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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영 님의 서재입니다.

다차원 코인 전쟁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미르영
작품등록일 :
2018.01.07 14:34
최근연재일 :
2020.12.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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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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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차원 코인전쟁-048

모든 것이 연결될 때




DUMMY

수십 개의 모니터를 마주하고 있는 사람들!

그들은 오늘도 전 세계에서 전해지는 증시 정보를 분석하며 지하에 마련된 트레이딩룸을 지키고 있었다.

각자 바쁜 가운데 중년의 사나이가 전면 벽에 걸려 있는 대형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었다.

트레이딩룸을 총괄하는 그는 머지않아 진행될 투자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대한민국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에 배팅한 그는 검은 머리 외국인으로 불리는 투자자였다.


‘이제 머지않아 시작이다.’


현 정부는 OECD에 가입하기 위해 원화 가치를 고평가해 국민 소득을 10,000달러로 유지하는 중이다.

헛된 명성을 위해 환율시장에 개입하면서 다량의 외화를 방출한 결과 금융위기가 가시화되고 있었다.

대한민국 정부의 외환 보유금액이 급격히 떨어지는 상황!

기업들의 무분별한 차입 경영과 금융기관의 부실화로 인해 대한민국의 경제는 백척간두지만 자신에게 기회였다.

사나이는 모니터를 주시하다가 입을 열었다.


“지금도 계속 자금이 유입되고 있나?”

-단기성 자금이 계속 유입되는 중입니다.

“만기 도래는?”

-앞으로 두세 달 뒤에 몰려 있습니다.

“달러 매수는 어떻게 되고 있나?”

-지금까지 삼억오천만 달러 확보했습니다.

“예정대로군. 앞으로 얼마나 매수할 수 있나?”

-목표인 오억 달러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지?”


이어폰으로 들려온 예상치 못한 답변에 사나이가 물었다.


-달러는 매수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달러를? 어떤 세력인가?”

-워낙 다양한 곳에서 달러를 매집한 터라 세력이 움직인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규모지?”

-적게 백만 달러고, 많게는 천만 달러 정도입니다.

“눈치 빠른 놈들이 있나 보군.”

‘혼천의 쟁투에 정신이 팔려있다고 생각했는데 눈을 뜨고 있는 작자들도 있군.’


생각하지 못한 암초에 사나이는 눈살을 찌푸렸다.

얼마나 많은 달러를 확보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었다.

헤지펀드와 핫머니들이 움직임 탓에 원화로 달러를 사는 것은 이제 어려운 일이라 국내로 눈을 돌려야 했다.


“일단 매수 단가를 높여서라도 최대한 매입해라. 그리고 이제부터는 명동을 비롯해 달러가 나올 구석이라면 하나도 놓치지 말아라.”

-알겠습니다.

‘무가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면 어려울 것이다.’


지시를 내리긴 했어도 사나이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무가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면 삼억오천만 달러를 확보한 것도 어찌 보면 기적이나 다름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대한민국을 장악하고 있는 자들이 국내에 있는 달러를 그냥 두지는 않았을 터였다.


‘기존에 확보한 달러도 제법 있으니 성과를 최대한 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 원하는 수준의 자금만 확보하면 나도 정회원이 될 수 있다.’


현재까지 확보한 달러는 모두 12억 달러 그 정도면 충분히 배팅할 만하다고 생각한 사나이는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대한민국은 나락으로 떨어지겠지만, 자신은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성과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칼이 주는 정보만 믿어서는 안 된다. 놈들도 이 판에 그냥 들어온 것이 아니니까.’


자신에게 정보를 주고 있는 칼 헤일러의 배후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환투기에 개입하고 있다.

돈이나 벌자고 벌인 일이 아니라 대한민국에 개입하고 싶어서라는 것을 알기에 정보를 무조건 신뢰해서는 곤란했다.


‘환율이 오르면 지금 확보한 자금은 거의 두 배는 불어날 테니 이제부터는 소통령만 잘 움직이면 된다. 어차피 난 IMF 이후를 노려야 하니까.’


칼 헤일러의 배후에 있는 배후가 어디인지 모르지만 노리는 부분이 서로 달랐기에 사나이는 걱정하지 않았다.

