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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영 님의 서재입니다.

다차원 코인 전쟁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미르영
작품등록일 :
2018.01.07 14:34
최근연재일 :
2020.12.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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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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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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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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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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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다차원 코인전쟁-05

모든 것이 연결될 때




DUMMY

민준의 눈이 떠졌다.

어제 과음을 했는데도 기분이 좋았다.

정말 오랜만에 깊은 잠을 잘 수 있었고, 평화로운 일상을 맞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빠바바방!!


골목길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으음, 여긴 여전하군.”


홍콩인들이 출근할 때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인 터라 요란하게 경적을 울리는 것이 일상이라 거슬리지 않았다.


“워낙 좋은 술들만 마셔서 그런지 그리 힘들지는 않구나. 다들 자고 있으려나?”


술을 마시다가 새벽 3시가 넘어 돌아온 터라 인터폰을 들어 종철이의 방 번호를 눌렀다.


-예, 형님.

“잠 깼으면 덕배 깨워서 나와라. 해장하러 가자.”

-알겠습니다.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방을 나서니 동생들이 벌써 나와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씻기는 한 거냐?”

“그냥 세수만 했습니다.”

“어제 많이 마시던데 속은 어떠냐?”

“괜찮습니다. 형님.”

“그래도 해장은 해야겠지. 내려가자.”


세 사람은 로비로 내려가 숙소를 나섰다.


‘다들 철수한 모양이군.’


왕이에게 부탁해 하루만 경호해 달라고 부탁했던 민준은 청혈대원들이 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이 깰 때까지만 부탁한 터라 서운하지 않았다.

잘못 엮이면 청혈대원들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어디로 가실 겁니까?”

“오랜만이니 마라탕이 좋겠다.”


세 사람은 사천 출신 주방장이 운영하는 가게로 갔다.

홍콩 사람들은 주로 밖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터라 가게 앞부터 길을 따라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조금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할 것 같구나.”


세 사람은 순서를 기다리다 얼큰하고 얼얼한 마라탕으로 해장을 한 뒤 숙소로 돌아왔다.


“이제 어떻게 하실 겁니까? 형님.”

“약속이 잡히기 전까지 유럽으로 갈 준비를 하자.”

“어느 선까지 준비할까요?”

“우리 행적이 밝혀질 수도 있으니 종철이 너는 신분 세탁 쪽을 알아봐라. 어제 왕이가 알려준 자를 만나면 충분히 해결할수 있을 거다.”

“알겠습니다. 활동하기 좋은 신분으로 준비하겠습니다.”

“형님, 저는 뭘 하면 됩니까?”

“덕배 너는 영국계 투자사 중에 쓸 만한 곳 좀 알아봐라.”

“투자사라면 놈들과 연계가 없는 곳으로 하면 되는 거죠?”

“그래. 그러면 될 거다. 어렵게 잡은 기회니까 움직이는 동안 우리 정체가 드러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거다.”

“염려하지 마십시오. 형님.”

“할 일이 많으니 이만 나가자.”


각자 할 일을 맡은 세 사람은 함께 밖으로 나왔다.

오랫동안 계획하던 일이라 그런지 세 사람은 유럽으로 떠날 준비를 빠르게 해 나갈 수 있었다.

분주하게 각자 일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세 사람은 민준의 방에 모여 하나하나 점검해 나갔다.


“언제까지 만들 수 있다고 하더냐?”

“일주일이면 된다고 합니다. 왕이 형님 덕분인지 신분은 실제 신분으로 만들어 준다고 하니 문제는 없을 겁니다.”

“잘 됐군.”

“덕배야, 은행은 어떻게 처리했냐?”

“맨체스터 은행이 제일 나을 거 같습니다. 유령 회사 설립도 알아봐 준다고 하더군요.”

“네 군데 다 말이냐?”

“수수료는 이 퍼센트로 하고, 입금액이 이천만 파운드 이상이면 전부 처리해 준다고 합니다.”

“그 정도면 괜찮구나.”

“그런데 그 정도 금액으로 팔릴까요?”

“그건 걱정하지 마라. 우리가 건진 아이템은 그만한 가치가 있을 테니 말이다.”


대한민국에서 유물연구에 관해서는 최고의 권위자라 불렸던 민준이기에 덕배와 종철이 고개를 끄덕였다.

웃으며 두 사람을 보고 있던 민준의 안색이 굳어졌다.


“형님, 왜 그러십니까?”

“잠깐 조용히 해라.”


긴장된 음색에 두 사람은 어느새 민준의 곁으로 다가와 주변을 경계했다.

대한민국을 탈출할 수 있게 해준 능력!

