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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삼정 님의 서재입니다.

은풍도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사무삼정
작품등록일 :
2019.12.26 11:30
최근연재일 :
2020.05.06 14:55
연재수 :
8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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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987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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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08,230

작성
20.04.2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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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글자
10쪽

새로운 길 동행 8 (죽마고우(竹馬故友))

DUMMY

청해상단 앞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인물은 곤륜의 태우였다.

태우는 곤륜에서 무상에게 미친놈 취급받으며 쫓겨나와, 서녕의 청해상단에 오긴 했는데 들어가지 못하고 주변을 서성이고 있었다.


무작정 들이가면 곤륜에서처럼 미친놈 취급을 받을까 염려되었다.

마침 의원인 듯한 사람이 두명의 호위무사와 청해상단을 향해 오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태우는 기회다 싶어 의원의 일행에게 다가갔다.


이찬은 약관으로 보이는 누더기 차림의 태우를 유심히 보고 있었다.

허광대사나 점창의 자혜선인 영운과 다른 기운이 감도는, 태우에게 보이는 호기심 때문이었다.


“하하하. 혹시 의원이시오?”

“의원이기도 하지요. 무슨 일로....?”

“혹시 청해상점 아니 청해상단에 가시는 길이오?”

“그렇소만.”

“하하하. 어려운 부탁은 아니고, 같이 좀 들어 갈 수 있을까 합니다.”

“뭐...어렵지 않소만, 무슨 연유가 있는 것이오?”

“하하하. 너무 오랜만에 오다보니, 아는 사람이 혹시라도 있나 싶어서....”


태우가 말끝을 흐리자.

진당이 궁금한 얼굴로 입을 떼었다.

“오랜만이라면 몇 년만에 오셨기에 그러오?”

“하하하. 칠..십..년만이라서...”

태우가 ‘십’의 발음을 작게 말하며 웅얼거렸다.


“칠년이라면 오래되긴 했구려.”

진당은 약관으로 보이는 도사가 칠년(七年)만이면, 어렸을 적에 와보고 처음이라는 이야기로 알아들었다.


“칠년이든 칠십년이든 오래되긴 했오.”

이찬은 칠십년이란 말을 정확히 들었지만 크게 놀란 표정은 아니었다.

청해상단에 온 이유는 그저 변방의 상황을 알아보는 일이었기에 어려운 부탁도 아니었다.


이름도 모르는 사이로 청해상단에 들어서는 것이 이상했으니, 이찬과 패력쌍웅 형제는 태우와 서로 간략하게 소개를 했다.

“태우라 하오.”

“이찬이라 합니다. 이쪽은 패력쌍웅으로 진당과 진석입니다.”


이찬이 청해상단에 동패를 보이며 당금전장에서 왔다는 말에.

네명의 인물은 접객실로 안내되었고 청해상단의 단주와 한 여인이 접객실로 찾아왔다.

단주는 칠십이 넘어 보이는 노인이었고, 같이 들어 온 여인은 손녀로 보였다.

“난주의 당금전장에서 연락은 받았오. 청해상단에서 아직도 단주직을 잡고 있는, 신광우라 하오. 그리고 이 아이는 손녀라오. 허허허”

“진화라 해요.”

“당금전장에서 온 이찬이라고 합니다.”

“저흰 패력쌍웅으로 불리는 진당과 진석입니다. 하하하”


태우가 단주라 소개한 신광우를 넋 놓고 보고만 있었다.

모든 시선이 태우에게 쏠리고 있었고, 그때서야 태우는 다급히 입을 열었다.

“하하하. 찬이와 어려서 죽마(竹馬)를 타던 태우라고 합니다.”


이찬이 태우의 말에 고개를 돌렸다.

‘언제 어려서 죽마를 타고 놀았다고...’

태우가 눈짓을 하며 능청스럽게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신광우는 ‘태우’라는 이름에 잠시 흠짓 하며 태우를 보았다.

자신의 어머니에게 들었던 이름이었기에.

“혹시, 도명이오?”

“아~! 네....”

태우는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대답을 했다.


“어느 산에 도적을 두었소?”

“하하하하. 사기꾼 같은 늙은 도사에게 홀려 잠시 따라나섰다가....”

청해상단의 주인인 신광우는 태우의 행색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신광우는 당금전장에서 온 인물과 ‘죽마고우’(竹馬故友)라는 말을 떠올리며.

꼬치꼬치 묻는 것도 예의가 아니란 생각에 더 이상 질문을 하지는 않았다.

‘세상에 닮은 사람과 같은 이름은 많으니....’


“혹시, 정지수라는 분은 계신지요?”

“아니~!”

