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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號Tiger 님의 서재입니다.

피와 진흙의 요람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6號Tiger
작품등록일 :
2021.08.04 10:21
최근연재일 :
2023.01.2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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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1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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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The Way Back Part-VII

DUMMY

“음, 돈이 문제군.”

“만약에 피터가 요새나 성곽을 가지고 있었다면 지금 있는 병력 구성으로 충분했겠지. 거점을 중심으로 각 지역을 방어하면 되니 말이야.”

“하지만 지킬 성곽 하나 없이 온통 사방이 열려 있는 무방비의 시골 마을들뿐이지.”

피터는 자신이 가진 7개 백작령에 해당하는 규모의 영지는 모두 전형적인 시골 마을들이다. 관리하는 규모와 넓이만 거대할 뿐이다. 지금 피터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들이 얼마나 쉽게 무너지기 쉬운 모래 위에 쌓은 누각(樓閣, 沙上樓閣) 같은 것과 같은지 알고 있었다.

기존 귀족들에게 피터는 기초가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무너뜨릴 수 있고 주저앉힐 수 있는 시궁창 속의 쥐와 같다. 능력이 조금 있다고 이리저리 먹이를 주면서 추켜세워 주지만 언제든 내던질 수 있는 존재다.

웰싱엄에서 마틴 피어스가 피터를 묶어 동부 세력에게 바치며 평화를 구걸했을 때와 같은 상황이다. 지금 피터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힘을 키우는 것이다. 보통 상황이라면 그냥 생각하지 않아도 될 이다.

‘언제든 불리해지면 마틴 피어스처럼 나를 동부 세력에게 내던져 버리겠지.’

그렇지만 지금은 동부 세력 특히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 로버트 프리스터가 서쪽으로 발걸음을 내딛으려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까지 피터가 하나 확실하게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꿈에도 생각지 못한 공포의 정체가 무엇인지 커튼을 열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 세상은 수많은 굶주린 맹수들이 가득차 있는 벌판에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로 홀로 걷고 있는 모습이다.

언제든 사방을 오가는 굶주린 맹수에게 잡아먹힐 수 있다.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힘을 키우는 것 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힘을 키우는 것 자체가 많은 돈이 들어가는 일이기는 하지만 잡아먹힌다면 재물이든 명성이든 아무 소용이 없다.

지금 명성, 명예 같은 것들 모두 피터를 못살게 굴고 있다. 명예라는 것 때문에 나섰다가 일을 당하면 어찌 될지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명예는 잘린 다리를 붙여 주지 않는다. 잘린 팔도 어림없다.

화살에 맞고 창칼에 찔리고 곤봉에 부상당한 고통을 치워내지도 않는다. 명예는 상처를 수술하지 못한다. 명예란 한낱 말일 뿐이다. 단지 바램일 뿐이며 멋들어진 추임세이고 헛된 계산이다.

‘명예를 가질 필요가 없다. 어제 죽을 놈이 명예를 느끼나? 아니지.’

명예의 소리가 들리지 않으며 느껴지지 않는다. 죽은 자에게도 말이다. 그렇다고 살아있는 자에게 명예가 살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한줌의 명예를 손에 쥐고 기뻐한다고 해도 세간의 비방이 명예를 살려 두지 않으니 말이다.

어딘가 높은 위치, 아니 무엇인가를 주도할 위치에 오르게 된다면 입달린 잘난 것들이 비방을 하고 명예를 헛된 것으로 만든다. 피터에게 명예는 헛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용감하게 싸우고 이겨내 올라섰어도 한순간에 추락할 수 있다.

‘찰스 프리스터를 죽인 살인자.’

자신의 이름 대신에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면 묘석의 비문에 정말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있다. 피터는 자신이 어째서 이 세상에 존재하고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냥 살아있고 언젠가 조나단처럼 결혼을 하고 데클랜 같은 자식도 낳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역병 찰스 프리스터가 나타나면서 모든 것에 공평하게 죽음을 안겨 줬고 피터를 세상이라는 곳에 내던졌다. 그 세상에서 지금 피터는 언제든 부러져 추락해 늪으로 빠져 버릴 썩은 나무다리 위를 걷고 있다.

‘돈을 아낄 이유는 없지.’

솔직히 피터도 지금 가진 돈이면 평생 아니 몇 대에 걸쳐서 그 돈만 사용하며 편안하게 살 수 있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돈을 써야 할 상황임을 알고 있으니 그 자리에서 브로디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브로디는 우선은 군영 주변에 목초지를 확보하고 대규모로 조랑말을 확보해서 키우는 일을 하기를 바랬다. 피터는 자신 소유의 마을에 조랑말을 나눠 키우도록 하는 것이 어떤지를 물었다. 거듭 브로디는 군대에서 말을 키우길 바랬다.

