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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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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6.12.05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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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최상욱 (1)

DUMMY

<우주전쟁 프로리그 막바지! 드디어 포스트 시즌 참여팀 윤곽 나오나>


우주전쟁 프로리그가 긴 대장정을 마치고 이제 정규 시즌을 1주정도 남기고 있는 상황에서 잔여 경기의 향방이 포스트 시즌 출전 팀을 가릴 전망이다. 11개 팀중 4위까지 올라갈 수 있는 포스트 시즌 출전권을 놓고 각 팀들이 다투는 가운데 일단 상위권은 XK 마르스, X-게임넷 히어로, 한국항공 점보스 세 팀이 1~3위를 다투고 있다. 현재 1위 팀은 X-게임넷 히어로. ‘괴물’ 지성철 선수를 필두로 김정수, 김지훈, 김길용 등 안정적으로 다른 멤버들이 승리를 거둬주며 역시 강팀이라는 말이 나오게 한다. 2위인 한국항공 점보스도 ‘제독’ 히데요시와 정호진, 김옥지의 분전에 힘입어 2위를 달리고 있다.


3위는 XK 마르스.

이번시즌 다승왕이 확실시되는 ‘소녀가장’ 윤승아 선수를 앞세운 XK 마르스지만 팀 리그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아쉬운 성적으로 현재 시즌 3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서원재 선수가 있는 자매팀인 XK 머큐리가 뒤따르고 있지만 바로 뒤를 아이템카이 제노스, 이성 갤럭시아, GT 스타즈가 바짝 쫒고 있다. 4~7위권의 팀들의 승점이 같지만 세트 득실로 순위가 갈린만큼 마지막 한주 순위의 변동이 어떻게 일어날지를 보는 것도 관심거리다.


........(이하 생략)



XK 마르스의 태경호 이사는 그룹에 다른 바쁜 일들을 처리하고 나자 우주전쟁 게임팀에 신경을 쓰게 되었다. 이번 시즌 초반 분명히 한국항공과 1~2위를 다투던 팀이 왜 3위까지 내려왔는지 태이사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물론 1위나 2위를 달리던 팀이 3위를 할 수도 있다. 순위는 얼마든지 뒤바뀔 수도 있는데다가 지금 XK 산하의 마르스와 머큐리 두 팀이 동시에 3, 4위를 달리고 있어 두팀 동시에 포스트 시즌 진출도 가능했다. 게다가 그 꼴보기 싫은 최이사가 있는 GT가 11개 팀중 7위를 달리고 있으니 회장님을 볼 면목도 섰다.


하지만 태경호 이사는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 시즌 초반 매우 부진했던 신생팀인 XK 머큐리는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원재가 계속해서 이겨주면서 선승엽을 비롯한 다른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태이사가 받은 보고서에는 이런 내용이 쓰여있지는 않았지만, 리그 초기의 순위와 지금의 순위를 볼 때 새 팀의 주장과 감독을 동시에 하고 있는 원재의 팀 장악력과 능력은 태이사가 보기에도 알아줄만 했다.


- 머큐리 팀은 그저 홍보로 만든건데 4위라니. 서원재군이 잘 해주고 있나 보군.


비록 이사라는 높은 자리에 있었지만 그래도 주요 선수들의 이름은 외울 정도의 관심은 있던 태경호 이사는 원재가 잘 해주고 있는 것에 흐뭇한 웃음이 절로 나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기사가 올라온 모니터에서 눈을 돌려 책상에 놓인 마르스 팀의 이번 시즌 보고서를 본 태이사는 얼굴을 찌뿌렸다. 각 팀의 주별 순위와 현재 상황을 기록해서 올린 보고서에는 얼굴을 크게 찌뿌릴 내용이 없었다. 옆에 따로 놓인 프로리그 내의 현재 다승왕 순위에 승아가 1위, 원재가 3위, 최상욱이 9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승리를 거두고 있다는 자료도 그 자체로는 얼굴을 찌뿌릴 내용이 아니라 오히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이사까지 올라오면서 갈고닦은 태이사의 감이 이 자료에서 탐탁치 않은 부분을 캐치해냈기 때문에 태이사의 표정이 찌뿌려졌던 것이다.


