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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파우 님의 서재입니다.

달빛 아래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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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콘파우
작품등록일 :
2018.04.15 19:37
최근연재일 :
2019.12.06 18:15
연재수 :
232 회
조회수 :
47,003
추천수 :
513
글자수 :
1,559,100

작성
18.04.17 19:05
조회
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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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7쪽

천정의 술 / Part B

시간 남을때마다 쓰려고 합니다. 여유가 있으면 자주 자주 올릴수 있을거 같은데 아니면 좀 연재가 지연될수 도 있는 그야말로 자유연제..... 부족하지만 재밋게 봐주셨으면 좋겠네요




DUMMY

Part B / 그것은 맛집투어였다. 조사를 빙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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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 1>

하교 후 집에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나 이선은 과자를 집어먹으며 컴퓨터를 하고 있다.


딱히 특별할 것 없는 커뮤니티 사이트의 인기글들을 확인하며 일일히 댓글이나 달던 와중 시계가 눈에 들어온다.


현재 시각 5시 50분


그리고 무언가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문득 떠올린다.


6시


단발머리의 두루마기 소녀와 학교에서 헤어진 후 CGV 사거리 앞에서 다시 만나기로 한 시각이다.집에서 사거리까지의 거리는 약 15분 안팎인 것을 고려해 보았을 때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서둘러야 마땅하겠으나, 나 이선이란 녀석은 (평소보다는)다소 빠른 걸음이긴 하더라도 태평하게 걸어가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서두르기 귀찮아서만은 아니다.(물론 귀찮기도 하다) 어디까지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지혜라고 할까? 일단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걷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걸음 속도로 면 6시에 거의 맞추어 도착은 할 것이다. 뭐 넘긴다고 해도 1~2분 정도 시간 오버 하겠지.


그러나 4개월간 그녀와 만나온 경험상 그녀는 1~2분 정도의 시간 정돈 참아 줄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내가 더 빠를 테니까.


처음 만났을 때 당시의 그녀는 약속시간을 칼같이 지키던 바른생활 소녀였으나 아무리 이야기해도 약속시간 1~2분 따위는 가뿐히 넘겨서 오는 나의 패턴이 질렸는지 결국 선언하고 말았다.


‘너만 늦는 건 불공평해!! 고칠 생각이 없다면 나도 이제 늦게 올테다아아아아아아아아~~~~~~~’


그러한 이유로 최근 그녀는 약속시간은 10분 이상 가뿐히 지각을 해주는 것이었다. 이런식으로 나의 생활패턴의 일부를 그녀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하였고, 덕분에 나의 귀차니즘을 최대한 지키는 선에서 약속시간이 보장되고 있었다. 나는 이 사실에 나름 뿌듯함을 느끼고 있었을 터인데···.


왠일인지 6시에 만나기로 한 소녀의 모습이 보인다. 생각보다 일찍 나왔네?


CGV 사거리에 서있는 그녀는 한 손에 노란 대나무 막대기 같은 것을 들고 있다. 아마 집에서 챙긴다는 건 바로 저것 일거다. 대충 보면 뭔가 단소니 대금이니 하는 관악기처럼 생겼지만 저것의 정체가 칼이란 사실은 4개월 가량 그녀와 함께 다닌 나로썬 잘 알고 있다. 어찌되었든 마술과 관련된 조사 혹시라도 마술사와의 전투를 대비해서 무기를 챙겨야겠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다만 연이도 상식은 있는지 대놓고 칼이라는 모양의 무기를 들고 다니면 안 된다는 정도는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칼집에 칼을 넣으면 그저 1.2 m정도 길이의 대나무 막대기로 보이는 저 무기를 항상 사용한다고 한다.


그 순간 저쪽도 이쪽을 발견했는지 걸어오기 시작하는데, 왜 얼굴이 화난 거 같지? 기분탓인가?


“이봐 우리 몇 시에 만나기로 했지?”


“6시”


“그걸 아는 녀석이 그래?”


뭔 소린가 하고 핸드폰 시계를 봤다. 아무리봐도 6시 맞다.


대략 6시···.


정확히는 6시 2분···.


예상대로 2분 늦었다. 그러나 이것은 연이의 최근 행동패턴으로 비추어 보았을 때 6시 10분을 도착시간으로 가정해서 온 것이다. 괴변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나 나름대로는 8분이란 시간을 그녀를 위해 배려해 준 것이다. 그러나 연이 그런 것을 인정할리가 없지. 아니 그전에 늦겠다고 선언해 놓고 왜 오늘은 일찍 왔는데?


