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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엘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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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해리엘
작품등록일 :
2023.05.10 10:21
최근연재일 :
2023.08.19 19:20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3,838
추천수 :
98
글자수 :
296,827

작성
23.05.28 19:00
조회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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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9쪽

고민하는 고태성 경감

DUMMY

명동에서의 그 10초, 유시열 그자는 그 10초 사이에 택시에서 내린 것이 분명했다.


그걸 눈치채지 못하다니···. 끙!

자칼은 신음했다.

하지만, 눈으로 확인해야했다. 정말 택시 안에 그가 없는지.


달리는 택시 안을 확인하려면 옆으로 붙어야 하는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저녁 시간의 교통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자칼은 뒤에서 따라오고 있는 캐트를 불렀다.


“캐트, 하나가 안보이는 것 같다. 붙어서 확인해봐! ”


잠시 후, 자칼의 백미러에 갓길로 달려오는 캐트의 모터 사이클이 보였디.


부아아앙!


굉음을 내며 자칼의 옆을 지나간 모터 사이클은 차도로 내려갔다. 그리고, 차량들 사이를 지그재그로 헤집고 달리기 시작했다.

자칼은 새삼 감탄했다. 캐트의 모터 사이클이 앞에 늘어선 차량들의 털끝하나 건드리지 않고 그 사이를 달려 갔기 때문이다. 날렵하게 달리는 고양이 같이.

캐트는 드디어, 택시 옆으로 붙었다. 그리고, 안을 들여다 보았다.

자칼의 불안감은 적중했다.


“여자 혼자예요.”


자칼은 잡고 있던 핸들을 두손으로 내리쳤다. 그의 입에서 신음이 나왔다.


끙!


이건 수치였다. 그동안 쌓아온 명성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었다.

그래도, 고객에 대한 보고는 즉시 해야했다. 구차스런 변명이나 의견은 필요없다. 자칼은 보스를 불렀다.


“택시 안에 남자가 사라졌고 여자만 혼자 있습니다.”


보고를 받은 최중령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여자가 아파트 단지로 들어 가는데, 어떻게 할까요?”


혼자 살고 있는 산하일보 여기자의 집을 지키고 있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것보다는 신원이 밝혀진 제3의 남자를 당장 만나는 것이 더 급한 일이었다.


“수고했어. 다시 연락하지.”


최중령은 무선 통신기의 스위치를 끄고, 책상 위에 놓인 서류를 들었다. 그 서류는 경찰청 디지털 포렌식 센터 고태성 경감의 신상명세였다.

그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갔다.


“디지탈 포렌식 센터라··· ”


윤월호 중령의 휴대폰은 아직 열리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유시열이 이 자를 만났을 때, 그 휴대폰이 보이지 않았다면? 분명히 유시열은 고태성에게 그 휴대폰을 열어줄 수 있는지 부탁은 했으나 아직 확답도 받지 못했고, 물건도 전달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하긴, 선뜻 그러겠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어쨌든 부탁을 받았으니, 내일 쯤 가부간에 대답을 해야겠지. 들어줄 것인지, 아니면, 거절할 것인지.


그렇다면, 오늘 밤 이 자를 만나야 한다. 그래서, 함정을 파야한다. 유시열에게 부탁을 들어줄테니 휴대폰을 갖고 오라고.


그나저나, 내가 모든 걸 알고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 이 경찰 친구의 표정이 어떨까?


후후후, 궁금하군.



고태성은 귀가하여 샤워를 하면서도, 가운을 걸치고 큼직한 소파에 앉아 임신한 아내가 거실에 놓고 들어간 유자차를 마시면서도, 유시열 대위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일이 잘못되면 범인 은닉 및 도주 방조, 증거인멸등의 죄명을 쓰고 법정에 설 수도 있었다. 그전에 경찰에서 파면되겠지. 평범한 사건 같으면 경찰 안에서 뭉개버릴 수도 있지만, 온 나라를 뒤집어 놓은 사건이니 그런 가능성을 기대할 수 없다.


그러면, 장인은 내 앞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수백억대 부동산들에 대해 다시 생각할지 모른다. 이혼을 다그치고 다른 사윗감을 알아볼 수도 있겠지. 최씨 가문의 돈으로 쌓아놓은 바벨탑을 지켜줄 검사나 경찰간부는 얼마든지 있으니까.

그러다가, 문득 드는 생각이,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지? 고태성이 그런 놈이 아니잖아!


아, 스벌! 고태성이···. 어쩌다가 이렇게 됐냐? 어쩌다가 처가집에서 쫓겨나면 어떡하나,를 걱정하게 됐냐? 야, 고태성! 너 그것 밖에 안되는 놈이었어!


전화벨이 울린 것은 샤워를 마치고 나와서 화이트 와인 한 잔을 마실 때였다.


“여보세요.”

“고태성 경감이시죠? 특별수사본부 최교연 중령입니다.”


고태성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잠깐 뵐 수 있을까요?”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고태성은 최모라는 중령이 집으로 찾아온 것이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내일 아침 경찰청으로 찾아왔다면 도주 중인 용의자를 만난 것에 대해 해명하기가 훨씬 어려웠을 것이다.

아파트 건물을 나가 두리번 거리는 고태성의 눈 앞에 주차되어 있던 차량의 헤드라이트가 두번 번쩍거렸다. 그는 그쪽으로 걸어갔다.


운전석 쪽 차창이 내려가자 사복 차림의 최중령의 얼굴이 드러났다. 군인이라는 선입견에 어울리지 않게 다소 문약해보이기까지한 평범한 40대 남자였다.

