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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삼정 님의 서재입니다.

은풍도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사무삼정
작품등록일 :
2019.12.26 11:30
최근연재일 :
2020.05.06 14:55
연재수 :
8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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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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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4
글자수 :
408,230

작성
20.03.2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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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글자
11쪽

야영지(野營地)의 손님 2

DUMMY

지수석은 무위(武威)가 상승하면서 말발굽 소리가 들려오자 주의를 기울이며 이찬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감지하는 소리를 이찬도 들었으리라.

말발굽 소리가 멈추고 비명소리에 이찬에게 묻고 있었다.

“여인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네. 다급한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기 네기의 말이 이리로 오고 있네.”

“표물을 노리고 오는 것은 아닌 것 같으니,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닐 겁니다.”


지방수가 안력(眼力)을 돋우며.

가까이 오는 네기의 말을 보니 한명은 여인이고 세명은 여인의 호위무사로 보였다.

“그렇게 보이기는 하네만, 이 시각에 움직이는 인물들이라니....”


고개를 돌렸다가 가슴을 쓸어내린 인물이 앞장을 섰다.

객잔을 지나치고 밤이 깊어져, 야영을 함께 할 수 있는지 지수석에게 물어보았다.

“사해(四海)가 동도(同道)라는 말이 있으니 함께 하시지요.”

“감사합니다.”

“저흰 만화전장의 사람들로 장안까지 갑니다.”

“저흰 장안의 이가장(李家莊) 사람이라오. 죄송한 말씀인데 막사를 빌릴 수 있는지요?”


구노인을 지수석이 바라보았다.

“하나의 여분이 있네.”


세명의 인물들은 막사를 받아들고 지방수 일행들과 오장(약 15미터)여 떨어진 곳에 설치하고 있었다.

표물을 지켜야할 만화전장의 표사들은, 함께 야영을 하면서 왜 멀리 떨어져 짓는지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도리어 경계(儆戒)를 하려면 자신들이 해야 하는데 어째 주객(主客)이 반대인 형국이었다.


공주일행은 저녁도 먹지 못하고 다급하게 뒤쫓아 왔다.

세명의 인물이 막사를 치고 모닥불로 다가왔다.

“혹, 여분의 음식이 있으면 나누어 주실 수 있소? 값은 치르리다.”


먹음직스런 고기가 모닥불에선 구워지고 있었다.

“하하하. 음식은 넉넉하니 그냥 와서 함께 드시라고 하시오.”


지방수의 말에 취하지 않게 마시라는 말에도 불구하고, 사십 가까운 패거리의 표사하나가 술병을 들고 소리치고 있었다.

“소저, 이리 와서 드시구려. 물과 술도 넉넉하니.... 하하하하”


취기에 인심을 쓴다며 사심 없는 말임에도 세명의 인물은 얼굴빛이 변하고 있었다.

“아니오. 우리가 음식을 가져가면 되오.”

“이런 곳에선 법도(法道)를 차리는 것이 아니라오. 하하하하”

표사의 말이 사실이었지만 세명의 인물들은 당황스러운 눈치였다.


“강표사의 말이 맞소. 어차피 야영을 하다보면 법도를 차리는 것은 어려운 법이라오.”

구노인의 말이 밤의 어둠에 깔려 모두 들을 수 있었다.


세명의 인물이 여인을 바라보고 머뭇거리고 있었다.

다박다박 걸어 온 여인은 모닥불 앞으로 다가왔다.

“공...아가씨”

여인이 눈을 흘기자 재빨리 '공주님' 이라고 튀어나올 말을 '아가씨'로 바꾸었다.


한명의 인물은 물가에서 물을 떠오고, 여인의 앞에 음식과 고기를 고이 가져다 놓았다.

“젓가락은 없나요?”

자색 비단옷을 입은 여인의 말에.

이찬이 성큼성큼 몇 발자국 걸어서 나뭇가지를 뚝 꺾어 내밀었다.


한명의 인물이 이찬과 같이 나뭇가지를 꺾고, 물에 씻은 후에 먼저 음식을 맛보고 있었다.

흡사 기미(氣味) 상궁(尙宮)이 하는 행동이었다.

“드시지요. 아가씨”

맛을 본 인물이 먹어도 괜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제기랄~. 뭐 독(毒)이라도 들었을까봐 그러시오. 유난을 떠는군....”

강표사가 다 들으라고 혼잣말 형식으로 내뱉었다.


“네 이놈~! 감히 무엄(無嚴)하게....”

호위무사 한명이 벌떡 일어나서 소리치다가 주위를 둘러보고 인상을 구기며 자리에 앉았다.

“아니, 이가장이란 곳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유난을 떠는 거요. 뭐~, 그리고 감히 무엄하게....”

