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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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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4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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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97,240

작성
16.12.17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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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글자
13쪽

조 지명식 (2)

DUMMY

동운의 시선도 승아의 시선도 원재쪽으로 쏠렸고, 다른 선수들의 눈도 원재의 입에 쏠렸다. 그제서야 원재는 본심을 털어놓았다.


“아니 뭐. 조 지명식 그렇게 하는것이 좀 별로인 것 같아서.”

“왜요?”

“봐봐. 일단 그렇게 할 경우에 만약에 상욱이가 승아 네 조에 가게 되면 어떻게 할래? 상욱이가 잘하는 편이라 먼저 안뽑힐텐데 네가 있는 조 3순위 시드권자가 4순위에 상욱이 데려오면 넌 같은팀이랑 싸워야 해.”

“아...”

“아니, 잠깐만요. 형. 근데 승아는 우승자니까 어차피 교체권 있잖아요? 상욱이형 가면 다른조랑 교체하면 되죠.”

“그래. 그렇지. 그런데 바로 옆조에서도 우리끼리 붙는다면?”

“네?”

“예를 들자면 G조에 내가 시드 1순위권자가 된다고 치자. 그러면 난 2번에 다른팀에서 할만한 사람을 데려오겠지?”

“그렇죠.”

“그런데 그 선수가 우리 7명중에 하나를 데려왔어. 그게 만약 학도 너야.”

“으악!!!”


학도는 원재와 같은조에 32강부터 든다는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쳐졌다. 그런일은 차마 일어나랴 생각만 해도 무서웠다. 원재와 32강부터 같은조라니.. 이건 비명이 절로 나올일이 아닌가!


그렇게 된다면 자신은 조 1위가 정해진 상태에서 조 2위라는 1개의 자리를 두고 3명이서 경쟁해야 하는 포지션이 된다. 그것만으로도 확률은 매우 줄어드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32명중 거의 4분에 1이나 되기 때문에 이런 일이 확률상 잘 일어날 거라는거지. 아마도 우리 7명중 2명이 들어가는 팀이 꽤 될거다.”

“으음.....”

“아니 한조에 3명이라도 들어가면.. 으악...”


옆에서 선승엽이 말했지만 그건 아니라면서 최상욱이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니지. 3명이 들어가려면 우리중에 우리가 서로를 찍어야 한다는건데 그런일은 없지. 최대가 2명이지.”

“아.. 그렇구나.”


선승엽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한개 조에 같은팀이 2명씩가게 될 지 모른다는 것은 큰 부담이었다.


“문제는 그게 끝이 아니군요.”

“승아 넌 알아차렸구나?”

“응? 또 무슨 문제가 있어? 승아야? 원재형?”


종원이 어리둥절하며 승아를 바라보며 물었다. 지금 말한 것만도 조 지명에 큰 문제가 있을 텐데 다른 문제가 있다니? 승아가 말한 것이 무슨 말인지 종원은 알 수가 없었다.


“종원오빠. 봐요. 만약에 1번 시드인 제가 2번으로 누굴 데려왔는데 2번 시드가 오빨 데려왔어요. 그럼 3번이 오빠죠?”

“응.”

“그럼 오빤 4번에 우리 팀 안데려 올거죠?”

“당연하지!”

“그런데 각 조의 1~2번 시드가 서로 붙고, 3~4번 시드가 붙어요. 그러면 그 승자가 대결해서 승자조 승리로 조 1위가 정해지고....”

“앗!”

“상욱인 알아차린 모양이구나.”

“대입해 보니 알겠네요. 이거 승아가 2번에 데려올 사람을 질 사람 데려오진 않을테니 이길테고, 그러면 다음 3~4번 대결은 이상해져요. 이기든 지든 곤란해지니까요.”

“상욱이형. 난 이해가 안가는데?”


상욱은 옆에서 종원이 던진 질문에 알아낸 사실을 설명해 주었다.


“니가 방금과 같은 상황에서 이기면 승아랑 붙어. 그럼 이기겠냐? 아니, 이겨도 승자전 이길거 같냐?”

“아.. 아뇨.”

“그럼 이 경기가 되게 웃기게 되는거야. 승아랑 안붙으려면 져야돼. 근데 또 지기도 뭐해. 지자니 다음번 경기에서 2번 시드자랑 붙고 또 거기서 이긴다음에 다시 4번 시드자랑 붙어야 하니까.”

