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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이

용 줍고 국가 거물급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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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S
작품등록일 :
2024.08.3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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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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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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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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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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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화

DUMMY

"미안한데 오늘은 일 없겠어."

"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어제 반장님께서 모레까지 작업할 거라고······."


생쥐 수염을 한 인력소장이 턱을 까딱거리며 뒤를 가리켰다.

그 곳에는 이유현 보다는 20살은 많아 보이는 나이의 남자가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


"너 대신 저 사람이 갈거야."

"왜, 왜요? 제가 혹시 실수라도 했나요?"


유현은 E급 균열, 몬스터 사체 해체 용역에서 제외되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을 느꼈다. 오늘 일당을 받아야 어머니의 약값을 충당할 수 있었으니까.


"미안하다. 단가가 안 맞아서 말이야. 저 사람은 수수료로 15만원 내기로 했어."

"예?"


<영일 균열 인력사무소>를 비롯한 대부분의 균열 인력사무소에서는 용역 알선 수수료를 받았는데, 그 수수료는 개인마다 조금씩 달랐지만 평균 5만원 선이었다.


일당 40만원에서 5만원을 제외하면 35만원이 수중에 떨어지니 단순 몸으로 떼울 수 있는 일 중에서는 일급이 상당한 편이었고, 어머니의 약값을 벌어야 했던 유현에게는 소중한 일자리였다.


"아, 아니 소장님. 아시잖아요. 저 오늘 어머니 약값 내는 날이란 말이에요. 한 번만 고려해주시면 안 될까요?"

"안 돼. 아니면 너도 15만원 내던가. 아니면 다른 데 가던지. 누구는 땅 파서 장사하는 줄 알아? 나도 길드에 20% 떼줘야 해서 10만원은 받아야 단가가 맞아. 저 사람은 15만원 떼도 괜찮다고 하고, 너는 안 되니 내 입장에서는 당연히 저 사람을 쓰지. 안 그래? 그리고 저 사람도 절박해."


유현은 자신 대신에 용역 작업에 들어가게 될 남자를 바라봤다.

남자는 씁쓸한 눈빛으로 고개를 까딱거리고 바깥의 봉고차에 몸을 실었다.

봉고차는 출발을 않고 가만히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운전석에서 문이 열리더니 다부진 인상의 작업 반장이 씩씩거리면서 내려 인력사무소 문을 쾅! 열고 들어왔다.


"어이, 김 소장!"

"어, 어?"

"씨발, 다 힘든 사람들인데 돈 가지고 장난질이야!"

"무, 무슨 소리입니까. 반장님."


작업 반장이 스마트폰을 꺼내며 말했다.


"무슨 중천 길드에서 20%를 떼가! 10%를 넘어가면 불법인데, 그럼 중천 길드가 불법을 저질렀다는 거네? 내가 이거 중천 길드 담당자한테 말해볼까?"


작업 반장의 말에 아연실색이 된 소장이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아니 그게 아니고 반장님! 자, 잠시 이 쪽으로 와보시지요."

"지랄! 너 유현이랑 저 사람한테 수수료 제대로 책정하고 둘 다 투입시켜. 과원 1명분 인건비는 네가 내라, 알겠냐? 아니면 확!"

"아, 알겠습니다! 이번 작업 끝날 때까지 그렇게 할 테니 이 일은 묻어둬주십시오!"

"이유현, 너 빨리 작업복 입고 차에 타!"


작업 반장의 말에 유현은 호다닥 작업복을 입고 차에 올라탔다.

봉고차의 문이 닫히고, 차가 출발했다.


"하여간 저 소장 새끼는 사람 못 돼.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 상대로 장난질이나 치고 말이야."

"감사합니다, 반장님."


유현이 감사를 표했다.

작업 반장이 아니었다면 오늘은 공쳤을테니까.


"이유현이, 다음부터 소장이 또 지랄하면 나한테 바로 말해. 알겠냐?"

"넵."

"거기 당신도. 5만원 이상은 절대 주지마요. 다른 곳에 가서도 마찬가지."


남자가 감사를 표했고, 봉고차가 향하는 곳은 명동의 한 빌딩 뒤편에 도착해서야 멈추었다. 뒤편에는 일반 시민들이 들어올 수 없도록 폴리스 라인줄이 길게 늘어져있고, 폴리스 라인줄 너머 도로가 위에는 균열이 일렁이고 있었다.


"들어가보자고."


유현은 반장의 지시에 따라 E급 균열 내부로 들어갔다.

균열 내부는 그야말로 난장판이라는 말이 딱 어울렸다.


"오늘도 심하구만. 헌터 놈들은 깔끔하게 죽이는 법이 없어요. 일단 마석부터 빼서 수레에 싣자."

"예, 알겠습니다."


유현은 지급 받은 절삭용 나이프와 가방을 들고 몬스터 한 마리에게 향했다.


헌터에 의해서 시체가 심하게 훼손된 갈기 늑대.

나이프를 역수로 잡은 다음 마석이 있을 만한 곳을 찔러 본다.


"아오! 왜 이렇게 질겨."


이유는 간단했다.

나이프 상태가 안 좋아서.

갈기 늑대의 피부가 질긴 탓도 있었다.


스걱.


그래도 힘을 이리저리 줘보니 뜯어지긴 해서, 마석 하나를 빼냈다.

