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462 회
조회수 :
752,902
추천수 :
14,293
글자수 :
2,597,240

작성
16.12.14 22:31
조회
2,069
추천
27
글자
12쪽

조 지명식 (1)

DUMMY

프로리그가 끝났지만 개인리그를 준비해야 했던 선수들이 있었다. 개인리그 예선을 준비하는 선수들이었다.


“야. 종원아. 학도야. 장비 다 챙겼어?”

“네. 동운형. 다 챙겼어요.”

“아.. 이놈의 젤 패드. 모양은 좀 그래도 손목이 편하단 말야.”

“그쵸? 그쵸? 이거 진짜 비싼거에요.”

“그래도 그건 보기엔 좀 그렇지 않나 싶은..”

“종원이 너도 써 봐. 좋다니까? 하나 줘?”

“아니...”


학도와 종원, 동운은 지하철을 타고 예선 장소로 이동했다. 지난 시즌 우승자인 승아를 제외하고는 XK 마르스 팀원들은 전부 예선을 치르게 되었는데, 점점 인기가 많아진 우주전쟁의 열기 때문인지 전보다 더 많은 피씨방을 섭외하여 이곳저곳에서 예선을 치르게 되었다. 팀원들이 이곳저곳의 예선장으로 흩어져서 게임을 치르게 되었고, 다른 팀원들도 이곳 저곳의 예선장으로 가서 경기를 치르기 위해 이동중이었다. 그 중 셋은 어쩌다보니 같은 예선장에서 경기를 치르게 되었다.


예선장이 같은 곳에 같은 팀원이 많이 간다고 해서 불리한 것은 아니었다. 프로게이머들에게는 어드밴티지로 첫 예선을 256강부터 시작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첫 상대는 무조건 아마추어. 오히려 프로와 첫 대결을 펼치지 않기에 현재 팀에 소속되어 있는 프로게이머들은 거의 128강안에 들게 되었다.


XK 마르스 팀원들도 길이와 용갑이 마저도 모두 128강안에 진출했을 정도니 말이다.


중요한 것은 다음날 있을 5연선승제 최종예선.


이번에 바뀐 개인리그 룰은 이랬다.


프로게이머가 아닌 사람도 출전할 수 있는 온라인 예선, 그리고 거기서 뽑힌 사람들 중 많은 사람중 126명의 아마추어를 뽑아 프로게이머 랭크 순위 3위부터 128위까지 126명과 붙게 되는데, 물론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거의 프로게이머가 승리했다.


문제는 그 뒤에 붙을 126명이 30명이 되는 과정이었다.

왜 32명이 아니라 30명이냐면, 출전이 확정되어 예선을 치르지 않아도 되는 2명이 있어서였다. 지난 개인리그 시즌 우승자인 승아와, 준우승자인 이종현이었다.


둘은 32강에 예선없이 안착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4강에 들었던 정호진과 지성철 등 강한 게이머들도 모두 예선을 치뤄야 하는 상황. 그런 상대와 붙는다면 예선에서도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 누가 올라갈지는 몰랐다. 실제로 아마 대 프로예선은 프로게이머들 대부분이 연습생이 아닌이상 거의 뚫었지만, 그 뒤의 3전 2선승제 토너먼트는 대진운이 많은 부분을 좌우했다. 3번을 이겨야 32강 본선에 올라가 방송에 나올 수 있었는데, 그 말인 즉슨 8명중 1위를 해야 본선에 나갈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런데 컴퓨터 추첨으로 랜덤하게 돌리지 않고 이 8명의 대진표를 협회에서 결정했다.


협회에서는 누가봐도 올라갈 것 같은 사람 1~2명과, 쩌리로 분류되는 연습생이나 2군 프로게이머 6~7명을 한 조로 엮었다. 그 덕에 유명한 선수들은 거의 32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런 조치가 흥행을 위한 주최측의 조작같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렇게 조작을 했다면 넓게 강자가 퍼지게 되어 32강에서부터는 흥미로운 대진을 붙일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게다가 32강부터는 그 32명의 프로게이머를 모아서 대진표를 직접 만드는 공정함을 보여주려고 했다.