“마을에서도 조랑말을 키우는 것이 좋지. 굴레를 쓰게 해서 쟁기를 끌어 농사에 사용할 수 있고 짐을 나르거나 경비대가 사용할 수 있으니 말이야. 하지만 마을 주변 경작지와 목초지는 곡식을 재배하고 조랑말 보다 유용한 가축들을 먹이는데 사용해야지. 군대에서 사용할 말을 직접 키워서 사용하도록 하고 잘한다면 말을 팔아서 군대의 유지비로도 사용할 수 있을 꺼야.”

“아, 그것은 그렇겠군. 하기야 평소에 말과 가까이 있어야 훈련을 하기도 편할 것이니 말이지.”

“다 돈이 드는 일이라서 골치 아프기는 해. 워터빌을 중심으로 서쪽은 해적들 때문에 한바탕 뒤집어 졌던 곳이야. 동쪽은 그냥 가난하고 보잘 것 없는 곳일 뿐이지. 사람들이 떠났다가 되돌아 온 곳도 있고 끝도 없이 도둑들에게 털렸다가 결국 스스로 도둑이 되었던 자들도 있지.”

“모든 곳을 좋게 만들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겠군. 하지만 돈이 아까울 것이 있겠어? 내가 돈을 마련할 수 있고 이곳을 좋게 만드는 것 모두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고 말이야.”

호기 있게 대답했지만 피터는 자신도 모르게 잠깐 고개를 숙였다. 브로디는 짧은 시간 끝도 없이 벌어진 전쟁 때문에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죽고 사라졌음을 탄식했다. 군인들이 도착하자마자 쉽게 결혼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워낙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톨 가문이 무너져 버리면서 상인들이 무너지고 파산해 버린 사람들이 너무 많아. 높으신 분들이야 별다른 타격이 없겠지만 이런 아래쪽에 있는 사람들은 그냥 직접적으로 궁지에 몰리게 되었어.”

“이곳저곳 찢어진 상처들이 대강이라도 아물기 전에 동부 세력이 전쟁을 벌이려 하고 있으니 걱정이야. 전쟁에 쓸 돈을 여러 지역을 회복시키는데 사용되어야 하는데 말이지.”

“다들 실제 전쟁터에 나가본 적도 없는 녀석들 아니, 전쟁을 결정할 위치에 있지도 않는 놈들은 그냥 자리에 앉아서 무기나 전술, 크고 작은 승리 같은 것에만 집착하고 논쟁을 벌이고 있지. 전쟁이란 한마디로 이겨야 이겨도 손해, 지면 그냥 완전히, 완전하게 망해 버리는 거야.”

“하기야 이 세상을 움직일 사람들이 모두 전쟁터로 나가서 모든 것이 정지되고 엉망이 되는 법이니 말이야. 높으신 분들의 영웅 놀음에 죽어나가는 것은 보통 사람들인데 말이지.”

브로디는 인버란 평야 지대의 일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롬지 가문과 코크 가문이 서로 죽기로 싸워대며 많은 부분이 불타고 파괴되었다. 이후 두 가문이 기퍼드 백작 카이든의 중재로 극적으로 휴전했다.

갑자기 두 가문이 제이든 왕자의 반란에 가담하고 피터에게 토벌되면서 코크 가문이 무너졌다. 코크 가문의 영지를 올리 롬지가 차지해 버리면서 막대한 살상과 파괴가 벌어졌는데 이런 문제들이 제대로 수습되기 전에 롬지 가문의 반란이 일어났다.

“그 결과는 피터도 직접 보지 않았어? 하루 종일 말을 달려도 사람 하나 구경할 수 없고 개 짖는 소리, 닭 울음소리 하나도 들리지 않는 곳 말이야.”

“너무나도 적막했지. 그러고 보면 실전에 나가서 칼 한번 맞대본 적이 없는 녀석들이 전쟁을 논하고 있는 것이 너무나도 어이없는 일이지.”

“하지만 그런 놈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고 세상의 지식인으로 추앙을 받고 있는 현실이지.”

“이 세상은 정의가 승리하는 소설이 아닌데 어찌 소설처럼 느끼는지 모르겠어.”

희망이 없는 세상 속에서 오직 존재하는 피와 진흙의 요람과 그 위에 널려 있는 찢어지고 망가진 인간 형상을 한 고깃덩이들뿐이다. 피터는 신이 절망하고 이 세상을 떠난 것이 바로 그런 이유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피터의 짐작이기는 하지만 신이 새로운 세상을 찾아온 것은 본래 자신이 있던 세상에서 전쟁이 끊어지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전쟁이 없는 세상을 위해 자신의 사람들을 이끌고 새로운 낙원을 만들기 위해 찾아왔을 수 있다.

그런데 이곳에서도 전쟁이 끊어지지 않고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모습 그대로 핏물 위에 누워 있는 자들이 끊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 희망을 버리고 신이 떠나 버렸을 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들은 신이 다시 이곳을 찾아왔을 때 이 세상에 천국이 펼쳐질 것이라고 한다. 지금 이 시대 사람들은 신의 재림을 믿으며 천국을 간다는 말을 하고 있다. 쉽게 설명하면 신을 믿으면 죽은 후에 즐거움 보장이라는 말이다.