강표사가 분을 이기지 못하고 일어섰다.


취기에 강표사는 입바른 말을 몇마다 더 쏟아내었다.

선의를 베푸는데 무시하는 행동이라며 여기저기 돌아다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며.


“호호호. 죄송해요. 제가 음식을 잘 못 먹으면 탈이 나는 체질(體質)이라....”

어색한 상황에 자색 비단옷을 입은 여인이 사과를 했다.

세명의 인물은 어쩔 줄 몰라 하며 강표사란 인물을 쏘아보았다.


“험~, 아니오. 내가 너무 흥분했나 보오. 그런 줄도 모르고....”

강표사는 세명의 인물에게 히죽 거리며 대답을 하고 있었다.


어느덧 여인의 사과로 자리가 가라앉고 술도 주고받고 있었다.

자색의 비단옷을 입은 여인이 갑자기 생각난 표정을 지었다.

“참, 작년에 저희 이가장에서 만화전장에 표물을 맡긴 적이 있었어요.”

“어떤 표물인지요?”

“작은 함 여섯 개를 맡겼었는데 기억을 하실지....”

“아~, 기억합니다. 그때 우리 이표두가 아니었으면 탈취(奪取) 당할 뻔 했었지요.”

지수석이 이찬의 어깨를 두드리며 대답을 했다.


네명의 인물은 모두 이찬을 바라보았다.

“그럼, 그때 탈취 하려던 인물들은 어떻게 되었오?”

이찬이 대답도 하기 전에 지수석이 나섰다.

“하하하. 볼기짝을 맡고 도망쳤다오.”

“혹, 그 인물들 얼굴은 보았오?”


지수석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는지.

“복면을 하고 있었고 남자와 여자였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소. 한명의 목소리가 여자의 비명 소리였다오. 하하하”

“다른 특이점이나 이상한 점은 없었오?”

“단순한 도둑이 아니었오? 그저 들켜서 볼기짝을 맞고 도망친 후로는 다른 일은 없었오. 그래서 무사히 표물을 건넸다오.”


“사실인가요?”

여인의 물음에 이찬은 고개만 끄덕였다.

이찬은 지수석이 어머니와 닮았다는 여인 때문에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했다.


“무슨 일이 있는 것이오?”

“다행히 사주(使嗾)한 자들은 주검으로 발견되었지요. 그런데 탈취하려던 자들은 죽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어요.”

“사주한 자들이 잡혔다니 다행이구려. 대체 무슨 물건이기에...?”

“소림사의 영약이라는 것만 알고 있어서....”

여인은 소림사의 영약이라는 말을 하면서 눈여겨보고 있었다.


“도대체 이가장이 어떤 곳이오? 소림사의 영약이라면....”

지수석은 소림사의 영약을 표물로 보내면서 요란스런 주문을 했다면, 소환단은 아니리라 생각되었고 대환단 밖에 없었다.


이찬은 지수석의 말에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의음삼검이 황실을 언급했던 일을 떠올렸다.

‘무가지보(無價之寶)라는 소림의 대환단. 저 여인과 호위무사들의 행동을 보건데....황실의 인물이군.’

‘두부녀의 시체가 없다는 것은 아마도 살아 있겠지. 시체를 처리하고 죽음으로 위장(僞裝)을 했겠군. 두부녀의 변장실력이면....’


여인을 포함한 네명의 인물은 이찬과 지수석의 반응을 보았지만, 별로 특이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잠시 생각을 하는 얼굴이었지만, 표물을 안전하게 운송한 것으로 만족한 표정과 말만 주고받았다.

이들에게 의심을 하고 찾은 것은 아니었다.

표물을 훔치려던 자들에 대한 단서를 얻을까 하였는데, 이미 조사한 것과 다르지 않았다.


이가장의 아가씨라고 신분을 속인 공주는 별다른 소득이 없자 표정이 냉랭하게 바뀌었다.

“피곤하군요. 따뜻한 물을 좀 데워 주세요.”

“....”


다른 사람들은 미친 것 아니냐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세명의 인물 중 한명은 호위를 하고 두명은 부리나케 움직이고 있었다.

솥을 구하고 물을 뜨러 오가고 있었다.


“욕통은 있지요?”

당연히 있을 거라는 물음에 지방수와 이찬은 입이 벌어졌다.

십오륙세 정도의 여인의 말에 부산스럽게 움직이며 고생하는 호위무사들을 보니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

“없소. 따뜻한 물까지는 그런다 하지만 욕통이라니, 철없는 주인을 만나면 고생을 한다더니...쯧쯧. 여기가 객잔인 줄 아시오?”


사과를 하는 모습에 사리분별은 할 줄 알았는데, 세상물정을 너무 모르고 있었다.

