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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삼정 님의 서재입니다.

은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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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무삼정
작품등록일 :
2019.12.26 11:30
최근연재일 :
2020.05.06 14:55
연재수 :
8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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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978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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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08,230

작성
20.04.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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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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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글자
10쪽

새로운 길 동행 3 ( 미끼 )

DUMMY

객잔을 벗어난 이찬은 ‘훈마질주’를 시전하고 있었다.

용호방에서 사부 소진방에게 배웠던 기마술을 ‘훈마질주’에 적용시키며 흥미를 느끼고.

‘오~! 좋아. 진짜로 말을 타고 달리는 기분이야. 흐흐흐’


산길도 한번 달려볼까?

이찬은 다시 선령초를 찾았던 산으로 질주하고 있었다.

전날 보았던 산적의 두목과 일당들이 산신령의 조각상이 있는 곳에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나타난 이찬.

“아니, 어제 그 공자님 아니시오?”

“하하하하. 오다보니 다 작업을 마치셨군요.”

“왜 다시 오셨오?”

“적화산에 생겼다는 산채에 대해 좀 아는 게 있나 해서 왔습니다.”

“어제 말씀드렸던 정도인데...., 왕귀 이리 와봐라.”


진짜로 귀가 다른 사람보다 유난히 큰 사내 하나가 다가왔다.

“적화산 산채에 대해 최근에 들은 게 있느냐?”

“산채의 채주가 의외로 잘생긴 미남인데 한쪽 눈이 없다 했습니다. 그리고 음흉하고 잔인하다는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다른 것은?”

“아....적화산 주변마을 사람들이 은자를 만들어야 한다며, 등과 손에 바리바리 싸들고 지나간 적이 있습니다.”


“사실, 우리 산채는 무공을 하는 이들이 거의 없다오. 눈치껏 행동하며 살아가고 있는 실정이라오. 크하하하”

이찬이 보기에도 기왕채의 사람들에 비하면 실력은 형편이 없었다.

그런데도 산채를 유지하는 것을 보면 두령의 수완이 좋긴 좋아보였고.

이찬은 미소를 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는 것은 왕귀가 더한 정도까지이오.”

“하하하하. 고맙습니다.”


패력쌍웅 두형제가 객잔 밖에서 이찬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형, 우리가 복용한 것이 무엇이오?”

공력을 올려준다는 말에 허겁지겁 복용하더니 이제야 궁금한 표정이었다.


이찬은 품속에서 남은 두 개의 선령초를 꺼내어 보여줬다.

“선령초 중 지령초의 뿌리라오.”

두형제는 여전히 궁금한 눈으로 이찬의 입을 바라보았다.


선령초는 천령초(天靈草)와 지령초(地靈草)가 있었다.

천령초는 앵두만한 열매가 한두 개 정도 열리는데 이것을 복용해야 효과가 있었고, 지령초는 천령초와 달리 뿌리를 복용해야 효과가 있는 영험한 약초였다.

천령초는 실뿌리 였고 지령초는 삼처럼 근뿌리 주변에 실뿌리가 있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이찬이 구한 것은 다행히 지령초였다.

전날의 생각보다 주변 흙이 무너져 내린 듯 보였고, 지령초가 깊이 파묻혀 있는 바람에 한참을 실갱이(실랑이) 해야 했다.

천령초였으면 괜한 헛수고만 했으리라.


이찬이 아는 바로는.

천령초는 무가(武家)계열 보다는 도가(道家)계열의 인물들에게 효험이 있었다.

설령 천령초를 발견했더라도 산사태로 열매가 휩쓸려가거나, 열매가 뭉개져 복용할 수 없을 지경이면 고생만 했을 것이다.


다행히 지령초였기에 이찬은 뿌리를 채취하여 가져 올 수 있었다.

지령초의 효과가 있었는지 두형제의 기운이 확연히 달라보였다.

패력쌍웅 형제가 적화산에서 ‘천룡삼검’과의 비무로 자만하지 않을까 염려되었다.

‘음. 이제 조금은 마음이 놓이는군.’


다음날 여전히 발이 묶인 사수권 일행을 뒤로 하고.

이찬은 부잣집 자제나 고관대작의 공자님 행색으로, 거대한 도를 둘러맨 패력쌍웅형제의 호위(?)를 받으며 적화산으로 향했다.


한쪽 볼을 손으로 가리고 식사를 하던, 사수권이 떠오르자 잠시 미소가 지어졌다.

‘부운비상’을 전보다 더 빠르게 펼쳐도.

두형제는 지령초를 복용해서 그런지 땀을 흘리면서도, 호흡은 흐트러지지 않고 잘도 따라왔다.

‘영약을 흡수하는데는 땀 보다 좋은게 없지. 후후’


이찬은 두형제가 왜 흉악한 산적들을 찾아다니는지 한편 궁금했다.