- 승아가 이번시즌 60승. 다승 2위인 지성철 선수는 50승으로 꽤 큰 차이가 난다. 3위인 원재군이 48승으로 3위인 것을 보면 60승은 꽤 큰 수. 그런데 지성철이 있는 X-게임넷은 1위, 마르스는 3위다. 마르스는 승아의 승리가 많은데도 왜 3위인가?


정보가 주는 약간의 어긋남을 파악한 태이사였다.

팀에 있다가 한국항공에 간 정호진은 기껏해야 다승왕 7위에 불과했다. 그런데 그 팀은 2위. 원재의 경우와 놓고 보면, 한국항공 팀은 정호진이 잘 하고 있기는 하지만 혼자서 모든것을 다 하지는 않는다고 보면 될 것 같았다. 원재의 승률이 독보적인 것이야 태이사도 잘 알고 있으니까 말이다. 지금 적혀있는 자료에도 승아와 원재의 승률이 82%, 93%를 기록하는 압도적인 승률을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도 팀이 1~2위가 아니다?


계속 보고된 기록들을 넘기던 태이사는 조금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 음? 출전 10회? 승률 80%? 8승 2패라..

- 흐음? 그러고 보니 윤승아양 앞에 별명이 소녀가장?


태이사는 보고서에서 조금 이상한 점들을 느끼고는 직접 이야기도 들을 겸 양 팀의 감독인 서연과 원재를 호출했다.


***


갑자기 불려왔지만 어차피 한 건물안에 있는지라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서 원재와 서연이 태이사의 방으로 들어왔다.


“왔나? 여기들 앉게. 최감독. 원재군.. 아니 서 감독. 하하. 그래. 내가 부른건 지금 리그가 끝나가는데 상의할 것도 있고 올라온 보고서에서 궁금한 것이 있어서 두 감독을 불렀네.”

“예.”

“일단 원재군. 그 새 팀을 맡아서 기대 이상으로 잘 해줬어. 팀 창단하자마자 4위라니. 하하. 역시 원재군이야.”

“과찬이십니다. 이사님.”

“아냐, 아냐. 다른 직원들 말을 들어도 그렇고 우리 조카놈 말을 들어도 그렇고 서 감독이 선수들도 잘 잡고 있고 성적도 잘 나온다고 해서 아주 좋아. 원재군, 그런데 밑에 팀들과 차이가 별로 나지 않던데, 어떻게.. 이번 시즌 포스트 시즌 올라갈 수 있겠나?”

“네. 갈 수 있습니다. 남은 경기가 거의 하위권 팀과의 경기고, 순위 경쟁을 하는 팀 중 GT 스타즈가 최근 부진하고 있는데다가 GT와 마르스 팀과의 경기가 주중에 있어서 승아가 잡아준다면 더 확실히 가능합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하위 팀만 다 잡으면 저희 머큐리는 자력으로 4위로 시즌을 마감하게 됩니다. 걱정없습니다.”


원재의 자신에 찬 말투를 들은 태이사는 든든함을 느끼며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핫핫. 역시. 믿음직해. 역시!!”


원재가 그동안 말을 해 낸 것은 다 이뤄냈기에 태이사가 신뢰하는 것도 있지만, 원재가 말한 부분은 태경호 이사도 자료를 보고 파악을 해 냈던 부분이었다. 충분히 4위안에 들 수 있는 것이 보였는데, 생각한 부분과 같은 부분을 머큐리팀의 감독겸 주장인 원재도 생각하고 있자 태이사는 더욱 만족했다.


- 역시. 원재군이 있어야 해.


