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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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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4.0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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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새로운 것을 보여주다 (3)

DUMMY

승아는 부스로 들어가서 세팅을 시작했다. 세팅도 승부의 연장이라고 보는 승아는 천천히 세팅을 시작했다. 팀이 1:3으로 밀리고 있다고 해도 자신이 지금 신경써야 할 것은 당장의 한게임 한게임에 충실하는 것 뿐이었다. 어차피 세팅이 끝나야 경기가 시작되는데 급하게 할 필요가 없었다.


- 와.. 세팅윤. 또 세팅한다. 벌써 10분째야.

- 윤승아 세팅하는 건 알아줘야 돼.

- 근데 저러고 이긴다는게 포인트. 저러고 지면 모를까 이기는데 뭐라할수도 없지.

- 이정민 입장에선 빡칠듯. 세팅 다 됐는데 경기 시작을 못해.

- ㅋㅋㅋ. 이정민은 긴장해서 눈앞에 음료 계속 마시는데 윤승아는 편안하게 세팅중.


이것도 심리전의 일부라면 정말 괜찮은 거였다. 지고있는 팀 선수인 승아는 편안하게 경기를 준비하는데, 3:1로 이기고 있는 아이템카이의 이정민이 오히려 안절부절하고 있으니 말이다. 승아가 또 꽤 오래 세팅을 하는 것을 보고 해설진은 차마 시간을 일부러 끈다고는 말하지 못하고 돌려서 말했다.


“윤승아 선수. 으음.... 침착하게 경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면 끝인 XK 마르스로서는 진지하게 경기를 준비할 수밖에 없죠.”

“이정민 선수는... 조금 긴장한 얼굴이죠?”

“네. 이정민 선수가 아이템 카이의 에이스이기는 하지만 이상하게 윤승아 선수를 상대로는 상대 전적이 좋지 않거든요. 아마도 그 부분이 신경쓰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으음.... 그렇군요.”


벌컥.


정민은 다시 손을 들어 화면 옆에 놓인 물통의 물을 들이켰다. 음료도 마셨고, 물도 마셨다. 긴장이 되었는지 손에도 땀이 났다. 정민은 손을 준비한 손수건에 닦아내며 긴장을 추스렸다.


해설진들이 이야기하듯 3:1로 세트 스코어에서 압도적으로 앞선 아이템카이 제노스 팀이지만, 이정민은 경기전에 많이 긴장하고 있었다. 현재의 팀 세트 스코어는 의미가 없었다. 당장에 경기는 지난 스코어가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정작 제일 큰 이유는 승아를 상대로 도대체 이길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분명히 제대로 빌드를 짜서, 제대로 운영을 하고 확실히 컨트롤을 하는데도 승아를 이길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승아를 이기기 위해 칼을 갈아왔다. 정민은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듯 뇌까리며 마음을 다잡으려 노력했다.


- 이길 수 있어! 후.. 힘내자 이정민!!


찰싹.


정민은 양손을 들어 자신의 양뺨을 스스로 살짝 때리며 전의를 불태웠다.


정민이 이렇게 스스로를 채찍질할 때, 승아는 장비를 세팅하면서 오늘 경기의 맵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오늘 이정민과의 경기 맵은 ‘잉카제국’. 3인용 맵으로 시작 지점이 역 언덕형인 이 맵은 예전에 진 로베르토와 학도가 붙었던 맵이었다. 학도가 당시 승리를 거두기는 했었지만 진의 위성을 격추시켜서 겨우겨우 이겼던 맵이었다. 하지만 이 맵의 본질은 학도가 하는 괴물 종족이 유리한 맵도 아니고, 진 로베르토가 했던 인간 종족이 유리한 맵도 아니었다. 이 맵의 본질은......


- 기계맵...