“협객행을 하려는 이유가 무엇이오?”“하하하하. 이름을 떨치려 하는 것 아니오.”

“맞습니다. 형님.”


“이름을 떨쳐서 뭐하려는 것이오?”

“별호야 이미 얻었지만 누가 알아주는 별호는 아니오.”

“그렇지요. 그냥 저희 형제들의 힘과 체격 때문에 붙은 것이지요.”

이찬은 두형제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진당과 진석은 약간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사실, 장가를 가려고 하오. 흐흐흐흐”

“크크크크”


크헉.

이찬은 협객행의 이유를 물으면서, 명성을 얻기 위해 하는 것은 이해가 되었다.

갑자기 결혼을 하기 위해서라는 말에 의문이 들었다.

“단순히 그 이유때문이오?”


“이형도 남궁세가에서 문전박대를 받았으면 알 거 아니오?”

“이제 슬슬 결혼할 여자를 구할 때가 되었지요. 크크크크”

“....”

“그 이후로 강남도에 소문이 퍼진 것인지 몰라도, 여인네하고 손 한번 잡아보지 못했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쩝.”

“....”

“우리 형제가 선을 안본 것은 아니오. 하지만 우리 형제를 봤다하면....”

“다들 슬슬 피하면서 꽁무니를 내뺐지요. 산적 같다느니, 쇠도둑놈 같다느니 하면서....”

“....”


“이형이 보기에도 우리 두형제가 그렇게 보이오?”

‘어려운 질문이군.’

잘못 대답하면 두형제에게 마음의 상처를 줄 것 같았다.


사내인 이찬이 보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체격도 우람하고 얼굴은 평범해 보였는데, 워낙 몸집이 커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여인네들은 다르게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아니오. 장군가(將軍家)의 자제분 같이 보이오.”

“크하하하하” “우하하하하”

어설프게 인물이 좋다느니 했으면 빈말로 여겼으리라.

진당과 진석형제는 이찬의 ‘장군가의 자제’란 대답에 기분이 좋았다.


“혹시, 이형도 신부를 구하기 위해 나온 것 아니오?”

“....”

“형님, 선 듯 대답을 못하는 것을 보니 맞나 봅니다. 흐흐흐흐”

“아니오~! 나는 이미 혼인(婚姻)을 하여 아들을 셋이나 두었오.”


두형제는 이찬의 말에 잠시 서로 눈을 마주하더니.

“거짓부렁도 정도껏 해야 믿어줄 거 아니오.”

“크하하하하.” “푸하하하하”

“정말로 ‘참말’ 이오~!”

“푸하하하. 혹시 부인이 셋이시오?”

“맞소~!”

“크하하하. 이형, 의외로 농담을 잘하시는구려.”

“맞습니다. 형님. 푸하하하”


어느덧 적화산 인근의 마을에 세사람이 들어섰다.

다시 산적이 습격을 하나 싶어, 몇몇 마을 사람들이 패력쌍웅형제를 보고 놀라고 있었다.

이찬을 뒤늦게 발견하고 나서야 한시름 더는 눈치였다.


노인 한명이 경계(警戒)를 풀고 다가왔다.

“나는 이 마을의 촌장이오. 여긴 어인 일이시오?”

“흉악한 무리가 있다하여 잡으러 왔습니다. 하하하하.”“그렇습니다. 노인장~!”

두형제는 가슴을 치면 호기(豪氣)를 부렸다.


이찬은 촌장에게 삭막한 마을 분위기에 입을 떼었다.

“왜 이리 마을이 조용합니까?”

“다들 은자가 될 만한 것을 가지고 시내로 나갔다오.”

“무슨 일이 있는 겁니까?”

“앞으로 오일(五日)안에 은자를 마련하지 못하면, 인질로 끌려간 이들을 못 본다 하였오.”

‘음, 왕귀란 자에게 들은 이야기와 같구나.’


“젊은 여인들이 안보입니다. 혹시?”

“그렇다네. 주로 여인네와 어린 자식들을 볼모로 데려갔다네.”

“죽거나 다친 사람은 없습니까?”

“우리 마을을 아직 없다네. 작년에 건너 건너 마을은 대여섯 명이 죽고 열명이상이 골병이 들었다네.”


촌장은 산적의 수가 오십(五十)에 달한다며, 이찬이 달랑 호위무사 두명만 대동하고 온 것에 실망하는 기색이었다.

그때 젖먹이를 안은 노파와 서너살로 보이는 사내아이의 손을 잡은 늙은 노인이 촌장에게 다가왔다.

촌장은 안쓰러운 눈길을 주면서 입을 떼었다.

“이 젖먹이의 어미와 저 어린 것의 어미도 끌려갔다오.”