도어록이 철컥하고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타시죠.”


고태성이 당황해서 물었다.


“어디 가는겁니까?”


최중령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무데도 가지 않습니다. 거기 서있는 것보다는 안이 낫지 않겠어요?”


머쓱해진 고태성은 차 반대편으로 가서 문을 열고 앉았다. 최중령이 신분증을 꺼내 보여주었다.


“오늘 저녁에 동창회가 있었더군요. 고경감님과, 산하일보 이세영 기자, 그리고, 경찰 조직이 쫓고 있는 유시열 대위.“


그가 보여주는 휴대폰 화면에 예사랑 창가에 앉아 있는 세 사람의 모습이 또렷했다.

식은 땀이 흘렀다.


“내부 보고도 하지 않고 유시열 대위를 만난 이유를 물어도 될까요?”

“아, 그게···. 저도 그 사람을 만나게 될 줄 몰랐었습니다. 이세영 기자가 보자고 해서 갔더니 유대위가 있었읍니다. 그 자를 만날 줄 알았다면 당연히 보고를 했든지 제가 체포조를 데리고 갔겠지요.”


최교연이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그렇지 않아도 상부에 보고를 하려고 생각 중이었읍니다.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최교연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바꿨다.


“보고하시려고 하는 그 내용을 제가 먼저 들어도 될까요?”


고태성이 무슨 말이냐는 듯 돌아보자,최교연이 말했다.


“어차피 수사본부로 올라올 내용이겠지만 시간과 보안이 중요합니다, 유대위가 뭐라고 하던가요? 휴대폰 얘기를 하지 않던가요?”


고태성은 이미 이 최중령이라는 자가 자신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런 상황에서 어줍잖은 변명을 늘어놓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자신이 누명을 썼다며 그걸 벗기 위해 어떤 휴대폰의 잠금장치를 풀어야 한다더군요. 용산이나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경찰에 있는 특별한 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왔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습니까?”

“아뇨···, 생각해보고 내일 전화주기로···.. 변명같지만, 갑자기 그를 만났기 때문에 사실 아주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집에 돌아와 생각 중이었습니다.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은지···., 경찰로서 말입니다. 그래서, 내일 내부 보고를 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있던 중이었는데, 마침 전화를 주신거죠.”

“고경감님 말씀은 그 휴대폰을 아직 받지 않았다는 말인가요?”

“한번 보여줄 수 있냐고 했더니, 먼저 약속을 하라고 하더군요. 내일 전화로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확인해주면 갖고 오겠다고 했습니다.”

“유시열 대위에게 직접 전화하기로 했나요?”

“아뇨, 이세영 기자에게···. 자신은 쫓기는 몸이라 직접 통화하기가 어렵다고 하더군요.”

“그렇군요. 혹시 더 해주실 말이 있습니까?”

“그게 전부입니다. 아시고 계시겠지만 거기에 이삼십분 정도 있었나요? 길게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지요.”


역시 예상대로였다. 최중령은 잠시 생각하는 척하고, 이미 구상해두었던 자신의 계획을 얘기했다.


“이렇게 합시다. 경찰 내부 보고는 취소하시고, 이세영 기자에게 전화해서 요청을 받아들일테니 휴대폰을 갖고 오라고 하세요. 그리고, 저에게 만나기로 한 장소와 약속 시간을 말해주는 겁니다. 간단하죠? 물론, 그 전화는 내일 저희 수사본부에 오셔서 할 것이고, 제가 옆에 있을겁니다. 그전에 이세영 기자에게 제가 찾아왔었다는 얘기를 하면 물론 안되겠지요.”

“그러죠.”

“협조 감사합니다.”

“질문 하나 드려도 될까요?”

“말씀하시죠.”

“말씀을 나누다보니, 범인 검거보다 휴대폰 확보가 더 중요한 것 처럼 들리는데, 비밀이 아니라면, 그게 누구의 것이며 왜 중요한지 알 수 있을까요?”


최교연 중령은 한방 먹은 기분이었다. 역시 고태성은 경찰이었다.


“그건 말씀드릴 수가 없겠군요. 군 보안 사항이어서 말입니다.”


군 보안 사항, 참으로 편리한 이유였다.

최중령은 자신의 전화번호가 있는 카드를 내밀었다.


“내일 오실 때 전화주십시요.”


고태성이 카드를 받아들고 차에서 내리자 최중령이 탄 차는 단지 출입구 쪽으로 멀어져 갔다.

멀어져 가는 차량의 후미등을 바라보는 고태성 경감의 머릿속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구기동에서 얼마든지 유시열 대위를 검거할 수 있었는데도 하지 않았다? 왜? 휴대폰 확보가 더 중요하니까. 그 안에 무슨 내용이 들어있길래···..


후우! 궁금하군. 무엇이 들어있는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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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체포 명령서 23.06.22 48 1 14쪽
49 공항 경비대 23.06.21 43 1 10쪽
48 비상 계단 23.06.21 4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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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부드러운 손길 23.06.18 4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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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세영이 붙잡히다 23.05.31 49 2 11쪽
34 함정 23.05.31 54 1 11쪽
» 고민하는 고태성 경감 23.05.28 47 2 9쪽
32 킬러들 23.05.27 51 2 10쪽
31 도망가는 늘씬한 몸매 23.05.26 51 3 12쪽
30 유시열 대위, 진범이 아닐 수도 23.05.26 50 3 9쪽
29 시열이 살아있다 23.05.25 53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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