그랬다. 이 맵은 기계 종족의 맵이었다. 처음 이 맵이 만들어진 이유 자체가 인간 종족이 너무 득세하는 우주전쟁 판을 못이겨 만들어진 맵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답이 나오는 맵이었다. 회귀전과 지금의 이 맵의 등장 이유는 달랐지만, 결과적으로 나올 시기에 같은 맵이 나왔다. 세부적인 일부 맵 타일은 약간 달랐지만 어차피 나올 맵은 나온다고나 할까. 근대의 금수저 한광희의 입김으로 리그 시즌에 도입된 맵이었지만, 결과론적으로는 인간종족을 이기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결과는 같았다.


잊혀진 사원 같은 맵에서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괴로워하는 것은 앞마당 언덕의 존재였다. 앞마당 멀티 옆의 언덕에서 탱크가 포격해 대면 자원채취고 나발이고 아예 되지를 않고, 입구로 나갈수도 없으며 나간다고 해도 병력과 일꾼에 피해를 많이 입은 다음이었다. 그 뒤의 맵들도 잊혀진 사원처럼 본진이 언덕위, 앞마당이 언덕 아래인 경우가 꽤 있었는데, 잉카제국은 본진이 언덕 밑이고, 앞마당이 언덕 위인 맵으로 인간 종족의 이런 이점을 아예 없앴다. 앞마당이 높은 위치에 있을 뿐 아니라 그 옆, 그러니까 앞마당 멀티 옆의 더 높은 지형인 언덕위에는 아예 지상유닛이 내릴 수 없는 타일로 맵이 만들어져서 다른 맵과 같은 견제를 할 수가 없었다. 언덕의 이점이 없어지자 다른 맵에서는 필수로 먼저 뽑던 탱크가 이 맵에서는 거의 단독으로는 쓸모가 없어진데다가 앞마당의 입구 부근이 인간 종족의 건물 한두개로 심시티해서 막을만한 넓이도 아니었다. 가히 운동장 수준. 덕분에 탱크를 제외한 기본 유닛에서 힘싸움이 밀리는 인간 종족은 이제껏 펼쳐진 잉카제국의 경기에서 기계종족을 상대로는 거의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그 뿐인가. 거의 모든 멀티가 맵 테두리를 따라 꼬리에 꼬리를 물듯 둥글게 연속으로 멀티 자리가 이어져 있었다. 지상거리는 좀 멀지만 공중 직선 거리로는 가까운 거리. 이런 맵은 괴물의 하피나, 기계종족의 기계모함을 쓰는데 유리했다. 인간 종족에게 유리한 것은 없었다. 그리고 센터 부근도 특별한 구조물이 없어 이래저래 인간종족이 탱크로 섣불리 나갈 수 없는 것이 기계종족이 힘싸움하기 좋은 맵이었다.


똑같이 센터가 넓더라도 괴물 종족보다는 기계 종족에 좋았는데, 본진 부근의 방어에 있어서 캐논포로 방어가 가능한 기계종족은 촉수건물보다는 라미아로 공격과 수비를 겸하는 괴물종족보다 일반적으로는 자원의 낭비가 있을 수 있겠지만, 잉카제국처럼 지상 거리가 좀 더 먼 맵에서는 기계종족이 개별적으로 본진 수비가 가능하기에 기계종족이 수비도 하기 수월했다. 공중 거리가 가까워서 하피로 들이닥치는 것을 캐논포로 막고 기계모함 모을 때까지 버틸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렇게 기계종족이 좋은 맵에 지금 승아가 기계종족인 이정민을 상대로 나왔다. 맵이 좋지 않더라도 이정민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말이다. 이 맵에서 진다면 이정민의 심리적 타격은 더 클 것이었다.


“윤승아 선수가 이정민 선수 상대로 상대전적이 좋다지만 이 맵에서 이정민 선수, 거의 다 이겼죠?”

“네. 그점이 이정민 선수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기계종족에게 유리한 맵이라고 평가받는 잉카제국이 전장인 것도 이정민 선수로서는 힘을 받는 이야기죠.”

“두 선수! 모두 준비된 것 같습니다! 경기! 시작합니다!!”


“하나! 둘! 셋! 이정민 파이팅!!”

“하나! 둘!! 셋!! 윤승아 파이팅!!!”