아무리 배후가 든든하더라도 대한민국에서만큼은 자신이 우위를 지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이렇다 할 특별한 움직임 없으니 거기나 가보자.’


아직은 상황의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라 사나이는 트레이딩룸을 나서기로 했다.


“나는 이만 퇴근하겠다. 특이사항이 생기면 보고하도록.”

-알겠습니다. 실장님.


이어폰을 빼 책상 위에 둔 사나이는 밖으로 나갔다.

위장된 통로를 따라 지하 주차장으로 향한 그는 주차된 자신의 차를 타고 전주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호텔 미라클!

강남에 새롭게 지어진 이 호텔은 5성급으로 지하에 있는 고급 유흥주점인 레이니가 사나이의 목적지였다.

사나이가 운전하는 차는 호텔 숙박객을 위한 지하 주차장으로 향하는 입구와는 다른 출입구로 들어섰다.

별도로 구획된 지하 주차장에서 직접

철저한 회원제로 운영되는 레이니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이었는데 사나이 또한 입구에서부터 제지를 당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더블유로 예약이 되어있을 텐데.”

“죄송합니다.”


사나이의 말에 입구를 지키고 있던 가드들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후 문을 열어 주었다.

입구 지나 안으로 들어가자 통로 안에도 귀에 리시버를 꽂고 있는 가드들이 있었다.


‘적어도 일류 무인들이군.’


회합에 참여한 이들의 중요성을 대변하듯 통로를 지키는 가드들의 수준에 사나이는 입맛이 썼다.


‘이제 머지않았다. 황금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네놈들도 조만간 알게 될 거다.’


사나이는 끓어오르는 가슴을 애써 식히며 천천히 모임이 있는 룸으로 다가갔다.

룸 앞으로 지키고 있는 가드가 문을 열어 주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세 명의 인물들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삼십 대 중반으로 보이는 세 명의 인물들!

검찰총장의 장남과 여당 4선 의원의 장남, 그리고 물류 유통을 장악하고 있는 대원그룹의 3세였다.

대원물류의 상무인 조진환이 안으로 들어온 사나이를 보고는 손을 들어 반겼다.


“어! 왔나?”

“늦었습니다.”

“아니야. 어서 앉아.”

“감사합니다. 그럼!”

“일을 차질 없나?”


사나이가 조심스럽게 끝자리에 앉아 검찰총장의 차남인 서원섭이 물었다.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고, 준비는 완벽합니다.”

“지금은 어르신들이 거기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으니 차질이 없어야 할 거야.”

“명심하고 있습니다. 예정대로 준비가 될 테니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하하하! 원섭아! 너무 타박하지 마라.”


분위가 경직되는 것을 느낀 차진수가 입을 열었다.

차지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차영환의 의원의 아들이었다.

차진수의 말에 얼굴을 푼 서원섭은 술병을 들었다.


“내가 예민했던 모양이군. 한 잔 받아.”

“감사합니다.”


사나이는 급히 잔을 들어 술을 받았다.


“우리도 그렇지만 이번 일의 성패에 따라 윤 실장의 미래도 결정되어서 한 말이니까 너무 서운해하지 말고.”

“알고 있습니다.”

“자! 한 잔 쭉 들이켜!”

“예!”


정윤호는 얼굴을 돌려 잔에 든 양주를 단숨에 비웠다.


“그나저나 정 실장!”

“예! 상무님.”

“소식이 들어 온 거 없나?”

“소식이라면······.”

“신물 말이야.”

“현재까지 이렇다 할 소식이 들어온 것은 없습니다.”

“하아! 참 별일이네.”


혼천의 쟁투를 예견하는 징조가 나타났음에도 완벽한 신물이 나타났다는 소식이 없기에 조진환이 고개를 저었다.


“다른 소식은?”

“무가마다 긴장감이 팽팽하기는 해도 아직 움직인 이들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혼천은 정말 모르겠군. 조금 더 신경을 써 봐. 특히 기존에 신물을 가지고 있는 무가 위주로 말이야.”

“사전에 무가마다 안테나를 꽂아 넣은 터라 변화가 생긴다면 곧바로 알 수 있을 겁니다.”

“역시! 정 실장이야.”


조진환은 믿는다는 듯 어깨를 두드렸지만, 정윤호가 이를 악물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제7장. 경제 환란.


