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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Gear 님의 서재입니다.

포인트로 종말을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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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Gear
작품등록일 :
2020.05.11 22:47
최근연재일 :
2020.05.28 00:48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4,593
추천수 :
283
글자수 :
78,460

작성
20.05.25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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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추천
6
글자
10쪽

< 14화. >

DUMMY

< 14화. >






7층은 6층처럼 바리케이드로 막혀있지 않았다. 역천마인은 7층으로 빠른 걸음으로 올라갔다. 아까부터 울리던 진동이 지금도 느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7층에 드디어 도착했다. 그런데 눈앞에 펼쳐진 장면들이 뜻밖이다. 2m 정도 되는 붉은 고릴라가 다수를 상대로 난장판을 치고 있었다. 동물원에서만 보던 보통 고릴라가 아니었다, 붉은색 아우라를 흩뿌리고 있는 고릴라 말이다.


“이건, 무슨 상황인 거야?”


6층에서 들렸던 진동과 울림의 진원지는, 붉은 고릴라가 두 손을 모아 바닥을 강하게 내려찍으면서 내는 소리였다. 바닥을 내려찍을 때마다, 그 아래 깔린 변종들이 떡메로 짓이기듯 터져나가고 있었다.


“큰형님! 살려주십쇼! 큰형님!”

“너무한 거 아뇨! 큰형님! 정신 좀 차리쇼!”

“으아아아아! 살려줘!”

“아래서 당한 게 왜 우리 잘못이야! X발 놈아!”


붉은 고릴라는 기존의 변종 마수들과 차원이 달랐다. 기본적인 피지컬 자체가 살인 무기였다.


거기에 더해 전신이 붉게 빛나고 있는 아우라가 범상치 않아보였다. 눈도 붉게 충혈된 것으로 보아 제정신 상태로 보이지 않았다.


“이거 놔! 이거 놓으라고! 아악!”

“아래층이나 위층이나···. 어차피 죽을 거면 싸우다 죽자!”

“큰형님 눈알 돌아갔다. X발. 이성까지 잃었어! 튀어!”

“큰형님! 10년 동안 동고동락한 게 결국 이런 거요!”


홍방의 조직원들은 조직의 보스 왕류에게서 벗어나려 했지만, 저 커다란 체구로 움직이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빨랐다. 조직원들은 비상구로 도망치기도 전에 잡히기 일쑤였다. 고통의 비명과 선혈이 난무하고 있었다.


“에스컬레이터 쪽으로 내려···.”

“병신아! 거긴 막혔잖아!”


조직원들은 6층이 막혀있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에스컬레이터 쪽으로 내려올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곳에는 진짜 마수들도 쉬고 있었기에,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다.


물론, 그곳은 역천마인의 자아가 처리하고 올라왔지만 말이다. 역천마인의 자아도 일단 지켜보는 것을 선택했는지, 제자리에서 지켜보기만 할 뿐 움직이지 않았다.


몸을 일부러 숨기지도 않았건만, 7층에서 돌아가는 상황이 워낙 개판이라 태수에게까지 신경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공양의 제물이 모자랐나 보군.]


태수는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갑자기 제물이?


‘무슨 공양 이길래···. 제물이 부족하다는 겁니까?’


무환이 말하기를 ‘어떤 존재를 소환하기 위해 인신공양을 하는 것이지.’라고 간단하게 설명했다.


‘그런 게 말이 됩니까?’


[말이 안 될게 뭐가 있지? 지금 자네가 사용하고 있는 각성능력도, 시스템도 모두 정상이라 생각하나?]


‘······.’


내 기준에서만 생각하다보니, 현실을 잠시 망각하고 있었다. 지금 시기는 비정상이 정상이고, 정상이 비정상인 시기였다.


태수는 꿈에도 몰랐다. 홍방의 조직원들이 제물로 희생되고 있는 이유는 바로 본인에게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홍방의 조직원들은 역천마인의 자아에게 호되게 당한 후 보스에게 돌아갔지만, 제물을 구하지 못해 초조해하는 보스에게 분노를 얻고 말았다.


*


*


*


태수가 7층에 도착하기까지 10분 전 상황.