그렇지만 피터는 신의 말씀을 믿고 따르면 지금 이곳이 바로 천국이 된다는 말이 아닌가 싶었다. 신의 말씀을 듣고 따르면 마음가짐과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뀐다. 이렇게 생각되지만 사람이 모이니 사기꾼도 나오고 이런저런 형식들도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 이런 피터의 생각을 겉으로 드러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브로디와 함께 여러 논의를했는데 결국에는 비용 문제로 귀결됨을 안타까워했다. 피터는 돈 마련을 걱정하는 브로디에게 자신의 결의를 보였다.

“비용이 드는 일이지만 아낌없이 지원을 하도록 하지. 할 수 있다면 저택 건축을 중단해서라도 비용을 마련할 것이니 걱정하지 않도록 하고.”

“지금 여기까지 왔는데 저택 건축은 굳이 중단할 필요가 없지 않겠어?”

“아, 걱정하지 말라는 뜻이야. 그리고 저택을 지어서 내가 그곳에서 당장 계속 거주할 것도 아닌데 조금 늦어진다고 걱정할 것이 무엇이겠어? 이곳에 있는 사람들을 살기 좋게 만들고 신속하게 지켜내는 일이 더 중요한데 말이야.”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피터의 뜻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지 않도록 하겠어.”

브로디는 피터의에게 감사하면서 한편으로는 백작 작위를 수여 받지 못한 일을 아쉬워했다. 아쉬운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브로디가 자신의 사람이면서도 루시안 왕과도 연관이 있음을 잊지 않았다.

“어차피 기사 작위도 있고 또 내가 무엇인가를 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데 굳이 백작 작위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말이야.”

“그렇기는 해도 피터가 이룬 일에 비하면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부족할 것이 무엇이겠어? 그리고 내가 세상을 나와서 나름 본격적으로 무엇인가를 하기 시작한 것이 이제 1년 정도야. 테사와 결혼을 하면서 그래도 큰일에 나설 수 있으니 말이야. 그 이 사이 이 정도 올라섰으면 정말 많은 것을 이룬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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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덥지근하네요...ㅠ.ㅠ;


Next-19


●‘뭐이또’님...아, 로즈마리요? 어떻게 할 것인지 말씀드리고 싶어서 자꾸 입이 근질거리기는 하지만 나중에 나옵니다...ㅠ.ㅠ;; 어쨌든 간에 피터 이놈은 찰스 프리스터가 역병이라고 하는데...판타지 세상의 주인공 아닌가요? 바로 이 판타지 세상의 역병 그 자체가 맞습니다.

이놈이 출현하는 곳마다 세상이 뒤집어지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몰락하고 누군가는 그 빈자리를 채우고 올라서니 말이죠...ㅎ.ㅎ;

어쨌든 이번 피와 진흙의 요람 주인공이자 이 서부 롱포드 왕가의 역병 피터 이놈 더 열심히 전쟁에 나서면서 구르고 또 굴러야죠...ㅎ.ㅎ;

그나저나 오늘은 당직 퇴근을 한 후에 계속 잤습니다. 저녁 늦게 헬쓰장을 좀 다녀온 후에 돌아오니 또 피곤하네요...; 예전에는 밤새 당직 근무하고 다음날 낮에도 실컷 쏘다니고 그랬는데요.

이제는 돌아와서 잠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으면 힘드네요...웅...; 헬쓰장을 더 다녀야 겠습니다. 피곤하다고 가지 않으면 더 체력이 바닥을 보일 것이니 말이죠...웅....ㅠ;ㅠ

건강과 기승 부리려는 코로나 조심하시구요.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부비적)(부비적)...편안함과 함께 하는 밤되세요...^^




모든 독자분들 화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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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 The Way Back Part-VII 22.07.13 258 4 12쪽
309 The Way Back Part-VII +3 22.07.12 263 8 9쪽
308 The Way Back Part-VII +1 22.07.11 268 7 9쪽
307 The Way Back Part-VII +1 22.07.10 271 6 10쪽
306 The Way Back Part-VII +2 22.07.09 262 5 8쪽
305 The Way Back Part-VII +1 22.07.08 271 6 9쪽
304 The Way Back Part-VII +1 22.07.07 258 7 9쪽
303 The Way Back Part-VII +1 22.07.06 265 8 7쪽
302 The Way Back Part-VII 22.07.05 277 10 9쪽
301 The Way Back Part-VII +1 22.07.04 269 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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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 The Way Back Part-VI +2 22.06.30 280 9 9쪽
296 The Way Back Part-VI +1 22.06.29 284 8 8쪽
295 The Way Back Part-VI 22.06.28 266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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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 The Way Back Part-VI +1 22.06.26 286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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