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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삼정 님의 서재입니다.

은풍도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사무삼정
작품등록일 :
2019.12.26 11:30
최근연재일 :
2020.05.06 14:55
연재수 :
8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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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980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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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08,230

작성
20.03.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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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글자
10쪽

복기(復棋) 2

DUMMY

작년에 표남과의 비무에서 살기(殺氣)를 보이며 자혜선인 영운에게 질책을 받았던 태정이었다.

무공의 성취도 있었지만 심기도 많이 깊어져 보인 태정이 궁금한 듯 물었다.

“소진과의 비무때는 왜 검강을 쓰지 않았소?”

“비무였기 때문입니다.”


소진은 이찬이 자신을 업신여기는 말인지 아닌지 감을 잡지 못하고, 이찬의 말에 “생사결이었으면....?”하고 물었다.

“단칼에 베었을 거요.”


소진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오색빛으로 변하고 있었다.

이찬의 말이 자신을 업신여겨 하는 말처럼도 들리기도 하고, 이찬이 태정사숙과 비무를 펼치며 보인 무위를 보면 거짓된 말도 아닌 것 같아, 씩씩 거리는 호흡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싸움이나 전쟁터에서는, 머뭇거리지 않아야 한다고 배웠소.”

“이소협은 그럼 살생(殺生)을 한 적이 있소?”


소진은 궁금한 얼굴이었다.

호칭도 이형에서 이소협으로 바뀌었다.

이찬의 어린나이에 살인을 해 본 적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찬이 첫 표행에서 있었던 일은 동료들 외에 아는 사람은 강구식과 왕두 정도로 드물었다.

이찬은 그때의 기억을 그리 달갑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모두 마찬가지리라.

그런데 그 기억을 소진이 묻고 있었다.


사람들도 궁금한 듯 모두 이찬 자신을 주시하고 있었다.

“내 동료를 지키기 위해 머뭇거리지 않은 적은 있소.”

이찬의 말은 특히 사방무관의 관원들의 가슴에 새겨지고 있었다.

의음삼검의 일은 언급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었다.


용호방이 변방의 군부에 진출시키는 무관이라면, 사방무관은 관청의 포교와 포두를 목표로 두는 무관이었다.

표씨 사형제가 이찬이 용호방 출신임을 강조하는 것을 보고, 틈틈이 용호방에 대해 물어보았고 용호방의 운영체계를 낙양에 가까운 정주에서 치안을 담당하는 무관으로 개관한 것이었다.


태정은 소진에게 미안한 마음인지 재미있다는 얼굴인지 모를 표정을 지었다.

“사질, 못난 사숙이지만 최선을 다했네.... 푸하하하.”


없던 일로 하자는 말에도.

소진은 남아일언중천금을 들먹이며 내기의 벌칙을 받겠다고 우기고 있었다.


‘켁. 사내가 아닌데....’

이찬은 소진의 단호한 얼굴에 난색(難色)을 잠시 표했다.


‘에라, 모르겠다. 스스로 자처하니....’

이찬을 주걱을 들어 하늘을 가리키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소진의 얼굴이 주걱을 따라 움직이고 몸을 돌리는 모양새를 취하자, 순간 주걱이 허공을 갈랐다.


‘짝’하는 경쾌한 소리가 울리고 이찬은 돌아서며 유유히 자리를 벗어났다.

‘음, 손맛은 좋은데 왠지 미안하군...큭큭’


****


장아일 어머니에게 연통을 넣으니 기별이 왔다.

장아일이 직접 오는 것 보다 사방무관에 있으면 직접 찾아오겠다는 연락이었다.


오후 늦게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젊은 여인 하나가 시비를 대동하고 사방무관을 찾았다.


장아일은 어머니랑 함께 살자는 제의를 뿌리치고 있었다.

“엄마 잘 있는 것 봤으니 됐어. 나도 새로운 가족이 생겼어. 엄마랑 살면서 눈칫밥 먹느니 새로운 가족들과 편하게 지낼테니 걱정말구. 히히히”

“엄마가 있는데 누가 눈치를 준다고....”