능력이 발현될 때 발산되는 에너지를 감지할 수 있는 민준의 능력을 알고 있는 까닭이다.


“누군가 우리를 감시하고 있다. 보통 놈들이 아닌 것 같으니 조용히 처리해야 할 것 같다. 놈들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볼 테니 준비들 해라.”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민준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두 사람은 벽장이 있는 곳으로 갔다.

벽장 문을 연 종철은 옷걸이를 걸어 놓는 철봉을 잡고 순서를 따라 앞뒤로 돌렸다.


철컥!


연결 고리가 풀리는 소리와 함께 벽장 밑바닥이 들썩였다.

옆에 서 있던 덕배가 걸쇠가 풀린 바닥을 들어 올리자 기다란 상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양쪽 끝에 있는 손잡이를 잡고 상자를 꺼냈다.

상자의 뚜껑을 열자 장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까지 동남아시아 일대를 돌며 모아왔던 장비들이다.


“건너편 옥상에 있는 놈은 에너지가 어두운 걸 보면 암살자 계열인 것 같고, 뒤쪽으로 접근하고 있는 두 놈은 화기와 수기가 짙다. 앞에 있는 놈은 내가 처리할 테니 뒤에 있는 놈들은 너희들이 맡아서 처리해라. 놈들이 연락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잊지 말고.”

“예!”

“예!”

“시작하자.”


세 사람은 상자에서 장비를 꺼내기 시작했다.

동전 크기의 비늘 같은 것으로 만들어진 검은색 어린갑과 정글도처럼 생긴 50cm 크기의 세 쌍의 검이었다.

조용히 머리까지 감싸는 어린갑을 착용하고 검을 양손에 쥔 세 사람은 조용히 방문을 나섰다.

방문을 나서기 무섭게 어린갑에서 푸르스름한 광채가 나오더니 세 사람의 모습이 어둠으로 물들어갔다.


어둠 속에 스며든 세 사람은 소리 없이 계단을 향했다.

민준은 계단 위로 올라가 옥상으로 향했고, 덕배와 종철은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 주방 쪽으로 향했다.


‘앞 건물 옥상에 있는 놈이 문제인데······.’


뒤쪽에서 접근하는 자들은 화기와 수기와 관련된 능력을 지녔다고 해도 동생들이 처리하는 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건너편 건물에 있는 자는 달랐다.

대한민국을 떠날 때 끝까지 뒤를 쫓은 자들과 비슷한 에너지 수준이라 쉽게 상대할 수 있는 자가 아니었다.


‘그래도 한국에서 온 자들은 아닌 것 같으니 다행이다.’


느껴지는 에너지 스펙트럼을 보면 한국에서 자신들을 쫓던 자들과는 완전히 다른 터라 그나마 안심이었다.

만약 그들이라면 그토록 감추고자 했던 자신들의 정체가 드러났다고 봐야 했기 때문이었다.


‘목숨을 걸어야 할지도 모른다. 피해를 좀 입어도 최대한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최선이다.’


옥탑에 도착한 민준은 조용히 문을 밀었다.

객실 몇 개를 왕이의 조직원들이 항상 이용하는 터라 도주하기 쉽게 호텔의 옥탑에 있는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아직은 지켜보고 있구나.’


민준은 에너지 스펙트럼을 확인했다.

흑암의 기운은 지닌 자의 시선이 계속 자신이 머물던 객실을 주시하고 있어 다행이었다.

조용히 옥상으로 올라온 보람이 있었다.


-나는 준비됐다.

-저희도 됐습니다.

-시간을 끌면 안 된다. 홍콩의 특무 경찰에게 걸리면 안 되니까 최대한 빨리 처리해야 한다.

-알고 있습니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홍콩 경찰이 펼쳐 놓은 능력자 감시망에 감지되기 전에 처리해야 했다.

아이템의 능력을 발현하기 시작한 후 10초 안에 승부를 봐야 하는 터라 세 사람은 호흡을 골랐다.

-지금이다.

팟!

민준은 지시를 내리며 곧바로 옥상을 박찼다.

발을 디딤과 동시에 아이템의 작동시킨 민준은 한 마리 비조처럼 건너편 옥상으로 날며 양손에 쥔 검을 휘둘렀다.


쉐애애액!


“헉!”

객실을 감시하던

자가 갑자기 날아오는 검기에 헛바람을 삼키며 뒤로 빠르게 물러났다.


촤아악!


“크윽!”


어깨부터 가슴 이르기까지 X로 검기를 맞은 감시자는 답답한 신음을 흘리며 곧바로 모습을 감췄다.

급작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오랜 경험으로 말미암아 본능적으로 능력을 발현했던 까닭이다.