태우의 물음에 깜짝 놀란 표정을 짓다가, 이 지역 일대에서 청해상단으로 발전시킨 어머니를 아는 사람은 다 아는지라.


도리어 태우가 당황스런 모습을 보이는 것에 신광우는 너털웃음을 지었다.

“허허허. 어머니의 함자를 오랜만에 듣는구려. 이미 돌아가신지 이십년이 넘었다오. 도인께서 태어나시기도 전(前) 일이겠지요.”


신광우의 말에 태우의 눈가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살아있으면 지금은 백수(白壽 99세)였으리라.

곤륜으로 올라갈 무렵 아장아장 걸었던 배다른 여동생이었다.


이찬은 태우의 모습에 사연이 있음을 짐작하였으나, 일단 일이 먼저였다.

신광우에게 변방의 상황을 물어 보았다.


변방의 상황이 어수선해지며.

당금전장과 앞으로 거래에 문제가 없겠는지 알아보러 온 일행이었기에, 신광우는 신강이나 서장지역에 분포해 있는 여러 민족들과 원만한 관계임을 강조했다.

청해상단 입장에선 당금전장은 큰 거래처였고, 절대 경쟁 상단에게 놓쳐서는 안 될 일이었다.이십년 전에 새롭게 생긴 ‘해동상단’이 최근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이찬은 해동을 지나며 여러 인물들이 나누던 대화에서 ‘천신교’가 자주 언급되었기에, 청해상단의 단주인 신광우에게 자연스럽게 물었다.

“천신교는 어떤 곳인지요?”

“한마디로 설명하기 그렇소.”

신광우은 조심스런 표정을 지었다.


신광우는 당금전장에서 온 인물이라면 당연히 궁금해 할 것이란 생각에.

“우리 상단에도 신자들이 꽤 있소. 철가륵이란 분이 신강지역의 여러 부족과 민족을 일통하고 받아들인 게 천신교였다오. 뭐..그전에도 천신교가 있었지만.”

“아~! 여러 부족과 민족을 하나로 묶기 위해 그런 것 같습니다.”


신광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도교나 불교 그리고 여러 사상을 나라의 건국이념으로 내세우는 일.

나라를 세우고 왕조나 통치자가 들어서면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때론 백성을 하나로 뭉치게 하려고 흔히 하는 일이 새로운 종교나 사상을 받아들여 내세우는 것이었다.


“철가륵 그분은 이지역의 패자(霸者)이면서 천신교의 교주이기도 합니다. 아직 나라 이름을 정하고 정식으로 건국을 한 것은 아니지만, 당 황실도 그분을 이지역의 실질적인 지배자로 인정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오.”

“음, 종교적 색채를 띠면서 무력을 갖춘 세력이군요.”

“그렇소. 관(官)의 성격도 있으면서, 중원으로 치면 소림사와 같은 곳으로 유사하기도 하오. 작년엔 난주지역 백여리(40Km)까지 진출하였다가, 당(唐)의 ‘이황자’(二皇子)가 이끄는 부대에 패해 돌아오긴 했는데....”


신광우는 말끝을 흐리며 더욱 조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기막을 펼쳤으니 말이 밖으로 새어나갈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이찬이 신광우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약관으로 보이는 청년으로 의원인 줄 알았는데, 무림의 고수들이 펼친다는 기막을 펼쳤다는 말에 신광우는 이찬을 다시 바라보았다.

“이 말은 다른 곳에 옮기면 안 되는 말이오. 당금전장의 인물이라 믿고 전해주는 것이니....”

“알겠습니다.”

이찬의 말에 패력쌍웅 형제와 태우도 고개를 끄덕였다.


“패한 것이 아니라 일부러 서로 짜고 후퇴(後退)를 하였다는 말이 있소. 흠.”

“그 말이 사실입니까? 난주의 당금전장에서 듣기론 병사들이 천명이상 죽거나 다쳤다 들었는데....”

“당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추격(追擊)하는 바람에 그리 되었다하오.”

“사실이라면....대단한 정보이긴 합니다.”

“아마, 사실일게요. 소교주의 측근인 사람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니....”

신광우는 자신의 말이 사실임을 확신하는 눈빛이었다.


신광우는 지금까지 자신의 말이 진실임을 증명하려는 듯.

“한가지 미확인 된 정보가 하나 있긴 하오. 우리 상단에서 일하는 자로, 천신교의 교도인 사람이 들었다는 말인데....”

“무엇입니까?”

“자신이 아는 사람이 천신교 ‘흑응단(黑鷹團)’에 있는데, 곤륜으로 정찰을 다녀왔다는 이야기였소. 그밖에 다른 여러 이야기를 나름 취합한 끝에.....”

“.....”

“작년에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한 ‘답례’로 곤륜을 도모(圖謀)하려는 것 같오.”


