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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엘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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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해리엘
작품등록일 :
2023.05.10 10:21
최근연재일 :
2023.08.19 19:20
연재수 :
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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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96,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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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2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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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전

DUMMY

최성섭 준장이 9공수 여단 병력 만으로 국가 전복을 도모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았다. 추정컨대, 특전사 정희용 중장이 사건의 주모자일 확률이 높았다. 물론, 그 추종 세력들도 있을 것이고.


그는 오늘 나와 통화하면서 이미 자신의 음모가 탄로났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박소장을 만나고 돌아가자마자, 최성섭이에게 행동개시를 지시했겠지. 그 둘은 지금 통신을 끊고 어디에선가 반란을 지휘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특전사 전체가 움직이기 전에 막아야 한다. 그건 박병태의 1개 대대 정도로 될 일이 아니었다.


서대장은 휴대폰을 들어 수방사 장세원 중장의 번호를 눌렀다.


“장장군. 나, 서승환이요.”

“넷, 총장님. 이 밤 중에 어쩐 일이십니까?”

“ 잘 들으시오. 어떤 놈들이 반란을 저지르고 있소.”

“반란이라면···.. 쿠데타 말씀입니까?”

“그렇소.”

“아니, 도대체 어떤 놈들이···.”

“특전사요.”

“네? 아니, 정희용이 말입니까?”

“그렇소. 지금 9공수 병력이 서울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소. 내가 박병태 소장에게 9사단 1개 대대 병력을 출동시킬 것을 지시했지만, 특전사 전체가 움직인다면 역부족일 것이요. 장장군이 즉시 수방사에 비상을 걸어 수도방어 태세에 만전을 기해주시요. 알겠소?”

“네, 알겠습니다만, 대통령께 보고가 되었습니까?”


수도방위사령부는 군 소속으로는 육본 직할이었지만, 대통령이 육군 참모총장을 거치지 않고 직접 명령을 하달할 수 있는 부대였다. 따라서, 대통령의 명령이 육참총장과 다를 경우의 혼선을 감안해서 묻는 질문이었다.


“아직 내가 직접 보고드리지는 않았소. 이제 막 일어나기 시작한 급박한 상황이니 선조치 후 보고할 생각이요. 빨리 부대를 지휘 하시오.”

“알겠습니다. 일단 저희쪽에서 필요한 조치를 하지요.”


서대장은 통화를 마치려다가, 박병태 소장의 말이 떠올랐다.


“한가지 더! 방첩사령부를 믿지 마시오. 그쪽도 혐의가 있소.”

“나, 이것 참! 알겠습니다. 총장님.”


순식간에 세번의 통화를 마치고 나니 서승환 대장은 정신이 없고 목이 말랐다. 저녁 식사를 계속하기는 어렵겠지만, 우선 식탁으로 돌아가 와인으로 목을 축이고 싶었다.


그는 식당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유리로 된 문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또 전화벨이 울렸다. 그는 다시 빗줄기 쪽으로 돌아서며 휴대폰을 꺼냈다. 이번에는 국정원장이었다.


역시 정보가 빠르구만.


서대장은 자신이 육군을 적절히 통제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유원장님 오랜만입니다. 이 시간에 어떻게 전화를 주셨습니까?”

“제가 외부 일정 때문에 이제 보고를 받았습니다만, 군사반란 징후가 있다는 정보입니다. 저희 내부적으로는 이미 상황이 시작되었을 것이라는 판단인데요.”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혐의점이 있어서 저희 육군 자체적으로 조사해왔던 사안이었는데, 오늘 수상한 병력 출동 움직임이 있다는 보고를 받고 방금 대항 병력을 출동시켰습니다. 소규모 병력이라고 하니 너무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곧 결과가 나올 것이니 조금 기다려보시죠.”

“총장님, 혹시 그 대항군이 9사단 아닙니까?”


국정원의 정보가 빠르기는 하다. 그런데···.. 너무 빠르다. 9사단 병력 출동을 승인한 것은 방금 전이었는데 10분이나 됐나?


