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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엘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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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해리엘
작품등록일 :
2023.05.10 10:21
최근연재일 :
2023.08.19 19:20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3,836
추천수 :
98
글자수 :
296,827

작성
23.05.31 19:20
조회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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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세영이 붙잡히다

DUMMY

산하 일보 로비에 있는 카페로 걸어가는 최교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이세영이 눈치채고 도망간 것이 틀림없어 보였다.

‘어제 저녁 그년놈들을 잡아다가 물고문을 하든, 불고문을 하든 다그쳤어야 하는데’


후회가 밀려왔다.


어쨌든, 유대위와 이세영 기자의 관계는 특별해 보였고, 그렇다면, 그녀의 집에 은신하고 있었을 확률이 높다. 수사팀이 그녀의 집에 잠복했었음에도 그런 낌새는 없었다고 했지만, 그건 하루 이틀 뿐이었다. 수사팀을 따돌렸다고 생각한 그가 지금 그 집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 지금 이세영 기자의 아파트를 뒤져보는 수 밖에 달리 가볼데도 없었다.


최중령은 카페로 가던 발걸음을 돌려 건물 밖으로 나가면서 자켓 안쪽에 있는 마이크로 자칼과 캐트를 불렀다.


잠시 후, 마부장이 엘리베이터를 내려 안내 데스크로 갔다.


“그 제보자라는 분 어디 계시지?”

“저기······”


여직원이 가리키는 그 곳에 제보자는 보이지 않았다.

그때, 마부장의 휴대폰이 울렸다.


“야, 이세영! 지금 어디야! 너 자꾸 말도 없이 사라질래!”

“미안해요. 혹시 나 찾아온 사람 없었어요?”

“그렇잖아도 한교식 대표 제보자라는 사람이 너 만나러 왔다고 해서 내가 지금 로비에 내려와 있거든. 근데, 안보여. 네가 회사로 오라고 했다던데, 누구야?”

“그런 적 없어요.”

“그래? 어떤 놈이 장난쳤다는 말야?”

“부장님, 미안한데, 며칠 휴가 좀 쓸게요.”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안돼! 지금 그럴 때가 아니라는 거 너도 잘 알잖아! 네가 죽을 병에 걸렸어도 안돼! 떼쓰지 마라, 내가 한번 안된다고 하면 무조건 안되는거야. 알았지?”

“나중에 설명드릴께요. 끊어요.”

‘야, 안된다는데···.. 끊었네. 하, 얘가 부장 알기를 뭣같이 알고.”


마부장은 어이가 없었다. 사건은 계속터지고 있는데, 그나마 손발이 맞아 돌아가는 이세영이 갑자기 휴가라니!


혹시···. 얘가 정말 말못할 몹쓸 병이라도 걸린 것 아냐?



세영은 집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시열에게 다시 한번 전화해보았다.


-고객이 전화를 받을 수 없사오니···.


전화기 전원을 꺼놓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답답한 마음이었다.


“아저씨, 더 빨리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그렇지 않아도, 네비 보면서 안막히는 길로 찾아 가고 있는데, 보시다시피 이렇네요. 한 십분가면 뚫린다니까 조금만 참으시죠.”


그때, 택시 옆의 인도로 모터사이클 한대가 달려갔다. 위험한 속도로 달려가는 바람에 지나가던 행인들이 혼비백산하면서 급히 피하는 모습이 보였다.


택시 기사가 혀를 차며 분개했다.


“쯧쯧, 아직도 저런 놈들이 있나! 에이, 나쁜 놈들!”


아파트에 제일 먼저 도착한 것은 모터 싸이클을 타고 온 캐트였다. 그녀는 지상 주차장 그늘에 모터사이클을 세우고 세영의 아파트가 있는 103동을 보며 자칼과 보스에게 보고했다.


“도착했는데, 들어갈까요?”


아파트 쯤은 그녀에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건물벽을 타고 올라가 유리를 도려내어도 되었고, 카드키 인식기를 뜯어 내도 되었다.


자칼의 목소리가 들렸다.


“안에 누가 있는 것 같아 보여?”

“그건 아직 몰라요”

“보스, 어떻게 할까요?”


최중령은 자신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라고 할까, 했으나 그들의 임무에 자신이 도울 일은 없었다. 게다가 오늘만 간발의 차이로 두번 물을 먹었다.


“유대위가 안에 있다면 위험하니, 둘이 함께 들어가는 것이 좋겠어.”


그말은 캐트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고객은 자신의 요구사항만 말하면 되었다. 어떻게 그 요구 사항을 충족시킬 것인가는 실행자가 결정할 일이었다.


