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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애 나 애기작가

나혼자 천마님과 함께 레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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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08.05 18:08
최근연재일 :
2021.08.19 23:0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1,706
추천수 :
32
글자수 :
89,797

작성
21.08.1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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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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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 귀환 (2) >

DUMMY

8화.


< 귀환. (2) >


테이머라는 직업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그중에서도 강우진이 길들인 거대 크라임들을 수용할 수 있을만한 시설을 갖춘 테이머 전용 숙소는 더 수가 적었다.

강우진의 사례는 적용되지 않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테이머라는 직업이 각성자 본인과 길들인 몬스터와의 교감을 중요히 여겨 함께 생활하는 것이 일반적인 까닭이다.


테이머와 거대한 펫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곳.


그런 전용 숙소가 적어도 원주 근처에는 존재하지 않았기에 경기도 용인으로 향해야 했다.

숙소에 도착하고서는 천마와 앞으로의 계획을 상의했다.


일단 많은 몬스터들을 수용할 수 있는 집을 구할 것.


그만한 집을 구할 돈이 부족하니 땅값이 싼 지역에다가 대략 3천 평 넓이의 거대한 땅을 먼저 사라고 천마는 조언했다.

계약하면서 정보가 주어져 이 세계에 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천마의 말은 꽤나 적절한 조언이었다.

언제까지나 테이머 숙소에 머무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부직업 마수조련사를 앞세워 성장하려면 필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강우진이 고개를 끄덕이던 중이었다.


“여기서 내려드리면 될까요, 각성자님?”


“네네. 태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유, 뭘요.”


강우진을 태운 트럭이 서울 외각에 위치한 한 병원에 도착했다.

원래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생각이었으나 운전기사의 호의로 손쉽게 이동할 수 있었다.

몬스터 브레이크 때 가족을 눈앞에서 잃을 뻔했던 상황에 한 각성자가 구해줬었다는 일 이후로 만나는 각성자들에게 조건 없는 선의를 전하는 박병철 운전기사.

강우진은 그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병원 안으로 들어섰다.


“점심때니, 밥 먹고 있을라나.”


들어서자마자 익숙한 병원 냄새가 코를 찔렀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보이는 질병과 부상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의 모습은 볼 때마다 심란했다.

더불어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기계음까지.

오래있을수록 희망보다는 그 반대편에 물드는 것 같아 언제 접해도 좋지 않았다.


“싫다고 다른 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어쩔 수 없지.”


동생의 연명을 위해서라면 입원해 있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이니까.

복잡한 표정으로 발을 옮기다보니 강우진은 어느덧 목적지에 도달했다.


환자 명, 강승호.


동생의 이름이 적힌 4인실의 병실 앞에 선 강우진은 심호흡을 하며 굳은 안면을 조몰락거렸다.


“너도 힘들 텐데, 나까지 표정이 안 좋으면 쓰나.”


다행히 저번에 일어났던 발작은 진정됐고, 오늘 아침에 중환자실에서 옮겨왔다고 했었나.

강우진은 전달받은 사항들을 곱씹으며 문을 열고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중간중간 중환자실을 오가야 했기에 문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를 쓰고 있는 승호. 나머지 세 자리의 병실 침대는 비어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가득 차있었지만 워낙 이쪽 분야가 쉽게 오고가는 쪽이니 그러려니 하지만...

오랫동안 버텨주고 있는 동생이 고마울 뿐이다.


“어, 형! 형이다!”


병원 밥을 먹던 와중 문을 열고 들어오는 강우진을 발견한 동생 강승호가 손을 흔들었다.

나름 힘차게 흔드는 듯 했으나 삐쩍 마른 팔과 야윈 얼굴에서 그가 얼마나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녀석... 많이 힘들었나 보네.’


승호의 모습을 바라보던 강우진의 주먹이 꽉 쥐어졌다.


“아따, 허벌나게 늦어부렀구먼. 이짝 동생이 목이 빠지게 기다려 부렀어!”


강우진이 병실 안으로 들어오자, 동생의 옆에서 간병인 노릇을 해주던 사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진승호 형제를 도와주는 몇 안 되는 사람 중의 한 명.

간지 1도 없는 산적 수염과 170을 조금 넘는 신장. 인생의 절반 이상을 헬스에 투자한 근육질의 사나이이자.