원재의 말을 들은 태이사는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앉아있는 서연을 보았다. 사실 원재를 부른 것은 확인차 부르는 정도였고, 정말 궁금한 것은 마르스팀의 감독인 서연에게 물으려는 태이사였다.


“최팀장.”

“예. 이사님.”

“그 호진이가 다른팀 가서 잘하고 있더구만. 아쉽게 됐어. 다 있었으면 우리가 1위일텐데..”

“지금 승아도 잘 해주고 있습니다.”

“그래.. 그렇긴 하지. 아쉽긴 하구먼.”


호진이 저렇게 한국항공에서 활약할줄 모르고 서연의 추천으로 보호선수에 호진을 넣지 않고 이적을 방관했던 것이 못내 아쉬운 태이사였다. 서연도 그 점을 인식하고는 있었지만, 여기서 그 점을 인정하게 되면 자신의 실책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기에 태이사의 말을 승아로 돌렸다. 하지만 태경호 이사는 정작 승아의 이야기가 서연의 입에서 나오길 바라고 있었다.


“그래. 그러니까 승아 말인데... 지금 올라온 자료를 보면 승아가 60승으로 다승 1위지?”

“예. 승아가 다른 어떤 선수보다도 잘해주고 있습니다.”

“그래.. 승아가 잘 해주는건 알아. 그런데 말일세. 왜 승아가 60승이나 했나?”

“네?”

“아니.. 지금 경기가 60경기를 한게 아니고 승자연전 방식도 아니라는걸 알고 있네. 그런데 어떻게 승아가 60승을 했냐는 말일세.”

“예. 이사님. 그건....”


서연은 태이사에게 7전 4선승제의 경기에서 3:3인 경우, 승아가 나가서 대부분 승리를 거두었다는 것, 그래서 경기수보다 많은 승수가 나와서 승아가 다승왕을 달리고 있고, 승아가 매우 잘해서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어필했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듣는 동안에도 태이사의 얼굴은 펴지지 않았다. 태이사는 서연의 말이 길어지자 말을 끊고는 하려는 말을 뱉었다.


“그래. 승아가 잘 한다는 것은 알겠네. 에이스 결정전을 나가서 승아가 이겼기 때문에 하루 2승을 거둬서 승리가 더 많다는 이야기지?”

“예.”

“하지만 말일세.. 그럼 한국항공이 다승왕 순위 5위안에 없는데도 처음부터 지금까지 1~2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텐가? 그 우리팀에서 간 호진군도 다승왕 7위에 불과한데 말일세.”

“그건 그 팀에서는 다들 골고루 이겨주는 반면, 저희 팀은 승아가 승리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나가면 확실히 이기니까 몰아줄 수밖에 없습니다. 승률도 높구요. 그래서 7세트가 가기전 6세트까지 4승을 거두는 것이 승리의 대부분인 한국항공과 달리 저희는 확실한 카드가 적어서 3:3의 상황이 자주 나와서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태이사는 확실한 카드 부분을 이야기할까 하다가 일단 승아의 손목에 대해 먼저 이야기했다.


“흠... 에이스 결정전마다 승아양이 나간다는 것, 그게 문제야. 전에 보고 받은 바로는 윤승아가 손목에 문제가 있다고 하지 않았나? 그래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않도록 했고.”

“아! 그건 괜찮아졌습니다. 성장중에 있는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일세.. 이 자료를 보게. 최 감독. 이 자료를 보면 안아픈 선수도 아프게 될 것 같지 않나?”


최서연 감독에게 태이사가 내민 자료는 승아의 출전기록이었다. 매 경기마다 고정 출전에, 에이스 결정전을 100% 소화하고 있었다. 그러니 승리가 당연히 많아질 수밖에. 태이사는 그 점을 지적한 것이었다.


“이렇게 혹사하다 다치게 되면 회사에 문제가 갈 수도 있어. 전에 원재군과 같이 왔을 때에는 그렇게 말했던 것 같은데? 승아양을 혹사시키면 안된다고 그랬지? 원재군.”