“캐트, 3분 후에 도착한다. 보스, 우리에게 맡기고 교신 끊으시죠.”


최중령은 그가 말한대로 통신을 끊었다. 만에 하나, 잘못되어 그들의 통신이 노출된다면 나의 존재도 노출될 수 있으니 그것이 안전했다. 최중령은 그럴 경우, 조용히 사라질 수 있는 장소에서 그들의 보고를 기다리기로 했다.


자칼이 아파트 단지 입구 근처까지 왔을 때, 저 앞에 가던 택시가 우회전하여 단지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킬러의 본능이랄까, 이세영이 타고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왔다. 자칼은 속도를 내어 따라 붙었다. 그리고, 막 입구의 속도 방지턱을 넘은 다음 103동 쪽으로 우회전하는 택시 안에서 세영의 옆모습을 보았다.


“캐트, 지금 들어가는 택시 안에 여자가 있다.”


캐트는 103동 건물로 다가오는 택시를 보며 모터사이클에서 내렸다.택시 뒤에 단지 입구를 통과하고 있는 자칼의 차가 보였다. 자칼이 주차를 하고 103동 입구까지 오려면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세영은 택시가 103동 건물 앞에 서자마자 황급히 내려 건물 입구로 달려갔다. 그리고, 문앞에서 카드키를 꺼내려고 쇼울더백 에 손을 넣은 순간, 어떤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잠깐만요!”


돌아보니 꽉 끼는 바지를 입은 젊은 여자가 빠른 걸음으로 오고 있었다.


“605호 사시죠?”

“그런데요.”

“반가워요, 저는 904호 사는 한수진이라고 해요.”

“아, 네··· 안녕하세요? 처음 뵙는 것 같은데, 제가 605호 사는 건 어떻게 아셨어요?”

“엘리베이터에서 한번 마주친 적이 있어요. 6층에서 타시더라구요.”


이 한수진이라는 여자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 입구는 끝자리가 5와 6으로 끝나는 아파트 전용이었고, 904호라면 당연히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마주칠 일이 없었다.


“그런데요?”

“제가 카드키를 놓고 나왔어요. 미안해요.”


세영은 웃고 있는 한수진의 얼굴을 보며 빨리 이 자리를 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건물은 카드 키 뿐만 아니고 비밀번호로도 들어갈 수 있다.


세영은 백을 뒤적거리는 척하다가 여자에게 말했다.


“어머, 차에 놓고 왔나봐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그리고, 몸을 돌렸는데, 양복 자켓을 입은 남자가 가로 막고 서있었다.


한수진이라는 여자는 세영의 백을 낚아채고 카드키를 꺼내더니, 웃음기 사라진 얼굴로 세영을 쓰윽 쳐다보고 문을 열었고, 남자는 자켓 한쪽을 살짝 열어 안에 들어있는 권총을 보여주며 말했다.


“들어가시죠.”


여자가 마치 아주 친한 자매처럼 세영의 팔짱을 끼고 안으로 끌고 들어가서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렀다. 문이 열리자 캐트는 세영의 팔을 잡은 채 안으로 들어갔고, 뒤따라 들어온 자칼이 6층 버튼을 눌렀다.


세영은 자신의 팔에 강한 압박감을 느끼며 공포에 빠졌다. 이들의 행태로 보아 국가 기관 소속은 아니었다. 시열을 쫓고 있는 킬러들임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아파트 안에 있을지 모르는 시열이 위험하다. 605호에 들어가는 순간, 그런 일이 발생할 것이다. 어떻게든 저항을 해야 한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세영은 완강하게 몸을 뿌리치며 소리를 쳤다.


“당신들 누구예요! 어디에서 왔어요! 뭐하는 사람들야! 내가 누군지 알아!”


혹시 시열이 안에 있다면 문 바깥의 상황을 알아 차리기를 바랬고, 아니면, 맞은 편 606호의 누군가가 내다보기를 바랬다. 606호는 맞벌이하는 회사원 부부 집으로 아이가 아직 없기 때문에 이 시간에 아무도 없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제발 누군가가 있기를 바라며 그집 문쪽으로 등을 갖다대고 버티며 소리를 쳐댔다.


그러나, 자칼이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세영의 코와 입을 틀어 막자, 그녀는 읍, 읍!하며 잠시 몸부림치다가 이내 축 늘어졌다.