서자로 태어나 발버둥 치며 여기까지 올라온 정윤호는 굴욕감을 속으로 감추었다.

자신과는 태생이 다른 자들!

이빨을 드러내는 순간 가차 없이 물어뜯고,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가차 없이 지워버릴 것을 아는 까닭이다.


‘신물을 얻기만 하면 된다, 신물을······.’


술잔을 맞대고 있어도 자신과는 사는 세상이 다른 자들이라는 것을 알기에 조용히 훗날을 기약했다.

몇 순배 잔이 돌고 나자 서원섭이 말했다.


“그나저나 정 실장!”

“말씀하십시오.”

“요사이 검찰 내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던데. 혹시 냄새를 맡은 건 아닌지 모르겠군.”

“촉이 좋은 자들이 있기는 하지만 미국 쪽만 신경을 쓰고 있을 테니 염려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만에 하나 아버님 귀에 들어가면 시끄러워질 수도 있으니까 신경을 써야 할 거야.”

“사람을 붙이도록 하겠습니다.”

“좋아. 정 실장이니까 알아서 잘하겠지. 문제가 없도록 단속 좀 해둬.”

“예!”

“바쁠 텐데. 정 실장은 이만 가봐.”

“알겠습니다, 놀다 가십시오.”


정윤호의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한 뒤 룸을 벗어났다.


“일은 잘하는데 좀 뻣뻣해.”

“출신이 그쪽이니 그럴 만도 할 거다. 꼴에 자존심은 있는 모양이니까. 일이 끝날 때까지 살살 다뤄라. 원섭아. 정 실장 꼬장 나면 도루아미타불이니까.”

“걱정하지 마라.”


드르르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서원섭이 전화기가 진동했다.


“뭐냐?”

“아버지 호출이다. 오늘은 이만해야 할 것 같다.”

“밤새 달리려고 했는데 오밤중에 꼰대가 왜 찾는 거냐?”

“모르겠다. 차장 검사가 치고 올라오는 터라 요즘 꼰대 기분이 좋지 않으니 가봐야 할 것 같다.”

“그쪽 차장 검사가 대통령하고 붙어먹는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 정도냐?”

“골치 아픈 모양이더라.”

“할 수 없지. 진수야, 너는?”

“나는 밤새 달릴 수 있다.”

“체력도 좋구나. 그래 나는 이만 갈 테니 진환이 너는 진수하고 놀다가 들어가라.”

“그래. 알았다. 꼰대 만나면 속 좀 감추고.”

“알았다. 걱정하지 마라.”


서원섭은 두 사람은 룸에 두고 밖으로 나갔다.

통로를 지나 레이니를 나서자 대기하고 있던 차량이 다가와 서인섭을 태웠다.


“어디로 모십니까?”

“한남동으로 가자.”

“알겠습니다.”


서원섭을 태운 차는 자정이 가까워 한적한 도로를 얼마간 달린 후 저택들이 밀집한 곳으로 갔다.

서원섭의 아버지이자 대한민국 검찰의 총수인 서장후의 저택이 있는 곳이었다.

저택으로 들어가는 문이 자동으로 열리자 서원섭을 태운 차량이 저택 안으로 진입했다.


‘후우! 오늘은 또 왜 부른 건지······.’


언제 자신을 못마땅하게 보는 터라 서원섭은 아버지의 부름이 그다지 달갑지 않았다.

어려서 기대를 받아 왔지만, 행정, 외무, 사법고시를 동시에 패스한 천재로 이른 나이에 검찰총장에 오른 아버지의 마음을 흡족하게 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검찰에 투신해 수많은 사건을 해결한 베테랑으로 입지를 다졌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식견도 대단한 아버지였다.

그런 아버지의 기대를 충족시킨다는 것은 서원섭으로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차에서 내린 서원섭은 술 냄새가 나는 것을 확인한 후 옷차림을 단정하게 하고 집으로 들어갔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거실에 있는 소파에 압아 있는 아버지가 보였다.


“한잔 마신 게냐?”

“예, 조금 마셨습니다.”

“그리 앉아라.”


서원섭은 조심스럽게 자리에 앉았다.




새로운 세상이 찾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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