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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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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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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97,240

작성
16.11.1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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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17
글자
8쪽

미행 (3)

DUMMY

승아는 오늘도 즐겁게 피씨방을 향했다. 최근 많은 경기를 져서 울컥한 때도 있었지만, 그것도 그때뿐이었다.


- 어쨌거나 뭐.. 승률 50퍼 이상은 찍을 수 있으니까.

- 어제 진 것도 교전에 운이 좀 없었을 뿐이야.


승아는 아직 프로다운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의 모습은 글쎄.. 굳이 이야기하자면 ‘프로 온라인 게이머’라고 해야할까. 돈은 우주전쟁 게이머로서 받지만 관심은 신들의 황혼 온라인에 가 있었던 승아는 피씨방에 도착하자마자 신들의 황혼 온라인을 시작했다.


레미♡ : 하잉

내가길마다 : 레미님 하잉.

미키장군 : 오늘도 오셨네요. 오~ 레미님 98렙이네요?

레미♡ : 네.

내가길마다 : 역시 레미님 장비도 좋으시고, 만렙까지 이제 1렙 남으셨네요.

레미♡ : 이거 1시간에 1% 오르는데 이게 맞아요? 너무 안오르네요. 이제 3시간해서 겨우 3퍼인데.

미키장군 : 맞아요. 그거 98에선 1시간에 1%에요.


시작하자마자 길드말을 나누면서도 승아는 마우스를 움직여 사냥터로 빨리 이동했다. 만렙을 향해 가려면 갈길이 멀었다. 최근 신들의 황혼을 하는 시간이 줄어들었기에 만렙을 빨리 찍으려면 더이상 대화를 하기보다는 사냥에 몰두해야 했다.


자주가는 전용석에 신들의 황혼을 깔아두어서 새로 게임을 까는 시간은 필요치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나갈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1분 1초가 아까운 승아는 계속해서 마우스를 클릭해서 몬스터를 잡으며 캐릭터인 여기사 ‘레미♡’의 렙업을 시작했다.


[투닥탁, 투닥탁]


승아의 캐릭터 ‘레미♡’는 창을 들고 계속해서 미노타우르스들을 찍어가며 잡기 시작했다.


그렇게 승아가 계속 몬스터를 잡아나가고 있을 때였다.

누군가가 승아의 어깨를 짚었다.


- 뭐야? 뭐지?


승아는 누가 자신의 어깨를 짚나 생각했다.


“승아야.”


이어지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승아는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느끼게 되었다. 남자 둘이 모자를 눌러쓴 모습이 어두운 피씨방안의 조명과 함께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기는 했지만, 원재의 목소리를 못 알아들을 승아가 아니었다.


- 이 목소리는... 원재오빠? 오빠가 왜 여길?


승아는 자신을 부르며 어깨를 짚는 것에 놀라 바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승아가 몸을 돌리면서 모니터안의 모습이 뒤의 두 남자에게 모두 공개되었다.


이게 승아의 실책이었다. 사실 Alt + F4 라는 필살기를 먼저 시전하거나 모니터를 껐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승아가 화면을 끄지 못하고 바로 뒤돌아본 순간, 원재와 동운도 승아의 화면을 보았다.


“어? 우주전쟁이 아닌데...”

“저건...”


무슨 게임인지는 몰랐지만, 분위기를 보아 온라인으로 렙업을 하는 RPG게임임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사냥터를 오가며 미노타우르스 같이 생긴 소인간 몹을 잡고 있었다.


승아가 우주전쟁 전략을 짜러 피씨방에 간다는 것이 이런 온라인 게임을 하기 위함이었다니! 동운도 원재도 순간 허탈해졌다. 점심을 같이 먹으려고 했던 원래의 생각은 이미 저멀리 날아가고 어이없음이 원재의 머릿속을 채우고 있었다.


승아는 얼른 무마하고자 당황하면서도 웃어가며 원재에게 해명했다.


“아.. 그.. 그게 오빠, 이거 잠깐 해본거에요. 잠깐. 오늘 처음 한거라니까요.”


승아는 해명한다고 했지만 이미 물어보지도 않은 쓸데없는 해명을 말이 떨려가며 한다는 것이 누가봐도 ‘이건 거짓말 입니다’ 라고 말하고 있었다. 원재는 화면을 보다가 승아의 캐릭터의 레벨이 적혀있는 스테이터스 창을 보았다. 거기에는 승아의 캐릭터의 레벨이 쓰여있었다.


[Lv.98]


“98렙?”


원재가 승아의 레벨을 혼자 중얼거렸다. 온라인 게임의 레벨이 얼마나 해야 오르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래도 98이면 제법 높은 것 같았다. 원재는 98레벨이 어느정도 해야 되는 레벨인지 궁금했는데, 그 궁금증을 마침 옆에서 승아의 화면을 구경하던 아르바이트 학생이 풀어주었다.


“와.. 벌써 98렙 찍으셨네요? 역시 대단하시네요. 여기 서비스 음료 나왔습니다.”

“저기.. ”

“네?”

“저거 98렙이 찍기 어려운 건가요?”


원재가 알바 학생에게 묻자 알바 학생은 정말 대단한 건데 무슨 소리를 하냐는 듯 승아의 대단함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승아가 아르바이트 학생에게 제발 그만 말하라고 눈치를 주었지만 그 간절함은 알바에게 닿지 않았다.


