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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4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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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97,240

작성
17.03.23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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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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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글자
11쪽

조영호 (1)

DUMMY

흑기사가 걱정하는 승아의 방송시 난입이라고도 볼 수 있는 영상이 잠시 나오긴 했지만 그 장면이 녹화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 당시에는 개인 방송을 녹화해서 본다거나 하는 사람은 없었다. 단지 아 나왔었구나 하는 느낌일뿐.


승아는 처음에는 뭐가 잘못되었는지 모르다가, 흑기사의 표정과 주변 분위기를 보고 어느정도 눈치를 챘다.

흑기사의 입장에서는 할 것을 다 한 것이었다. 여기까지 인기 있는 승아가 왔는데 어영부영 승아를 출연시킨 뒤 인기를 더 몰아칠 수도 있었는데 강권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슬쩍 언급하거나 하지도 않았다. 개인방송을 하는 사람들이 무리한 방송으로 어떻게든 인기를 끌려는 것에 비하면 처음 안된다고 했을 때 멈춘 흑기사의 행동은 그의 방송 닉네임처럼 정말 기사다운 행동이었다.


그런데 그런 배려가 무색하게 자신은 카메라 화면 앞에서 얼굴을 노출했다. 물론 이 당시에 스마트폰이 있거나 하는 것은 아니기에 자신의 모습이 지금 게임하는 팀원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된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고, 아무리 인터넷 커뮤니티가 발달했다고 해도 실시간으로 소문이 나지는 않겠지만 문제의 소지가 있을 것이었다. 그건 지금 자신을 슬쩍 보면서 눈치를 보는 리나와 흑기사, 그리고 매니저 등의 눈치를 보아서도 분명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자신이 여기에 있다는 것이 그제서야 얼마나 있어서는 안되는 일인가를 떠올렸다.


- 내가.. 왜 경기를 빠지고 여기에 온 거였지?


승아는 스스로의 행동을 반성했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도, 개인방송을 통해 사람을 만나는 것도, 연예인인 CIVA의 지인을 만나는 것도 다 좋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다.


경기. 팀의 경기.

오늘 우주전쟁 게임이 열리는 것을 머리속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정작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지 못했다. 경기를 빠지다니.. 이건 마치 예전에 학도가 애니나 만화에 빠져 일본에 가서 경기를 빠진 것과 같지 않은가? 내용은 다르지만 자신의 개인적인 일로 프로게이머라는 신분을 망각한 것은 같았다.


결국 학도처럼 자신도 게이머로서의 일을 등한시했다는 이야기.

승아는 걱정이 자신의 눈앞에 닥치고서야 자신이 어떤 일을 했는지 깨달았다.


-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승아는 걱정을 하면서 시계를 보았다. 경기가 초반러쉬들로 끝나지 않았다면 한참 경기가 지속될지도 모를 시간이었다.


***


승아의 생각대로 경기는 지속중이었다. 단지 앞의 경기들이 일찍 끝난 것도 있어서 일찍 끝날 것만 같았던 경기가 6세트 이은지와의 경기로 인해 겨우 이긴 제갈길로 인해 경기가 길어져서 에이스 결정전을 준비중이었을 뿐.


에이스 결정전에는 동운이 고민하다가 문유석 감독에게 결국 질문을 던졌다.


“감독님. 누구 내보내실 겁니까?”

“응? 난 너한테 물어보려 했는데?”

“......”

“........”

“승아 없으니까 결정이 힘드네요.”

“그러니까.. 저긴 히데요시가 나오겠지?”

“네. 아마도요. 조금 바뀌어봤자 호진이죠.”


누군가를 적어내기는 해야 했다. 동운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동운의 시선이 의미하는 바를 알아챈 종원은 고개를 돌렸다. 시선을 피한 것이다. 눈을 마주치면 혹시나 책임감이 막중한 에결에 동운형이 자신을 내보낼 것만 같았다. 학도? 학도도 마찬가지였다.


“아.. 갑자기 배가.. 형. 저 화장실 좀요.”


상욱은 내보내 달라는 듯 눈을 이글거렸지만, 동운의 눈은 바로 상욱을 지나쳤다. 상욱은 아직 손목이 회복되지 않았다. 정신력이 넘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없는 것이 있다. 손목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서 아까 소총병 컨할 때 일부를 흘리는 것을 보았기에 믿음직하지 않았다.


그나마 제일 괜찮은건 인간 종족이었다. 히데요시는 수비형 괴물종족. 그 완벽함을 부수거나 똑같이 수비형으로 가는 인간 종족이 괜찮을 것 같았다. 괴물종족의 상성은 인간종족이니까.


