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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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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3.0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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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변화 (4)

DUMMY

현재 학도와 길이가 주로 쓰는 전략은 3소굴 라미아와 2소굴 하피.

이 중 3소굴 라미아 같은 경우는 기존 2소굴 빌드들로 쥐어짜던 정창환류의 게임에서 3소굴에서 나오는 풍부한 자원으로 대 인간 종족전에서 괴물을 괜찮게 만들어준 빌드로 승아가 퍼트렸던 빌드였다. 단지 XK 마르스의 3소굴과 다른 팀의 3소굴 라미아 전략이 약간 틀렸는데, XK 마르스는 3번째 소굴을 3번째 멀티 자리가 아닌 본진 언덕위나 본진 안쪽에 짓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유닛을 몰아서 한방에 치고 나간다는 장점이 있었다.


반면 다른팀의 3소굴 하피는 주로 멀티를 뜨면서 중후반을 노리는 전략이었는데, 대표적으로 히데요시의 수비형 3소굴 운영이 있었다. 초반만 잘 넘긴다면 힘을 받는 것은 이쪽이 더 좋았다. 히데요시는 레드스톰 같이 3번째 멀티가 힘든 맵에서도 다른 쪽 구석에 멀티를 짓는 등의 방법으로 어떻게든 3소굴 운영을 하며 길게 끌고가는 스타일이었다.


승아의 경우에는 전자와 후자 두가지 다 활용을 했었지만, 괴물 종족으로 활동할 당시에 본진 3소굴 쪽을 조금더 즐겨 썼는데 이유는 간단했다. 본진 3소굴 라미아만으로도 상대를 찍어 누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길 수 있는데 굳이 길게 운영을 갈 필요가 없었다.


하피의 경우에는 XK마르스나 다른 팀이나 예전부터 2소굴 하피가 일반적이었다. 3소굴을 짓는다면 그 전에 무언가를 상대가 하기 때문에 가스가 많이 들어가는 하피를 뽑을 경우에는 2소굴 하피로 견제하거나 사냥개와 같이 게임을 끝내려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승아에게 빌드를 배운 길이와 학도는 거의 대부분의 경기를 패배했었는데, 길이야 아직 실력이 조금 못 미친다고 해도 학도는 승아가 1:1로 가르쳐 주는 것도 배운데다가 팀 내 결정전에서도 순위가 상위로 올라가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아주 답이 없는 실력은 아니었다.


이번 시즌 근대와의 경기에서도 그랬다.


근대에서 들고나온 3막사 불꽃 러쉬의 전략은 학도가 하는 2소굴 하피나 3소굴 라미아의 카운터 빌드였다. 그런 빌드에 당할뻔 했음에도 결국은 승리를 이끌어 냈다는 것은 학도의 컨트롤 자체도 나쁘지 않다는 것을 의미했다. 아니, 꽤 괜찮은 편이었다.


문제는 원재의 지적처럼 운영. 이번에도 그랬었지만 경기에서 빌드를 지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이 빌드의 기본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할 필요가 있었다.


“학도 오빠랑 길이 오빠는 하는게 지금 3소굴 라미아랑 2소굴 하피 주로 쓰죠?”

“응. 그건 우리 말고도 괴물이라면 다 그렇게 하지 않아? 초반 아니고서야..”

“그렇죠. 승아야. 우리는 어떤 빌드 쓰면 돼?”


길이의 기대어린 질문에 승아는 단호히 대답했다.


“안 써도 돼요.”

“응?”

“새 빌드 안 써도 된다구요.”

“왜? 우린 왜?”

“있는 빌드만 돌려 써요. 오빠들. 컨트롤 정확히 하고, 유닛 흘리지 말구, 실전에서 떨지 말구요.”


승아의 이야기에 학도와 길이는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승아의 말이 맞는 것이 연습때만큼의 실력을 못 보여주는 것도 사실이었고, 같은 괴물 종족의 정창환이나 지성철도 같은 빌드를 쓰는데 괜찮게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개인 실력 차이. 그리고 그 실력 차이 중 제일 큰 것은 실전에서의 유닛 흘리기 등 컨트롤 실수 때문이었다.