“아니. 잠깐만. 그러면 첫 경기에 4번 시드와 붙어서 이겨도 승아한테 지고 다시 최종전 가는거고, 첫 경기에 4번시드한테 지면 2번 시드랑 붙고 또 거기서 이겨도 다시 4번이랑 붙는다는 거에요?”

“그렇지. 상욱이가 잘 봤어. 이게 애매해. 4번 시드와 처음 붙어서 이기더라도 다시 최종전에서 4번 시드와 붙을 확률이 결국엔 75퍼가 되는거야. 첫 대전 이겼을 때 반, 지면 한경기 더하지만 100퍼. 물론 그 사이에 2번을 꼭 이긴다는 전제하에라 확률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말야. 그러면 문제되는건 전략의 노출이지.”

“같은 사람에게 그 날 전략이 노출되면 아무래도 또 쓰기가 그렇게 되니 곤란해진다는 거군요!”

“그래. 그리고 그렇다고 해도 첫 경기를 지자니 위험이 크고, 이기자니 같은팀 강자가 버티고 있고.. 딜레마지.”


원재의 설명이 끝나자 다들 생각에 빠졌다. 그냥 평범한 이벤트가 있는 조 지명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복잡하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조 지명을 하는 것이 좋은것인지 나름 똑똑한 동운이나 눈치가 빠른 상욱마저도 해결책을 내지 못했다. 그렇다고 잘하는 선수를 승아가 지목하지 않으면 그 선수들이 결국은 서로서로 지명하지 않다가 마지막 4번 시드에 골고루 퍼지게 될 것이었다. 우승은 못하더라도 최대한의 성적을 거두고자 하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 심정이었다.


다들 생각에 빠졌을 때, 승아는 원재를 바라보고 미소를 지었다. 원재도 미소를 지었다. 염화시중의 미소라고나 할까. 서로는 서로가 생각하는 바를 알아보았다.


“오빠. 결국 그거죠? 제가 내일 시드를 오빠 빼고 적는거.”

“그래.”

“네? 아니 잠깐만요. 원재형. 승아가 내일 형을 빼고 시드를 작성하면 원재형이 어느조에 갈지 모른다구요.”

“아니. 우린 7명다 다른조에 갈 수 있다.”

“네? 어떻게요? 승아가 지목할 수 있는건 4명이에요. 승아 빼도 우린 6명. 6명이 아니라구요. 형.”


종원이 원재에게 물었지만 대답은 원재가 아닌 승아에게서 나왔다.


“오빠. 제가 설명할게요.”

“응. 그래.”

“자, 봐요. 일단 전 4명을 골고루 퍼트릴거에요. 1번 시드에 적는 4명은 승엽오빠, 학도오빠, 종원오빠, 동운오빠. 이렇게 넷이에요.”

“응? 상욱형이랑 원재형은?”


이번 학도의 질문에는 원재가 답했다.


“난 이종현이 적어줄거다.”

“네? 이종현이 왜...”

“학도오빠. 만약에 제가 방금처럼 4명의 시드를 적으면, 이종현 오빠는 2개 적을 수 있어요. 그럼 그 2개 칸에 적을 사람중에 1순위는 누가 될까요?”

“그야... 어? 원재형? 원재형이야!!”

“맞아요. 원재오빠에요. 혹시나 4순위 시드에서 같은팀이 된다면 그보다 낭패는 없어요. 원재오빠가 GT에 강한건 하루이틀이 아니니까요. 그게 아니라도 남은 사람중에 제일 껄끄러운 상대는 원재오빠죠.”

“그래. 맞아! 아니, 그런데 상욱이형은?”

“상욱오빠는.. 써주면 좋고, 아니면 제가 상황봐서 바꾸면 돼요. 그러면 7명 모두 다른팀 완성!”


승아는 말하고서 원재가 내려오지 않았더라면 선승엽 대신에 상욱을 넣을수 있었다는 생각에 아쉬워했지만, 원재가 힌트를 주기 전까지 1번 시드에 같은팀을 넣는다는 생각을 못했었기에 어쩔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렇게 각 조의 1번 시드를 선점할 경우 좋은 점이 있었다.


“그리고 1번 시드를 선점하면 좋은게 있어요.”

“뭔데?”

