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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크래커의 서재

언니의 시를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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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크래커
작품등록일 :
2020.10.08 14:11
최근연재일 :
2020.10.23 18:10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452
추천수 :
24
글자수 :
61,640

작성
20.10.15 08:05
조회
18
추천
1
글자
6쪽

브레인스토밍

DUMMY

"이대론 안되겠어."


나는 말했다. 새로운 상자를 열던 세린이가 의아한 눈빛으로 이쪽을 바라보았다.


"뭐가요, 오빠?"


"지금 이런 상황말이야."


그래, 지금 상황. 대충 삼일째 수업시간이 끝나면 바로 동아리실로 와서 오후 내리 상자들을 열고 문서들을 뒤지는 상황. 그럼에도 아직 남은 상자들은 많고 세린이의 언니, 권세영 선배님의 시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상황.


문서들을 훓는 눈은 아파오고 목은 뻐끈했다. 이대로는 안된다. 뭔가 대책이 필요했다.


그렇게 말하자 세린이는 맞는 말이라는양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무슨 좋은 수라도 떠오르셨나요?"


"아니. 그건 아니지만..."


내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세린이. 흠. 뭔가 고양이 같았다.


"대신 한번 의논해보자는거지. 대책을 말이야. 일단 뭐라고 말하다 보면 뭔가 나오지 않겠어?"


아하 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세린이.


"브레인스토밍이군요? 좋은 생각같아요."


브 뭐? 예기치못한 영어 공격에 한순간 당황했으나 이내 정신을 차리며 말했다.


"좋아, 그럼 한번 해보자."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잡는 우리 둘. 서로 반듯이 허리를 피고 앉아 상대방을 바라본다.


"....."


"....."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는 둘. 동아리실 안은 침묵으로 가득차고 서로의 눈동자가 마주친다. 아니, 이거 뭔가 이상한데.


"뭐야, 왜 아무말도 안하고 있어?"


"오빠도 아무말도 안하고 있잖아요."


"그래도 뭐라도 말해야지. 의논이잖아."


"우, 그럼 오빠가 먼저 말해주세요. 저는 아직 안떠오른단 말이에요."


흐음, 그럼 일단 나 먼저 말하도록 할까. 내가 먼저 제안한거니까.


"좋아, 그럼 나부터 말할게. 일단 내가 생각한건 두가지 정도가 있는데 말이야..."


내 말에 눈을 반짝이며 집중하는 세린이. 윽. 조금 부답스럽다. 그러나 말을 끊을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먼저 첫번째 대책은 사람을 늘리자는 거야."


"네?"


"그러니까, 지금 문제가 되는게 우리끼리 찾기에는 문서들의 양이 너무 많다는 거짆아. 그러니까 찾는 사람수를 늘려서 같이 찾자는 거지. 뭐 나나 영서 친구들이나 네 친구들한테 부탁해서."


"아..."


개인적으로 마당발은 아니지만 부탁할 친구라면 어느정도는 있다. 영서놈은 아무래도 더 많을테고. 여러명이서 찾는다면 아마 금방일 것이다.


어라.


나름 좋은 방안이라 생각하고 말한거였는데, 세린이의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아 보였다. 나 또 뭐 실수했나. 식은땀이 흘렀다.


"어...별로인가?"


조심스레 말하자 세린이가 생각에 빠져있었던듯 파뜩 놀라며 손사래를 쳤다.


"아! 그런건 아니에요. 확실히 여러명이서 찾으면 빨리 찾을 수 있겠죠. 그렇지만..."


우물쭈물 망설이며 말하는 세린이. 손가락을 꼼지락대며 나를 힐끔 보는 모습에 나는 식은땀이 더욱 흘렀다. 아니 대체 뭔데.


"...그렇게 되면 여러명한테 제 사정을 말해야되서요. 그...그건 조금 그래서..."


아.


얼굴이 굳어지는게 느껴졌다. 그런 내 표정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세린이가 당황하며 말을 하기 시작했다.


"죄송해요. 제가 이런 불평을 할 입장은 아닌....꺄악!?"


세린이가 세된 비명을 질렀다. 그 이유는 내가 세린이가 말하던 중 쿵 하고 책상에 이마를 박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쓰러졌다거나 그런건 아니다. 내가 스스로 박은거니까. 세린이의 당황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오, 오빠 괜찮아요? 갑자기 무슨-"


"미안"


네? 세린이의 목소리에 더욱 당황의 빛이 짗어졌다. 영문모를 내 사과에 어리둥절해 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나는 한번더 입을 열었다.


"진짜 미안"


그 말에 세린이도 말을 멈추었다.


책상에 이마를 박은건 화가 나서였다. 멍청한 나에게 화가 나서 말이다. 영서는 나에게 종종 묘한데서 허술한 부분이 많은 녀석이라고 말하곤 했는데, 지금은 나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에게 부탁하면 당연히 빠르게 찾을 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부탁하려면 세린이의 사정을 말해야 한다.


세린이는 과연 달가워할까. 결코 아닐것이다. 더군다나 자기 친구들 뿐만아니라 나나 영서의 친구들도 있으니 말이다.


세린이에게 들을 필요도 없었다. 나라도 싫을 것이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사실이었는데.


"...."


고개를 들자 세린이가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 사과가 무슨뜻이였는지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세린이는 조금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오빠. 누구나 잊어버릴수 있는걸요. 오히려 전 제 사정을 헤아려주셔서 감사해요."


하지만요. 세린이가 조금 화난 표정으로 내 쪽으로 손을 뻗으며 말했다. 차가운 손가락이 조금 부은 내 이마에 닿았다.


"이런건 다신 하지 마세요. 아셨죠?"


느껴지는 박력에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선 싱긋 웃는 세린이. 분위기를 환기려는듯 세린이가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오빠. 두번째 대책은 뭐에요?"


나는 세린이의 배려에 고마움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


"그래, 두번째 대책은..."


드르륵. 갑자기 교실 문이 열렸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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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찾아내다 20.10.16 15 1 11쪽
» 브레인스토밍 20.10.15 19 1 6쪽
7 선택의 가능성 20.10.14 13 1 10쪽
6 눈동자 속의 거울 20.10.13 23 1 10쪽
5 별거 아닌 일 20.10.12 20 1 11쪽
4 사탄도 거를 놈 +2 20.10.11 34 3 8쪽
3 그녀의 이야기 +2 20.10.10 43 3 10쪽
2 폐부위기의 청춘문예부 +3 20.10.09 76 3 9쪽
1 프롤로그 +1 20.10.08 69 3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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