“저기 이제부터 나도 늦게 오겠다는 선언은???”


“도저히 인간이 할 짓이 아니었어, 늦는다는게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뭔가 머리가 지끈거리는지 한 손으로 이마를 감싸며 이야기 하는 연, 그 모습은 흡사 하루종일39~40도 수준의 열로 인해 침대에 누워있던 여자아이가 정해진 시간에 약을 먹기 위해 머리를 손으로 감싸며 일어나는 모습을 연상시켰다.


동시에 ‘일찍 나오는 것이 늦는 것보다 어려운 것 아닌가?’ 하는 의문과 함께 인간은 본능적으로 쉬운 것을 선호할 것이라는 나의 신념은 그녀의 고통스러워하는 머리와 같이 산산히 파괴되어가고 있었다. 즉 양쪽 다 머리 아픈 상황이랄까? 대체 그녀의 머릿속은 무슨 구조이기에 게으름을 피우는 게 어렵다고 선언하는 것인지 나로썬 이해할 수가 없는 노릇이다.


“저······ 늦는다라는 단어와 어렵다라는 단어의 상관관계가 나로썬 도저히 연상이 되지 않는데 말이죠?”


“생각해봐 우리집에서 여기까지의 거리는 약 20분 즉 6시에 도착하려면 5시 40분에 나와야 한다는거지, 그러나 10분 늦게 도착하려면 5시 50분에 나와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그 단순한 사실과 어렵다가 무슨 상관 관계인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나는 그녀를 계속해서 쳐다보고 그 모습에 한심하다는 듯이 그녀는 한숨을 쉬며 대답을 이어나간다.


“즉 나는 5시 40분부터 50분까지의 10분이란 시간을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늦기위해 행동을 참아야 했다는거야, 차라리 40분에 나가면 아무 문제 없었어, 그러나 나는 정확한 타이밍에 늦기 위해서 10분이란 시간동안 수시로 50분이 됬나 안됬나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했단 말이야 그게 얼마나 피곤한건 줄 알아?”


맙소사··· 그녀에겐 늦는다는 개념조차 게으름의 범위가 아닌 계산의 연장선상이었던 것이다. 나의 행동패턴을 그녀에게 이식했다고 착각한 것이 얼마나 오만한 것이었는지를 깨닿는 나였다.


“어쨌든 지난 2주간 해보면서 알았어 늦게오기 위한 준비가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 깨닳았어, 그런 건 인간이 할게 못 되. 그래서 오늘부터 깔끔하게 포기한거야”


잠시 말을 멈추고 나를 보는 그녀


”그런 의미에서 넌 도대체 그런 고통스러운걸 4개월간 어떻게 참고 해내온건데? 혹시 마조히스트 인가 뭔가 하는 그쪽이야? 그 쪽 취향이라면 얼마든지 때려줄 수 있는데”


“전력으로 사양하겠어”


일련의 대화를 통해 확신을 한다. 내가 그녀를 이해 못하듯 연 또한 나를 절대로 이해 못하리란 사실을··· 오히려 이해한다면 때린다는 것은 협박으로 끝나지 않았을 테니까 다행이라면 다행.


어찌되었든 ‘오늘의 난 운이 좋다’라고 생각하는 찰나


“늦게 온 벌이다 저녁은 너가 사줘야겠다. 이 바보야”


다짜고짜 CGV 근처 식당으로 날 끌고가는 연 그리고 그것을 거부하는 나. 그러나 안타깝게도 모모든 것 어중간한 나 이선이란 놈의 힘은 연이보다 약하다.


도저히 힘 싸움에서 이길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닳은 나는 내 지갑에서 돈이 증발하게 될 미래에 순응하기로 한다. 다행이 이 CGV 사거리 근처는 우리 마을 유일의 식당가이다. 저 뒤로 지어지고 있는 신도시가 건설되면 그 주변으로 식당가가 더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그 전까지 이곳이 이 동네에선 유일무이한 번화가인 것이다. 그러니 이 두루마기 소녀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 식당을 찾아 해매는 일은 없다는 점만이 유일한 위안거리라면 위안거리이리라.


“아~맛있다~~~ 배고파 죽는 줄 알았네”


다행히도 2분 지각의 대가가 그다지 비싸진 않은 것 같다.