표행을 하면서 욕통을 가지고 다니는 경우가 가당키나 한가.

세명의 인물은 이찬의 말에 통쾌해 하면서도, 얼굴색이 변하는 공주의 모습을 보고 안절부절 하고 있었다.


“흥, 그냥 물어 본 말 가지고. 없으면 없다고만 말하면 되지.”

“....”

곰곰이 생각해보니 자신의 말이 억지스러웠지만, 당(唐)의 공주인 자신에게 핀잔을 주는 말에 기분이 상했다.

휭하니 뒤돌아서서 막사로 향하며 들으라는 듯.

“별 볼일 없는 표사 나부랭이들이 감히....”


“야~! 철딱서니”

이찬이 흥분한 얼굴로 소리쳤다.

“야~? 감히 내가 누구인줄 알고.”

“누구긴 누구야 이가장의 철딱서니 없는 계집이지.”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세명의 호위무사도 놀랐지만, 지수석과 구노인은 좀처럼 보이지 않던 이찬의 행동에 더욱 놀라고 있었다.


지수석이 상황을 진정시키려 일어서고 있을 때 구노인의 전음이 들려왔다.

‘그냥 지켜 보세나. 비룡신표에게 다른 생각이 있겠지. 허허허’

구노인의 전음에 지방수는 흥미롭게 바라보며 자리에 앉았다.


“계집~? 네 놈은 어느 가문의 자손이냐?”

“나~. 이가장의 장손이지.”

이가장의 장손이라는 말에 지방수와 구노인이 박장대소(拍掌大笑)하고 있었다.


“네놈이 감히 내가 누구인줄 알고 능멸하느냐?”

“너는 이가장의 철딱서니 계집, 나는 이가장의 장손 이찬이지.”

이찬이 자신의 성과 이름을 밝히며 능청스럽게 말을 하자, 세명의 호위무사도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성이 이씨(李氏)라는 말.

지방수와 구노인의 박장대소에도 공주 이소민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혹여 황실의 종친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명의 호위무사도 웃음을 멈추고 공주와 같은 생각에 빠져들어, 황실의 종친 중에 이찬이란 인물과 연관된 이가 있는지 생각하고 있었다.


세명의 호위는 떠오르는 인물은 없었지만, 먼 황실의 종친으로 황실과 연관된 인물이면 함부로 나설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주(公主) 이소민도 같은 생각이 들었는지 세명의 호위와 눈을 마주치며 복잡한 기색을 보였다.


황권이 환관들과 시시탐탐 권력을 제멋대로 휘두르는 대신들에게 휘둘리는 상황에서, 황실의 종친(宗親)으로 지방에서 세력을 탄탄히 쌓은 자손의 후예라면 함부로 할 수 없었다.

민란(民亂)이 종종 발생하는 상황에서 변방이라고 할지라도, 현 황실에 힘을 보태준다면 천군만마를 얻는 것과 같았다.


세명의 인물은 표두라고 했을 때는 그러려니 하고 넘겼지만, 이가장의 장손이라고 농처럼 말한 이찬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자네들이 보기엔 어떤가?’

‘다시 보니 황실의 인물들을 보았을 때처럼 자연스런 위엄이 보입니다.’

‘제 생각도 같습니다. 저런 기도는 일부러 낼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지? 내 생각도 같네.’

항상 호위와 앞장을 서던 이의 전음에 다른 두사람도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공주 이소민은 이제 이찬을 무어라 불러야 할지 고민(苦悶)하고 있었다.

무공을 배운 적이 없는 이소민은 전음을 쓸 수 없었지만, 자신의 고민을 알아차린 호위무사가 전음을 보내왔다.

‘강호에서는 이소협이나 이공자로 부릅니다. 한번 어느 지방의 황실인물인지 물어보시지요.’


공주 이소민은 알았다는 표정으로 눈에 이채(異彩)를 띠었다.


작가의말

휙휙~ 글적이고 갑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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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새로운 길 동행 8 (죽마고우(竹馬故友)) +2 20.04.27 1,480 1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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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새로운 길 동행 6 (여표(旅標)) +1 20.04.22 1,673 28 11쪽
75 새로운 길 동행 5 (인연(因緣)의 서막(序幕)) +2 20.04.20 1,799 24 16쪽
74 새로운 길 동행 4 (황홀경(怳惚境)) +2 20.04.17 1,798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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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암투(暗鬪) 2 +1 20.03.30 1,771 2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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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야영지(野營地)의 손님 4 +2 20.03.26 1,843 28 11쪽
62 야영지(野營地)의 손님 3 +2 20.03.25 1,742 27 12쪽
» 야영지(野營地)의 손님 2 +2 20.03.24 1,761 3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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