승아는 그런 점만 학도와 길이가 조절하면 된다고 보았다. 원래는 5소굴 라미아 운영이나, 가스를 4소굴 이후에나 올리면서 일꾼을 죽어라 찍으면서 자원을 모으는 운영을 생각해서 추천해 주려 했지만, 지금의 빌드들 만으로도 인간 종족과 기계 종족의 상대가 가능했다. 아직 기계 종족 자체가 펄서기 + 암흑사제 빌드를 정형화하지 못했기 때문에 굳이 현재 상태에서 약점이 될 수도 있는 4~5소굴 빌드를 갈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기계나 인간 종족이 나오지 못하게 빠른 가시괴물이나 하피, 라미아, 사냥개 4가지 유닛으로 빠르게 가난하게 만드는 것이 아직은 더 좋은 빌드였고, 이 빌드들은 개개인의 컨트롤을 필요로 했다. 지금같은 실수가 넘치는 컨트롤이 아니라 말이다.


“아! 대신 지금 본진 3소굴 라미아나 2소굴 하피는 다 본진과 앞마당 뿐이니까, 3소굴 멀티를 다른 곳에 뜨거나 해서 운영을 가는 것도 가끔 필요해요. 앞마당 안에 갇히니까 상대가 자꾸 들어오잖아요. 매번 본진과 앞마당만 가니까 학도오빠 근대랑 붙을때도 컨트롤이 딸리는게 아닌데도 불리하게 갔잖아요. 빌드를 수시로 바꿔줘야 해요. 한가지만 하지 말구요.”


승아의 말을 들은 학도는 그래도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인간 종족의 팀원들에게는 전략을 줘 놓고는 괴물 종족은 아니라니.. 승아가 내놓은 전략마다 항상 참신하지 않았던가?


“승아야. 그러지 말고.. 뭐라도 좀...”

“그래요? 우웅.. 학도 오빠가 그렇게 원한다면야.. 우웅.. 뭐가 좋지..”


승아는 입을 샐쭉 내민 채로 검지 손가락 끝을 입술에 가져가며 고민했다. 고민이 깊어질수록 승아의 뺨도 살짝 부풀어 올라 귀여움을 더해주고 있었다.


“아! 오빠들 그거 하면 되겠다.”

“응? 뭐? 뭐뭐뭐?”


학도는 기대를 가지고 승아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런 학도를 왼손으로 살짝 밀어낸 승아는 밝게 웃으며 말했다.


“그거 왜. 유즈맵 중에 컨트롤 있잖아요. 그거 하면 되겠네. 그중에 [컨트롤 S]라고 그거 하면 되겠네요. 그거 매일 5게임 이상씩 하세요. 물론 완벽 클리어 기준으루! 길이 오빠두요.”

“엑? 완벽 클리어?”

“네! 그래야 의미가 있죠. 예전 우주전쟁에서 패작해서 지는 걸로 게임 횟수 채운 것처럼 하려는 건 아니죠?”

“하.. 하.. 내가 언제 그랬다 그래. 하하...”


학도는 멋쩍게 웃으며 동운의 눈치를 보았다. 예전 동운이 시킨 우주전쟁 래더 게임을 지는 걸로 횟수를 채우려고 했던 기억이 나서였다.


컨트롤 S.

우주전쟁의 유즈맵 게임 중 하나였다.

승아가 말한 유즈맵 게임은 우주전쟁 게임의 시스템을 가지고 정식 경기가 아니라 외전격으로 즐길 수 있는 미니게임을 말했다. 게임의 맵 만들기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만든 유즈맵 게임은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그 중 승아가 말한 컨트롤 S라는 게임은 지정한 유닛을 주고 나오는 유닛을 그때그때 잡는 것이었다.


예를 들자면 라미아 2기와 가시괴물 1기로 몰려오는 사냥개 30기 잡는 미션을 수행하고, 그 뒤에는 소총병 3기와 의무병 2기로 사냥개 30기를 잡는 미션을 수행한다. 이런식으로 주어진 유닛으로 나오는 적 유닛들을 잡는 것이 컨트롤 유즈맵인데, 그 중 제일 고난도가 [컨트롤 S]라는 유즈맵 게임이었다. 가장 스페셜하게 어렵다나 뭐라나..


실제로 소총병 3기와 의무병 2기로 사냥개 30기를 잡으려면 바로 의무병을 벽처럼 입구에 세우고 뒤에 있는 소총병으로 열심히 잡아야 했다. 라미아 2기와 가시괴물이 주어지는 미션에서는 사냥개 30기를 잡기가 힘들어 보이지만 라미아가 속도 업그레이드가 되어있기에 복잡한 길을 이동해가면서 가시괴물로 거의 잡아내는 것이 포인트였다.


