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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who작가 님의 서재입니다.

히어로즈(Heroes)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일반소설

완결

라끌리에
작품등록일 :
2015.01.04 23:44
최근연재일 :
2015.01.27 20:07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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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21
추천수 :
229
글자수 :
348,419

작성
15.01.19 19:50
조회
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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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6쪽

5. 현자의 망언-(2)

DUMMY

나는 손목을 어떻게든 빼내려고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 하지만 나는 저 사령관이라는 자보다 젊었지만 세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내 팔은 그에게 있어서 가느다란 나뭇가지나 다름없었다.

그는 잠시 생각하는 척 하더니 또다시 나를 꼬드겨 왔다. 그것은, 아주 달콤한 속삭임이었지만 결국엔 협박이나 다름없었다.


“내가 자네의 천사님인지 뭔지를 실컷 만날 수 있게 해 준다니까. 혹시라도 자네가 다치거나 하면 그 애에게 간호하라고 일러두지.”

“쓸데없는 소리……”

“참 좋은 말로 할 때 안 듣는군. 이건 어때. 난 얼마든지 걔를 다른 마을의 영웅에게 보내버릴 수 있어. 그 애가 불행하든 말든 내가 알 바 아니지.”


드디어는 그가 내게 치명적인 카드를 내보였다. 아쉽게도 나는 더 이상 내보일 패가 없었다만 저자는 아직도 많이 남은 모양이었다. 또 다른 손목을 잡힌 꼴이 되자 나는 냉철하게 판단하기가 훨씬 어려워졌다.

그가 잔인한 미소를 지으면서 내 왼쪽 손목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여기도 부러지면 자네는 몇 주를 더 여기서 지내야 할까. 2주? 3주? 생각해보면 자넨 정말 자네를 괴롭히길 좋아해. 말리진 않겠어. 자네의 천사님은 내 딸자식이니.”

“가져가라고! 싹 다 가져가! 내 인권도, 권리도, 양심도, 몸도! 가서 장기매매에 팔아버리든지 하라고! 날 당신 방구석에 묶어두고 매일 뼈마디를 분질러버리란 말이야!”


나는 눈을 부릅뜨며 그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에게 침대 위의 베개를 던지기 시작했다. 나도 내가 무슨 짓을 벌이고 있었는지 한동안 제대로 자각하지 못했다. 그도 내 갑작스러운 돌발행동이 꽤나 당황한 듯 보였다.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병실 밖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어디로 가야할지 조차도 모른 채 나는 일단 어둠 속을 헤치고 밖으로 나갔다.


어디든, 어디든 숨을 곳이 필요했다. 아무도 나를 찾을 수 없도록. 그런 곳에 잠적하여 다시는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내가 알고 있던 장소들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무인도는 나오지 않았다.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이곳은 온통 영웅들의 무대였다. 나는 그중에 일개 조연에 지나지 않았다. 무대 위, 밖, 옆, 나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다.

왜 이런 곳에서 살아가야 하나 싶었다. 그 와중에도 몸은 추위를 어찌나 기막히게 알아채는지 쉴 새 없이 떨리기 시작했다. 고개를 수그리고 동이 틀 때까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있었다. 검은 그림자가 내 옆으로 길게 늘어졌다. 나와 똑같은 자세를 한 어둠이 내 옆에 드리워졌다.


한 차례의 탈주극을 벌이고 난 뒤로는 퇴원할 때까지 사령관은 내 앞에 모습을 내비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기분이 내키는 대로 언제든지 나를 찾아올 수 있는 자였다. 감기까지 도져왔지만, 내가 편히 두 발 뻗고 잘 수 있는 날은 없었다. 하루하루를 넘기는 것이 정말이지 고역이었다.

내가 진료실에 앉아서 붕대를 풀던 날이었다. 의사는 손을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내게 말을 걸어왔다.


“이야, 악당 선생께서 항상 우리 병원을 먹여 살리시는군요. 아주 단골손님이외다. 물론 정말 고마워해야 할 분은 보호자분이겠지마는.”