“역시 국정원이 정보가 빠르군요. 그런데, 이건 너무 빠른데요. 내가 출동 명령을 내린지 불과 10분도 안된 것 같은데.”

“총장님, 저희 정보에 따르면 군사 반란 주모자가 바로 9사단 박병태 소장입니다.”


서승환 대장은 유원장에게 간단하게라도 전후좌우 사정을 설명할 필요를 느꼈다. 아무리 정보로 밥먹고 사는 국정원이라도 항상 맞는 것은 아니었다. 그동안 철저한 보안 속에 쿠데타 음모 혐의를 조사했으니 그 사정을 모르니 그럴 수 있다.


박병태, 이 친구가 보안 하나는 확실히 지켰구만.


서대장은 여유있게 말했다.


“잘못된 정보입니다. 제가 지금 자세하게 설명할 상황이 아니지만, 반란 징후를 제게 처음 보고한 사람이 바로 그 박소장이었습니다. 그동안 사건을 조사해왔던 것도, 방금 9공수 병력이 서울로 오고 있다는 것을 최초 보고한 것도 모두 박소장이었구요. 그 과정에서 누군가 오해하고 잘못된 정보를 준 것 같군요.”

“제 생각에는 총장님께서 그자에게 속으신 것 같습니다.”

“내가 속았다구요? 누구한테요? 원장님, 말이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

“제가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지금 어디 계십니까?”

“그렇게 하시죠. 남산에 있는 이태리 식당, 베네치아입니다.”



서대장은 통화를 끝내고 식당 안으로 들어가 식사 중인 가족과 합류했다. 유제훈 원장이 사람을 보내겠다고 했으니 어차피 식사를 하면서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속다니! 그게 육군 참모총장에게 할 소리인가!


서대장은 아이들에게 불쾌한 감정이 보이지 않도록 미소를 지으며 화이트 와인 잔을 들었다.


유제훈 국정원장은 수화기를 내려놓고, 앞에 서있는 3처 조병일 차장과 2국 이원섭 국장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서대장이 지금 상황 파악이 안되는 모양이야. 박병태 소장을 철저히 신임하고 있구만. 남산에 베네치아라는 식당에 있다고 하니까, 이국장이 지금 당장 사람을 보내서 정신 좀 차리게 해줘. 그 유시열 대위도 보내는 것이 좋겠구만. 정신이 확 들테니까. 그리고, 3차장께서는 청와대 상황실에 빨리 이 상황을 전해주시요.”


혼란에 빠진 것은 특전사도 마찬가지였다. 9공수 여단으로부터 여단장 최성섭 준장이 납치되어 5분대기조가 추격 중이라는 보고를 받았지만,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알 수가 없었고, 게다가 사령관 정희용 중장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어 아무런 조치를 할 수가 없었다. 부사령관 김성태 준장은 경거망동하지 말고 빨리 사령관의 위치를 찾아보라는 말을 되풀이 할 뿐이었다.


****


수행 부관 김중위가 타고 있는 최성섭 준장의 차는 김포 대교를 넘어 서울 시내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뒤에는 비상출동한 5분 대기조의 찝차와 트럭이 따라오고 있었다.


그때, 운전병이 백미러로 뒤에 따라오는 찝차가 헤드라이트를 깜빡이이며 정지 신호를 보내는 것을 보았다.


“김중위님, 차를 세우라고 하는 것 같은데요.”


김중위는 뒤를 돌아보았다. 과연, 그랬다.


“차 세워봐.”


운전병은 차를 길가에 세웠다.


차가 멈추자, 찝차에서 5분대기조 최중위가 뛰어내려 거센 빗줄기를 맞으며 달려왔다. 김중위는 차창을 내렸다.


“야, 김중위! 너 지금 우리가 한강 넘은 것 알고 있는거지? 이래도 되는건지 모르겠다. 여단에서는 딱히 가라, 마라 말도 없이 알아서 하라니 이거 어떻게 해야 하냐?”


