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462 회
조회수 :
752,945
추천수 :
14,293
글자수 :
2,597,240

작성
16.11.07 22:59
조회
1,495
추천
17
글자
11쪽

일탈 (8)

DUMMY

5세트 경기는 학도와 김옥지.


김옥지가 최근 히데요시와 호진의 뒤를 이어 팀의 3번째 주요 멤버로 자리잡고 있는 것은 실력이 잘 나오기 때문이었다. 김옥지의 종족은 인간종족. 그리고 맵은 피의 능선이었다.





피의 능선이 괴물 종족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는데, 맵의 배치가 이렇게 전략적으로 되지 못한 것은 원재가 마르스 팀에서 머큐리 팀으로 가면서부터 서연과 동운이 선수의 맵 배치를 결정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예전에는 승아의 조언을 받기도 했는데 승아가 신들의 황혼 온라인에 빠지면서부터 팀에 잘 붙어있지 않다보니 그러지 못하고 서연과 동운이 선수들을 선발하다보니 모든 맵에 선수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었다.


학도는 승아의 3소굴 빌드를 주로 가기에 앞마당을 제외한 3번째 멀티가 늦는 레드스톰 맵은 학도의 취향에 잘 맞지 않았다. 레드스톰에서 연습도 적게 한 편이었는데, 그래도 실력이 비슷한 김옥지 정도는 이길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라미아 테크를 탔지만, 초반 참호 러쉬로 학도의 멀티를 늦춘 뒤 자신은 멀티를 빨리 뜬 김옥지가 자원에서 앞서가면서, 바이오닉빌드를 탔다. 그 뒤 꽤 많은 양의 소총병과 의무병이 탱크와 함께 학도의 입구를 조여오기에 학도는 당장 막기에 급급했다.


“김학도, 앞마당도 탱크의 사정거리에 닿는데요.”

“펑펑 소굴에서 피가 튀길때마다 김학도의 마음도 터져나가죠... 저렇게 소총병과 의무병 다수가 탱크를 보호하고 있으면 라미아가 여간 많지 않고서는 뚫어낼 수 없거든요.”

“그보다 레드스톰의 앞마당은 워낙 직진하는 쪽 입구가 좁아서 돌아서 쳐야 하는데 그러자니 오면서 탱크한테 다 맞거든요.”

“이 맵에서 김학도 선수, 차라리 하피 테크를 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렇게 3번째 멀티를 뜨기는 커녕 앞마당이 터진 학도는 김옥지의 러쉬를 막아내지 못했다. 2:0으로 이기다가 2:3으로 밀리는 XK 마르스. 이런 XK 마르스를 구원할 이번 세트에 나갈 출전 선수는..


인간종족의 문용갑이었다.


용갑이 나오자 XK 마르스의 팬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 으.. 문용갑이라니. 이젠 틀렸어.

- 2:4로 역스윕 당할거야.

- 서원재는 왜 팀을 만든거야? 그냥 이때 서원재 나오면 끝인데.

- 잠깐, 한국항공도 이번에 나올 선수 신인 아닌가?

- 그래? 누군데?

- 김찬수? 누군지 모르겠네.

- 첫 출전인가? 괴물종족이네. 일단 그럼 문용갑도 할만한거 아냐?

- 그러게.


“6세트 선수들이 세팅중입니다. XK 마르스의 문용갑 선수는 이제 종종 주전 멤버에 올라오는 자리를 굳히는 느낌이죠?”

“확실히 말씀대로 제갈길 선수와 문용갑 선수가 최근 자주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 그 실력을 보여주는 경기가 많지는 않지만 문용갑 선수가 그저께 정창환 선수를 상대로 보여준 운영은 꽤 괜찮았죠?”

“네. 정창환 선수를 물량에서 압도한 보기드문 경기였죠. 멀티수도 많고, 방공포대와 탱크 운용으로 라인을 만들면서 천천히 압박하면서 거의 90퍼 이상 문용갑 선수가 잡았었던 경기인데요, 아쉽게 지고 말았습니다.”

“정창환 선수의 파멸충이 암흑벌레떼를 뿌리면서 탱크의 피해를 전혀 입지 않고 사냥개와 브론톨리스로 들이닥쳐서 라인을 밀어냈는데요, 그 뒤 정창환 선수의 운용이 계속 좋았죠.”

“오토바이로 투척지뢰만 좀 심어놨어도 문용갑 선수의 승리였었는데.. 참 아쉬운 경기였죠.”

“오늘 김찬수 선수를 문용갑 선수가 잡아낸다면 3:3으로 에이스 결정전까지 가게 됩니다.”

“반면 김찬수 선수! 이번 데뷔전에 바로 문용갑 선수를 잡아낸다면 4:2로 팀의 승리를 마무리 지을 수 있어요!”

“어느 선수가 이길지! 지난번에 정창환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보여준 문용갑이냐! 신인이지만 파란을 일으킬 김찬수냐!”