“날 항상 갖다 나르는 건 그의 영웅 수하들이 아니겠습니까. 그들에게 감사해야지요.”


나는 그를 노려보며 쌀쌀맞게 맞받아쳤다. 의사는 그런 내 표정을 보지 못했는지 도리어 껄껄대며 웃었다.


“아뇨. 그 사령관 각하께서 항상 몸소 선생을 나르던데요? 선생께서 길거리에 쓰러져 계시던 걸 주워왔다고 하시더군요. 이거 참! 그분이야말로 정말 훌륭한 영웅이 아니 덥니까? 영웅 악당 차별 안 하고 다친 이들은 모두 자비로 치료해주시니……. 그분이야말로 나이팅게일이 아니겠습니까, 예. 나이팅게일.”


길거리? 나이팅게일?


“나이팅게일이 환자도 만드나 봅니다. 참으로 살기 좋은 세상이군요.”

“예, 살판나는 세상이죠.”


의사가 내가 한 말을 되풀이했지만 그것은 그저 영혼 없는 맞장구에 불과했다. 나는 그만 그와 정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을 포기하고 말았다.


병원에서 벗어나게 된 뒤로 제일 먼저 찾아간 것이 바로 내가 자주 갔었던 외딴 집이었다. 천사님께 말도 못하고 종적을 감춰버린 것이 마음에 걸렸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그것은 보기 좋은 핑계거리에 불과했다. 내가 그녀를 찾아갔던 것은, 다시는 그녀에게 찾아가지 않기 위함이었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미친 짓이었다. 내가 이렇게 피한다고 한들 나는 결국엔 그녀의 아버지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가 없을 것이다. 그걸 알면서도 계속 발걸음을 외딴 집으로 향할 수 는 없을 노릇일 터였다. 마지막으로라도, 그녀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녀는 내가 불시에 찾아오자 전장에서 살아 돌아온 아들을 보는 어머니마냥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그리곤 내게 안겨 떨어질 줄을 몰랐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그녀를 다독여주는 것밖엔 없었다. 그녀가 내게 이런다는 것이 내겐 더욱 괴로울 뿐이었다. 그녀는 내가 그간 어디에 있었는지에 대해 묻지 않았다. 단지 내가 무사히 돌아와 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는 듯 했다.


“악당님, 이거…… 받아 주세요. 제가 그동안 직접 만든 거예요.”


그녀가 수줍은 듯이 하얀색 털실 목도리를 내게 건넸다. 뜻밖의 선물에 내가 선뜻 받지 못하고 망설이고만 있자, 그녀가 직접 내 목에 목도리를 둘러 주었다.


“저……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지…….”


그녀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요새 날씨가 꽤나 추워졌잖아요. 감기 들지 마셨으면 좋겠어서…… 아무리 추워도, 악당님께서 추위를 꼭 이겨내 주셨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난 이미 추위에 굴복하여 몇 차례 감기를 앓은 후였다. 얼굴이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나는, 면목이 없어 그저 고맙다는 말만 연신 내뱉어댈 뿐이었다. 미안하고, 감사했다. 이런 감정을 수차례 겪어온 나였다. 더는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다.


한참을 망설이다 겨우내 그녀에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만약, 언젠가 내가 이곳을 못 찾아오게 되더라도 절대 나를 찾지 말라고. 내가 어디 있는지조차 알려고 하지 말라고 말이다. 천사님께선 대답하지 않으셨다. 나도 그녀처럼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침묵 속에서도 그녀는 속으로 울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도 그랬을 지도 모른다. 애초에 무리한 부탁이지 않던가, 악당은 추위를 이겨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그것은 순전히 강인한 영웅들의 몫이었다.



“이게 누구야, 세계 최고의 배우 아닌가!”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깜깜한 집으로 들어왔을 땐 이미 사령관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전혀 반갑지 않은 얼굴에 나는 그만 그의 시선을 피해버렸다. 그의 주변으로 알 수 없는 한기가 느껴졌다.