일명 조 지명식.


개인리드의 조를 직접 선수들이 짜는 것이었다.

지난번 개인리그 8강에 든 선수들을 간이 간담회 형식으로 불러서 방송했는데 그에 대한 호응이 큰 것을 방송 시청률로 확인한데다가, 지난 시즌 컴퓨터 랜덤으로 8강 토너먼트 대진표를 돌렸더니 8강에서부터 최상욱 vs 지성철, 정창환 vs 이종현 등의 매치가 나와서 정창환이 8강에서, 최상욱이 4강에서 떨어지는 등 흥행을 위한 매치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같은 팀의 정창환에게는 강하지만 팬들이 보기에 정창환보다 임팩트가 적은 이종현이 대진표상 준우승을 하는 이상한 일이 일어나 결승전 흥행이 적었다.


결승전인 승아와 이종현의 게임은 누가봐도 승아가 이길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방금 언급한 4명중 다른 3명이 올라왔다면 어떻게 될지 모를 정도였는데, 이종현은 뭔가 부족함이 보였었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는 누구나 예상한대로 승아의 압도적 승리.


덕분에 그 전의 개인리그보다 흥행하지 못한것도 있고 지난번 작은 간담회 형식의 8강 인터뷰가 흥행한 것도 있고 하여 주최측은 이번에는 새로운 방식을 개척했다.


32명의 본선 진출자를 한데 모아서 방송을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각 선수들은 A조부터 H조까지 8개의 조에 4명씩 나뉘게 되는 것. 각 조는 1번 시드부터 4번 시드까지 차례로 구성되는데, 1번 시드대상자가 자신의 조에 데려올 사람을 직접 지명해서 2번 시드자리에 넣고, 2번 시드 대상자가 3번 시드 선수를, 3번 시드 선수가 마지막 1명인 4번 시드 자리에 들어갈 선수를 지목해서 데려온다. 같은 방식으로 8개의 조가 모두 완성되는 것이었다.


1번 시드 자리에는 누가 들어가느냐고? 당연히 A조 1번시드에는 전 시즌 우승자인 승아가 들어간다. 그리고 E조의 1번 시드에는 준우승자인 이종현이 들어가게 된다. 이 다음부터가 흥미진진했다. 다른 6개조의 1번 시드의 자리에 놓일 사람을 승아가 4명, 이종현이 2명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었다. 우승자와 준우승자는 강자를 다른 조로 보내 32강부터 같은 조에 넣지 않을 수 있는 것이었다.


이 방식에 의한 조 지명식이 경기가 열리던 무대 위에서 이제 펼쳐지려 하고 있었다.


***


“안녕하십니까! 우주전쟁을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해외 동포 여러분, 그리고 외국의 많은 분들! 이번 시즌! 개인리그 최초로! 조 지명식을 실시합니다!~~!”

“치열한 예선을 뚫고 32강 본선에 오른 선수들을 소개합니다~~악!!!!!!”


이호준 해설과 전진호 캐스터 등의 샤우팅이 분위기를 띄웠다. 조 지명식도 경기처럼 무대위에서 부스를 치우고 의자를 놓고 진행되고, 관객들도 꽤 와서 보고 있었다.


“이번 조 지명식은 이미 공지된대로 8개조로 나뉘게 되는데요, 지난 시즌 우승자와 준우승자의 권한이 막강하죠?”

“네. 지난 시즌 우승자인 윤승아 선수는 4개조의 1번 시드 선수를, 준우승자인 이종현 선수는 윤승아 선수가 고르고 난 뒤의 2개조의 1번 시드 선수를 정할 수 있습니다. 이 뿐입니까? 윤승아 선수에게는 선수들이 조를 다 짜고 난 뒤에, 단 한번! 두명의 선수의 위치를 바꿀 수 있습니다!”

“와~ 정말 대단한 혜택인데요. 아니.. 잠시만요. 이런 혜택이 우승자와 준우승자에게 주어지는데 지난시즌 4강에 들은 정호진 선수와 지성철 선수는 아무런 혜택이 없나요?”

