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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엘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침묵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해리엘
작품등록일 :
2023.05.10 10:21
최근연재일 :
2023.08.19 19:20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3,826
추천수 :
98
글자수 :
296,827

작성
23.06.02 07:20
조회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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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보지 마.

DUMMY

“유시열 대위! 이제 휴대폰을 이리 안전하게 던지시면, 저희는 고객에게 수고비 몇푼을 받고 이 나라를 뜰 겁니다. 유대위께서는 이세영씨를 데려가시면 되는거구요. 그럼, 모두에게 해피엔딩이죠. 안그렇습니까?”


시열은 유리창 너머의 세영을 돌아보았다. 세영도 시열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다행히 그녀의 다리는 묶여 있지 않았다.


여자도 세영의 머리에 권총을 머리에 겨눈 채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세영의 다리가 묶여 있지 않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자신이 잡고 있는 인질이 태권도 유단자라는 것을 모르고 있으니까.


시열은 휴대폰을 던지기 위해 휴대폰을 들고 있는 오른 손을 천천히 내렸다. 그러자, 남자는 손을 내밀어 받을 준비를 하였다.


하지만, 시열은 던지지 않았다. 그 대신에,


“여자를 먼저 풀어주시오.”


받을 준비를 하고 있던 자칼은 살짝 짜증이 났다. 하지만, 내색을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금 나한테 무슨 조건을 내걸 상황이 아닐 텐데. 유대위, 안그렇습니까?”


그건, 맞는 말이었다.


시열은 남자를 향해 휴대폰을 던졌다.


휴대폰이 불빛을 받으며 밤의 공기를 가르며 날아갔다. 그리고, 곧 자칼의 손바닥에 안착했다.


자칼은 휴대폰이 손바닥에 들어오자마자 다른 손으로 허리춤의 권총을 빼들었다. 그러나, 시열이 더 빨랐다.


그는 휴대폰을 던지자마자 한쪽 무릎을 꿇으며 허리춤의 대검을 빼어 자칼에게 던졌고, 일직선을 그으며 날아간 대검은 그의 목젖 한 가운데에 꽂혀 버렸다.


자칼의 손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이 먼저였는지, 아니면, 목에 꽂힌 대검이 먼저였는지, 자칼도 분간이 안될 정도로 순간적이었다.


컥!

외마디 비명을 지른 자칼은 목에 대검이 꽂힌 채, 그 자리에서 무릎을 끓고 무너졌다. 동시에, 그의 손에서 떨어진 휴대폰은 마당 수풀 속으로 떨어져 들어갔다.


시열이 넘어진 자칼의 권총을 빼앗기 위해 돌진했다.


그 순간, 캐트가 세영의 머리를 겨누고 있던 팔을 그대로 돌려, 달려오고 있는 유리창 너머의 시열을 겨누었다.


불과 몇미터.


캐트가 이런 거리에서 목표를 맞추지 못하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곧 그녀는 콧 잔등에 엄청난 고통을 느꼈다.

앉아 있는 세영의 오른 발이 번쩍 올라가 캐트의 안면을 강타한 것이었다.


의외의 일격을 당한 캐트는 잠시 휘청였지만, 곧 이를 악물고,


“이 쌍년이!”


주먹으로 세영의 얼굴을 강하게 가격했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권총을 주워 곧바로 세영의 머리에 겨누었다. 시열이 아직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자칼의 손에서 이제 막 권총을 빼냈을 때였다.


세영은 공포에 질린 눈으로 캐트를 바라보았다. 유리창 너머에서 시열이 안돼!라고 소리치는 것이 들렸지만, 이미 늦었다.


세영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때,


쨍!


세영의 귀에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뭐야? 나··· 죽은거야?’


세영이 질끈 감았던 눈을 살며시 떴더니, 거짓말같이 믿기지 않는 장면이 바닥에 펼쳐뎌 있었다. 방금 자신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있던 여자가 눈도 채 감지 못하고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그녀의 머리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저격!


시열은 본능적으로 방어 자세를 취하며 어둠 속을 응시하며 이리 저리 권총을 겨누었다.


하지만, 그 총알은 가까운 거리에서 날아온 것이 아니었다. 저 산속의 어디 쯤에 위치한 소음기가 부착된 저격용 라이플에서 날아온 것이 분명했다. 권총의 사거리 밖이었다.


시열은 황급히 거실로 뛰어 들어가 세영의 결박을 풀기 시작했다.


“괜찮아?”

“어때 내 몰골? 괜찮아 보여?”

“응, 예뻐.”

“다행이네. 내가 오늘 저 년한테 몇대 맞은 줄 알아? 씨앙년!”


농담을 주고 받으면서도 시열의 손은 빠르게 움직였고, 이내 세영의 결박이 풀렸다.


“걸을 수 있지?”

“못 걸으면? 총 맞아 죽을 판인데.”

“농담할 시간 없다. 빨리 피하자.”


시열은 세영을 데리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권총으로 어둠 속을 이리 저리 겨누며, 길 반대 쪽 내리막 수풀 속으로 달려 들어갔다.