난감한 질문이었다. 무장병력을 이끌고 서울로 들어온 것은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돌아간다면, 지휘관이 납치되는 걸 지켜만 보다가 등을 돌린, 특전 부대로서는 용서받지 못할 행동이었다.


김중위는 1년 선배인 최중위에게 말했다.


“그렇다고 돌아가면 나중에 뒷감당이 되겠어요? 일단 쫓아가 봅시다. 시간이 없어요.”

“에이, 스벌! 알았다. 일단 가보자.”


최중위는 차로 돌아갔고, 그들은 다시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까의 그 두대의 SUV는 아직 보이지 않았다.


최중위는 이렇게 수송동까지 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수방사 건물로 알려져있는 그곳을 들어간다는 것은 특전사가 수방사를 공격하는 꼴이 된다. 물리적으로도 갈 수가 없을 것이다. 중간에 수방사 병력이 막아설 것이다.


와! 돌아버리겠네.

그러면···. 출동 이유를 설명하고 돌아오지 뭐!


그전에 여단이든 사령부든, 아니면 육본이든 무슨 지시라도 와야할텐데, 이 빌어먹을 자식들은 뭐하고 있는건지! 어쨌든 추격 명령을 받았으니 나는 명령에 따를 수 밖에 없다. 까라면 까는 것이다.


그들의 200미터 뒤에 한 대의 세단이 따라오고 있었다. 9사단 헌병대 수사관들 중의 하나였다. 그는 빗줄기 속에 보이는 트럭의 빨간 후미등을 놓치치 않게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무전기를 꺼냈다.


“칠패산 정상, 여기는 올빼미 하나, 양떼들이 마포대교를 건너, 마포쪽으로 가고 있다.”


서울 경계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지찬원 소령은 보고를 받자 마자 곧 바로 강세평 대령에게 전화했다.


“양떼들이 드디어 한강을 건넜습니다. 지금 출동하겠습니다.”


그리고, 뒷좌석으로 손을 넘기자 곧 무전병이 그의 손에 수화기를 쥐어줬다.


“여기는 칠패산 정상, 마포 방면에 적 출현, 부대 전속력으로 이동한다, 이상.”


그는 무전병에게 수화기를 돌려주고, 운전병에게 말했다.


“출발해!”


운전병은 즉시 헤드라이트를 켜고 시동을 걸었다.


비가 내리는 어둠 속, 헤드라이트들이 하나둘씩 꼬리를 물고 켜지기 시작하더니, 곧 이어 먼저켜진 헤트라이트 부터 부르릉! 엔진소리를 내며 움직이기 시작했고, 곧 지찬원 소령의 1호차를 선두로 행렬을 이루며 전진하기 시작했다.


육본 상황실,


경찰청 상황실과 연결된 직통 전화가 울렸다. 오병우 대령은 얼른 수화기를 들었다.


“지금 CCTV에 마포 방면으로 군대 차량들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 보이고 있습니다. 저희가 사전통보받지 않아서 그러는데, 육본에서 알고 있는 사항입니까?”


“알고 있습니다.”

“무슨 훈련이죠? 규모가 큰 것 같은데. 화면 연결할테니 그쪽에서도 한번 보시죠.”


곧 이어 육본 상황실 대형 모니터에 경찰청에서 보내주는 CCTV화면이 올라왔다. 차량들이 이동할 때마다 경찰청이 해당 CCTV 화면을 실시간으로 연결해주어서 화면은 계속 바뀌어갔다. 9공수 여단으로 추정되는 찝차와 트럭이 잡히고 있는 화면과 9사단 병력으로 추정되는 길다란 차량 행렬의 화면이 투샷으로 보이고 있었다.


오대령은 총장이 지시했다는 9사단의 대항군이 드디어 반란 용의자들을 따라잡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저 정도 병력 차이라면 상황은 곧 종료될 것이다.


