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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애 나 애기작가

나혼자 천마님과 함께 레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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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08.05 18:08
최근연재일 :
2021.08.19 23:00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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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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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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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약하다. (3) >

DUMMY

18화.


< 계약하다. (3) >


그로부터 3일이 지난 지금.

강우진은 용인에 있는 숙소 거실에 앉아 있었다.

정확히는 두 다리를 포갠 자세, 가부좌를 하고 있었는데 이는 천마신공의 내공심법 천마진결을 운용하기 위함이다.

추가로 효율을 높이기 위해 처분하지 않고 남겨둔 마석 몇 개를 둘러놓은 상태였다.


“후우.......”


강우진은 숨을 깊게 내뱉었다.

길게 늘어지는 호흡을 통해 기를 흡수한다.

천천히. 반복해서.

들숨과 날숨이 아주 느리고 깊게 오간다.


‘호흡을 통해 공기 중에 분포되어 있는 기氣를 직접적으로 몸 안에 받아들이고, 체내의 근육을 천마진결의 구결을 따라 순차적으로 움직인다...’


그렇게 기를 단전까지 인도하여 축적시키는 것이 바로 기를 모으는 원리다.

강우진이 소주천을 돌리며 한껏 진지해져 있을 때였다.


[너 지금 뭐하느냐?]


“기 모으는 중인데요.”


[그러니까 그걸 왜 굳이 그 자세로 하느냐 묻는 거다.]


“히힛. 기분 좀 내보려고 그랬죠.”


강우진은 가부좌 자세를 그만두고 벌러덩 누었다.

천마진결로 흡기할 때는 굳이 다리를 트고 앉을 필요는 없다. 걸어 다니면서도 하던 건데 뭘 새삼스럽게.

편한 자세가 장땡이다.


강우진은 누운 자세로 내공심법을 운공하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현재 강우진의 기력 스텟은 84에 이른 상태.

이는 단전에 축적된 내공의 양이 40년 치를 넘어선다는 이야기였다.


그동안 꾸준히 천마진결의 운기.

마석에 담긴 기운을 흡기한 것.

거기에 레벨 업으로 받은 보너스 포인트를 모두 기력 스텟에 올인 한 덕분이다.


각성자가 되고 내공이란 것을 접한 지 2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사기적인 성과였다.


[현재 네 녀석의 역량은 가희 일류고수에 비견될 만하다. 허나 상당량이 시스템에 의해 얻은 탓에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겠지?]


강우진은 지금, 무협으로 치면 일류고수의 반열에 들어섰다 해도 부담이 없을 만큼 강해진 상태다.

허나 내공을 다루는 힘이 아직 불완전했다.

강우진의 기력 스텟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기력 : 84 ( 12 + 72 )


내공수련에 집중한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탓도 있지만 높은 비율이 레벨 링 시스템으로 얻은 것이다.

덕분에 빠르게 내공을 증진시킬 수 있었지만 몸이 그것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힘이 늘어났다는 것을 체감은 하지만, 적재적소에 활용이 어려운 상태.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큰 손해가 아닐 수 없다.


[늘어난 힘을 완전히 제 것으로 만드는 수련부터 행하도록 하겠다.]


***


‘음.......’


천마의 말과 함께 강우진은 의식을 잃었다.

그리고 깨어난 곳은 살아생전 처음 보는 희한한 공간이었다.


“여긴...”


살짝의 두통이 머리를 띵하게 했지만 그럭저럭 버틸 만하다.

정신을 차린 강우진이 주변을 둘러봤다.


상하좌우로 1백 미터는 되어 보이는 하얀 방 안.

그 안을 거북이, 소나무, 학과 같은 거대한 모형들이 차지한 채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고개를 돌려 다른 쪽을 보니 여긴 더 가관이다.

반대편에는 금은보화와 신사임당이 그려진 돈다발이 언덕을 이루고 있었다.


“도, 돈!!!”


강우진의 눈이 돌아갔다.

세상에, 엄청난 양의 재물이 주인도 없이 바닥에 버려져 있다니. 여기가 어딘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주워야지!

딱 봐도 임자 있어 보이진 않는다. 개꿀!

하면서 강우진이 돈다발을 향해 점프를 하는데.


파사삭!


“이게 뭐야...? 다 가짜야?”


실제 돈이 아니니 스티로폼 부서지듯 파괴되는 모형들.

허무하게 바스라지는 지폐였던 것들...


실망하는 강우진의 모습을 한심하게 지켜보던 천마가 입을 열었다.


[쯔쯧. 욕망에 눈이 먼 모습은 언제 봐도 추악하구나. 거기에 이토록 자신에게 솔직한 공간이라니. 거대 십장생 모형과 금은보화라. 장수와 금전적인 성공의 욕망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모습이로다.]