“사랑한다!! 윤승아!!”

“우! 윳! 빛! 깔! 윤! 승! 아!”


12시에 이정민, 5시에 승아가 자리 잡으면서 경기가 시작되었다. 언제나 그렇든 승아의 팬클럽 광신도들의 큰 응원소리와 함께였다.


이정민은 공중거리가 짧은 이 맵의 이점을 살려 언제나처럼 테크를 빨리 올리려 했다. 어차피 이 맵은 거리도 있고 쉽게 초반러쉬를 오기 힘든 맵이라는 것을 생각한 빌드였다. 그래도 초반에 승아가 러쉬를 많이 오기 때문에 승아의 초반 견제를 생각해서 관문 이후에 기계전사를 2기 뽑고나서 테크를 올리는 것을 선택했다.


“이정민 선수, 이 맵에서 기계전사 2기를 먼저 뽑고 시작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죠?”

“네. 그런데 러쉬는 가지 않고 수비하기 용이한 위치에 기계전사를 배치하네요.”

“수비용 기계전사라.. 너무 수비적이지 않나요? 굳이 저럴 필요가..”

“하지만 저 마음, 저는 이해가 갑니다. 윤승아 선수가 워낙 초반 러쉬에 특화된 선수 아닙니까? 이것저것 준비 다~ 해오면 뭐합니까, 윤승아 선수의 초반 러쉬에 쓸리면 준비해 온 것 다 접어야 하는데요. 아마도 그런 점을 염두에 둔 초반 수비 전략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민은 초반에 기계전사로 수비를 준비한 뒤, 일꾼 정찰을 시도했지만 앞마당에 보급고를 짓는 일꾼을 본 뒤에 더이상 들어가지 못했다. 소총병 하나에 쫒겨서 도망가는 정민의 일꾼이었다.


“이정민 선수의 초반 일꾼 정찰, 더이상은 하지 못합니다.”

“윤승아 선수의 일꾼과 소총병에 잡힐까봐 더 많이 들어가지 못했어요. 본진 앞에서 더 깊은 곳까지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에 윤승아 선수의 건물은 막사와 보급고 밖에 보지 못했어요.”


이정민이 관문을 올리고 기계전사 2기를 뽑아서 승아의 초반공격에 대비했지만, 정작 승아는 초반 공격을 갈 생각이 없었다. 평소의 승아와 다른 모습이었다. 승아는 처음의 막사를 본진에서 앞마당 언덕으로 올라가자마자 있는 위치에 지으며 입구를 조금이라도 좁히는 것을 시도했다. 인간 종족은 모든 빌드에 있어서 입구를 막고 시작하는 것이 제일 좋았기 때문이었다. 초반 러쉬를 가지 않는다면 말이다.


이정민을 상대로 초반 러쉬를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승아가 아는 이정민이라면 이번 대결에서는 자신의 초반 러쉬를 크게 의식할 가능성이 컸다. 지난 몇번의 대결에 있어서 기계종족이 할 것을 하지 못하고 졌기 때문에 쉽게 지지 않기 위해 유닛을 뽑을 것이라는 것을 승아는 예상했다. 그러면 초반 러쉬를 갈 필요가 없었다. 승아는 자원을 늘리는 쪽을 선택했다.


“지금 이정민 선수가 기계전사 2기를 뽑고 테크를 탔는데, 윤승아 선수는 입구를 좁혀만 놓고 완전히 막지는 않은 상태로 앞마당을 가고 있어요!”

“이러면.. 이정민 선수가 조금 안 좋죠?”

“네. 앞마당을 가지 않은 상태에서 테크를 타자면, 당연히 초반에 유닛을 적게 뽑아야 합니다. 그런데 기계전사를 2기나 뽑았어요. 이건 초반 윤승아 선수의 러쉬를 의식한 건데 윤승아 선수는 오히려 멀티를 빠르게 가져가고 있습니다.”

“이러면 보통 기계전사를 빨리 뽑은 쪽이 견제를 가야하는데, 이정민 선수, 러쉬를 가는 것도 아니에요.”