“네. 그랬었습니다.”

“그런데?”


원재에게 물었지만 원재가 답변할 틈을 주지 않겠다는 듯 서연이 재빨리 태이사의 질문에 답했다.


“지금 승아가 출전이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중요한 역할을 해 주고 있고, 제가 볼 때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니 그래도..”


원재가 무어라 이야기하려 했지만 태이사가 손을 내저으며 막자 원재는 일단 입을 닫고 태이사의 말을 들었다. 회사라는 분위기에서 이사가 말을 하려는데 굳이 말을 할 필요는 없다고 원재는 생각했다. 태이사는 손을 내젓고 서연과 원재의 시선이 집중되자 다시 말을 이었다.


“그래? 흠.. 그건 그렇다 쳐. 그런데 다른 선수들이 그렇게 못하나? 최종전에 윤승아만 내보내야 할 정도로 우리가 내보낼 카드가 없나? 최종전을 가면 진이슬에서 잘한다고 데려온 최상욱이를 내보내도 되는 것 아닌가? 최상욱이가 그렇게 못하나? 동운이는?”


태이사의 질문에 여기서 상욱의 이야기가 나올줄은 몰랐다는 듯 서연은 잠시 멈칫하더니 대답했다.


“두 선수가 기복이 심한 편이고 전략이 노출된 것이 많아 승아를 내보내는 것이 손동운 선수나 최상욱 선수를 내보내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연의 대답에 태이사는 미리 준비한 자료를 내놓으며 말했다. 기복이 심하다는 서연의 말을 반박하는 자료였다.


“이거 보게. 자네가 올린 자료야. 여길 봐. 최상욱이가 승률 80%고 승아가 82%던데, 동운이가 54%인 것을 보면 최상욱이가 꽤 잘하는 것 같은데. 아닌가? 기복이 심한게 80% 승률은 아니지 않은가?”

“그게...”


서연이 머뭇거리며 말을 잇지 못하고 당황하자 태이사는 그동안 같이 보고를 받아왔던 원재에게 물었다.


“최감독 말고 서감독, 자네가 이야기 해봐. 최상욱이가 못하나?”


원재는 서연을 한번 본 뒤 태이사의 말을 듣고 입을 열었다.


“그.. 잘합니다. 잘하는 편입니다.”

“어느 정도인가?”

“승아가 없다면 팀의 에이스입니다.”

“그래? 그런데 여길보게. 이번 시즌 에이스 결정전에 최상욱이는 한번도 나간적이 없어! 그리고 그 최상욱이가 이번 시즌동안 열번밖에 출전을 안했지. 최서연 감독.”

“예.. 예!”

“출전이 감독의 권한인 것도 알아. 지금 GT를 앞선 것도 좋아. 다 좋아. 하지만 말일세. 팀이 초반 1~2위를 다투다가 3위까지 내려왔어. 그러면 그동안 출전을 잘 시키지 않은 선수중에 잘하는 선수, 승률 높은 선수가 있다면 같이 좀 내보내야 하지 않나?”

“.....예.”

“그래. 그런 의미에서 승률 높은 선수들 출전좀 신경쓰고. 남은 1주동안 난 가능하면 1위, 안되어도 2위는 했으면 하는 바램이야. 그대로 3위를 지키면 3,4위전을 우리 XK끼리 해야 하는 상황이 나오지 않겠나? 그래서는 안되지. 이왕이면 결승에서 그런 것을 봤으면 하네. 알겠나?”

“.......예.”

“그래. 최감독, 서감독. 앞으로도 잘 좀 해 주게.”


그렇게 태이사는 두 감독, 특히 서연에게 언질을 준 뒤 둘을 내보냈다.