“두 선수 세팅 끝났습니다! 경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6세트 경기는 해설자들이 말한 것처럼 20분이 지나도록 전 맵을 다 먹어가며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해설자들이 의도한 바와는 다르지만 말이다.


“아! 김찬수 선수, 지금 최종 테크인 파멸충 테크까지 탔는데요, 파멸충으로 역병을 뿌렸으면 소총병들 다 녹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방금 암흑벌레떼를 뿌리고 라미라를 돌진했어요.”

“그리고 돌격하면 오히려 남좋은일 해주는 격이죠. 벌레떼 안에서는 원거리 공격을 맞지 않거든요. 소총병은 라미아의 피해를 벌레떼로 다 방어하는데, 라미아는 소총병에게 다 맞고 있어요!”

“그렇다고 지금 문용갑 선수가 유리한 것도 아닙니다. 초반에 오토바이 헌납 사건도 그렇고, 중간에 탱크도 헌납하고.. 지금 뭐 약간의 이득을 거뒀다고 해서 유리해진게 아니에요!”

“그저 4:6을 5:5 정도로 만든겁니다. 지금 양선수 서로 병력을 흘리고 자잘한 실수가 이어지고.. 그러다가 큰 실수가 나오면 지는거에요! 실수를 줄여야 합니다!”


해설진들이 이야기하듯 김찬수와 문용갑은 서로 지려는 듯 공격갈때 일부 병력을 실수로 빼놓고 가기도 하고, 전투시 컨트롤하다가 상대에게 유닛을 던져주다시피 날리기도 하는등 서로 실수의 연속이었다.


이런 둘의 경기력은 바로 전 경기까지 수준높은 경기들을 보아왔던 관객들을 화나게 했다.


- 아, 이색히들, 뭐하냐? 서로 팀 바꿨냐?

- 서로 져주지 못해 안달이여.

- 니가 이겨, 아냐. 니가 이겨.. 아주 아름답네.

- 내가 이런거 볼려고 여기 왔냐?

- 니네 뭐 상대방이 이기는데다 돈 걸었냐? 저질경기다. 진짜.

- 내가 이럴라고 우주전쟁 직관하러 온게 아닌데..


관객들은 서로 지려는 듯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둘에게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게 20여분 더 지속된 경기는 인간 종족인 문용갑의 승리로 끝났다. 탱크와 방공포대 라인을 종원이 하는 식으로 천천히 버틴 용갑은 탱크와 방공포대는 컨트롤할 필요가 없었기에 실수가 나올 거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괴물종족으로 유닛을 컨트롤하던 김찬수의 실수가 더 많아서 용갑이 이길 수 있었지만, 그것도 용갑이 잘했다기 보다는 김찬수가 탱크 라인에 병력을 계속 들이받아서, 소위 ‘꼴아박다’시피 해서 이긴 것이었다.


용갑은 스스로도 이겼지만 자신이 이렇게 게임을 못하나 너무도 좌절스러웠다. 신인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이 압도적으로 이기지 못했다. 김찬수는 얼마전까지만해도 한국항공의 2군이었을 터인데, X-게임넷도 GT 스타즈도 아닌 신인 선수에게, 그것도 상대가 잘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못해서 질 뻔한 위기가 많았기에 조금 침울해 있었다.


그래도 용갑이 부스에서 나와 자리로 돌아가자, 동운이 용갑을 격려해 주었다.


“잘했어. 잘했어. 실수가 좀 있긴 했지만, 이긴거야. 그러고 지면 얼마나 억울하겠어?”

“그래. 동운이형 말이 맞어. 이겼잖아. 됐어.”

“나중에 방송 보고 다시 못한부분 점검하면 돼. 괜찮아 용갑아.”


XK 마르스 팀원들은 용갑을 다독여주었다.

그렇게 팀원들의 시선이 용갑에게 몰려있을 때, 감독인 서연은 에이스 결정전에 나갈 선수를 결정해야 했다. 서연이 종이에 서슴없이 승아의 이름을 적으려고 할 때, 용갑과 이야기하던 동운이 서연이 이름을 적는 것을 옆눈길로 보고서는 몸을 돌려 서연을 급히 불렀다.


“감독님! 잠시만요!”

“동운씨?”

“지금 에결 나갈 선수, 혹시 승아인가요?”

“네. 승아가 아무래도 낫지 않을까요?”

“감독님. 승아는 오늘 컨디션이 좀 별로인 것 같습니다. 상욱이는 어떨까요?”

“하아?”


서연은 상욱을 추천하는 동운의 말을 듣고 얼굴을 찌뿌렸다. 서연은 동운과 승아와는 말을 많이 하고 편하게 이야기하는 편이지만, 자신을 싫어하는 언동을 보이는 상욱은 왠지 내보내기가 싫었다. 상욱이 툭툭 던지는 말과 위압적인 행동은 마치 감독인 서연 자신의 권위가 침해받는 기분이었다.


“상욱씨는 좀 그렇네요.”

“오늘 상욱이가 컨디션이 좋습니다. 게다가 상욱이는 최근 괴물전에 좋은 모습을 보이는데, 아마도 저쪽은 지난번처럼 히데요시가 나올 확률이 큽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서연은 고개를 저으며 거부의 의사를 표현했다.