이정민은 승아 기지의 초반 정찰은 실패했지만, 이후 기계전사를 찔러 넣으면서 정찰에 성공했다. 단지 정찰에만 성공했을 뿐, 입구를 좁히고 있는 승아를 보고는 당장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러기에는 자신도 이미 테크를 올리느라 병력이 없었다.


“이정민, 초반에 기계전사를 2기나 뽑아서 뒤쳐진 것을 정찰로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윤승아가 앞마당을 가고 있는 것도 봤죠.”

“이러면 뭔가 병력을 더 뽑아서 크게 찌르거나, 아니면 멀티를 따라가야 하는데요, 이정민 선수의 선택은 어떤 것일까요?”

“아마도 지금 테크를 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자트를 선택하려는 것 같습니다.”

“자트요?”

“네. 수송선에 자트를 태워서 드랍하는 것을 이정민 선수도 곧잘 하거든요. 이 맵에서 얼마전 사용해서 승리를 거두기도 했구요.”


해설진들이 말하는대로 정민은 테크를 빨리 올린 것을 이용해서 수송선과 자트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윤승아가 앞마당을 빨리 간다면, 테크가 느릴 터. 정민은 테크가 빠른 이점을 틈타 자트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제법 괜찮은 빌드였는데, 특히 정민은 연습시에 이 빌드가 이 맵에서는 완벽히 먹힌다고 자신하고 있었다. 이 맵은 직선거리는 살짝 돌아가지만, 공중거리가 가까운 만큼 자트를 드랍하고 피해를 준 뒤, 도망간다면 충분히 이득을 취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승아는 정민의 이런 빌드를 다 읽고 있었다. 승아도 일꾼으로 정찰을 보냈지만, 그저 간단히 정민의 앞마당이 없는 것만 보아도 무언가 오겠구나 생각하기에는 충분했다. 다른 기계종족 선수라면 앞마당이 없을 경우, 그리고 잉카제국처럼 입구가 넓은 맵의 경우에는 기계전사와 아크로 힘의 푸쉬를 가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승아도 지금 앞마당을 가느라 입구를 좁히기만 했을 뿐이지, 정작 입구를 다 막지는 못했다.


승아가 입구를 막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승아가 알고 있는 이정민은 지난 전적이 밀릴 정도로 압도당할 때, 그 선수에게 다른 선수들처럼 초반러쉬 등의 날빌로 이기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오직 실력으로 그 선수를 압도해서 자신이 그 선수에게 심리적 압박을 이겨내는 선수가 바로 이정민. 그런 플레이 마인드로 이정민은 회귀전에도 천적이라고 말할 선수가 없이 운영만은 다들 인정하는 선수였지만, 덕분에 승아는 이정민이 자신에게 쓸 빌드가 ‘3관문 기계전사 짜내기 러쉬’ 같은 것이 아님을 역으로 예측할 수 있었다.


승아는 앞마당을 활성화시키면서 입구는 그저 참호에 넣어둔 소총병 2기 정도로 막은 뒤, 유닛을 거의 뽑지 않았었다. 이정민이 초반에 역으로 짜내서 러쉬를 올 것이라는 것을 아예 배제했으니 말이다. 보통 이렇게 배제를 하는 것은 위험했다. 그렇지만 이정민에 대해 잘 아는 승아는 이정민이 맵마다 타는 빌드를 잘 알고 있었다. 김은호와 함께 제일 상대하기 쉬운 선수가 이정민이었다. 빌드를 다 아니까. 이정민을 잘 아니까.


승아는 그렇게 입구에 참호 1곳에 소총병 2기만을 배치한 뒤, 맞테크를 탔다.


“이정민이 자트를 탔는데요. 관문을 늘리는 타이밍에 자트를 간 거 아닙니까. 이러면 피해를 꼭 줘야 합니다. 윤승아는 뭐하죠?”