갈기 늑대의 사체에서 나온 E급 마석.

손가락 한 마디 만한 크기의 이 마석이 무려 25만원이다.


유현의 하루 일당 수준이었다.


*


갈기 늑대 사체가 있는 곳을 향해 걸어다니다 보니 점점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뒤를 돌아보니 동료들은 각각 멀찍이 떨어져 한창 일하는 중인 것을 확인했다.


"아, 배고파. 소세지라도 하나 먹어야겠다."


몸을 쓰는 고된 노동을 하다 보면 금세 배가 꺼진다.

유현은 주머니에 준비해 온 소세지를 꺼내 한 입 크게 베어먹었다.


우적우적.


'응?'


그 때 유현의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나무에 가려진 그늘 밑으로.

노란색의 동그라미 두 개가 허공에 둥실둥실 떠다니는 모습.


'서, 설마 몬스터는 아니겠지?'


몬스터 사체 해체 용역 일을 하다 보면 가끔 그런 경우가 있다.

헌터가 미처 몬스터를 전부 처리하지 않아서, 용역 작업자들이 몬스터에 의해 죽는 일이.


유현은 본능적으로 뒷걸음질쳤다.

그러다 어느 순간 멈추었다.

노란색 동그라미 두 개가 천천히 다가오더니 햇살이 비추는 곳까지 나오며 보인 모습은 영락 없는 '검은 고양이'였기 때문.


"고양이?"


그것도 갓 태어난 새끼 고양이.

녀석은 유현에게 다가오려다가 멈추고, 오들오들 떨었다.

유현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으나 저도 모르게 고양이에게 다가가게 되었다.


"너 여기서 뭐하고 있어? 엄마는?"


고양이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1미터 간격에서 그 샛노란 눈빛으로 유현을 올려다 보는 중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유현이 들고 있는 '소세지'를.


"너 이거 먹고 싶어?"


고양이는 야옹이라던가, 하악질이라던가, 고양이가 할 법한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유현은 피식 웃으며 소세지를 땅바닥에 내려놓고 천천히 뒷걸음질쳤다.


그러자 고양이는 천천히 소세지를 향해 다가가더니, 소세지를 홱하고 물어 낚아챈 다음 나무 그늘 밑으로 다시 되돌아갔다.


찹찹찹.


소세지를 열심히 먹는 모습.

유현은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문득 걱정이 되었다.


"여기 있으면 위험할텐데. 어떻게 하지?"


유기묘 보호센터에 전화를 해봐야겠다고 스마트폰을 꺼내는 순간, 아차 싶었다.

균열 내부에서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었으니까.


그렇다고 고양이를 만지는 건 조금 주저하게 되었다.

새끼 고양이는 사람 손을 탄 순간, 어미 고양이가 버린다는 말을 어디 인터넷에서 주워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


- 유현아! 거기서 뭐해! 거기 다 했으면 돌아가자, 작업 끝났다!


멀리서 작업 반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말에 유현이 벌떡 일어나 답했다.


"예!"


시선은 다시 고양이 쪽으로.

벌써 소세지를 다 먹은 것인지 조용하게 유현을 지켜보는 중.


"야옹아, 여기 있으면 위험한데 엄마 어디 있어?"


대답이 없다.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그저 유현을 바라볼 뿐.


유현은 나무 근처를 빠르게 스캔했다.

어미로 추정되는 고양이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만약 어미 고양이가 갈기 늑대에게 잡아 먹힌 상태고, 새끼 고양이가 혼자 남겨진 거라면?


고민은 오래 가지 않았다.


"고양아, 형이랑 같이 가자. 유기묘 보호센터에 보내줄게."


그 때.


"크르륵."


이건 새끼 고양이의 입에서 나온 소리가 아니었다.

좀 더 옆 쪽, 1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들린 소리.

그리고 이 울음 소리는 '갈기 늑대'의 것이었다.


"씨발."


유현은 그 즉시 도망쳤다.

아니, 도망치려고 하다가 몸을 틀어 새끼 고양이를 집어 들었다.


"크르르, 컹!"


갈기 늑대가 전속력으로 쫓아온다.

유현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달리기 속도는 갈기 늑대가 훨씬 빨랐으니까.


탁!


"커어엉!"


갈기 늑대가 있는 힘껏 점프하며 아가리를 쩌억 벌려온다.

날카로운 이빨들이 코 앞까지 닥친다.


"으아아악!"


그 순간.


촤악!


갈기 늑대가 마치 괴수의 발톱에 찢어진 것처럼.

3등분으로 갈라져서 살점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허억!"


유현은 깜짝 놀라 그대로 주저 앉아버렸다.

영문도 모르는 상황에 유현이 덜덜 떨고 있을 때, 새끼 고양이가 다가왔다.


"먀."

"야, 야옹아?"


새끼 고양이가 바닥에 주저 앉아있는 유현의 허벅지 위로 올라왔다.

그대로 식빵 굽는 자세로 눕는다.


설마 얘가 구해준 건가?


"네가 구해준 거야?"


대답이 없었다.

대신 빤히 바라본다.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다.


'뭐지, 이 느낌은?'


그리고 유현의 눈 앞에 웬 메시지가 나타났다.


[당신은 마룡(魔龍), 이그누엘에게 간택당하였습니다.]

[당신은 각성하였습니다.]



엥?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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