40줄을 넘어 머리가 벗겨지고 마신.

대머리.


박동수 아재였다.


강우진은 동생의 인사를 받아주며 동수 아제와 악수했다.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셨죠?”


“우리 승호 숨넘어갈 쁜 한 거 빼믄, 별 일 없었제.”


“고생하셨습니다.”


“고생은 동생이 한 것이고, 내는 나가줄랑게, 둘이 회포나 푸덜라고.”


-짝!


박동수 아저씨는 구수한 말투로 강우진의 등짝을 한 대 씨게 때리며 밖으로 나갔다.

어째 만날 때마다 등짝을 때리는데 각성한 상태인데도 상당히 고통스러웠다.


“저 양반은 뭘 먹고 다니기에 저리 힘이 넘쳐.......”


등이 빨갛게 달아올랐을 것이라 예상하며 강우진은 자리에 앉았다.


동생 승호가 먹던 식판에 올라와 있는 것은 김, 멸치와 장조림과 밍밍한 쌀죽.

강우진은 죽을 한 숟갈 퍼서 그 위에 장조림을 올려 동생에게 내밀었다.


“마, 함 무바라.”


“됐거든요. 안 먹을 거임.”


그러면서도 먹고 잘도 오물거린다.

강우진은 틱틱거리는 동생을 보며 웃었다.


“오늘 일반실로 옮겼다며. 죽다 살아나서 먹는 밥맛이 어떠냐.”


“죽다 살아나면, 병원 밥이 맛있어져? 맛대가리 없어 죽겠는데 형이 먹을래?”


“미쳤어? 그걸 내가 먹게? 이게 형한테 줄게 없어서 병원 밥을 주려고.”


“와, 사람 새낀가? 맨손으로 달랑 오고는 그런 말이 입에서 나와? 전복죽이라도 사오던가, 진짜.”


형제는 한동안 시답잖은 소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이제야 살아 돌아온 것이 실감이 난다.

던전 안에서 그토록 보고 싶었던 동생의 얼굴을 보니 눈물이 나올 지경이다.

이것이 현실이라는 것에 강우진이 감사를 표할 때였다.


“됐고, 왜 이제 온 건데. 이번엔 진짜 뒤진 줄 알았잖아.”


“뒤졌다니, 형보고 그게 할 소리냐? 아무튼 그럴만한 일이 있었다. 이렇게 살아 돌아왔으면 됐잖아?”


“그걸 말이라고 해? 수술 끝나고 중환자실에 축 쳐져서 기다리는데, 동석 아제가 옆에서 그랬어. 던전 들어간 뒤로 연락이 안 된다고. 나왔어도 한참 전에 나와서 연락했을 사람이 연락이 안 된다고.......”


강승호의 눈가가 붉어졌다.


“내가, 어떤 기분이었는데. 절대 나보다 먼저 죽지 않는다며. 형 진짜......!”


“야야! 미안해! 그래도 나 살아 있거든?!”


난처해진 강우진이 말꼬리를 자르며 화제를 전환했다.

각성에 대한 이야기였다.

형이 각성했다는 얘기를 들은 강승호는 잠시 침묵하다 말을 이었다.


“......각성했다고?”


“그래, 나 각성했다. 이제 짐꾼일 안 해도 돼. 정식헌터 등록하러 가는 길에 너 보려고 잠깐 들렸던 거야.”


“.......”


“그동안 마음고생 시켜서 미안해. 절대 안 죽는다는 약속은 지킬 거야. 더 노력해서 형이 너 꼭 낫게 할 거고. 조금만 더 힘내자.”


“...내가 미안하지. 나한테 미안해하지마.”


강우진은 잠시 동생의 손을 잡아주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 들린 거라, 이제 가봐야겠다. 몸조리 잘하고. 아제한테도 잘하고.”


“응. 형, 지금도 충분하니까 무리하지 마.”


“알았다, 이놈아. 연락할게.”


동생이 더는 아프지 않았으면 했다.

아직도 병의 원인이나 정확한 병명조차 모르지만, 어떻게는 낫게 해주고 싶었다.


그러려면 더욱 노력해야겠다고 결심한 강우진이 병실을 나가려는데 동생이란 놈이 하는 소리가 가관이다.