“네?”

태우가 깜작 놀라 반문을 했다.

신광우는 태우가 누더기지만 도복을 입은 것을 보고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천신교에서 표면적으로 직접 나서지는 않지만 뒤에서 밀어주는 것 같았오.”


이찬은 노인인 신광우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생각에 잠겼다.

상단을 운영하려면 정보에 민감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

분명 처음의 말은 사실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사수권이 신강지역과 무기밀거래를 하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기에, 이황자가 황권을 노리고 신강지역의 천신교와 결탁을 했다면 모든 것이 맞아 떨어지고 있었다.

‘음, 곤륜을 치려는 이유는....’


“아니오~! 그냥 혼자 생각을 한 것이니, 확실치는 않소. 허허허”

신광우는 태우의 반응에 확실치 않은 이야기라며 마음에 두지 말라고 하였다.


이찬은 신광우의 마음에 두지 말라는 말에 더욱 신경이 쓰였다.

“혹시, 곤륜과 사이가 안 좋은 곳이 있습니까?”

“허허. 마음에 두지 말라고 하는데도...”

“아니, 그냥 궁금해서 그렇습니다. 어느 곳이든 서로 경쟁하는 관계가 있지 않습니까. 청해상단과 해동상단처럼....”


이찬이 해동상단을 언급하자.

신광우는 잠시 검미(劍眉)를 모았다가 폈다.

“그렇소. 우리도 해동상단과 경쟁관계이듯 곤륜은 ‘혈사(血沙)방’과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아오. 먼 길을 오셨으니 쉬었다 가시구려. 노인네가 너무 말이 많았던 것 같소.”


저녁식사도 마치고 간만에 따뜻한 물로 피로를 풀고.

각자의 방을 배정받아 이찬이 혼자서 방에서 쉬고 있었다.

그때 자신의 방을 조심스레 찾는 이가 다가오고 있었다.

‘후후, 그렇지 않아도 궁금했는데....’


이찬은 태우라는 도사의 정체가 궁금해서, 그렇지 않아도 조용히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태우가 이찬의 방문 앞에서 살며시 이찬을 부르고 있었다.

“찬아~. 죽마고우랑 술 한잔 해야지.”

“하하하, 들어오시오.”

태우는 능청스런 미소를 지으며, 양손에 술병을 들고 있었다.

‘죽마고우의 이야기를 들어볼까. 후후’


작가의말

주말 잘 보내셨으리라 믿으며...

휙휙~ 글적이고 갑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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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새로운 길 동행 11 ( 고향도 다녀오라고 ) +2 20.05.06 1,995 23 14쪽
80 새로운 길 동행 10 ( ‘정’ ) +2 20.05.04 1,485 21 13쪽
79 새로운 길 동행 9 (낙장불입(落張不入)) +2 20.04.29 1,446 22 13쪽
» 새로운 길 동행 8 (죽마고우(竹馬故友)) +2 20.04.27 1,484 19 10쪽
77 새로운 길 동행 7 (불꽃놀이) +2 20.04.24 1,630 22 12쪽
76 새로운 길 동행 6 (여표(旅標)) +1 20.04.22 1,677 28 11쪽
75 새로운 길 동행 5 (인연(因緣)의 서막(序幕)) +2 20.04.20 1,816 24 16쪽
74 새로운 길 동행 4 (황홀경(怳惚境)) +2 20.04.17 1,803 25 12쪽
73 새로운 길 동행 3 ( 미끼 ) +2 20.04.15 1,709 25 10쪽
72 새로운 길 동행 2 (경련(痙攣)) +2 20.04.13 1,761 23 15쪽
71 새로운 길 동행 (섭선(摺扇)) +2 20.04.10 1,744 28 13쪽
70 새로운 길 5 (동행(同行)) +2 20.04.08 1,837 29 14쪽
69 새로운 길 4 (사자후(獅子吼)) +2 20.04.06 1,838 29 11쪽
68 새로운 길 3 (삼대삼) +2 20.04.04 1,954 29 12쪽
67 새로운 길 2 +1 20.04.03 1,851 28 11쪽
66 새로운 길 +1 20.04.01 1,885 29 10쪽
65 암투(暗鬪) 2 +1 20.03.30 1,775 27 11쪽
64 암투(暗鬪) 1 +2 20.03.28 1,939 28 13쪽
63 야영지(野營地)의 손님 4 +2 20.03.26 1,847 28 11쪽
62 야영지(野營地)의 손님 3 +2 20.03.25 1,748 27 12쪽
61 야영지(野營地)의 손님 2 +2 20.03.24 1,764 30 11쪽
60 야영지(野營地)의 손님 1 +2 20.03.23 1,862 3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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