그는 저번의 제안에 대해 확답을 들으러 온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난 병원에서도 그랬듯이 딱 잘라서 거절할 수만은 없었다. 그를 물리칠 용기도, 역량도 없었다.


“저번에도 말했지만은 난 당신에게 내 인권을 내 줄 생각이 없습니다.”


그가 인권이란 말에 민감하게 반응하더니 이내는 나를 비웃기 시작했다. 그가 내게 다짜고짜 어깨동무를 걸어왔다. 그리곤 아주 안타깝다는 어조로 말했다.


“인권? 이걸 어쩌나. 악당은 인권이 없는걸. 하지만 인권은 자유고 자유는 책임이야. 따라서 악당은 그 어떤 책임을 지지 않아도 돼. 법에 대한 특별 면제가 아니야. 법의 구속을 이미 날 때부터 받고 있으니, 자신이 선을 넘지 않게 괜히 조심할 필요가 없다는 거지. 생각해봐. 존재해도 사형, 훔쳐도 사형, 살인해도 사형이면, 자넨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그칠 겐가?”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는 말이 있죠. 내게 양심을 져버리라 강요할 권리는, 당신이 아무리 영웅이라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요!”


내가 그의 팔을 뿌리쳐내며 소리쳤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소크라테스? 그래, 그것도 좋지. 하지만 자네가 며칠을 굶든, 자네는 돼지야. 이는 절대불변의 진리지. 자네 존재는 이미 날 때부터 정해져버린 거라고. 자, 그렇다면 자넨 어떻게 처신하면 좋을까? 어차피, 자넨, 절대 소크라테스가 될 수 없을 테니, 진흙탕에 빠져 뒹굴어 보는 건 어떤가? 쓰레기통을 뒤져보는 건 또 어떻고? 그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양심을 지켜서, 무슨 세상을 바꾸겠다는 게야? 그런 건 배부른 소크라테스들의 몫이야! 모두가 제 배불리며 살적에 자넨 언제까지고 배고픈 돼지로 살겠다는 겐가!”


웃기지도 않았다. 저게 바로 궤변이지. 내가 언제 세상을 바꾸려고 악당 노릇을 하지 않았었던가.


“이제 제발 그만 좀 하시죠! 세상에 악당이 그렇게도 없답니까? 난 내가 이딴 직업을 도맡아야 할 이유를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대체 내게만 계속 이러는 이유가 뭡니까! 단순히 날 괴롭히고 싶은 겁니까? 따님 때문이라면 걱정 마시지요. 이젠 다신 찾아갈 일 없을 테니까요!”


내 말이 끝나자, 그는 잠시 눈을 크게 뜨더니 이내 미친 듯이 웃었다. 나는 잠시 내가 어떤 말실수를 범했는가를 돌이켜봤지만, 저 자에게 비웃음을 살 부분 따윈 없었다. 그는 한참을 아주 재미있는 농담을 들은 사람처럼 웃다가 나를 놀려대기 시작했다.


“정말 고지식하기 짝이 없군! 내가 언제 자네더러 내 딸을 절대 만나지 말라고 했던 적이 있었나? 난 그런 기억 없는데? 게다가, 방금 자네가 내뱉은 말은 또 뭔가? 자네만 아니라면 내가 다른 악당들에게 이런 짓을 계속 하고 다녀도 괜찮단 말인가? 자식 딸린 악당? 늙고 힘없는 악당? 불구가 된 악당은 또 어떻고?”


나는 깜짝 놀랐다. 내 말이 그토록 의타적인 발언으로도 해석 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몰랐다.

그래서일까, 나는 이젠 그의 말을 전적으로 부정할 수가 없게 되었다. 어차피 이 마을에서 직접적으로 활개치고 다니는 악당 수는 한정되어 있었다. 그것은 어쩌면 정부에서 정해준 수 일 수도 있었다.