“그리고 무공도 배우고 있어서 어차피 같이 있을 수 없어. 만화전장을 통해서 안부를 전하면 되니까 궁금하면 서신을 보내. 알았지?”

“글도 배웠니?”

“그럼. 글도 배우고 무공도 배우고 다들 잘 해주시니까, 내 걱정은 하지말구.”


장아일의 어머니는 글도 배우고 무공도 수련해야 한다는 말에, 안도를 하면서도 눈물을 훔치고 사방무관을 떠났다.

‘밥은 안 굶길 자신은 있지만, 눈칫밥까지는....’

큰소리는 쳤지만 눈칫밥까진 자신이 없었다.


****


이찬은 표씨사형제에게 사방권법을 전수하고 있었다.

“검을 권으로 바꾸다보니 동작의 끝 부분 움직임에 맞춰 추가된 부분이 있어도 크게 무리는 없을 듯 한데....”

“은공, 당연한 부분이라 혼란스러울 일은 없을 듯합니다. 도리어 검과 함께 권을 혼용 할 경우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표북의 말에 표남도 수긍하는 고개짓을 보였다.


“검과 권까지 갖추어 지니 무관으로 손색이 없겠습니다. 다만...”

표남이 말끝을 흐리고 있었다.

“하하하하”

이찬은 표남이 말끝을 흐리는 이유를 짐작하고 웃었다.


이찬이 만화전장의 서문청에게 용호방에서 부족했던 신법을 요구했던 적이 있었기에.

“다만?”

“다만.....”

표북은 표남의 얼굴만 바라보았고, 표남은 입안에서 맴도는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혹, 신법을 말하는 것이오?”


표남을 제외한 표씨사형제는 신법이란 말이 나오자 술렁이고 있었다.

“네. 은공”

표남은 대답을 하면서도 염치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허광대사와 이찬에게 사방검법과 두표심법을 그리고 그 사방검법을 바탕으로 사방권법까지, 무관을 수리하라고 내어 놓은 은자에 ‘천향송이’라는 영약까지.

표남은 대답을 하고서도 고개를 저었다.


이찬은 ‘훈마’와 함께 표행을 다니면서 그동안 신법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과 개념을 정리하고 있었다.

“용호방에서 수련하면서 항상 느꼈던 부분이었오. 용호방은 기마술을 대신 알려주어 방원들은 그 부분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

“사방무관은 용호방과 달리 포두를 배출하려면 기마술보다는 신법이 필요할 것이오. 그동안 생각한 것이 있긴 한데 아직은 정립(定立)이 되지 않아서....”


표씨사형제는 이찬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는 말에 화색이 돌았다.

은공인 이찬의 성격을 아는 그들이었다.

보채지 않아도 그리고 이찬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지 않은가.


“참, 그 무공야서 지금도 가지고 있으면 줘 보시오.”

이찬의 말에 표북은 책을 잽싸게 가지고 왔다.

“흐흐흐. 이게 필요할 일이 생기셨습니까?”

표북의 음흉한 표정이 다른 형제들에게도 번지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니오. 그런 게 아니라....”



표씨사형제, 허광대사와 공손미 그리고 장아일과 함께 객잔으로 향했다.

“형~, 사방무관에 입문할까?”

“사길현에서 글도 배우고 이년정도 후에 입문해도 될 거다.”

“응~.”

“그때면 어머니도 더 안정되시겠지. 너도 사방무관에서 수련을 하면서 진로를 정하고.”

장아일은 여러 감정이 지나는 눈빛을 보이더니, 이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자혜선인 영운은 일행들과 객잔에서 식사를 하며 생각에 잠겼다.

태광과 태정은 이찬과의 비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허광대사는 객잔에 들어서자마자 점원에게 술과 고기를 주문했다.

“땡중은 술 없으면 어찌 살꼬. 쯧쯧”

허광대사는 영운의 핀잔에도 웃으며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술부터 들이켰다.