“형, 잠깐만. 가기 전에 치킨 좀 시켜주고 가. 이거 도저히 못 먹겠다. 너무 맛없어.”


멈칫.


이 자식 봐라.

형 생각해서 일부러 가벼운 농담 던지는 것 같다. 속도 안 좋은 놈이.......

뭐라? 치킨이라?


강우진은 웃는 얼굴로 뒤를 돌았다.


“엿이나 잡주세요, 우리 동생님. 환자가 치킨은 무슨 치킨? 맛없는 밥 열심히 먹고 낫기나 하세요.”


드르륵. 탁.


“.......”


강우진이 병실을 나갔다.

싸늘해진 병실에 홀로 남은 강승호가 허탈하게 중얼거렸다.


“나 치킨 먹을 줄 아는데....... 진짜 잘 먹을 줄 아는데.......”


***


강우진은 병실을 나오며 동석 아제에게 동생 전복죽이라도 사다달라고 부탁했다.

오늘 겨우 중환자실 벗어난 녀석이 무슨 치킨을 먹으려고. 느이 몸엔 치킨도 못 먹지? 전복죽이 맛있단다.


강우진이 동백꽃 점순이 성대모사를 하며 병원을 나오던 참이었다.


[네 동생은.......]


병원을 들어가면서부터 조용했던 천마가 처음 입을 열었다.


[아까 면밀히 살펴봤지만, 확실하다. 구음절맥이다.]


“예?! 동생이 걸린 병 말씀이십니까?!”


천마는 자신이 모를 리가 없다고 자부했다.

강승호가 걸린 병은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불치병이었지만, 천마는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었다.

사실 병실에 들어가면서부터 천마는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강승호의 몸에서 세어 나오는 강한 음기를.


“구음절맥이라면....... 저도 무협지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선천적인 강한 음기 때문에 단명하게 되는 불치병의 종류로서, 보통 주인공이 걸리며 주인공의 특이한 재능이나 기연을 설명하기 위한 장치로 사용되는 설정 중 자주 쓰이는 종류의 질병이 절맥증이다.

그런데 강승호의 병이 구음절맥이었다니.

소설에서나 볼 수 있었던 단어의 등장에 강우진이 인상을 찌푸렸다.


[어려서부터 징조가 있었을 게다. 몸도 약했겠지. 탈나는 음식도 많고. 안 그러더냐?]


“맞습니다.......”


[그러다 던전 브뤠이크break 때 뺑bang하고 터졌을 것이고.]


천마의 말에 따르면.

구음절맥을 치료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육체를 강렬한 음기에 맞게 변화시키면 된다.

그러나 육체를 음기에 맞춰 변화시키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쉽게 시도할 수 없는 어려운 방법이었다.

완치를 하려면 환골탈태換骨奪胎의 경지에 이르러야 하기 때문이다.


換 : 바꿀 환.

骨 : 뼈 골.

奪 : 빼앗을 탈.

胎 : 아이밸 태.


몸 자체가 무武에 적합하게 변화하는 경지였다.

그렇다면 범인에 불과한 동생의 몸을 환골탈태 시켜야 된다는 말인데.

그것이 쉽지 않았다.


[네 녀석이 내공 6갑자를 성취해 그 힘으로 환골탈태를 시켜주는 수밖에 없지.]


6갑자의 내공.

천마 또한 전생에서 그 수준에 이르는데 오십년이 걸렸다고 할 만큼 엄청난 양이었다.

1갑자가 60년에 해당하는 공력인데, 6갑자면 360년 공력!


“그런.......”


병의 원인을 알아낸 것까지는 아주 좋았다. 그러나 치료 조건의 높은 벽은 강우진을 상심에 빠지게 만들었다.

천마는 너무 상심하지 말라며 강우진을 위로했다.


[완치는 현 상태로 불가능할지 모르나, 너의 내공이 반 갑자만 되도 연명치료가 가능할 것이다.]


반 갑자부터는 벌모세수伐毛洗髓를 행할 수 있다.

이거라면 동생의 수명을 10년은 연장시킬 수 있다고 천마는 확언했다.


“반 갑자의 내공만 쌓으면...... 벌모세수를 해줄 수 있다라.......”


승호야. 조금만 기다려라.

이 형이 널 꼭 살리마.


강우진은 반드시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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