A-2 구역의 ‘CGV 사거리’, 그 옆에 음식점들로 가득한 거리가 있다. 이 주변사람들에게 흔히 맛집골목이라 부르는 이곳은 다양한 분식집과 작은 식당들이 밀집해 있는 식당가로써, 저렴한 가격에 적당한 맛으로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다.


그 식당가에 있는 한 어묵집에서 싸구려 어묵을 잔뜩 먹은 그녀는 지금 국자로 열심히 어묵 국물을 퍼먹고 있다.


어묵 국물만큼은 무한 리필인 이 어묵집은 돈 없는 근처 학생들 사이에선 일종의 성지이다. 적당히 어묵 한 두개 먹으면 주린 배는 얼마든지 국자로 국물을 퍼 마시며 채울 수 있으니. 다만 이 소녀의 집안인 월하가문은 상당한 재력가 집안으로 알고 있는데, 돈 없는 학생범주에 그녀를 포함 할 수 있는가는 의문이다.


“야 바보 잠깐만 가까이 와봐”


“왜?”


가까이 가자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국자를 내 눈앞에 내밀며 조용히 속삭인다.


“이 국자 손잡이 끝을 보라고”


가만히 보니 뭔가 낙서 같은 것이 그려져 있다. 일부 지워진 채로 희미하게 남아있는 낙서 자국이지만 어디서 많이 보았던 낙서. 그렇다 자칭 마술사라는 노란머리의 담임이 툭하면 그려대던 마술진인가 뭔가 하는 그것일 것이라고 생각이 미쳤다.


“어이 설마 이거 그거냐? 마.술.진.”


“그래 무슨 술식에 대한 마술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분명 마술의 흔적이야. 설마 저 하늘과 관련이 있는건가?”


설마 이런 국자와 하늘이 관련이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보지만 연이의 마음은 이미 저 국자에 꽂힌것 같다.


“분명해. 아정쌤조차 찾지 못한 사건의 실마리를 우린 단 5분만에 찾아낸거라고, 니 놈의 바보 같은 지각 행위를 용서해 주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덕분에 어묵을 먹고 있던거니 그 점은 치하하도록 하지.”


뭔진 모르겠지만 지각에 대한 건 잊겠다고 하는 것 같으니 나로써는 기쁜 일이다. 그러나 마음 한 켠에서 느껴지는 뭔지 모를 불안감은 무엇일까.


“그래도 혹시 모르니 좀 더 조사해 봐야 하지 않겠냐?”


“응?”


“혹시 모르잖아? 이 국자의 마법진은 이번 하늘의 문제와 별개일지도, 그러니 좀 더 조사를 한 후에 이 국자와 연관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봐도 늦지 않아”


뭔가 납득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는 그녀이지만 금세 표정이 바뀐다. 아니 바뀌다 못해 웃고 있다.


이건 불길한 징조다. 이 녀석과 같이 다니면서 터득한 나의 위험센서가 반응하고 있다고.


“음 의외로 쓸만한 이야기를 하는데? 드디어 바보에서 탈출하는 거야?”


갑자기 의욕을 불태우고 있는 그녀를 보니 나의 위험센서가 정상작동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그 후 1시간 동안 조사를 핑계로 주변 맛집 투어가 펼쳐졌고 내 지갑은 탈탈 털리게 되었다.


하··· 키도 조그마한게 뭐이리 많이 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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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 2>

“으···. 이젠 정말 지쳤어. 몸도. 마음도. 지갑도!!!!!”


“뭐 어때? 덕분에 그 국자 말곤 의심되는 마술진이 없다는 사실도 알아냈잖아?”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인체 나를 쳐다보는 연, 그것을 보며 나는 생각한다. 그래 그 고개로 갸웃거리는 동작은 귀엽긴한데 매우 얄밉거든? 제발 하지마······ 무엇보다 국자에서 마술진을 찾은 이후엔 열심히 찾아보지도 않았으면서 뭘 사실을 알아내!!!!!


나의 이런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내 앞의 소녀는 말을 이어 나간다.


“다만 아쉬운 건 마술진은 찾았지만 그 근처에 마술사는 없었던 것 같단 말이지. 기껏 전투를 대비해서 이것도 가져왔는데.”


노란 대나무 막대기를 들어보이며 불평을 하는 그녀. 어지간히 그 대나무 막대기 안의 칼로 싸움이란 것 좀 하고 싶은 것 같다.