아르바이트 학생은 대체 무슨 소리를 하냐는 듯 원재를 보고서는 말을 꺼냈다.


“그럼요! 신들의 황혼에서 98렙 다음 99가 만렙인데요. 당연한 소릴! 저 손님 친구분 아니세요?”

“아.. 네. 그런데요.”

“진짜 대단하신 분이세요. 바탈창기사로 여기서 렙업하기 힘드신데 파티하시다가 여기 오셔서 광렙하시는데 놀라서 옆에서 보니까 9셋 입으셨더라구요. 와~ 진짜.. 98이 쉬운게 아닌데..”

“네.. 98이 쉽지 않군요.. 네...”


알바는 그렇게 승아가 대단하다는 것을 어필하고 돌아갔다. 그리고 승아와 동운과 원재의 앞에는 침묵과 정적이 흘렀다.


“.........”

“...........”

“.............”


잠시간의 침묵이 흐른 뒤 원재는 입을 열었다.


“승아야.”

“네. 원재오빠.”

“내가 무슨말 할지 알지?”

“......네.”

“프로게이머가 왜 프로인지를 생각해보자. 가자.”

“네. 형. 승아야. 가자. 일어나.”

“밥이나 먹으러 가자.”


승아는 처음에는 주절주절 떠들고 떠나는 알바가 미웠지만, 컴퓨터를 끄고 원재와 동운을 따라 일어나면서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자신에게 크게 뭐라고 할 것 같은 원재오빠와 동운오빠가 특별히 아무말도 하지 않자, 오히려 마음이 불안하고, 왠지 미안한 감정도 들었다.


대체 무슨 말을 할수 있으랴!


승아는 그저 입을 다물고 원재와 동운의 뒤를 따라 나갔다.


원재는 승아에게 할 말이 없어서 하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하고싶은 말은 많았다. 기껏 회귀를 해서 한다는게 온라인 게임이냐, 이게 너의 꿈이냐 부터 시작해서, 대체 이게 무슨 행동인지 이해가 가지 않고 너무도 화가나고 답답했다. 승아도 자신도 우주전쟁에 인생을 걸었기에 다시 회귀해서도 우주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온라인 RPG게임이라니. 알바생의 말을 들어보면 장비도 레벨도 웬만큼 해서는 가질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그 말인 즉, 그동안 동운이 말했듯이 매일같이 나가서는 온라인 게임을 해 왔다는 것이었다. 공부를 아무리 잘하는 학생도 계속 공부를 하지 않으면 처음에는 실력이 유지되지만, 결국은 밑천이 털려서 성적이 하락하듯이, 승아도 지금 그 시기에 와 있는 듯 했다.


원재는 그저 한숨이 나왔다.


“하아...”


원재가 어이가 없어서 말을 못하고 있다면, 동운이 승아에게 말을하지 않는 이유는 원재와는 또 달랐다. 동운은 승아에게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원재가 옆에 있는데 원재가 말을하지 않는데 자신이 말을 한다는 것이 자신도 모르게 꺼려져서였다. 원재가 지금 비록 윗층의 다른 팀에 있지만 클랜시절부터 원재의 말을 듣는데 익숙했던 동운은 주장을 맡은 지금도 원재가 있으면 원재의 말을 먼저 듣는 습관에 길들여져 있었다.


그렇게 세명 다 각자의 생각에 잠겨서 말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점심을 먹을 중국집에 도착해서도 다들 말없이 앉아있었고, 그렇게 앉아있다가 나온 짜장면이 나올때도 승아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원재는 승아옆에 놓인 젓가락을 들어 승아의 짜장면을 비벼주고는 한마디를 던졌다.


“먹고. 들어가서. 다시 달리자. 다른데 보지 말고.”

“..........네.”


그 뒤로 원재도 승아도 말이 없었고, 동운도 분위기를 타서 아무말이 없었다. 그날 동운이 그 뒤로 한 말은 단 한가지였다.


“아줌마! 단무지 좀 더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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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최상욱 (1) +4 16.12.05 1,709 3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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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외전> 윤승태 일병의 이야기 (1) +9 16.12.01 1,451 23 15쪽
214 staying alive (3) +3 16.11.29 1,442 26 15쪽
213 staying alive (2) +5 16.11.28 1,467 23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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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One More Bullet (4) +2 16.11.22 1,462 21 15쪽
209 One More Bullet (3) +1 16.11.21 1,469 20 9쪽
208 One More Bullet (2) +6 16.11.20 1,352 2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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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성장 (1) +5 16.11.15 1,331 21 9쪽
» 미행 (3) +5 16.11.14 1,372 17 8쪽
202 미행 (2) +3 16.11.13 1,381 16 9쪽
201 미행 (1) +3 16.11.12 1,614 19 16쪽
200 영웅은 죽지 않아요. 대가를 치를 뿐. (2) +5 16.11.11 1,615 21 13쪽
199 영웅은 죽지 않아요. 대가를 치를 뿐. (1) +5 16.11.09 1,986 2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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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 일탈 (8) +2 16.11.07 1,496 17 11쪽
196 일탈 (7) +2 16.11.06 1,367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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