“스승님?”


강우진이 뒤를 돌았다.

익숙하게 보던 미니 버전의 모습이 아닌, 본래 6척이 넘는 유려한 미청년이 서 있었다.

강우진이 천마의 본모습을 제대로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잘생김이 하늘을 찌르는 미소와 함께, 천마가 입을 열었다.


[이곳은 너의 심상세계다. 정신을 이루는 무의식중의 공간이라 할 수 있지. 밖에서 제대로 몸을 움직일만한 공간이 없으니 이리로 데려온 것이니라.]


이곳이 자신의 심상세계라고?

신기함에 이리저리 둘러보지만 보이는 것은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는 거대 모형들 정도 뿐.

천마는 강우진이 그러든 말든 신경 쓰지 않고 할 일을 했다. 저 놈이 저러는 게 어디 하루 이틀인가.

천마가 검지를 내밀어 여유로운 동작으로 원을 그렸다.


“오잉? 뭐하신 거예요?”


동시에 강우진의 주위로 직경 3미터 크기의 원이 그려졌다.


[네 공간이다. 너는 이제부터 그곳 밖으로 나올 수 없다.]


천마와 강우진이 이곳으로 온 이유는 다름 아닌 기의 숙달을 위해서다.

그러면서 신체 밸런스를 잡고 천마신공의 성취도 높이고자 함이다.

그런 설명을 듣긴 했지만 이 원형의 공간을 나가지 않는 것으로 뭘 할 수 있다는 것일까?

의문을 표하는 강우진을 본 천마가 씨익 웃었다.


[자고로 뭔가를 배우는 것은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 가장 빠른 법이지.]


“그렇군요. 이 안에서 무공수련을 하면 되는 겁니까?”


[반만 맞았다.]


천마가 빙긋 웃으며 원 안으로 들어왔다.

조각 같은 외모에 비견되는 시원한 미소였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보장하지. 지금부터 본좌가 네 녀석을 어루만져줄 테니 알아서 피하고 막으면 된다.]


“예...?”


강우진이 의문을 표할 세도 없이 천마의 주먹이 날아왔다.


[너 이제 조옷됐다는 게다.]


***


“...어라.”


순간 자신에게 무슨 짓이 일어난 것인가.

강우진은 지금 왜 자신이 누워있던 건지, 상황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그때였다.


[대체.]


퍼억!!


“윽!”


천마의 가벼운 발재간 한수가 강우진의 허리를 차올렸다. 갑작스런 통증과 더불어 몸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일어서고 말았다.


[언제까지 누워있을 테냐?]


퍼버퍽!


“크윽!”


순식간에 날아든 세 번의 공격이 각각 강우진의 머리, 가슴, 배에 작열했다.

그나마 천마가 손속에 사정을 뒀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그대로 한 번 더 쓰러질 뻔했다.


[수련은 이미 시작되었다. 재주껏 잘 막아 보거라. 피해도 된다.]


이어서 날아오는 파천권의 묘리를 담은 일 권!

정신이 번쩍 든 강우진이 필사적으로 몸을 틀었다.

본능적으로 가드를 올리고, 팔목으로 공격을 간신히 빗겨냈다.


“큭...!”


정타를 피했음에도 팔을 통해 전해지는 저릿저릿한 감각에 강우진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방금 맞았으면 죽었을 게다. 당장은 이 정도가 적당한 모양이구나.]


“자, 잠깐... 죽었을 거라고요..?!”


[그래. 허나 맞아도 된다. 여기서는 죽어도 죽는 것이 아니니...]


스윽.


순식간에 강우진의 배를 통타한 천마의 주먹!


[편하게 죽거라.]


“커억!”


강우진이 피를 토하며 쓰러졌지만 그런 건 천마의 안중에도 없었다.

싸늘하고 무신경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 일백 번만 죽어보자꾸나. 본좌는 네가 그 안에 해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안 되면 더 죽여줄 테니 걱정은 말거라.]


“미, 미친... 뭘 해내야 되는 건데요...?”


[알아서 깨우치라 하지 않았더냐? 지금부터 본좌는 네게 경험과 능력을 전신에 구석구석 쑤셔 박아줄 것이다. 뚜드려 맞다가 한 100데스death정도 하면 익힐 수 있겠지.]


“무슨 그런 몰상식한...”


[이게 네가 원하던 마교 스톼일style이니 가슴에 새기도록.]


한 없이 좁디좁은 천마의 마음속에 뭔가 쌓인 것이 있는 모양이었다.


‘젠장, 저번에 생각 없이 정파를 들먹이는 게 아니었는데...!’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는 법.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이미 한참 늦은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강우진은 눈물을 머금고 죽음을 회피하고자 노력해야 했다.

본인의 한계점을 실시간으로 갱신하며 죽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는 강우진!