“됐다. 오늘은 여기까지고 내일 우리 담임에게 예기나 하지 뭐 분명 뒷일은 알아서 한다고 했으니까. 우리 할 일은 여기까지야.”


그렇게 대화를 이어가며 걸어온 끝에 갈림길에 도착했다. A-1구역에 있는 곰돌이 공원

뒤로 신도시 건설 지구인 D-1 구역이 보이는 이 공원은 사실 ‘만남의 공원’이라는 이름이 있는 것 같지만 아무도 그 이름 따윈 신경쓰지 않는다. 어린아이들이 좋아하는 TV 케릭터를 본 딴 이 동상이 공원의 마스코트로 통하게 되면서 동네 주민들에게 이곳은 곰돌이 공원으로 자연스레 불리게 되었다.


이 공원을 기준으로 A-3구역인 우리 집은 오른쪽, A-0 구역인 연의 집은 왼쪽이다.


“그럼 내일 보자”


“응”


내일을 기약하고 멀어져 가는 그녀를 바라본다. 주머니 밖으로 삐져나와 있는 곰돌이 인형. 아마 이 동상과 똑같은 케릭터 상품인 그녀의 핸드폰 고리 일 것이다.


고등학생 주제에 취향은 심각할 수준으로 어린애 수준이라니까.


그녀가 들었다면 당장이라도 왼손의 칼을 뽑아들고 달려들 위험한 감상을 속으로 한 체 나 또한 집으로 향한다. 뭔가 더 조사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불길한 마음을 남긴 체


같은 시각 A-4 구역에서는 아무도 없는 거리의 뒷골목을 한 남자가 달리고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옷으로 둘러 쌓인 모습과 대비되는 새하얗게 질린 얼굴. 달리고 있는 그 앞에 한 여자가 나타난다. 노란 웨이브반곱슬 머리에 베이지색 코트. 새하얗게 질린 남자의 얼굴은 방금 전까지 분명 뒤를 쫓던 여자가 자신의 앞에 있다는 것 때문에 더욱더 새하얘지고 있다.


“그,그러니까 난 아무것도 모른다고-! 어떤 남자가 이 종이 쪼가리를 거기에 붙여 달라고 의뢰 했을 뿐이야”


마치 맹수 앞에 어린아이처럼 벌벌 떨며 자신의 무지를 토로하는 남자, 그리고 그런 말 따윈 관심도 없다는 듯이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노란 머리의 여자는 한걸음 한걸음 다가서고 있다.


“그런 사정 따윈 중요한게 아니야. 그저 사주를 받은 쪽이면 그 일을 시킨게 누구인지 캐낼 뿐이고, 너가 이 마술진을 붙이고 다닌 주범이면 더 이상 붙이지 못하도록 교육 좀 시켜줘야 할 뿐이야. 이래뵈도 나름 학교 선생님이라 애들 교육은 자신 있거든?”


그렇다 평범하게 보면 한 여교사가 길에서 만난 불량학생을 지도하는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을것이다. 다만 그녀의 손에서 이글거리는 불덩어리로 인해 지금 상황은 전혀 평범해 보이지 않다는 사실을 그녀는 알고 있을까?


검은 옷의 남자는 절규한다. 그냥 단순히 용돈벌이 정도로 생각했다. 이런 종이 쪼가리 붙이는데 목숨이 오갈 것이라고 생각이나 했겠는가. 그러나 지금 손에서 불을 내뿜는 여자에게 쫓기며 마술진이니 뭐니 하는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머리가 터져버릴 지경이다.


“그.그러니까···.그러···니까···그.그.그······”

애당초 숨길 이유 따윈 없다. 누군지도 모르는 의뢰인의 정보를 자신의 목숨과 맞바꾸어 지켜줄 정도로 이 남자는 성실한 심부름꾼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 이 여자에게 말하려고 했다. 자신에게 이 종이를 붙여달라는 부탁을 한 사람의 정보를.


문제는 아까부터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름도 생김새도 목소리도 심지어 부탁한 사람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하는 기본적인 정보조차 이 남자의 머릿속엔 남아있지 않은 것이다.


말해야 해··· 말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으면 죽을거야, 기억하란 말이야 제발!!!!!


남자가 머리를 싸매며 고민하는 이 시간에도 여자는 계속 해서 걸어온다.