“윤승아 선수는 초반에 멀티를 바로 뜨면서 맞테크를 탔습니다. 벌써 비행장이 올라가 있어요.”

“지금이 타이밍입니다. 이정민. 윤승아는 멀티에 테크까지 타느라 이정민보다 병력이 없어요.”

“비행장 테크까지 빨리 탄 것은 좋은데, 이게 수송선을 뽑는다고 해도 당장 드랍할 병력이 없거든요. 윤승아 선수가 지금 특별히 공격을 당하지 않고 발전한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장 없는 유닛이 갑자기 생기지는 않거든요. 테크도 자원도 모두 가져갔지만 병력이 너무 없어요. 소총병 2기라뇨. 이건 정말 양심없는 빌드입니다.”

“양심이 없어도 너무 없죠. 지금 타이밍이 원래 윤승아 선수가 오토바이로 찌르는 시간대거든요. 그런데 오토바이가 안와요. 그럼 이정민은 ‘뭐지?’ 하고 생각할거거든요. 지금 자트를 수송선보다 먼저 생산했죠? 이정민이 수송선보다 자트를 먼저 뽑았다는 것은 당장에 오토바이가 오더라도 일단 막고 가겠다는 거거든요. 아크도 하나 뽑았구요. 그런데 윤승아는 오지 않는단 말이죠.”

“이러면 가야해요. 지금 빨리 가지 않으면 윤승아는 물량이 조금 뒤면 폭발합니다. 지금 공장을 늘려서 3개까지 건설하고 있는데, 지금은 윤승아가 병력이 없어요. 지금 가야 합니다.”

“이정민 선수 입장에서는 지금 윤승아가 병력이 충분히 갖춰지고 탱크까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거든요. 탱크는 커녕 오토바이도 없어요.”

“자원만 주구장창 캐고 테크나 늘리고 있는데, 이정민 선수는 아까 기계전사 타이밍도, 그 뒤 아크 생산 타이밍도 있었는데 물량도 멀티도 없어요. 지금 믿을건 자트 뿐이에요!”

“수송선 나옵니다. 이정민. 자트 태우죠.”

“빨리 피해 줘야해요! 지금 피해 안주면 늦습니다.”


이정민은 수송선에 자트를 태운 뒤 피해를 주기 위해 출발했다. 승아는 비행장 테크까지 탔지만 아직 병력이 없는 상태. 약간의 피해가 예상되었다.


“윤승아의 5시 본진쪽으로 3시 벽을 타고 내려가는 이정민의 수송선!”

“이정민, 본진쪽으로.. 윤승아, 수송선 봤어요!”

“이건 타이밍상 암흑사제는 아니고, 자트 아니면 기계전사에요.”

“이정민 내립니다. 자트 내려요. 쏩니다!”


이정민이 애벌레 같은 기계생물인 자트를 내려서 공격을 시도했는데, 승아는 수송선이 올때 일꾼을 뺐다. 그러면서 일꾼 하나 정도씩을 던져주면서 한번에 일꾼이 몰살 당하는 것을 주의했다. 그리고 승아가 비행장에서 생산하던 스텔스기가 드디어 나왔다. 스텔스 모드는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았지만, 자트는 공중을 공격할 수 없는만큼 스텔스기에게 죽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수송선의 속도 업그레이드도 되지 않은 상태. 그래도 이정민은 자트로 승아의 일꾼을 4기 가량 잡아냈다. 그 사이 승아의 스텔스기가 수송선을 먼저 잡아내고, 그 뒤 오갈곳이 없어진 자트를 잡아냈다. 수송선이 터져도 지상 공격력이 약한 스텔스기의 특성상 자트를 빨리 잡아낼 수는 없었고, 그사이 일꾼이 약간 잡힌 승아였다.


- 치잇.. 자트 예상했는데.. 스텔스기가 나오는 게 좀 늦었어. 아니.. 정민오빠가 뽑는 타이밍이 좀 더 빨랐나?