“아쉽지만 없습니다. 그래도 다들 강자들이니만큼 아무래도 1번 시드에 붙을 확률이 많죠.”


해설진들이 그렇게 말하자 카메라가 1번 시드에 나올만한 선수들의 면면을 카메라로 잡아주었다. 히데요시, 지성철, 정창환, 서원재 등 많은 선수들이 화면에 잡히고, 큰 판넬 앞에 자석식으로 된 이름표가 보였다. 그 위로는 A조부터 차례로 1~4번 Seed 라고 적힌 표가 있었고, A조와 E조의 1번 시드에는 승아와 이종현의 이름이 붙어있었다.


B조가 아니라 E조가 이종현인 이유는 A조 2위와 B조 1위가 16강에서 붙기 때문이었다. 즉 각조가 4명이기는 하지만 조별 리그를 통해 각조 2위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그 뒤 옆조와 교차해서 16강에서 붙는 방식이었기에, 강자와 같은조가 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강자와 4강이나 결승에서야 붙는 방식으로 조를 잘 짜는 것도 중요했다.


“선수들. 긴장하고 있어요.”

“그렇죠. 누가 자신을 부르느냐, 자기가 어느 조에 들어가느냐도 중요하고 누구와 조를 짜느냐도 매우 중요합니다. 각조가 시드 1,2번이 붙고, 3,4번이 붙은 다음 그 둘의 승자끼리 대결한 사람이 조 1위, 그리고 승자전의 패자와 패자전의 승자가 최종전을 벌여서 올라가는 사람이 조 2위로 올라가는 방식이거든요.”

“쉽게말해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이라는 거군요.”

“네. 뭐 이게 쉬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선수들이 허무하게 지지 않고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는 면에서는 좋은 것 같습니다. 일단 지더라도 최종전에서만 이기면 되거든요. 그리고 16강부터는 5전 3선승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충분히 실력이 있으면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호준 해설님이 말씀하신대로 실력도 중요하지만 아까 말씀드린대로 누구와 조를 이루느냐도 정말 중요합니다. 지금 지성철 선수, 옆에 있는 GT의 이종현 선수에게 뭔가 어필을 하고 있죠?”

“네. 아무래도 같은조에 넣지 말고 다른조 1번 시드를 달라는 내용이겠죠. 이종현 선수와 같은조에 들어가게 되면 초반부터 치열한 경쟁이 있는데다 지난 시즌 4강에서 이종현 선수를 만나 패배해서 상성이 안좋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선수들은 각 팀별로 앉아있었는데, XK 마르스에서는 승아와 손동운, 그리고 최상욱, 이종원, 김학도가 앉아있었다. 32명중 5명이라면 꽤 많은 진출자였다. 그리고 원재의 XK 머큐리에서는 선승엽과 서원재, 둘만이 진출했다. 이영진은 꽤 선전했지만 마지막에 비슷한 실력의 다른 선수에게 패해 져서 32강에는 오르지 못했다. 그래도 같은 XK 그룹에서 보자면 7명이나 진출했기에 꽤 좋은 성과였다.


다른 팀들은 서로 아는 사람들끼리 어떻게 팀을 짜고 누가 누구를 지명해야 하는지 카메라에 잡히지 않을 때 서로 수근거렸지만, XK 쪽의 7명의 선수들은 그저 덤덤했다. 아니, 그렇게 보였다. 이들은 이미 오기전 조 지명식에 대한 전략을 짜 놓고 왔기 때문이었다.


조지명식 하루 전의 저녁시간.


승아는 팀원들과 연습실에서 게임을 하다가 원재와 선승엽의 방문을 받았다. 같은 건물에 연습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저녁을 다 먹고 이제 저녁 마무리 연습을 하려는 팀원들이지만 원재의 방문은 기꺼웠다. 대부분은 클랜시절부터 친분을 다져왔으니 보통 친한 사이가 아니니 말이다.


“원재형!”

“오! 학도. 이번에 32강 들었다며? 종원이도.”

“하하. 네.”

“그러고보니 너네 5명이나 나가네? 동운이 상욱이.. 승아.. 와.. 우린 둘뿐인데.”