“말하겠다고 그러니 생각할 시간을 잠시만 줘.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 생각이 안나서 그렇···.. 으아~악”


남자의 몸에 불꽃이 날아들어 폭발한다. 그리고 쓰러진 남자는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한다.


“미안, 시간을 지체할 시간이 없어서 말이지. 나름 힘 조절은 했으니까 죽지는 않을거야 안심해. 어차피 정보라는 건 사람의 말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기절해버린 남자에게 그런 말을 한 여자는 품 안에서 카드 한 장을 꺼낸다. 모르는 사람에겐 평범한 카드로 보이지만, 아는 사람이 보았다면 분명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마술진’


앞면에 마술진이 그려진 카드를 살포시 기절한 남자의 머리 위에 올려놓는다.


“그럼 읽어볼까?”


순간 머리 위에 카드에서 빛이 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에 반응 하듯 여자의 머리한켠에서도 빛이 나기 시작한다.


잠시동안 가만히 있던 그녀의 머리에서 빛이 사라지고 여자는 한숨을 쉰다.


“설마했는데 정말로 모를 줄이야.”


그렇다 이 여자가 하고 있는 마술은 상대의 기억을 내게로 전송시키는 그러한 종류의 마술이다. 그러니 분명 알아야 했다. 이 마술진에 대한 정보를 아니면 이러한 일을 하고 있는 자의 얼굴이라도···


그러나 아무리 읽어봐도 없었다. 마술진에 대한 정보가 없다.


지금으로부터 5일전, ‘꽁돈이다’ 라며 즐거워하는 기억은 확실히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이 사람은 단순 심부름꾼일 것이다. 문제는 심부름꾼인 주제에 자신에게 일을 시킨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기억조차 없다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기억에 구멍이 뚫려있다. 마치 누군가가 일부로 지운 것처럼.


“사람의 기억을 지우는 마술은 들어보긴 했지만 이렇게 정교하게 원하는 부분만 파낼 수 있다니 상당히 수준 높은 마술사 양반이로구먼, 이런걸 상대로 해서 그 아이들은 뭔가를 찾았으려나?”


여자는 그런 말을 남긴 채 남자의 머리에서 카드를 회수하고는 유유히 골목 뒷편으로 사라져간다.


도시에 흩어진 7개의 마술진


도시 곳곳에 배치 되어마치 마치 ‘북두칠성’을 표현한 듯한 그 마술진들을 돌아다니며 파괴한지 하루 만에 그것을 가져다 놓은 범인을 잡게 되었지만 이렇게 되면 전혀 수확이 없는 것이다. 이제 믿을 건 그 아이들이 무엇을 조사해 오는가 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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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약육강식 / Part L +1 18.05.04 456 3 16쪽
23 약육강식 / Part K 18.05.03 439 3 12쪽
22 약육강식 / Part J 18.05.02 445 3 11쪽
21 약육강식 / Part I +2 18.05.01 454 4 12쪽
20 약육강식 / Part H +1 18.04.30 449 3 16쪽
19 약육강식 / Part G 18.04.29 457 3 17쪽
18 약육강식 / Part F 18.04.29 452 3 10쪽
17 약육강식 / Part E 18.04.28 448 3 14쪽
16 약육강식 / Part D +2 18.04.28 471 3 11쪽
15 약육강식 / Part C 18.04.27 462 3 12쪽
14 약육강식 / Part B 18.04.27 463 4 14쪽
13 약육강식 / Part A [ Chapter.2 (시작) ] +1 18.04.26 448 3 13쪽
12 천정의 술 / Part L [ Chapter.1 (완) ] +2 18.04.23 476 4 11쪽
11 천정의 술 / Part K +2 18.04.23 493 4 10쪽
10 천정의 술 / Part J 18.04.22 487 3 12쪽
9 천정의 술 / Part I 18.04.21 473 3 10쪽
8 천정의 술 / Part H +1 18.04.21 491 3 8쪽
7 천정의 술 / Part G +1 18.04.20 520 3 15쪽
6 천정의 술 / Part F +2 18.04.20 521 4 13쪽
5 천정의 술 / Part E +1 18.04.19 535 4 11쪽
4 천정의 술 / Part D +2 18.04.19 560 3 9쪽
3 천정의 술 / Part C +1 18.04.17 610 3 21쪽
» 천정의 술 / Part B +1 18.04.17 764 4 17쪽
1 천정의 술 / Part A +4 18.04.15 1,962 5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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