승아의 예측은 정확했지만, 일꾼이 생각보다 많이 잡혔다. 원래 승아의 계획은 스텔스기를 자트가 올 만한 길에 미리 배치한 뒤 수송선에 탄 채로 잡아내고, 그 뒤 수비적으로 틀어박힌 이정민을 3개의 공장에서 뽑아낸 탱크와 오토바이로 조여서 질식시키듯 죽이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1:3으로 몰린 팀의 분위기를 가져오고, 에결에서 만나더라도 좀 더 편하게 심리적인 우위를 가져가고자 했었다. 그런데 너무 예측에만 힘을 실은 나머지 이정민의 타이밍을 정확하게 알아내지는 못해서 피해가 좀 있었다. 이러면 중반에 공장에서 나온 메카닉으로 잡기가 힘들어진다. 꼭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압도적으로 이길 수는 없다.


- 그래도 아직 난 멀티가 있고, 정민오빠는 멀티가 없지. 이대로 운영한다!


승아는 약간의 일꾼 피해가 있었지만 아직 할만하다고 생각했다. 이정민이 상대전적에서 밀려서 심리적으로 자신에게 눌려있는 것은 아직 유효했다. 최근 연습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이정민을 눌러 줄 방법을 승아는 계속해서 구상하면서 일꾼을 복구하고, 공장을 더 늘리기 시작했다.


“윤승아는 일꾼을 복구하면서 공장을 늘립니다. 이정민도 앞마당 멀티하고 일꾼 정찰 나갑니다.”

“4기에 추가로 3기정도의 일꾼이 더 잡힌 윤승아. 앞마당에 자원이 돌아가지만... 이러면 일단 자원 수급에서는 비슷한가요?”

“비슷하긴 합니다. 방금 이정민 선수도 자트가 죽으면서 일꾼을 꽤 잡았거든요. 물론 스텔스기에 수송선이 터진 것은 큰 손실입니다만, 수송선으로 일꾼을 잡으려 컨트롤하는 과정에서 윤승아의 본진을 다 봤어요. 당장 윤승아의 병력이 거의 없다는 것을 봤죠.”

“사실 일꾼을 몇기 못잡고 수송선이 터졌다, 이러면 이정민 선수의 손해입니다. 그런데 일꾼을 7기 잡은데다가 윤승아가 당장 병력이 없다는 것을 봤어요. 그럼 밀어붙이거나 멀티를 떠야합니다.”

“어! 이정민, 멀티를 더 뜹니다. 앞마당과 2시!! 동시 멀티!”

“좀전에 나간 일꾼이 정찰이 아니었네요! 동시에 2개의 멀티를 가져가는 이정민!”

“이정민 선수 무리한 멀티가 아닐까요?”

“아뇨. 멀티 2개를 돌려도 괜찮습니다. 자트가 잡히긴 했지만 캐논포를 지으면 멀티 지키기에는 충분하거든요. 방금 일꾼 견제를 하면서 죽은 일꾼을 윤승아가 보충해야 하고, 유닛을 뽑아서 나와야 하는데 그 사이에 충분히 멀티가 돌아갈만한 시간이 된다고 생각한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윤승아의 병력이 스텔스기와 참호에 있는 병력 이외에는 없는 것을 봤어요. 유일한 장점은 자원 수급인데, 그 수급 속도를 늦췄거든요. 이러면 좀 편해지죠.”

“아까와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이정민이 오히려 자원을 더 캐려 시도합니다.”

“이정민, 예상한대로 멀티에 캐논포 공사 시도합니다.”

“스텔스기 견제를 받지 않겠다는 겁니다. 자원을 더 모을 시간을 벌겠다는 거죠.”


초반 자원을 많이 캤지만 일꾼을 다수 잃어서 복구하고 공장을 더 늘리는 승아, 그리고 당장의 병력은 기계전사와 아크가 일부 있지만 후반을 보고 오히려 멀티를 동시에 더 늘린 이정민. 둘의 싸움은 일찍 끝날 것 같지 않았다.


작가의말

행복한 주말입니다. 데헷...>_<


독자님들도 행복한 주말 되셔요;ㅁ;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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