말건 자신의 말을 이어나갔다.


[네 목표는 동생 녀석 벌모세수 시켜주는 것이 아니더냐. 더 나아가서는 환골탈태까지 시켜야 되는 입장이고. 이것저것 돈 들어갈 곳 투성이다.]


천마는 말했다.

본좌의 제자가 왜 너 하나 밖에 없겠느냐고.

십만대산에 몇 남기고 왔으니 강박증 가질 것 없고.

본인 자체가 마선까지 이른 몸인데 형形과 식式에 얽매여서야 되겠느냐. 효율을 중시해야지.


[이미 너의 머릿속에는 천마신공이 담겨 있다는 것을 잊지 말거라. 아직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을 뿐이다. 시간이 약이고, 돈이 약이니라.]


천마 진설우는 강우진의 고민을 손쉽게 해결했다.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네가 무슨 스탯이 터져 오른다는 이신아 같은 놈도 아니고 뭔 걱정이냐’라고 하니, 강우진도 동의하며 홀가분하게 넘어갔다.


***


“도착했습니다. 그럼 수고하십쇼, 헌터님.”


“옙, 옙. 감사합니다.”


강우진은 의정부에 위치한 협회 관리 산하의 게이트 앞에 도착했다.

국가 방위를 위한 협회의 공지 때문에 최소한 년3회는 지정된 게이트를 조사, 혹은 클리어 해야 되는 의무가 있다.

대한민국에서 헌터로 활동하려면 필히 응해야만 하는 것이라 딱히 별 생각도 안 들고. 의무다, 의무.

핸드폰을 꺼낸 강우진은 파티 매칭 시스템으로 잡힌 사람들의 정보를 확인했다.


“팟 구성이, 어디보자, 테이머에 힐러 하나, 탱, 원딜, 마법사, 도적 전부 하나씩? 뭐 이래? 매칭 잘못된 거 아냐?”


강우진은 푸념하며 데려온 크라임 세 마리(댕댕이 일, 이, 삼)과 홉고블린 블링을 게이트 앞으로 이끌었다.

오늘은 이 녀석들만 데리고 테이머의 역할에만 충실할 생각이었다.


“흐음.”


주변을 둘러봤다.

통제구역으로 나눠진 근방의 풍경.

간의 주차장만 덜렁 있고, 진행 중지된 공사판마냥 황량하다.

주차장부터 50미터 정도 걸어오면서 본 게 그거뿐이다.

그나마 좀 멀리 보면 시가지 빌딩들이 보이긴 하고, 날씨는 구름 한 점 없이 쨍쨍하니 폭염에 구워지고 있다는 것 정도.

그러다보니 강우진은 땀을 조금 흘리면서 무공을 익힌 게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운기행공 한 번 돌리면 그렇게까지 햇볕이 따갑지는 않게 느껴지니까.


“으으, 헬 반도... 그래도 덥구만. 기왕 온 거 빨리 들어가고 싶다. 안쪽은 특이 지형만 아니면 서늘한 편이니까...”


“그래요? 좀만 더 기다려 봐요. 다들 거의 도착했대요.”


“어우, 깜짝이야.”


혼자인줄 알고 넋두리나 하고 있는데 강우진 앞에 갑자기 분홍 머리의 미녀가 불쑥 튀어나왔다.


“땅에서 솟으셨습니까? 어디서 나왔어요?”


“요기, 게이트 뒤편에 숨어있었지요~ 신기하죠? 겉보기엔 별거 없는데 흘러나오는 마력 때문인지 숨어져요! 협회 직원하고 먼저 와서 마력 체크 한 번 더 해보고 그랬어요. 까하핫.”


“아, 예...”


“제 이름은 단아에요. 조신한 이름이죠? 그쪽은요?”


“강우진입니다. 테이머구요. 이름 예쁘시네요.”


“정말요? 까핫! 근데 제 성이 이씨에요! 이단아!!! 이래도 예뻐요?!”


동시에 이단아의 주먹이 강우진의 가슴을 퍽퍽 쳤다.

텐션이 굉장한 아가씨였다. 심지어 자기 이름으로 드립을 치려하다니... 단아에서 이단아가 되니 확실히 느낌이 달라지긴 한다.

보기엔 멀쩡하게 생긴 미녀의 엄청난 에너지를 정면으로 받아내는 강우진의 표정이 기 빨리는 것처럼 썩어갔다.


“어이! 그만하지? 힘들어 하시는 거 안 보이냐?”


주차장 방향에서부터 돌격소총을 맨 훤칠한 청년이 다가왔다.


“박찬성입니다! 보시다시피 총 쓰는 원딜러고, 6급이죠. 저 분은 협회 소속의 5급 힐러 분이신데 가까이 지내지 마십쇼. 정신없어 죽을 겁니다. 제가 전에 겪어 봤어요.”


“아, 예.”