홍방이 장악한 대형마트 7층.


바르카스와의 교신으로 심력을 소모한 왕류는 소파에 앉아 땀을 식히고 있었다. 부하들과 같이 움직이려 했으나, 잠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왕류는 생각을 정리한지 30분도 안 돼서 강제로 깨질 수밖에 없었다.


7층의 비상구가 ‘벌컥’ 열리며, 제물을 모으러 갔던 부하들이 패잔병의 몰골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나간 지 30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말이다.


막내로 보이는 어린 조직원이 재빨리 다가와 왕류에게 보고했다. 숨이 찼는지 헐떡이며 말했다.


“헉헉. 큰형님! 저기 아래 1층에 이상한 놈이 있습니다. 작은형님들 모두 놈의 손에 당했습니다.”


왕류는 황당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100명 가까운 인원들이 다 같이 나갔는데, 지금 들어온 인원은 절반 밖에 안돼서 의아했다.


“한 놈한테 절반이 당했다고? 그걸 지금 나보고 믿으라고 말한 거냐? 엉?

“몸에서 뿔이 나오고, 손으로 드릴도 만들고···. 능력도 이상했습니다. 다 같이 달려들어도 어쩌지 못할 정도로···. 강했습니다.”


대충 돌아간 사정을 확인한 왕류가 소리쳤다.


“이 병신들아!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무려 100명이야! 100명! 그런데도 1명을 못 잡아?”

“놈이···. 특이한 기술을 써서 형제들이 힘을 못 썼습니다. 북련방에선 저런 놈이 없었지 말입니다.”

“하! 하필 오늘 같은 날 이러면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이 머저리들아!”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다야? 죄송하면 없던 일이 되나? 어? 뚫린 주둥아리로 말 좀 해봐!!”


왕류는 겉으론 부하들에게 소리치며, 속으로 생각했다.


‘가만? 그러고 보니 남은 인원이 얼추 50이 넘고···. 바로 아래 있던 놈들은 죄다 죽고···. 그 의문의 상대는 나에 필적할 정도의 적이다?’


왕류는 짧은 시간 동안, 계산기를 쉼 없이 두드렸다. 나에게 어떤 게 더 이득일까 생각하면서 말이다.


‘오늘까지 인신 공양이 완성돼야 한다. 제물을 잡아오지 못했으니···. 남은 건 부하들이고, 이것들을 싹 다 제물로 바쳐서 바라카스를 소환시킨다면? 조직 재건도 나만 있으면 가능할 테고···. 소환한 바라카스가 나를 버리지 않을 것이고···.


왕류는 이미 바라카스와 심령 계약으로 묶여, 연결되어 있는 이상 다른 행동을 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바라카스와의 계약으로 부하들보다도 더 강력한 힘을 손에 넣었기 때문이다.


‘결정했다. 조금 아깝긴 하지만···. 부하들이야 다시 만들면 그만이니까. 6층에는 ‘진짜 마수’ 들이 있으니 못 올라오겠지?’


결국 지금의 상황은 홍방의 보스 왕류의 계산아래 진행된 것이다. 무게의 추는 부하들을 제물로 쓰라는 쪽으로 기울었다.


‘차라리 잘됐다. 제물의 머리수도 얼추 맞겠다. 조직원 모두를 인신공양 제물로 바치면 모든 게 해결된다. 어차피 지금 남아있는 조직원들도 조무래기들만 남았으니까.’


왕류 본인과 바르카스 남작이 있다면, 새로운 조직 정도야 금방 복구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어차피 제일 큰 문제는 시간이었다. 12시간도 남지 않은 시간 동안 근처에서 25명의 인간을 잡아오기란 요원한 상황이었다. 지구 격변 때 1차 징발로 석유로 움직이는 탈것 모두 사용 못하는 게 타격이 컸다.


‘포인트 얻는 걸로 겸사 겸사라 생각하자.’


막장으로 흑점을 운영하던 조직의 보스가 조직원들과의 의리를 따지는 건,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었다.


왕류는 짐짓 화가 가라앉은척하며 부하들에게 말했다.