‘제기랄! 다른 놈들이 있었던 건가?’


의외의 기습이었지만 감시자는 무척이나 침착했다.


‘나와 같은 계열이 분명하다. 떨거지들이 나타나기 전에 최대한 빨리 승부를 보려 할 테니 그때 처리해야 한다.’

다른 조직에서 보낸 것으로 보이는 자와 공방이 길어지면 감시망에 걸릴 것이 분명했다.

시간이 지체되어 홍콩 경찰의 특무대가 도착할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감시자는 침착하게 기다렸다.


‘기회다.’


팟!


“컥!”


상대의 기척을 포착하고 막 움직이려는 찰나 양쪽 어깨에서 불로 지지는 것 같은 통증이 밀려들었다.

검은색의 검 두 자루가 어깨를 관통한 모습이 보였다.


“크으윽!”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근원이 양어깨에 있었다.

조직도 모르는 자신만의 비밀을 정확하게 알고 일격을 가한 상대의 정체가 궁금했다.

아이템 사용을 멈췄는지 눈앞에 누군가 나타났다.

그리고 두건처럼 둘러쓴 어린갑 안의 얼굴이 드러났다.


‘어, 어떻게?’


감시하고 있던 강민준이기에 감시자의 눈이 크게 떠졌다.

한국을 떠나 홍콩에 도착한 후 계속 감시해 왔는데 강민준이 아이템을 얻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놀람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근원에 잠재된 에너지가 완전히 사라지며 감시자의 생체기능도 정지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됐냐?

-둘 다 처리했습니다.

-잘했다.


능력이 발현된 시간은 불과 5초 남짓!

감시망에 나타났던 신호는 사라졌을 것이고, 홍콩 경찰 특무대가 추적하기 전이라 안심할 수 있었다.

민준은 감시자의 양어깨를 관통했던 검을 회수했다.


스르르르!


검을 뽑자 어둠에 휩싸여 있던 감시자의 몸이 산산이 부서지며 먼지처럼 흩어졌다.

그와 동시에 민준이 입고 있던 어린갑과 양손에 들고 있던 검이 투명하게 변하며 사라졌다.


‘능력이 있다는 것이 좋은 일인지 모르겠군. 죽으면 이렇게 시신조차 남기지 못하는데 말이야.’


아이템을 통해 능력은 얻은 자들의 최후가 먼지처럼 산화하는 것이라 민준은 씁쓸했다.

자신 또한 이제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내려가자.’


민준은 조용히 옥상 옆에 달려 있던 피난 계단을 통해 건물 아래로 내려와 호텔로 향했다.

민준이 로비를 지날 때 나간 적이 없었던 사람이 밖에서 들어왔기 때문인지 직원이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착각했다고 생각하겠지.’


민준은 태연하게 계단을 통해 객실로 올라갔다.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가자 뒷문으로 나갔던 덕배와 종철이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고생하셨습니다, 형님!”

“너희들도 고생했다. 앉자.”

“이제는 벗을 수 없게 됐는데 괜찮겠습니까?”


걱정되는지 소파에 앉으며 덕배가 물었다.


“걱정할 것 없다. 우리가 얻은 건 다른 무기들과 달리 감시망에 절대 걸리지 않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게 정말입니까?”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라 종철이 놀라 물었다.


“우리가 착용한 건 일반적인 것하고는 다른 종류다. 우리가 사용하려고 마음을 먹어도 살기를 가진 기운에 노출되기 전에는 나타나지도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라.”

“조금 걱정했는데 다행입니다. 그나저나 이곳이 노출됐는데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덕배 형 말대로 얼른 피해야 합니다.”

“진정해라.”


감시하는 자들 때문인지 마음이 급해진 두 사람과는 달리 민준은 무척이나 차분했다.

이런 상황을 상정해 수십 번 고민을 해왔기 때문이다.


“놈들은 연락을 취하지 못했다. 다른 곳으로 옮기기보다는 여기에 있는 게 안전하다. 우리가 여기에 계속 머물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할 테니까 말이야. 하지만 만약을 모르니 최대한 빨리 홍콩을 떠날 수 있도록 서두르자.”

“예!! 형님!!”

자신의 말이라면 무조건 믿어주는 동생들의 대답에 민준이 미소를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부터 며칠 간은 교대로 잠을 자야 할 거다. 피곤하겠지만 떠날 때까지 버티도록 하자.”

“알겠습니다.”

“염려하지 마십시오.”


민준을 선두로 경계를 서며 교대로 잠을 청한 세 사람은 날이 밝자 근처 가게에서 아침을 먹고 일을 보기 시작했다.




새로운 세상이 찾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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