처음 종원을 본 것도 그런 생각에 본 것이었다. 그나마 공격적인 상욱보다 수비적인 종원이 히데요시를 상대하기 괜찮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똑같이 수비형으로 한다면 오히려 종원의 종족이 인간이니만큼 변수를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처음 볼 때부터 눈을 피하고, 다들 나가지 않으려고 한다. 용갑이는 이미 다른 방향을 보고 있다. 그렇다고 자신이 나간다? 종족 상성에서도 기계종족의 유저인 자신이 조금 밀릴뿐더러 이상하게 경기가 계속 말리는 기분이었다. 동운의 추측으로는 아마도 호진에 대해 자신이 잘 아는 만큼, 호진도 자신에 대해 잘 아는 것을 히데요시에게 가르쳐 준 것 같았다. 그러지 않고서는 이렇게 쉽게 질 리가 없다. 무언가 자신만의 버릇이 있고, 그것을 공략하지 않고서야 이렇게 쉽게 질 리가 없다. 자신이 나갈 수는 없다. 나가면 확실히 질 것 같다.


그렇다고 방금 이은지를 겨우 이긴 제갈길을 내보낼 수도 없다. 학도도 같은 괴물 종족이고 나름 최근 상승세지만 히데요시를 이긴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결국 원점이다. 누구를 내보내야 하지?


계속 고민중일 때 동운의 앞에 와서 시선을 피하지 않는 한 어린 녀석이 보였다. 조영호였다. 영호는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동운을 쳐다보았다.


“응? 영호. 왜?”

“저를 내보내 주세요. 동운형. 감독님.”

“응?”


영호는 자신을 내보내 달라고 했다. 에이스 결정전에 말이다. 신인인 조영호가.


“네가? 상대 아마도 히데요시가 나올텐데.. 괜찮겠어?”

“네. 누가 나와도 괜찮습니다.”

“흠...”

“전에 승아 누나가 가르쳐준 전략도 있고 이길 수 있습니다.”

“아.. 메카닉으로 괴물 상대하는거?”

“네,”


- 조영호라...


어차피 나갈 사람도 없었다. 지금 누가 나가도 이기기 힘들 수 있었다. 차라리 초심자의 행운을 바라고 영호를 내보내는 것이 나을 수도 있었다. 내부 교류전에서는 오히려 학도나 종원이만큼의 성적은 거두고 있지 않던가? 게다가 승아가 찍어서 데려왔던 녀석이고 말이다. 무엇보다 이번에 승아가 가르쳐 준 메카닉 전략을 꽤 쓸줄 아는 녀석이었다. 처음부터 승아의 3막사 소총병 러쉬 전략을 가지고 있기도 했고 말이다.


“그래... 괜찮겠지. 감독님. 영호 어떻습니까?”

“영호? 괜찮겠어?”


감독의 질문에 동운은 영호가 듣지 못하는 작은 소리로 문유석 감독의 가까이에 가서 말했다.


“감독님. 사실 지금 누가 나가도 이기기 힘들 수 있습니다. 저희 지금 여기까지 온 것도 기적이에요. 어차피 누굴 내도 마찬가집니다.”

“그건.... 그렇지...”

“지금 상욱이는 손목이 아직 낫지 않았고, 다른 녀석들은 의욕이 없습니다. 한번 어린 패기로 부딛혀 보라고 하죠. 승아도 어린 나이에 기적을 일으켰지 않습니까? 영호는 오늘 출전도 없었어요.”

“그래. 뭐 그러지.. 영호 내면 되는거지?”

“감사합니다.”


문유석 감독은 생각했다.


- 언젠 뭐 내 맘대로 냈나.. 동운이가 괜찮다면 괜찮겠지.


문유석 감독. 그는 처음 태경호 이사에게 들은 바 대로 동운과 승아 등 에이스들이 하는 것 그대로를 따라가는 것이 좋다고 믿는 안전제일주의자였다.


그리고 문유석 감독은 운영요원의 독촉을 받으며 에이스 결정전 출전 선수에 영호를 적어냈다.


...


“에이스 결정전! 한국항공 점보스와 XK 마르스의 대결이 여기까지 왔습니다! 3:3 동점 상황에 열리는 에이스 결정전!! 출전 선수가 등장합니다!!”