어찌되었건, 사령관이란 관직은 그저 일개 조정자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누군가 도맡지 않으면 그는 끝끝내 이 일을 다른 악당에게 맡겨 버릴 것이다. 죽어도 그만 살아도 그만인 나보다는, 다른 존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악당에게, 악역이라는 가면을 씌우고 말 것이다.


“이제야 좀 내 말을 알아듣겠나? 자넬 악당으로 만든 건 바로 자네야. 자넨 감옥에 갇혀도 탈옥 시도조차 해보질 않는 악당이 아니던가? 나는 말이지, 중요한 배역을 함부로 정하는 얼간이가 아니야.”


나는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질 않았다. 사령관도 내가 입을 열 때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의타심이란 결코 나 같이 비겁한 악당이 쉽게 무시할 수 있는 마음이 아니었다. 그것을 쉽사리 떨쳐 버릴 수 있을 만큼 나는 대담하지 못했다. 나는 그리곤 나 자신을 맹렬히 비난하기 시작했다.


언젠가 사령관이 내게 총을 쥐어 주면서 말했었다. 아버지와 나 자신 중 한 사람이 살고 한 사람이 죽어야만 한다면 누굴 선택하겠느냐고. 나는 그때 망설임 없이 아버지를 선택했다. 아버지는 내 혈육이 아니었으니 어쩌면, 그것은 일종의 동류애로 취급될 수도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지금의 나는 어떤가? 나는 만나 본 적도 없는 동지에게 망설임 없이 총을 겨누고 있지 않은가.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에 내가 선택한 말은 아주 짧고도 간결한 말이었다. 사령관은 그답지 않은 한숨을 내쉬더니 그대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이번에도 내 쪽에서 도망을 친 것이다. 나는 또다시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


악당 157호는 정말이지 융통성 없기 짝이 없었다. 딴에는 전직 교수라 그런 거겠지. 사령관은 그렇게 생각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나가’라는 말이 157호가 고심 끝에 내뱉은 말이었다. 자신이 그 어처구니없는 말을 순순히 들어 주었다고 해서 그를 포기할 생각은 아니었다.

이만한 재목을 찾는 게 어디 쉬운 일인 줄 아는가. 천재라고 불리던 자이니 대본도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외워올뿐더러 괴상한 기계를 조립해 오는 것도 꽤나 잘 해올 것이다. 무엇보다도, 저리도 직실하니 한번 사로잡힌 뒤로는 자신의 말을 거역할 리도 없을 터였다. 하얀 괴도가 157호를 이토록 완벽한 악당으로 길러 놨으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자신의 뜻대로 이토록 넘어오지 않는 악당은, 마인드 리더라는 악질 빼고는 그가 처음이었다. 원래 악당들이란 조금만 약점을 긁어도 고분고분하게 굴복하거나 살림에 쪼들려서 오히려 자발적으로 하겠다고 빌던 놈들이 아니던가.


사령관은 흩날리는 눈발을 맞으며 마인드 리더에 대해 생각했다. 언젠가 그의 집에 찾아가 꼬드겨 본 적이 있었다. 그 또한 영리하면서도, 자식도 배우자도 딸리지 않은 좋은 재목이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마인드 리더는 굳이 자신이 부탁하지 않아도 이미 악당 노릇을 자발적으로 해왔던 악당이었다. 국가가 정해 놓은 틀에 얽매이지 않고, 순수한 악을 지향하는 악질 악당이 바로 마인드 리더라는 존재였다.

그러나 자신의 절친한 친구가 사망하자 마인드 리더는 그 일을 그만두었었다. 사령관은 멋도 모르고 그런 악당에게 거액의 현금을 쥐어 주며 꾀어내려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마인드 리더는 157호처럼 유약하고 우유부단한 악당이 아니었다. 그는 사령관이 그런 제안을 꺼내자마자 불같이 화를 냈었다. 얻다 대고 그딴 망언을 하느냐, 세상 참 잘 돌아간다. 당신은 영웅의 기본자세가 되어있지 않다. 당신은 만들어진 악당을 상대하는 것이 그리도 재미있단 말이냐. 악을 만들어내는 선은 더는 선이라고 불릴 수 없다. 등신 같은 놈. 내가 악당이 어떤 건지 도리어 보여주겠다. 이딴 돈은 너나 쳐 가져가라. 당장 썩 꺼져버려라…….