그래도 90번 넘게 죽었다.


***


이것을 생사결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매 순간마다 강우진의 목숨이 저승을 넘나들었으니 일부는 옳다 할 수 있겠다.


강우진은 현재 일류고수의 단계에서도 중간 이상.

가진 바 내공을 원활히 운용하고 천마신공을 조금 더 숙련되게 사용할 수 있다면 절정의 경지도 꿈이 아니었다.

12성 대성의 단계 중 3성 초입이니, 신공을 4성까지 끌어올리고 내공을 조금 더 모은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천마는 이것을 속성으로 해결하기 위해 심상세계에서의 강우진을 아흔아홉 번에 걸쳐 죽였다.

강우진이 쉽게 깨우칠 수 있게 본인도 4성 정도의 천마신공을 운용해서 공격을 퍼붓고.

흔히 공간감이라고 말하는 감각을 익히도록 유도하면서.


공간감.

자신의 주변 일정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공간 감각을 말하는데.

이를 극에 달하면 실제 고수의 경우, 반경 3장의 거리에서 오가는 공수의 움직임을 모두 파악할 수 있다.


공간을 제어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큰 이점이다.

그렇지 않은 이와의 전투에서 공수 모두 우위를 점하고 농락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것을 달리 말하면 제공권制空權이라고 한다.


制 : 절제할 제.

空 : 빌 공.

權 : 권세 권.


내공의 힘을 바탕으로 주변 공간 영역을 장악하는 것이 바로 제공권.

제공권의 인지 유무는 엄청난 격차를 만들어낸다.

또한 앞으로 강우진이 익힐 천마검의 상위 검법. 천마십검을 배우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칠 개념이었다.


“하압...!”


아흔아홉 번에 걸친 생사결을 이겨낸 강우진이 기합을 토했다.


툭.


[호오.]


이미 정신력과 체력이 고갈된 지 오래였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천마의 정권을 피해 반격까지 성공시켰다.


결과는 그저 옷깃에 닿은 힘없는 주먹 한 방이었을지 모르나.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강우진이 처음으로, 천마에게 닿았다는 것에 의의가 있었다.


99번이나 바닥에 쓰러지며 몸으로 체득한 간질간질한 감각과, 생존을 위해 익숙해질 수밖에 없던 내공의 체화가 그를 실현시켰다.


“이, 이제. 더는 못해...”


무한정 원 상태로 돌아올 수 있다하더라도 정신은 소모되기 마련이다.

그 덕에 강우진은 단말마와 같은 한 마디와 함께 쓰러졌다.


-띠링!

-스킬, 제공권(A+)이 생성되었습니다.


-띠링!

-역경을 이겨내고 한층 더 성숙해집니다.

-스텟, 정신력이 생성되었습니다.


-띠링!

-천마신공의 이해도가 상승했습니다.

-기력을 제외한 올스텟에 보정치가 더해집니다.


정신을 잃는 중간에 요란한 시스템 메시지가 울려댔지만 지금 강우진은 그것을 볼 겨를이 없었다.

강우진이 쓰러진 후.

천마가 광소를 터트렸다.


[크하하하! 마지막 한수는 조금 괜찮았다. 칭찬하마. 이제 좀 볼만하구나.]


천마가 강우진의 마지막 일격을 인정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쓰러진 강우진을 들어 어깨에 메고는 어느새 모습을 감췄다.


쿠구구-!


그러자 심상세계가 무너져 내렸다.


***


시간은 흘러 2주가 지난 2030년 7월 3일.

레이팅과 계약하고 혹독한 수련을 거친 강우진은 일류고수의 끝자락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드래프트 공식 발표를 하는 날이었다.


“크흠. 자알 생겼구만.”


평소와 달리, 왁스로 머리도 올리고 깔쌈하게 정장까지 차려입은 모습이다.

강우진이 콧노래를 부르며 거울을 보는데 뒤에서 천마가 혀를 차고 있었다.


[쯧쯧. 가을도 안 왔는데 어디서 추남秋男 소리가 들리는구나.]


추남이라니... 동음이의어로 자신의 준수한 얼굴을 깎아내리다니!

강우진이 발끈했다.


“저 나름 잘생긴 편이라니까요?!”


[본좌만큼 생겼더냐?]


“.......”


그건 맞는 말이었다.......

심상세계에서 본 천마의 본모습은 ‘킹지적 짱자 시점’의 짱중혁 뺨을 두 번 때릴 정도였으니까.


“세상은 왜 나를 낳기 전에 천마를 낳았단 말인가.”


[염병을 하는구나. “천마를”은 반말이고.]


“예.......”


강우진은 화장실 거울을 보며 마지막으로 옷매무새를 정돈하고 레이팅 본사를 향해 밖으로 나갔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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