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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줍고 국가 거물급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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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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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3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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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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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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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0화

DUMMY

당연한 말이었지만, 강학철은 이미 이유현의 정체에 대해 대통령에게 개별 보고를 한 상태였다.


또한 미국 헌터관리국장이 내한 한다는 것 역시도.


대한민국 제 20대 대통령, 한만영.

그는 청와대 집무실에서 이유현의 개인 프로필 이력을 살펴보고 있었다.


별 달리 특별한 점은 보이지 않았다.

스물 셋의 나이, 가족은 모친 한 명.

평범한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군대 입대.

22살에 제대 후 아르바이트와 인력 사무소를 전전하다가 각성.


'대미지 3백만의 헌터라······. 대체 어떻게?'


일반인이 각성을 하게 되면 받는 혜택은 세 가지였다.


첫 번째, 상태창.

두 번째, 인벤토리.

세 번째, 마탑 입장권.


이 때까지 한국, 아니 세계의 모든 헌터들이 여기서 벗어나지 않았으며.

대부분 10층까지는 특별하게 차이점을 보이지 않는다.


차이가 나기 시작하는 건 10층, 성좌가 개입하면서부터.

성좌가 개입하여 보상을 주거나 각 나라에서 '재능'이 있는 헌터를 발굴하여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퍼줘서 'S급 헌터'를 배출한다.


그런 헌터의 프로세싱을 생각하면 이유현이라는 헌터는 굉장히 특별했다.

헌터관리국의 마탑 입장 기록을 보면, 이유현은 1층부터 말도 안 되는 대미지를 보여줬으니까.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는 본인이 입을 열지 않으니.'


툭툭.


책상을 손가락으로 치며 골몰히 생각하던 한만영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어떤 능력을 가졌는가도 중요한 문제였지만, 지금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한만영을 골치 아프게 만드는 건 '국제 정세'와 '이유현 본인'이었다.

후자의 경우 정확히 말하자면, '성격'을 말하는 것.


'뭐 이런 막무가내가 다 있지?'


물론 사람마다 성격이 전부 달랐고, 이유현의 나이가 스물 셋이라는 상당히 젊은 나이임을 감안하면 그럴 수도 있었다. 그게 바로 젊음이란 것이었으니까.


그래······. 그게 바로 젊음이었으니까······.


"대통령님? 안색이 안 좋아 보이세요."

"아닙니다. 잠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나저나 이 과자 정말 맛있네요! 혹시 더 있나요?"


한만영이 허허허 웃었다.

뭐 이런 놈이 다 있지?

대통령 앞에서 이런 태도를 보인다고?


한만영이 보기에 이유현은 전혀 주눅이 들거나,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건 의도적으로 여유로운 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아무 생각이 없는' 모습처럼 보였다.


"여기 있습니다. 과자를 좋아하시나 봅니다."

"뭐, 썩 좋아하는 건 아닌데요. 제가 먹어 본 과자 중에 제일 맛있어서요. 혹시 조금 포장해가도 될까요?"


여기가 제과점이야, 이 자식아?

속으로 화를 집어 삼키며 한만영은 빙긋 웃었다.

그리고 유현이 원하는 대로 과자를 한 웅큼 집어 종이백에 담아줬다.


이유현은 현재 아무도 공략하지 못 하고 있는 마탑을 혼자서 등반하고 있는 헌터.

대미지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압도적인 수준.

그 누구도 대체 불가능한 남자.


그러니 한만영은 저자세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현재 위치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건 유현이었으니까.

여기서 한만영이 유현의 심기를 거슬러, 혹시라도 다른 나라로 귀화하겠다고 하는 순간 모든 질타는 자신에게 올 것이 뻔했다.


대한민국에게 있어서는 최악의 손실.


"제가 이유현 헌터 님을 청와대로 모신 건, 다름이 아니라 당장 오늘 있을 미 헌터관리국장과의 면담 건 때문입니다. 강학철 국장에게 듣기로 헌터님께서 직접 자리에 참석하시겠다고 했는데, 사실입니까?"

"네."

"이유를 들어볼 수 있겠습니까?"

"보고 안 됐나요? 미국에 마력포션 제조 특허권 사용료를 없애라고 말하려고요. 마력포션 값으로 허덕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그 문제는 저희 정부 측에서 따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유현 헌터님께서는 당분간 마탑 공략에 힘 써주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에이. 대통령 님. 그건 당연히 해야 하는 거죠."