하지만, 시열은 곧 세영을 멈춰세웠다.


“왜 그래?”

“쉬!”


시열은 귀를 기울였다. 누군가가 급한 걸음으로 산을 내려오는 소리.


더 이상 도주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들은 저격용 소총을 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잡목으로 무성한 수풀의 어둠 속으로 세영을 밀어넣고 자신도 그 옆에 엎드렸다.

그리고,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완전한 침묵 속에 그들을 기다렸다.


잠시 후,


저격용 라이플을 든 두 사내가 총을 겨누며 건물로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한 명이 두 남녀의 시신을 확인하는 동안 다른 한명이 두 사람이 몸을 숨기고 있는 수풀 근처로 총을 겨누며 다가왔다.

십여 미터 거리, 시열은 조용히 권총의 방아쇠에 검지를 끼웠다.

그리고, 마침내, 2미터, 1미터···..


엎드려 있는 두 사람의 바로 코 앞에 멈추어선 남자의 등산화가 보였다. 세영은 두 손으로 코와 입을 감싸고 숨을 참았다.


일촉즉발의 순간, 세영이 더는 숨을 참기 어려워할 때,


다행히 등산화는 방향을 돌렸다. 그리고, 건물 쪽으로 걸어갔다.

그제서야, 세영은 입과 코를 막고 있던 손을 떼내고 참았던 숨을 조용히 내쉬었다.


후우우우!


하지만, 시열은 긴장을 풀지 않고 귀를 기울였다. 제법 먼거리였고 나지막했지만, 그들이 교신하는 소리가 밤공기를 타고 희미하게 들려 왔기 때문이다.


“자칼과 캐트는 잡았고, 두 사람은 도주했습니다.”


자칼과 캐트, 두 남녀의 이름이었다.


암호명이거나 그들이 누구인지 모르는 제3자가 붙인 이름이겠지.


그런데, 그들이 왜 우리를?


시열은 아무리 생각해도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상황은 더욱 알 수 없는 곳으로 꼬여가고 관련되는 사람들은 더욱 많아지고 있고, 또 죽어가고 있었다.


교신을 끝낸 그들은 마당에 죽어있는 자칼의 팔다리를 들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이내 거실의 커튼이 닫혀지고, 모든 불이 꺼졌다. 그리고, 건물을 나온 그들은 그들은 플래쉬를 켜들고 어둠 속으로로 사라졌다.


누굴까? 저 둘···


범죄 집단이라면 저렇게 시신을 안으로 옮기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정부 관련 기관의 요원이라면.... 현장 처리반이 곧 도착할 것이다.


시열은 수풀 속에서 몸을 돌아 눕히며 참고 있던 긴 숨을 내쉬었다. 세영은 이미 돌아 누워있었다. 아주 작은 공간이지만, 밤 하늘의 별들이 수풀의 나뭇잎 사이로 보였다.

그 별들을 보며, 시열이 물었다.


“괜찮아?”

“아프다.”

“많이?’

“응, 많이.”


시열은 걱정스럽게 물었으나 세영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세영은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별···. 세는 거야?”


나름, 낭만적이기는 했다. 사랑하는 남녀가 한 밤중에 수풀 속에 누워 별을 보고 있으니. 하지만, 이렇게 누워 있을 시간의 여유는 없었다. 언제, 저 시체들을 처리할 현장 처리반이 도착할지 모르니.


시열이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가자.”


그리고, 누워있는 세영의 손을 잡고 끌어 올렸다. 그러자, 숫자 세기를 마친 세영이 일어나며 욕설을 내뱉었다.


“아우, 저 씨발 년!”

“...”

“열 대 쯤 맞은 것 같다. 묶여있지만 않았어도 뒤돌려차기로 턱주가리를 날려버렸을텐데.”


시열은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역시 이세영이다.


“가자. 곧 귀찮은 사람들이 올 것 같아.”


두 사람은 수풀을 나와 건물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마당 수풀 속에서 휴대폰을 찾았고, K-7 트렁크에서 세영의 쇼울더 백 을 회수한 후 산길을 내려갔다.

잠시 후, 길가에 희끄무레한 물체가 보였다. 시열이 길가 숲속에 숨겨놓은 엘란트라였다.


세영은 차를 타자마자 실내등을 켜고 햇빛 가리개를 내려 거울을 보았다. 그리고, 당황하여 황급히 실내등을 꺼버렸다


“...... 왜 그래?”

“고개 돌려?”

“무슨 일이야?”

“내 얼굴 보지마··· 보지 말라니까!. 얼굴 저리 돌려!”

“왜 그러냐고?”

“..... 엄청 부었어.”

“......”

“아우, 저 쌍년! 확 죽여 버릴거야.”

“......”



미국, 워싱턴 DC 건너 편, 랭글리.


제레미와 데렉은 점심 시간을 이용하여 포토맥 강변을 달렸다.