“아까 말했잖아요. 1번은 2번이랑 붙고, 3번은 4번이랑 붙는다구요. 그런데 1번은 2번을 같은 조에 데려올 수 있죠. 그 말이 뭐겠어요? 첫 상대를 내 맘대로 데려온다는거지.”

“어?”

“아!!?”

“오... 이런 대박 장점이!!”


원하는 선수들을 첫 상대로 데려올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었다. 선수라면 누구나 상성이 있기에 자신이 꼭 이길것 같은 선수를 데려와서 상성으로 누르면 승자전은 무난히 진출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었다. 그것이 1시드의 숨겨진 메리트중 하나였다. 원재가 제안을 던지고 승아가 자세히 설명한 이 방법은 정말 대단했다. 이대로라면 내일 조지명식은 XK 마르스와 머큐리, 두 팀의 잔치가 된다. 두 팀의 팀원들은 생각만해도 기분이 고조되었다.


“그래. 그러면 되겠네!!”

“와.. 역시 원재형!!”

“승아도 대단한데? 바로 원재형 말 듣고 그 말이 나오네. 와..”


***


그런 논의가 있었던 XK 팀원들이기에 서로 특별한 말이 없었다. 어차피 1번 시드 초기 배부권 4장을 가진 승아가 적절히 배분해 줄 것이기 때문이었다.


“미리 말씀드린대로 각 팀의 첫시드 4장은 지난 시즌 우승자인 윤승아 선수가, 2장은 준우승자인 이종현 선수가 각 선수의 이름표를 붙이게 됩니다.”

“두 선수에게 일단 각 조의 1번 시드에 붙일 선수가 누구일지 한번 여쭤보겠습니다. 일단 윤승아 선수?”

“네.”

“누구를 생각하고 계신가요?”

“음..우웅... 으음...”


이미 다 생각해 왔으면서도 승아는 고민하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방송이 무엇인지 알기에 방송에서 보여주는 모습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였다.


“아무래도오.. 붙기애는 좀 어려운 선수들을 뺄 거 같아요. 센 오빠들요.”

“윤승아 선수는 상대하기 어려운 선수들을 다른조로 돌리겠다, 이렇게 말했는데요. 이어서 이종현 선수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보겠습니다. 이종현 선수?”

“아.. 예예. 저는 뭐.. 2장밖에 없으니까 일단 지성철 선수와 서원재 선수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 구체적인데요. 이유가 뭡니까?”

“음.. 저도 윤승아 선수와 비슷한 이유입니다. 아무래도 상대하기 어려운 선수들, 잘하는 선수들이니 같은조에 붙기는 좀 어렵죠.”


이종현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던 이호준 해설은 잠시 생각하더니 뭔가 이상하다는 얼굴로 이종현에게 물었다.


“아니, 잠깐만요. 옆에 같은팀의 김길용 선수나, 정창환 선수는 같은조에서 붙어도 괜찮다는 말인가요?”

“뭐.. 팀 내에서 워낙 제가 많이 이겨서요. 게다가 창환이 같은 경우는 지난 8강에서 저한테 졌고.. 오히려 데려와도 좋은 선수라 편안합니다.”

“아! 편안한 선수! 이종현 선수. 편안하고 안락한 정창환 선수에게 마이크 건네주시죠. 정창환 선수. 지금 이종현 선수가 ‘편안하다’는 말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합니까?”


마이크를 건네받은 창환은 옆에 앉은 이종현을 장난이지만 감정이 담긴 주먹으로 무릎을 툭 치고는 말을 이었다.


“망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 망언! 망언 나왔어요!”

“같은 팀이지만 여기 출전한 이상, 개인전이고, 같은 팀에 대한 배려로 지난번에 져 준건데 너무 기고만장합니다. 이번에 같은조에 지명한다면 확 눌러버릴 자신이 있습니다.”

“오오오오오!!!”


.....이런 식으로 선수들에 대한 감정 싸움을 이끌어내는 진행이 계속되었다.

그러면서 선수들간 서로의 평소의 라이벌 관계가 부각되기도 하면서 토크가 재미있게 진행되었고, 드디어 승아가 선수들 중 4명을 시드에 붙이는 시간이 왔다.


“자! 과연!! 지난시즌 우승자!! 윤승아 선수는 누구를 고를 것인지!!!”

“정창환이냐! 서원재냐!! 누구를 붙일 것인지!!!”