태광은 식사중에 궁금한 듯 이찬을 보며 물었다.

“이소협은 어떤 영약이라도 먹은거요?”

이찬은 영운과 점창산의 도인들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다.

이찬이 영약을 복용했다고 하자, 점창산 도인들의 얼굴에서 의문이 풀렸다는 듯이 환한 빛이 돌아오고 있었다.


영약을 중원의 사람들처럼 크게 생각하지 않는 삼한의 풍류도 였지만, 신체를 건강하게 해주는 영약은 기를 받아들이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었다.


아버지 무령이 할아버지 풍진에게 고맙다고 한 이유도 그런 이유가 컸다.

이찬의 성취가 빠른 것은 여러 기운을 함축시킨 영약이, 일정정도 기를 받아들이는데 상승작용도 하고 있었다.


이찬이 그동안 보았던 중원의 사람들은 영약을 복용한 이찬이 내공으로 흡수하여, 본인들 보다 내공이 높을 수 있겠거니 생각하는 것 같았다.

맥을 당장이라도 짚을 듯 한 표정으로 이찬에게 물었던 태광도, ‘영약복용’이란 말 한마디에 복 받았다며 웃으며 넘어가고 있었다.


한가지 의문이 풀리자 태정은 아예 자리를 옮겨서 이찬일행으로 넘어왔다.

“오전에 비무시 내 검에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가?”

“음....”

“사질에게는 자네가 훈계를 했다는 것은 들었네. 하하하”

“딱히 문제가 있진 않았습니다. 다만....”

“아~. 나도 그 부분이 궁금했네. 마지막 나의 각법이 문제였겠군.”

이찬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실초가 아닌 허초로 사용할까 했다가, 실초로 사용한게 문제가 되었나보네. 맞는가?”

“네. 허초로 사용해도 좋았겠지만, 실초로 사용하려 했으면....”

“실초로 사용했으면?”

“중단이 아닌 하단 정도였으면 뒤를 내주지는 않았을 겁니다.”

“오~. 그래. 그 정도가 좋았겠어. 너무 큰 동작에 잠시 틈이 생기는 것을 막고 자네의 움직임을 흩트리는 정도라.....”


두사람의 복기에 옆자리에 있던 영운일행도 가까이 다가왔다.

자혜선인 영운이 허광대사와 눈을 교환하고 물었다.

“그럼, 중단 공격은 언제 해야 하는가?”

“검을 든 무인이라면 확신이 섰을 때 했어야 합니다. 상대방이 적어도 한수 아래란 확신이 섰을 때는 빨리 매듭을 지을 수 있는 공격이 되었을 겁니다. 반수나 동수에서는 반격의 빌미를 제공 할 수 있으니....”

“껄껄걸. 검(劍)을 잡은 무인은 병장기와 하나가 되어야 하지. 권(拳)을 위주로 하는 무인과 다른 점이 그것이라네.”


무학사검 표씨사형제와 태정 그리고 태광과 소진까지 허광대사의 마지막 말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작가의말

헉..올리려던 글이 아니였는데..ㅠ.ㅠ

그냥 이대로 가야겠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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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새로운 길 4 (사자후(獅子吼)) +2 20.04.06 1,838 29 11쪽
68 새로운 길 3 (삼대삼) +2 20.04.04 1,954 29 12쪽
67 새로운 길 2 +1 20.04.03 1,850 28 11쪽
66 새로운 길 +1 20.04.01 1,884 29 10쪽
65 암투(暗鬪) 2 +1 20.03.30 1,775 2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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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야영지(野營地)의 손님 4 +2 20.03.26 1,847 28 11쪽
62 야영지(野營地)의 손님 3 +2 20.03.25 1,747 27 12쪽
61 야영지(野營地)의 손님 2 +2 20.03.24 1,764 30 11쪽
60 야영지(野營地)의 손님 1 +2 20.03.23 1,862 32 11쪽
» 복기(復棋) 2 +3 20.03.21 1,817 2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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