“찬성 씨, 지금 질투하세요? 우진 씨와 제 사이를 갈라놓지 말라구요~!”


점점 대환장파티가 되어가는 중이다.

저쪽에서 또 두 명이 연달아 도착했다.


“탱커, 최태식이요.”


“...7급. 마법사... 사이비에요...”


삐까뻔쩍한 갑옷을 걸친 최태식이 걸그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합류했다. 양 손에 각각, 방패와 망치를 무장하고 있었다.

마법사라 밝힌 사이비는 음침한 후드를 입고, 얼굴도 안 보일 정도로 앞머리를 내린 채로 음산하게 접근해왔다.

가장 늦게 합류한 것은 7급 헌터. 도적 클래스의 오석.


“오석이오...”


오석이 등장한 순간, 탱커를 담당하는 근육질의 사내 최태식이 신경질을 내기 시작했다.


“하, 매칭 진짜 돌아버리겠구만. 의무니까 오긴 했는데 뭐? 도적?”


최태식이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헌터 같지도 않은 새끼까지 데리고 게이트를 들어가라고? 어휴 참나, 이봐요, 이단아 힐러. 들어가면 저 새끼한테는 힐도 주지 마쇼.”


에라이, 퉤!

바닥에 침까지 내뱉는다.


“도적은 닥치고 붕대질이나 하라 이 말이야.”


“.......”


헌같새에 도닥붕까지...!

최태식은 아무래도 도적 클래스에 대한 강한 혐오를 가진 모양이었다.

하긴 강우진도 짐꾼으로 활동할 적에 숱하게 봐왔던 장면이다.

헌터들에게도 계급이 있다면, 힐러는 귀족. 탱커는 준귀족에 가깝지만, 도적의 위상은 불가축천민에 준할 정도로 떨어져 있었으니까.


“자자...! 너무 그러지들 마시고. 다들 모여보세요.”


등급도 제일 높고, 협회 소속인 이단아 힐러가 파티원들을 모아 어찌저찌 게이트 들어가기 전 숙지해야할 것들을 브리핑했다.

등급 판정 E급을 받은 브론즈 던전이지만 선 토벌 정보가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던전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에 대해서 간단한 상황 대비 포메이션을 전달하는 등 열심이었지만 제대로 듣는 사람이 몇 없다.


[들어가기 전부터 이미 개판 난 것 같구나.]


“그러게요. 저야 뭐, 딱히 상관없긴 한데.”


어차피 이번 레이드에서 강우진은 철저히 테이머의 위치에서 움직일 생각이다.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자신의 실력을 굳이 남에게 보여줄 생각이 없었다.

알려진 E급 던전이라면 테이밍한 마수들까지 모두 합해 혼자서도 레이드 가능한 정도였으니 혹시나 대환장파티가 되서 망조가 들어도 자기 한 몸 정도는 충분히 지켜낼 자신도 있었고.


허나 천마와 강우진은 이때까지, 이번 레이드에 속한 이들 중 신분을 숨긴 범죄자가 있을 거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


파티 전원이 게이트에 입성했다.

탱커 최태식을 필두로 강우진과 그의 몬스터들, 힐러 이단아와 도적 오석이 가운데, 후위로는 원딜러 박찬성과 마법사 사이비 순이었다.

게이트 안쪽으로 진입하자 그들을 맞이하고 있는 것은 오직 발광석 하나 뿐.

뜻밖의 상황에 이단아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지? 시작부터 안전지대인가?”


대략 20평정도 되는 것으로 보이는 공간에 정면만 뻥 뚫려 있다. 정면 너머로는 어둠에 휩싸여 보이지 않았다.

마수들도 없고, 조용한 공간. 다만 고약한 악취가 조금씩 풍겨온다.


“흠. 사이비 씨, 정화 마법 좀 써주시고 우선 여기에 베이스캠프를 만들도록 하죠.”


이단아 힐러의 주도로 일을 처리하던 그때.

점점 힘을 잃고 사그라드는 발광석의 빛.

순식간에 어둠이 찾아왔다. 집중하고 있던 강우진은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음산한 인기척을 들을 수 있었다.


“뭐, 뭐야!”


“안전지대 아니었어?!”


“뭐가 어떻게 되는 거야!!!”


재빨리 사이비가 라이트 마법으로 빛을 밝히지만, 찾아온 혼란은 막을 수 없다.

강우진은 불길한 기분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생각에 잠겼다.

발광석이 빛을 잃고, 고약한 악취에 귀에 거슬리는 인기척.


“언데드다...”


강우진이 중얼거렸다.

일행들도 이제야 강우진이 들었던 인기척을 들었는지 모두가 얼어붙은 그때.


“다들 자리 잡으세요! 최태식 씨, 당신 뭐해!!! 정면 막아!!!”


강우진의 목소리에 간신히 정신 차린 최태식이 방패를 들어 앞으로 향했다.


“차지Charge!!!”


전투가 시작되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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