승아가 천천히 붙일 것이라는 예상에 이리저리 다른 선수들을 언급하며 해설진들이 분위기를 띄웠지만, 승아는 바로 생각했던 4명의 이름표를 가져다가 이곳저곳에 붙였다.


C조와 D조의 1번 시드에는 학도와 선승엽을, F조의 1번 시드에는 손동운을, G조의 1번 시드에는 이종원을 넣은 것이었다.


“어어? 어어어어? 이건!!!”

“의외에요? 윤승아 선수. 같은 팀 선수들을 위주로 1시드에 넣었습니다?”

“대체 무슨 생각인지 한번 물어보겠습니다. 윤승아 선수. 무슨 생각이죠?”


물어본다고 있는 그대로 대답할 생각이 승아에게는 없었다. 승아는 전날 있었던 팀원들과의 논리적인 분석이 아닌 귀여운 척하는 소녀소녀 모드로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


“웅.. 그냥 같이 있는 오빠들이랑은 싸우기 싫었어요.”

“아! 같이 있는 오빠들이랑은 싸우기 싫었다!! 아....”

“소녀같은, 아니, 소녀인 윤승아 선수만이 할 수 있는 생각이겠네요.”

“아니, 잠깐, 그런데 선승엽 선수는 다른팀 아닙니까?”

“웅.. 같은 건물이고 같은 회사라 자주 봐서 친해요. 데헷~♡”


친하긴 개뿔. 평소엔 아직 안친해서 말도 잘 안한다.

원재의 얼굴을 봐서 조를 짜 준 거지.

사실 상욱이나 원재는 어느조에 가도 무난히 조 1~2위를 할 실력이 되기에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굳이 바꿔주지 않아도 된다는 것. 지금처럼 일단 1번 시드를 팀에서 먹어두면 다음 대전이 편해지기 때문이지만 굳이 그것을 인터뷰에서 말할 생각은 없는 승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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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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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지명식 (2) +2 16.12.17 1,625 30 13쪽
223 조 지명식 (1) +2 16.12.14 2,070 27 12쪽
222 시즌 마지막 경기 +3 16.12.13 1,499 24 18쪽
221 새 감독 +4 16.12.12 1,524 29 16쪽
220 최상욱 (4) +5 16.12.10 1,560 24 16쪽
219 최상욱 (3) +5 16.12.07 1,514 23 13쪽
218 최상욱 (2) +4 16.12.06 1,801 20 16쪽
217 최상욱 (1) +4 16.12.05 1,709 31 17쪽
216 <외전> 윤승태 일병의 이야기 (2) +6 16.12.03 1,430 24 12쪽
215 <외전> 윤승태 일병의 이야기 (1) +9 16.12.01 1,451 23 15쪽
214 staying alive (3) +3 16.11.29 1,442 26 15쪽
213 staying alive (2) +5 16.11.28 1,467 23 21쪽
212 staying alive (1) +3 16.11.26 1,439 21 13쪽
211 One More Bullet (5) +6 16.11.24 1,451 20 14쪽
210 One More Bullet (4) +2 16.11.22 1,462 21 15쪽
209 One More Bullet (3) +1 16.11.21 1,469 20 9쪽
208 One More Bullet (2) +6 16.11.20 1,352 26 12쪽
207 One More Bullet (1) +1 16.11.19 1,393 20 16쪽
206 성장 (3) +3 16.11.18 1,405 19 12쪽
205 성장 (2) +6 16.11.16 1,403 19 12쪽
204 성장 (1) +5 16.11.15 1,331 21 9쪽
203 미행 (3) +5 16.11.14 1,371 17 8쪽
202 미행 (2) +3 16.11.13 1,381 16 9쪽
201 미행 (1) +3 16.11.12 1,613 19 16쪽
200 영웅은 죽지 않아요. 대가를 치를 뿐. (2) +5 16.11.11 1,615 21 13쪽
199 영웅은 죽지 않아요. 대가를 치를 뿐. (1) +5 16.11.09 1,986 21 11쪽
198 일탈 (9) +5 16.11.08 1,439 16 17쪽
197 일탈 (8) +2 16.11.07 1,496 17 11쪽
196 일탈 (7) +2 16.11.06 1,367 18 12쪽
195 일탈 (6) +2 16.11.05 1,506 1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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