이찬은 사길현에 두고 온 아이들이 떠올랐고.

사내아이는 첫째 태현과 비슷해 보였고, 젖먹이는 태진과 태성을 연상시켰다.

마을을 습격하여 노략질을 하는 일반 산적과 다른 행태를 보이는 놈들이었고, 말로만 들었던 시내의 뒷골목에서 기생한다는 무뢰배들의 행동과 비슷했다.


사길현과 사강현에선 악군휘 상장군이 무뢰배들은 모두 군부로 차출(差出)하는 바람에 유주(훗날 북경)로 도망쳤다.

이찬은 장아일을 만나면서 무뢰배들로 보이는 자들을 한번 본 적은 있지만, 그이후로 그들과 마주치거나 분쟁(紛爭)이 있었던 적은 없었다.


다만, 지수석에게 들은 이야기만 있었다.

실력이 좋아야 이류나 삼류도 못되는 자들이지만 결코 쉽게 보아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비겁한 암수는 물론 인질을 이용해 겁박하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상대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어설프게 건들면 더 달려드는 족속이라며, 훈계를 하려면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혹시, 어디서 온 자들인지 아십니까?”

“낙양에서 쫓겨 온 자들이라는 말이 있었다오. 두목으로 보이는 자는 외눈이었는데, 독안파라고 하는 것 같았오.”

‘음, 일반 문파의 이름이 아니군. 역시....’


“갑시다. 뒷골목의 기생충 같소.”

“형님 말이 맞습니다. 그 놈들은 무조건 족치고 봐야합니다.”

패력쌍웅 형제도 이찬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산중턱에서 자주 나타난다고 했겠다.

이찬과 패력쌍웅은 적화산을 오르고 있었다.

귀공자로 보이는 이찬이 앞장을 서고 패력쌍웅 형제가 칠장(약21미터)정도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다.


숲속에 숨어 있던 열일곱 인물이 이찬의 기감에 잡혔다.

오르막이 심하게 진 곳이라 두형제는 아직 보이지 않을 것 같았지만 혹시 모를 일이었다.

‘잠시 멈추고 소피(所避)라도 보는 척 하시오. 신호를 주면 오시오.’

‘이형, 나타나면 신호를 주시오’

‘알겠오.’

전음을 주고 받았다.


이찬은 섭선을 펼치고.

다른 손으로 은자 주머니를 위아래로 던지고 받으며, 휘파람까지 불고 천천히 산세(山勢)를 구경하며 걷고 있었다.

‘후후. 두형제가 골라 준 옷까지 입으니 미끼로 훌륭하군.’


작가의말

벌써 투표날이네요.

즐거운 하루되시길....

휙휙~ 글적이고 갑니다. 휘리릭~~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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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새로운 길 동행 10 ( ‘정’ ) +2 20.05.04 1,484 21 13쪽
79 새로운 길 동행 9 (낙장불입(落張不入)) +2 20.04.29 1,446 22 13쪽
78 새로운 길 동행 8 (죽마고우(竹馬故友)) +2 20.04.27 1,483 19 10쪽
77 새로운 길 동행 7 (불꽃놀이) +2 20.04.24 1,630 22 12쪽
76 새로운 길 동행 6 (여표(旅標)) +1 20.04.22 1,677 28 11쪽
75 새로운 길 동행 5 (인연(因緣)의 서막(序幕)) +2 20.04.20 1,815 24 16쪽
74 새로운 길 동행 4 (황홀경(怳惚境)) +2 20.04.17 1,803 25 12쪽
» 새로운 길 동행 3 ( 미끼 ) +2 20.04.15 1,709 25 10쪽
72 새로운 길 동행 2 (경련(痙攣)) +2 20.04.13 1,761 23 15쪽
71 새로운 길 동행 (섭선(摺扇)) +2 20.04.10 1,744 28 13쪽
70 새로운 길 5 (동행(同行)) +2 20.04.08 1,837 29 14쪽
69 새로운 길 4 (사자후(獅子吼)) +2 20.04.06 1,838 29 11쪽
68 새로운 길 3 (삼대삼) +2 20.04.04 1,954 29 12쪽
67 새로운 길 2 +1 20.04.03 1,850 28 11쪽
66 새로운 길 +1 20.04.01 1,884 29 10쪽
65 암투(暗鬪) 2 +1 20.03.30 1,775 27 11쪽
64 암투(暗鬪) 1 +2 20.03.28 1,939 28 13쪽
63 야영지(野營地)의 손님 4 +2 20.03.26 1,847 28 11쪽
62 야영지(野營地)의 손님 3 +2 20.03.25 1,747 27 12쪽
61 야영지(野營地)의 손님 2 +2 20.03.24 1,764 30 11쪽
60 야영지(野營地)의 손님 1 +2 20.03.23 1,862 3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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