자칼과 캐트는 권총을 꺼내들고, 605호로 들어갈 준비를 했다. 캐트가 카드키를 갖다대자, 딸깍하며 자물쇠가 열렸고, 자칼이 곧바로 문을 열고 권총을 겨누며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리고, 아파트의 방들을 열어보기 시작했다. 캐트는 세영을 끌고 들어와 문을 닫고 문에 뚫려 있는 보안용 구멍으로 606호를 내다보았다. 606호의 문은 닫힌 채 그대로였다.


자칼이 권총을 자켓 안에 집어넣고 캐트에게로 오며 고개를 저었다.


잠시 후, 세영은 두통을 느끼며 의식을 회복했다. 초점이 전혀 맞추어지지 않은 화면처럼 거실 바닥이 흐릿하게 보였다. 몸을 움직이려고 했으나, 마치 가위에 눌린 것 처럼 꼼짝할 수 없었다. 어떤 남자의 말소리가 들렸다.


“물건은 없고, 그자가 여기 은신하고 있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알겠습니다.”


이내 누군가가 자신의 어깨를 세게 잡아일으켜 앉히는 것을 느꼈다. 한수진이었다. 그녀가 세영의 눈동자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세영은 아직 몽롱한 눈으로 말했다.


“한수진씨······ 여기는 웬일이세요?”


캐트가 세영의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 그 바람에 세영의 의식이 조금 더 뚜렷해졌고, 자신이 손과 발이 묶인 채 소파에 앉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네 남자 친구 어디 있어!”


다행이었다. 시열은 여기 없었다.


세영의 대답이 없자, 캐트는 세영의 머리가 돌아갈 정도로 양쪽 뺨을 몇차례 가격하기 시작했고 무방비로 맞던 세영은 마치 금방 덫에 걸린 짐승처럼 으아아악! 괴성을 지르고, 묶인 팔다리를 버둥거리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그 바람에 그녀는 거실 바닥으로 떨어졌다.


캐트가 예상치 못했던 그녀의 몸부림에 당황하자, 자칼이 총을 꺼내 철컥 장전을 한 다음 누워있는 세영의 이마에 들이댔다. 그러자, 세영은 더 이상 항거하지 못했다. 자칼이 여유있는 말투로 말했다.


“이세영씨, 그럼 좀더 쉬운 것 부터 얘기할까요? 남자 친구가 가져온 휴대폰, 어디있죠?”


세영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자칼을 쏘아보았다.



최교연 중령은 자칼에게 유시열 대위가 돌아올 것이니 그곳에서 기다리라고 지시하고, 그 자리를 떴다. 그리고, 박병태 소장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보고했다. 박소장은 휴대폰을 찾지 못하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금요일 저녁까지는 공개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며 전화를 끊었다.


금요일 저녁, 혁명의 밤이 시작되는 때였다.


최중령은 차창 너머로 시선을 보냈다. 거리를 걸어가는 행인들 사이에서 두 아이의 팔을 잡고 걸어가는 가족을 보자 필리핀으로 해외 여행을 떠난 자신의 아내와 두딸이 생각났다.


함께 갔으면 더 좋았을 것을···..


잘 도착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필리핀이 너무 덥지는 않은지, 음식은 입에 맞는지, 궁금했다. 최중령은 아내에게 전화를 해보기로 하고, 휴대폰을 꺼냈다.


“응, 여보! 나야. 지낼만 해? 애들은 다 괜찮고?”


그 시각, 시열은 아파트 단지 건너편 상가 건물의 PC 방에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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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대마는 살아있다 23.08.19 56 1 12쪽
57 엄습해오는 불안감 23.08.19 50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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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체포 명령서 23.06.22 48 1 14쪽
49 공항 경비대 23.06.21 43 1 10쪽
48 비상 계단 23.06.21 45 1 12쪽
47 아홉번째 문 23.06.18 48 1 11쪽
46 부드러운 손길 23.06.18 47 1 12쪽
45 죽을 텐가, 나를 따를 텐가 23.06.12 4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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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새벽 조깅 23.06.06 50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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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보지 마. 23.06.02 4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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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자칼과 캐트의 뒤를 쫓다 23.06.01 49 1 12쪽
» 세영이 붙잡히다 23.05.31 49 2 11쪽
34 함정 23.05.31 54 1 11쪽
33 고민하는 고태성 경감 23.05.28 46 2 9쪽
32 킬러들 23.05.27 51 2 10쪽
31 도망가는 늘씬한 몸매 23.05.26 51 3 12쪽
30 유시열 대위, 진범이 아닐 수도 23.05.26 50 3 9쪽
29 시열이 살아있다 23.05.25 52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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