그 때였다.


똑똑.


"들어오세요."


헌터관리국장, 강학철이었다.

강학철이 허리를 꾸벅 숙여 인사한 후, 한만영에게 다가와 말했다.


"대통령 각하. 30분 후 미국 측에서 도착합니다."

"······알겠습니다."


둘 사이에 눈빛이 오고 갔다.

한만영이 실소를 머금었고, 강학철이 땀을 삐질 흘렸다.

서로 말은 없었지만 침묵 속에서 짧은 대화가 오갔다.


"국장님, 이 과자 좀 드셔보세요. 이게 진짜 맛있다니까요?"

"예? 아······. 제가 단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에헤이! 저도 과자 별로 안 먹는데 이건 안 먹으면 후회할 맛입니다."

"······그, 그럼 조금만."


와작.


"어때요, 맛있죠?"

"아주 천상의 맛입니다."

"대통령 님께서 과자를 좀 포장해주셨는데, 집에 갈 때 조금 나눠드릴게요."

"······."


제발 분위기 좀 읽어라, 분위기 좀!


'이거 로버트 게이츠랑 붙이면 큰일날 것 같은데.'


한만영과 강학철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미국 헌터관리국장 로버트 게이츠는 거만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벼는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하지만, 로버트는 달랐다.


'내가 미국의 헌터관리국장인데? 너희가 뭘 할 수 있는데!'


이런 느낌이랄까.

일례로 2년 전, 한만영 대통령이 당선된 후.

각 국의 헌터관리국의 수장이 방문하여 축하를 해올 때, 로버트 국장은 코빼기 하나 비추지도 않았고 한만영이 직접 전화를 시도했을 때도 몇 마디 덕담을 나누다가 바쁘다며 끊어버릴 정도였다.


근데 미국은 그래도 됐었다.

막강한 부와 군사력을 가지고 있었고, 헌터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였다.

당시 한국이 마탑의 30층을 웃돌고 있을 때 미국은 최고 클리어 50층의 기록을 가지고 있을 정도였으니까.


"그러고 보니 로버트 국장이 내한하는 일은 처음이 아니던가?"

"맞습니다, 대통령 각하."

"······으음. 일단 마중 준비를 합시다."

"예, 알겠습니다. 이유현 헌터님께서는 본관 만찬장에서 기다리고 계시면 되겠습니다."


*


유현이 미리 안내된 좌석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을 무렵.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서 고개를 내밀어 입구 쪽을 바라보니, 풍채가 상당한 아메리칸 맨이 나타났다.


의전을 받고 오는 것이 딱 봐도 미 헌터관리국장, 로버트 게이츠였다.

눈이 마주치자 로버트가 활짝 웃으며 성큼성큼 다가와 악수를 청해왔다.


"헌터, 유현 리! 글래드 투 밋 유!"


유현도 싱긋 웃으며 악수를 하고 위아래로 흔들었다.


"헬로. 아임 유현."

"나는 미국 헌터관리국장, 로버트 게이츠입니다! 하하하! 소문의 헌터를 만나서 너무나도 반갑습니다. 오늘 자리에 참석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뭐라는 거에요?"


옆에서 통역사가 번역해줬다.

유현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어서오세요. 저도 당신을 만나고 싶었어요."

"오! 그거 정말 듣던 중 반가운 소식입니다. 오늘은 멀리 미국에서 온 보람이 있군요."


식사는 매우 호화스러웠다.

물어 보니 청경채 무침의 금태 소금구이와 새우 만두가 전채요리로 나왔고, 국악 연주자들이 은은하게 BGM을 깔아주었다.


음식을 어느 정도 먹다가 본격적인 대화 주제가 나왔다.

먼저 얘기를 꺼낸 건, 로버트 국장이었다.


"아시다시피 마탑 문제로 국제적으로 시끄럽습니다. 저희 미국만 하더라도 침식률이 매일 조금씩 올라가고 있고, 균열의 출현 빈도가 잦아들고 있습니다."


한만영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로버트가 이어서 말했다.


"지금이야 헌터들이 균열을 토벌해주고 있지만, 나중에는 결국 감당하기 힘들어질겁니다. 많은 국민들이 죽을 것이고, 사회가 혼란스러워질테죠. 한국은 다행스럽게도 이유현 헌터가 나타나 마탑을 등반하고 있습니다. 아주 대단하신 분입니다. 대통령 님께서는 아주 자랑스러우시겠군요."