“히데요시 선수 말고도 호진씨도 자주 에결에 나오지 않나요? 같은 기계종족이라면 승아가 호진씨를 못이길리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아닌가요? 호진씨가 나오면 최근 기계종족에 약한 상욱씨가 힘들거라 생각하는데요. 승아로 가겠습니다.”

“감독님, 승아 컨디션이 조금..”

“동운씨도 제 지시에 따르지 않는 건가요?”


서연이 날카로운 눈초리로 변해 동운을 쏘아보자, 동운은 한발 뒤로 물러섰다.


“아뇨. 그건 아닙니다. 단지 제 의견이...”

“네. 동운씨 의견은 잘 알았어요. 하지만 이번 에결은 상욱씨보다는 승아로 가는게 낫겠어요.”

“.....네.”


서연은 동운에게 통보하듯이 말한뒤 에이스 결정전 멤버에 승아를 적어 제출했다.


***


“아... 양팀에서 지금 에이스 결정전 멤버가 결정되었습니다. 먼저, XK 마르스~ 프린세스~ 윤승아 선수입니다!”


- 와와~~~


“오늘 윤승아 선수 아쉽게 지긴 했지만 에이스 결정전 승률이 매우 높습니다. 이번 시즌에도 그점이 고려되었겠죠.”

“네. 그리고 이어서 한국항공입니다. 한국항공은 바로 히데요시 선수입니다!!!”

“아~ 이렇게 되면 4세트의 재현인가요.”

“그렇긴한데 맵은 다릅니다. 맵이 다른만큼 다른 경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이거 재밌겠는데요. 히데요시 선수의 2승이냐, 윤승아 선수의 설욕이냐. 어느쪽도 스토리가 있습니다!”

“두 선수, 가운데서 악수하고 부스로 들어갑니다.”

“세팅중인 히데요시 선수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한데요. 한국항공의 선수들, 히데요시 선수에게 기대가 큰 것 같습니다. 다들 얼굴이 상기되어 있어요.”

“오늘 윤승아 선수를 이긴 히데요시 선수다 보니 이길수 있다는 생각이 가득한 것 같습니다.”


한국항공의 팬들은 오늘 XK 마르스를 이기고 세트 득실이 아닌 힘의 경기력으로 1위를 수성하기를 바랬다. 한국항공의 멤버들도 오늘 컨디션이 좋은 히데요시를 믿었고, 감독도 히데요시를 밀었다.


히데요시는 세팅을 하면서도 마음이 안정되는 자신을 느꼈다.


- 좋아. 또 이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24 조 지명식 (2) +2 16.12.17 1,624 30 13쪽
223 조 지명식 (1) +2 16.12.14 2,070 27 12쪽
222 시즌 마지막 경기 +3 16.12.13 1,499 24 18쪽
221 새 감독 +4 16.12.12 1,524 29 16쪽
220 최상욱 (4) +5 16.12.10 1,560 24 16쪽
219 최상욱 (3) +5 16.12.07 1,514 23 13쪽
218 최상욱 (2) +4 16.12.06 1,801 20 16쪽
217 최상욱 (1) +4 16.12.05 1,709 31 17쪽
216 <외전> 윤승태 일병의 이야기 (2) +6 16.12.03 1,430 24 12쪽
215 <외전> 윤승태 일병의 이야기 (1) +9 16.12.01 1,451 23 15쪽
214 staying alive (3) +3 16.11.29 1,442 26 15쪽
213 staying alive (2) +5 16.11.28 1,467 23 21쪽
212 staying alive (1) +3 16.11.26 1,439 21 13쪽
211 One More Bullet (5) +6 16.11.24 1,451 20 14쪽
210 One More Bullet (4) +2 16.11.22 1,462 21 15쪽
209 One More Bullet (3) +1 16.11.21 1,469 20 9쪽
208 One More Bullet (2) +6 16.11.20 1,352 26 12쪽
207 One More Bullet (1) +1 16.11.19 1,393 20 16쪽
206 성장 (3) +3 16.11.18 1,405 19 12쪽
205 성장 (2) +6 16.11.16 1,403 19 12쪽
204 성장 (1) +5 16.11.15 1,331 21 9쪽
203 미행 (3) +5 16.11.14 1,371 17 8쪽
202 미행 (2) +3 16.11.13 1,381 16 9쪽
201 미행 (1) +3 16.11.12 1,613 19 16쪽
200 영웅은 죽지 않아요. 대가를 치를 뿐. (2) +5 16.11.11 1,615 21 13쪽
199 영웅은 죽지 않아요. 대가를 치를 뿐. (1) +5 16.11.09 1,986 21 11쪽
198 일탈 (9) +5 16.11.08 1,439 16 17쪽
» 일탈 (8) +2 16.11.07 1,496 17 11쪽
196 일탈 (7) +2 16.11.06 1,367 18 12쪽
195 일탈 (6) +2 16.11.05 1,506 19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