사령관은 베개 대신 자신이 건넨 현금을 맞으며 그 곳에서 쫓겨났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났다. 그 뒤로 마인드 리더는 걷잡을 수 없는 악질 악당이 되었다. 하지만 재정적 지원 없이 완벽한 악당이 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래서 그는 항상 패배했고, 감옥에 갇히기 일쑤였다.

그러나 그는 정신적으로는 절대 패배하지 않았다. 탈옥도 그에 맞서 밥 먹듯이 한 그였다. 사령관은 일부러 감시관을 늘리거나 하진 않았다. 늘리더라도 마인드 리더는 악착같이 탈출해 낼 존재이니, 감시관을 늘리는 것은 쓸데없는 재정 낭비일 뿐이었다. 그는, 157호처럼 모든 것을 포기하고 가만히 앉아 있을 악당이 아니었다.


사령관은 인상을 찡그렸다. 마인드 리더처럼 대단한 놈도 아니면서 자신의 뜻대로 넘어오지 않는 157호가 괘씸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곧, 슬며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너무 쉽게 넘어와도 재미가 없지. 오히려 그것이 더 오기가 생기게 하질 않던가! 반드시 망가뜨릴 것이다. 속절없이 꺾어버릴 것이다.

157호는, 세상에서 가장 비열하고 비참한 악당이 되어야만 한다.




작가의말

5화 끝입니다

벌써 30화가 넘어가네요

단편 생각하고 쓴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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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E. 닫는 이야기(새벽에 임하는 자) +2 15.01.26 685 1 14쪽
50 11. 데탕트-(2) +2 15.01.25 693 1 19쪽
49 11. 데탕트-(1) 15.01.25 683 1 16쪽
48 10. 일탈-(4) +3 15.01.24 586 1 26쪽
47 10. 일탈-(3) 15.01.24 663 1 20쪽
46 10. 일탈-(2) 15.01.24 479 1 18쪽
45 10. 일탈-(1) 15.01.24 552 1 16쪽
44 9. 그 악당-(3) +2 15.01.23 564 1 25쪽
43 9. 그 악당-(2) 15.01.23 433 2 15쪽
42 9. 그 악당-(1) 15.01.23 445 1 20쪽
41 8. 엄동-(4) +2 15.01.22 615 1 27쪽
40 8. 엄동-(3) 15.01.22 628 1 19쪽
39 8. 엄동-(2) +1 15.01.22 421 1 20쪽
38 8. 엄동-(1) +1 15.01.22 449 1 11쪽
37 7. 돌아온 작살-(2) 15.01.21 514 1 9쪽
36 7. 돌아온 작살-(1) +2 15.01.21 365 1 17쪽
35 6. 산(酸)-(2) +4 15.01.20 590 3 12쪽
34 6. 산(酸)-(1) 15.01.20 622 2 21쪽
» 5. 현자의 망언-(2) 15.01.19 586 3 16쪽
32 5. 현자의 망언-(1) 15.01.19 698 3 15쪽
31 4. 위대한 군주는-(2) +2 15.01.18 463 3 11쪽
30 4. 위대한 군주는-(1) 15.01.18 414 2 16쪽
29 3. 교수라는 직책-(2) +2 15.01.17 724 3 31쪽
28 3. 교수라는 직책-(1) 15.01.17 465 3 20쪽
27 2. 도둑과 양아버지-(4) 15.01.16 427 3 14쪽
26 2. 도둑과 양아버지-(3) 15.01.16 380 3 15쪽
25 2. 도둑과 양아버지-(2) 15.01.16 365 3 21쪽
24 2. 도둑과 양아버지-(1) 15.01.16 587 3 14쪽
23 1. 귀공자 15.01.15 453 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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