소수 유닛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수 vs 많은 수의 유닛 싸움도 주어지기 때문에 기본 컨트롤 연습에는 확실히 좋은 것이 [컨트롤 S]였다. 그 아래 일반 유저들도 즐길 수 있는 [컨트롤 A]라는 게임도 있지만, 프로의 수준에서도 실수를 한다면 클리어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 [컨트롤 S]였다.


문제는 이 [컨트롤 S]를 한판 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40분 정도 걸린다는 것. 그런데 그걸 매일 5판이면.. 200분? 기존 연습 시간 이외에도 이걸 해야 한다고? 길이는 상상만 해도 끔찍한지 얼굴이 울상이 되었다. 학도가 승아에게 뭔가 더 해달라고 말하지만 않았어도..


“학도형!”

“하.. 하.. 하..!”

“아 억지로 웃고 그러지 말구요! 아..”

“오빠들, 안해도 돼요.”

“그래? 안해도 되겠지?”

“안해도 되는데 실력은 안늘을 거에요.”

“그.. 그래? 난 안늘어도 괜찮...”


학도가 어떻게든 빠져나가려 피해보았지만 옆에서 승아의 말을 듣던 동운이 쐐기를 박았다.


“승아가 좋다면 해. 내가 검사할 테니까 매일 유즈맵 한거 기록 녹화 모드로 해 놓고.”

“으힉!”


학도는 갑자기 딸국질이 생겼다.

승아가 이야기할 때에는 그냥 권유였던 것이 동운이 이야기하자 자연스레 해야만 하는 것으로 자리잡게 되었던 것이다.


학도는 미칠 지경이었다. 왜 그런말을 해가지고서는..


- 난 어차피 연습 해도 안느는데.. 승아는 왜 나만 잡고 그래..


승아는 미래에 터질 학도의 포텐을 보고 연습을 시키는 것이었지만, 학도의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었다. 학도의 말 덕분에 덤으로 컨트롤 유즈맵 연습을 해야 하는 길이도 말이다.


“하아.. 학도형..”

“후우우.......”


기존의 연습도 해야 하기에 결국 개인 자유 시간이나 취침시간을 줄여야만 하는 길이는 학도를 원망했고, 학도도 길이의 원망스런 눈빛을 받아가며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이렇게 연습을 하게 된다면 게임 실력은 확실히 늘 것이었다. 그러고 난 뒤에는 실전에서 빌드 선택을 잘 하는 문제만이 남았는데, 이건 게임 지능의 문제였다. 승아가 학도의 컨트롤을 높여 주려는 의도는 알겠지만, 승아가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었다. 게임 지능은 이런 컨트롤 연습으로 늘지는 않는다는 거였다.


우주전쟁은 빌드 싸움이라고 불릴 정도로 빌드의 가위 바위 보 싸움이 강했는데, 이게 거의 전부를 차지했다. 그런 상대의 빌드에 이기는 빌드를 골라서 가는 것을 ‘맞춰간다’고 하는데, 이건 히데요시가 잘하는 것중에 하나였다. 상대를 보고 맞춰가면서 어떻게든 장기전을 가니 말이다. 아니, 히데요시같은 장기전을 선호하는 게이머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상위권 게이머들은 이런 것들은 거의 다 했다. 이런 상황 판단을 하는 게임 지능이 확실히 좋은 게이머들은 판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어 간다. 기본적으로 불리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이걸 제일 잘하는 선수는 원재지만, 원재는 [제 3의 눈]이라는 초능력으로 반칙에 가까우니 예외로 하더라도, 승아나 지성철 같은 상위권 게이머들은 전부 정찰을 통해 가스에 일꾼이 얼마나 붙었는지, 남은 가스가 얼마인지만 보아도 상대의 빌드를 예측하고 불리하지 않은 빌드, 유리한 빌드를 가려고 했다.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 남들보다 뛰어난 게임 지능이 있기 때문이었다.


학도가 [컨트롤 S] 연습을 한다고 해서 컨트롤은 늘겠지만.. 게임 지능의 향상은 글쎄... 늘지 않을 것 같았다. 승아가 이런 학도의 문제점을 아는지, 아니면 알고도 피지컬을 극대화해서 빌드에서 밀리더라도 이기는 선수로 만들려는지, 그건 승아만이 알 것이었다.


작가의말

언제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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