“하나도 못나간 팀도 있는데요. 뭐.”


종원이 말한 팀은 케이닉스 나이츠였다. 워낙 하위권 팀이라 올라가지를 못했다. 다른 팀들은 대체로 2~3명이상씩을 배출했다. 원재의 머큐리 팀이 어찌보면 인원이 제일 적은것일지도 몰랐다. 선승엽과 이영진과 원재를 제외하고는 연습생이나 신인이니 오죽할까. 그래도 XK 그룹 전체로 보자면 32명중 7명은 정말 많은 수였다.


원재는 그 인원수를 이용한 전략을 생각해 내고 내려온 것이었다. 원재는 먼저 승아에게 말을 꺼냈다.


“승아야. 내일 조 지명식 말인데.”

“네? 그게 왜요? 그냥 하면 돼죠.”

“너 내일 시드 4명 누구 줄거야?”

“음.. 글쎄요? 일단 오빠랑.. 히데요시랑.. 정창환 오빠랑, 지성철 오빠? 아무래도 같은 조에서 만나긴 좀 그러니까요.”

“흠... 그래..”


원재는 뭔가 탐탁치 않은 표정으로 승아의 말에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원재를 보고 승아는 뭔가 원재가 다른 생각이 있구나 하는 것을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 내려와서 굳이 자신에게 조 지명식 이야기를 꺼낸다는 것은?


“오빠. 뭐 말할거 있죠?”

“맞아요. 형. 형이랑 본게 몇년인데 형 표정만 봐도 알겠네. 이시간에 승엽이 데리고 내려온거 보면 뭔가 있네.”


동운도 승아의 생각과 같다는 듯 승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원재를 쳐다보았다. 원재가 어디 말이나 행동하나하나 허투루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24 조 지명식 (2) +2 16.12.17 1,624 30 13쪽
» 조 지명식 (1) +2 16.12.14 2,070 27 12쪽
222 시즌 마지막 경기 +3 16.12.13 1,499 24 18쪽
221 새 감독 +4 16.12.12 1,524 29 16쪽
220 최상욱 (4) +5 16.12.10 1,559 24 16쪽
219 최상욱 (3) +5 16.12.07 1,514 23 13쪽
218 최상욱 (2) +4 16.12.06 1,801 20 16쪽
217 최상욱 (1) +4 16.12.05 1,709 31 17쪽
216 <외전> 윤승태 일병의 이야기 (2) +6 16.12.03 1,430 24 12쪽
215 <외전> 윤승태 일병의 이야기 (1) +9 16.12.01 1,451 23 15쪽
214 staying alive (3) +3 16.11.29 1,442 26 15쪽
213 staying alive (2) +5 16.11.28 1,467 23 21쪽
212 staying alive (1) +3 16.11.26 1,439 21 13쪽
211 One More Bullet (5) +6 16.11.24 1,451 20 14쪽
210 One More Bullet (4) +2 16.11.22 1,462 21 15쪽
209 One More Bullet (3) +1 16.11.21 1,468 20 9쪽
208 One More Bullet (2) +6 16.11.20 1,351 26 12쪽
207 One More Bullet (1) +1 16.11.19 1,393 20 16쪽
206 성장 (3) +3 16.11.18 1,405 19 12쪽
205 성장 (2) +6 16.11.16 1,403 19 12쪽
204 성장 (1) +5 16.11.15 1,330 21 9쪽
203 미행 (3) +5 16.11.14 1,371 17 8쪽
202 미행 (2) +3 16.11.13 1,381 16 9쪽
201 미행 (1) +3 16.11.12 1,613 19 16쪽
200 영웅은 죽지 않아요. 대가를 치를 뿐. (2) +5 16.11.11 1,615 21 13쪽
199 영웅은 죽지 않아요. 대가를 치를 뿐. (1) +5 16.11.09 1,986 21 11쪽
198 일탈 (9) +5 16.11.08 1,439 16 17쪽
197 일탈 (8) +2 16.11.07 1,495 17 11쪽
196 일탈 (7) +2 16.11.06 1,367 18 12쪽
195 일탈 (6) +2 16.11.05 1,506 19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