사무실의 형광등 불빛에 앉아 있기에는 날씨가 너무 기가 막히게 좋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강변으로 쏟아져 나와 있었다. 걷거나 뛰지 않는 사람들은 잔디 밭에 앉아서 책을 보거나 샌드위치를 먹기도 했고, 대형 타월을 깔고 누워있기도 했다.


넥타이와 와이셔츠의 남자들도 있었고, 비키니를 입은 멋진 몸매의 여자들도 있었다.


두 사람은 강변을 따라 남쪽으로 십오분쯤 달리다가 링컨 모뉴먼트 근처에서 잠깐 쉬기로 했다. 여기서 잠시 쉰 다음, 다시 북쪽으로 달려가 CIA 건물로 들어간 다음, 샤워를 하고 구내 식당에서 샌드위치를 사서 사무실로 들어가 또 다시 미국의 대외 안보를 위해 걱정하면 되는, 날씨좋은 날의 일상이었다.


두팔을 저으며 숨을 고르고, 비교적 다른 사람으로부터 떨어진 잔디밭에 앉자마자 데렉이 말했다.


“김재수 장군 돈이 뭉텅이로 빠져나갔어요.”

“그래? 내 구좌로는 아직 한푼도 안들어왔던데.”

“저런! 스위스 은행에 계좌가 있었다면, 7백만불 쯤은 받으실 수 있었는데,”

“아쉽군.”

“농담 아녜요. 눈 먼 돈들이 미친 듯이 날아가고 있으니까요. 파나마와 마카오에도 각각 오백만불씩 갔구요.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그렇죠.”

“와우!”

“모두 코리안 기업들인데, 문제는 최근 금액이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말하자면, 룰렛의 속도가 줄어들고 있다는 말인가?”

“그렇죠. 마지막 베팅.”

“흠, 퇴역한 육군 중장에게 기업들이 그렇게 아낌없이 베팅을 한다? 서울에 있는 우리 친구들은 뭐라고 해?”

“그 김재수 중장과 관련있는 사람들을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아직 특별한 것은 없다고 하네요. 한국에서 그의 영향력이 이미 제로상태이기 때문에 그 나라에서 그가 어떤 일을 꾸미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합니다. 제 생각에는 서울 친구들이 아직 모르고 있거나, 아직 충분한 정보가 없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아니면, 그자가 한국이 아니고, 미국에서 뭔가를 하고 있거나.”

“그럴 가능성은 없지요. 그랬다면 FBI나 IRS가 벌써 낚아 챘을걸요.”

“그 친구들이 모르고 있을거란 말이야?”

“하하하, 그럴리가요. 언제 낚싯대를 잡아 채야 하는지 찌를 쳐다보고 있는걸요.”

“결국 한국인데···.. 서울 친구들이 우리에게 뭘 숨기고 있는 건 아닐까?”

“아직 뚜렷한 뭔가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겁니다. 한국 친구들 정보력이 기대만큼은 아닌 것 같아요.”

“스위스, 파나마, 마카오로 갔다는 돈 말이야. 당연히 당좌계좌는 아니겠지?”

“은행 금고 안에 들어가서 그냥 꺼내오면 되는 무기명 채권이죠. 물론, 우리는 어느 금고 안에 있는지 알고 있죠.”

“그건 안들은 것으로 하지.”


제레미가 일어나자 데렉도 따라 일어섰다.


“자, 이제 랭글리 자판기의 샌드위치를 먹으러 갈까?”


그들은 포토맥 강을 따라 북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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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대마는 살아있다 23.08.19 5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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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목표는 광화문 23.06.28 53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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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돌아올 수 없는 출동 23.06.25 49 1 11쪽
51 특전사령관 체포 23.06.22 48 1 9쪽
50 체포 명령서 23.06.22 48 1 14쪽
49 공항 경비대 23.06.21 43 1 10쪽
48 비상 계단 23.06.21 44 1 12쪽
47 아홉번째 문 23.06.18 48 1 11쪽
46 부드러운 손길 23.06.18 47 1 12쪽
45 죽을 텐가, 나를 따를 텐가 23.06.12 47 1 11쪽
44 재생되는 녹음 23.06.12 50 1 12쪽
43 커피 한잔 23.06.09 49 1 11쪽
42 종로 약국 23.06.09 54 1 10쪽
41 동대문 시장 23.06.06 48 1 13쪽
40 새벽 조깅 23.06.06 50 1 11쪽
39 에이전트 X 23.06.02 53 1 11쪽
» 보지 마. 23.06.02 47 1 12쪽
37 결국, 두 손을 들고 나온 시열 23.06.01 59 1 10쪽
36 자칼과 캐트의 뒤를 쫓다 23.06.01 49 1 12쪽
35 세영이 붙잡히다 23.05.31 48 2 11쪽
34 함정 23.05.31 54 1 11쪽
33 고민하는 고태성 경감 23.05.28 46 2 9쪽
32 킬러들 23.05.27 50 2 10쪽
31 도망가는 늘씬한 몸매 23.05.26 50 3 12쪽
30 유시열 대위, 진범이 아닐 수도 23.05.26 50 3 9쪽
29 시열이 살아있다 23.05.25 52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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