양 팀의 출전 선수가 나올 때, 무대는 어둡게 암전되었다. 그 어두운 상황에서 양쪽에서 한명씩 나와서 무대 가운데의 정해진 양쪽 앞에 서면, 해설진들이 소개한다고 외칠 때 빛이 하이라이트를 비추는 방식이었다.


무대에 가까운 관객석의 몇몇은 어둠속에서 실루엣을 구분할 수 있었다. 한국항공의 선수들은 이은지를 제외하고는 체형이 비슷해서 구분하기 어려웠었지만 XK 마르스 쪽에 나온 선수는 키가 작았다.


- 저거 누구야? 키가 작은데?

- 윤승아 아냐?

- 하긴 저 키에 윤승아 밖에 없지 않아?

- 아냐. 저 키면 제갈길도 있는데?

- 아냐. 자세히 봐. 바지야. 남자라고.

- 그러네? XK 마르스에 저 키에 남자면.. 제갈길인가?


무대 앞의 관객들이 추측을 하고 있을 때, 해설진들이 소개하면서 무대위에 하이라이트가 비춰졌다.


“소개합니다! 한국항공 점보스! 히데요시!! XK 마르스! 조영호!!”

“히데요시 선수는 알겠습니다만.. 조영호요? 조영호 선수? 이 선수 신인 아닙니까?”

“맞습니다. 신인이죠.”

“XK 마르스가 신인을 내보냈네요! 의외의 인선입니다! 이 중요한 에이스 결정전에 신인이라뇨!!”

“오늘 히데요시 선수는 손동운 선수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었죠. 조영호 선수는 경기가 없었습니다.”

“아.. 의외입니다. 한국항공은 히데요시 선수가 나올 것으로 많이들 예상 하셨을 텐데요, XK 마르스도 윤승아 선수나 손동운 선수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만 XK 마르스는 의외의 선택을 했습니다.”


관객들도 XK 마르스의 의외의 선택에 놀랐다.


- 조영호라니? XK 마르스가 미친거 아냐?

- 그러게. 윤승아 안내보내?

- 오늘 윤승아 안온거 같은데? 팀 벤치에 안보여 계속.

- 아니.. 그렇다 쳐도 손동운도 최상욱도 있는데 조영호가 뭐임...

- 윤승아는 어디 간거야? 에결에도 안나오고.


.....XK 마르스 팬들의 불만을 승아는 들을 수 없었다. 자리에 없었으니까.


“조영호 선수. 신인이라 아직까지 많이 보여준 것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주전으로 종종 나오고 있죠?”

“네. XK 마르스는 머큐리 팀과 나눠지면서 팀 엔트리가 그리 두껍지가 않거든요. 그래서 신인인 조영호 선수에게도 종종 기회가 주어지는데요, 그래도 에결에 신인을 내보낸다는 것은 뭔가 노림수가 있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항공에서 히데요시 선수가 주로 에이스 결정전을 도맡아 하는 만큼 히데요시 선수를 노리고 나온 듯 한데요, 어떤 전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마지막 7세트 에이스 결정전 경기! 지금!! 시작합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회차 연재는 일요일 밤이 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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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8

  • 작성자
    Lv.25 Clim
    작성일
    17.03.23 20:55
    No. 1

    당직서면서 잘 보고있습니다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작성일
    17.03.23 21:34
    No. 2
  • 작성자
    Lv.52 요돌스키
    작성일
    17.03.24 02:09
    No. 3

    밑부분에 이영호라 나와염 ㅎㅎ 즐감입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30 사람o
    작성일
    17.03.24 19:36
    No. 4

    오.. 드디어 조영호가 괴물신인 되나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4 미카이르
    작성일
    17.03.24 22:24
    No. 5

    오늘 히데요시 선수는....
    이영호선수는 경기가 없었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se******..
    작성일
    17.03.25 03:45
    No. 6

    갓영호님 실명 나와부럿서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한승태]
    작성일
    17.03.25 20:07
    No. 7

    요돌스키님, 미카이르님, seonhari..님 지적 감사합니다. 요즘 먹고살기 바빠 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는 하지만 역시 핑계겠지요.
    이런 지적이 저같은 오타작가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수정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SeRaSe님 기본이 안된 작가라서 죄송합니다-_ㅠ

    그리고 170621전역님, 사람o님, whathell님, 없지님, 솔현님, 샤이아린님, Exilia님, 하연이님도 응원해 주시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은 오늘 달지만 글은 내일 올리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3 비밀댓글봇
    작성일
    17.03.27 20:37
    No. 8

    승아는 pc방 폐인사건 이후로도 발전이 없군요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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