오대령은 즉시 총장에게 전화했다.


“총장님, 말씀하신 9사단이 그 괴병력을 따라잡고 있습니다. 곧 진압될 것 같습니다.”


디저트를 먹다가 전화를 받은 서대장은 마음을 놓았다.


그는 치즈 케익을 입에 넣으며, 박병태 소장에게 즉시 출동 명령을 내린 것은 아주 적절한 대응이었다고 자평했다. 그의 1개 대대가 마침 서울 인근에서 지역방어훈련을 하고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이제 아들 녀석에게 제 엄마를 집까지 모셔다 드리도록 하고, 육본으로 돌아가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하면 상황은 끝나게 된다.


군사 반란 움직임이 있었으나, 육본이 기민하게 대응하여 상황이 종료되었노라고. 물론, 육본이란 이 서승환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솔직히 박병태라는 친구가 3성 장군감이라고 전혀 생각한 바가 없었지만 이번 일도 있고하니 장관에게 긍정적으로 추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웨이터가 다가와서 말했다.


“지금 밖에 손님이 와계십니다.”


유원장이 보내겠다던 국정원 직원이겠구만. 상황이 다 끝나가는 판에 쓸데없이···..


서대장이 복도로 나오자, 두명의 남자가 서있었다. 그중 좀더 나이 들어보이는 남자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총장님. 저희 원장님께서 보내셔서 왔습니다.”


서대장은 고개를 끄덕이고 옆에 서있는 시열에게 눈길을 돌렸다. 시열은 거수 경례를 했다.


“군인인가? 낯이 익구만. 하긴, 대한민국 사람들이 다 그렇지.”


그리고, 김부장에게 말했다.


“자네 원장이 사람을 보내겠다고 해서 기다리고는 있었네만, 무슨 일이야?”

“잠깐 안으로 들어가시죠.”


김부장은 복도 옆의 문을 가리켰다. 직원 전용이라는 팻말이 붙어있었다.


방안에는 식당 홀에서 쓰는 여러가지 가구와 식당 집기들이 보관되어 있었으나 세 사람이 서있기에는 충분한 공간이 있었다. 서대장이 찡그린 얼굴로 방안을 둘러보자, 김부장이 시열에게 말했다.


“총장님께 들려주시죠.”


시열이 무선 이어폰을 꺼내 서대장에게 건넸다. 그러자, 얼떨결에 받아든 그가 물었다.


“이게 뭔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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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목표는 광화문 23.06.28 53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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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한밤의 체포작전 23.06.27 46 1 11쪽
52 돌아올 수 없는 출동 23.06.25 49 1 11쪽
51 특전사령관 체포 23.06.22 48 1 9쪽
50 체포 명령서 23.06.22 48 1 14쪽
49 공항 경비대 23.06.21 43 1 10쪽
48 비상 계단 23.06.21 44 1 12쪽
47 아홉번째 문 23.06.18 48 1 11쪽
46 부드러운 손길 23.06.18 47 1 12쪽
45 죽을 텐가, 나를 따를 텐가 23.06.12 47 1 11쪽
44 재생되는 녹음 23.06.12 50 1 12쪽
43 커피 한잔 23.06.09 49 1 11쪽
42 종로 약국 23.06.09 54 1 10쪽
41 동대문 시장 23.06.06 48 1 13쪽
40 새벽 조깅 23.06.06 50 1 11쪽
39 에이전트 X 23.06.02 53 1 11쪽
38 보지 마. 23.06.02 4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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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자칼과 캐트의 뒤를 쫓다 23.06.01 49 1 12쪽
35 세영이 붙잡히다 23.05.31 48 2 11쪽
34 함정 23.05.31 5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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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킬러들 23.05.27 50 2 10쪽
31 도망가는 늘씬한 몸매 23.05.26 50 3 12쪽
30 유시열 대위, 진범이 아닐 수도 23.05.26 50 3 9쪽
29 시열이 살아있다 23.05.25 52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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