어느새 메인요리를 다 먹고, 후식으로 차와 푸딩이 나왔다.

로버트의 시선은 줄곧 유현을 향해 있었다.


"이유현 헌터님. 본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당신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습니다."

"말씀해보세요."

"한국의 상황이 안정된 이후, 일정 기간 미국에서 활동해주셨으면 합니다."


예상한 요청이었다.

그거 아니면 미국 헌터 뭐시기 양반이 한국에 뭐하러 오겠는가?

강학철이 유현을 슬쩍 바라보며 눈치를 살폈다.


"네, 그렇게 하죠."

"이, 이유현 헌터님?"

"왜요."

"······아, 아닙니다."


유현이 이어서 말했다.


"당연히 도와드려야죠. 우리는 지구에 사는 한 식구인데요! 그리고 저는 마탑 공략을 빨리 끝마치고 침식 상황을 아예 없애는 쪽으로 가볼 생각입니다. 마탑을 정복하면, 침식도 끝나지 않겠어요?"

"예? 그게 가능합니까?"

"되면 되는 거고, 안 되면 안 되는 거고. 지금 전 세계적으로 마탑으로 인한 침식 때문에 위험하다면서요? 그럼 빨리 해결해야죠! 사람들 불안에 떨게 하지 말고."


로버트가 침을 꿀꺽 삼켰다.

3백만 대미지.

그거면 불가능 보단 가능에 가깝지 않을까?

만약 그렇게 된다면, 모든 상황이 종결된다.

세계에 다시금 평화가 찾아오는 것이다.


"하하하! 맞습니다. 이유현 헌터님의 배포가 이렇게 크신 줄 몰랐습니다."

"근데요. 제가 미국에 부탁드릴게 있어요."

"말씀해보십시오. 저희 미국에서는 이유현 헌터님의 마탑 정복을 전폭적으로 지원해드리겠습니다. 얼마 정도를 생각하십니까?"

"에이, 제가 뭐 돈 때문에 그런 줄 아시나! 그냥 가벼운 성의 정도면 되거든요."


로버트의 입이 호선으로 그려졌다.


"성의가 가벼우면 됩니까. 저희 미국은 통이 큽니다."

"와, 역시 미국이네요! 그러면 조건을 말씀드릴게요. 마력 부적응 병세를 완화시키는 마력포션의 제조법 미국에서 특허 내셨다면서요? 그리고 그거 사용료 받으신다면서요? 그거 무료로 전 국가에 푸세요. 그 정도면 돼요."


유현의 조건을 들은 로버트가 침음성을 흘렸다.

마력포션 제조의 특허 저작권료로 미국이 타 국가에서 한 해 벌어들이는 수입만 하더라도 3천억 달러였다.


미국의 1년 예산이 8조 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큰 액수.

그걸 포기하라니?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조금 줄이는 것 정도야 가능하겠지만, 아예 무료로 풀라는 건 무리에 가까웠다.


옆에서 지켜보던 한만영 대통령이 불안한지 침을 꿀꺽 삼켰다.


"안 되나요?"


그게 되겠냐, 로버트가 어떤 사람인데.

게다가 로버트가 마력포션 특허권 사용료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할 권한이 있을까?

한만영이 보기에는 없어보였다.


"됩니다. 되게 만들겠습니다."

"와, 역시 미국이에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확신은 못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반드시 설득시키겠습니다."


한만영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로버트 국장님.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예. 그리고 이 건은 이유현 헌터님이 제안하여 미국에서 수용한 것으로 공식 발표하는 방향으로 추진해보려고 합니다. 이것도 확답은 못 드리겠습니다만."


다들 깜짝 놀랐다.

자국의 이익을 그 누구보다 우선시하는 극우 성향의 로버트가 이렇게 나온 것이 상당히 의외였기 때문이었다.


로버트가 유현을 보며 말했다.


"아시겠지만, 저희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미국과 이유현 헌터님과의 관계를 돈독히 다지기 위해서입니다. 그 점을 꼭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당연하죠. 은혜를 입으면 갚는 것이 인지상정이니까요."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탑 공략,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건 제 명함입니다. 필요한 일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십시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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