***


엘리베이터를 타고 같이 내려가면서 원재와 서연은 같은 칸에 있었지만 특별히 말이 없었다. 지난번 승아의 문제로 서연과 원재의 사이는 그다지 좋지 않은 상태였다. 서로 문을 바라보고서 약간씩 좌우로 고개를 돌려 서로를 보고 있지 않은 상태로 내려갔다.


그런 정적을 먼저 깬 것은 원재였다.

원재의 얼굴은 일그러져 있었다. 서연이 상욱을 싫어하는 줄은 알았지만 객관적인 자료로 보니 생각보다 심했다. 진이슬의 에이스 상욱을 데려와서 출전을 거의 시키지 않다니. 이건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감독님. 설마 전에 그 일로 상욱이한테 화풀이 하시는 겁니까?”


원재가 말하는 그 일은 방송에서 의자를 차고 나간 상욱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당시 아픈 승아를 걱정하던 상욱, 그리고 같은 입장의 원재와는 다른 입장을 보이던 서연이었기에 원재의 의심은 당연했다. 진이슬 로즈의 주장이자 상위권 선수인 상욱이 10경기라니. 거의 출전을 하지 못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이건 아무래도 서연의 사적 감정이 담긴 엔트리라고 생각되었다. 오늘 태이사가 보여준 자료로 더욱 그렇게 생각되는 원재였다.

그러나 원재의 말을 들은 서연은 잠시 멈칫하더니 얼굴을 굳히고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듯 말했다.


“무슨 소리죠? 왜 다른 팀 감독인 원재씨가 우리 팀 엔트리에 관여하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지금 태이사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묻는 겁니다. 상욱이가 열번밖에 안나갔다는 거. 이사님도 아실 정도로 이상한 엔트립니다. 왜죠?”

“원재씨. 원재씨 팀이나 신경쓰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우리 팀 엔트리는 내가 알아서 해요.”

“최 서 연 감독님!”


- 띵!


더 이야기하다가는 더 화가 많이 날 것 같은 원재를 구제한 것은 도착층을 알리는 엘리베이터 알림음이었다. 어쩌면 원재의 화를 받을 서연을 구제한 것인지도 몰랐다. 원재는 서연과 더 대화를 해 보았자 시간낭비라는 것을 깨달았다. 말이 안통하는 줄은 알았지만, 이정도인줄은 몰랐다. 감정이 좋지 않다고 해도 이런 상황이면 이야기를 들을줄도 알아야 하거늘..


어차피 팀 숙소에 도달한지라 내려야 하는 원재였다. 원재는 내린뒤 엘리베이터 안을 돌아보았다.


원재와 대화를 전혀 하고싶지 않다는 듯 고고하게 고개를 치켜들고 있는 서연의 모습에서 강한 고집이 나타나는 것 같아 원재는 답답했다. 저런 고집에 승아가 몸을 망칠 뻔한 일이 한두번이었던가. 그리고 지금 XK 마르스 팀의 다른 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아도 상욱이 참는 것도 한계에 도달한 듯 했다.


원재는 지금의 상황을 태이사님까지 알게 되었다는 것에 한숨을 쉬었다. 태이사가 저렇게까지 말한다는 것은 상욱과 서연간의 알력을 모른다고 할지라도 성적에 미치는 부분을 캐치했다는 것. 그 일이 상욱과 서연의 곪아가는 갈등 상황에서 비롯된 것임을 안다면 활동적이고 회사를 위하는 태이사는 곪은 부분에 기꺼이 칼을 댈 것이었다.


“하아.. 곪는게 심하면 수술하기도 전에 터지는데... 하아...”


한숨을 쉬어보는 원재였지만, 같은팀이 아닌 원재는 마르스 팀의 엔트리에 관여할 수는 없었다. 그저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들었으니 서연이 앞으로는 현명한 판단을 하기만을 바랄뿐이었다.


- 제발.. 현명한 판단을 하길 빕니다. 최서연 감독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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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상욱 (1) +4 16.12.05 1,710 3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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