“놈은 어디 있나? 내가 직접 움직여야겠다.”

“저기 1층에서 이제 올라오고 있을 겁니다.”


부하들은 ‘역시 큰형님이시다!’며 희희낙락하고 있었다. 지금 분위기가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도 못하는 머저리들이었다.


‘멍청한 놈들. 이용할 가치도 없구나.’


왕류의 체형이 울긋불긋 변하기 시작했다. 전신에 붉은 털이 자라나고, 키와 몸집이 순식간에 커졌다. 평범한 중년의 동내 아저씨 모습에서 2m가 넘는 체구의 붉은 고릴라가 됐다.


몸 주변에는 붉은 아우라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왕류가 풍기는 분위기는 일반 변종 마수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앞장서라. 놈을 잡아서 제물로 쓴다.”

“같이 가시죠! 큰형님! 놈이 있는 곳으로 모시겠습니다!”


왕류는 부하들에게 ‘잠깐’이라 말하며 멈춰 세웠다. 부하들이 제자리에 멈춘 사이, 하나밖에 없는 비상구 방향으로 먼저 다가갔다.


찰칵!


하나밖에 없는 출입구이자 비상문을 걸어 잠그는 소리였다.


“???”


부하들은 큰형님의 난데없는 행동에 의아함을 느꼈다.


“저···. 형님? 갑자기 문을 왜?”


질문한 쥐상의 변종 머리를 왕류가 한손으로 잡아챘다. 사과를 한손으로 으깨듯이 부하의 머리를 터트려 버렸다.


주위에 있던 부하들은 난리가 났다. 왕류가 부하를 제 손으로 잡아 죽였기 때문이다.


“크... 큰형님!? 아니, 보스! 이게 대체 무슨짓입니까?”


왕류는 번들거리는 눈으로 ‘씨익’ 미소를 지으며 부하들에게 말했다.


“뭐긴 뭐야···. 너희를 제물로 바치겠다는 소리지.”

“이, 미친 새끼가.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거야!”


보스의 말에 부하들은 반발할 수밖에 없었다. 조직원 한명이 죽어 나자빠진 상황이었다. 왕류는 이미 넘지 말아야할 선을 한참 전에 넘겼다.


통나무 굵기의 팔을 이용해서 부하들이 뭉쳐있는 곳을 향해 덮쳤다. 덩치에 맞지 않게 무척이나 날랜 모습이다.


쿠웅!

철퍽.


한방에 4명이나 피 떡이 됐다. 왕류의 손에는 식지 않은 뜨끈한 피가 팔목을 타고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X발! 미친놈아!”

“피해!”


제물로 써야 하는 건 어차피 장기 중 심장이면 충분했다. 제물이 살아있던, 죽어있던 심장만 건진다면 신경 쓸 필요가 없었기에, 손을 쓰는데 거침이 없었다.


7층의 공간에서 비명이 난무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부하 조직원들은 결국, 차례차례 잡혀서 곤죽이 되거나 머리통이 으깨지는 최후를 맞이했다.


왕류가 얼마나 날뛰었는지, 건물에 진동과 울림이 느껴질 정도였다. 공포에 질려있는 부하들은 공포에 절어 부들대기만 할 뿐이었다. 남아있는 부하가 대략 5명쯤 남았을까?


그때 에스컬레이터가 있던 방향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쯤하지?”


역천마인의 자아가 자리 잡은 태수의 등장이었다. 바닥에 피가 흩뿌려진 모습들이 역천마인의 자아와 사뭇 어울렸다. 마치, 역천마인을 위해 준비한 레드카펫이 깔린 느낌이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독자님들.


5월 26일(화) 업로드 내용을 1시간 앞당겨서 5월 25일(월) 23시 25분에 올렸습니다.

이용하시는데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항상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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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화. > +3 20.05.25 105 6 10쪽
14 < 13화. > +5 20.05.25 133 8 10쪽
13 < 12화. > +10 20.05.22 154 8 11쪽
12 < 11화. > +12 20.05.20 168 9 11쪽
11 < 10화. > +9 20.05.20 170 10 11쪽
10 < 9화. > +9 20.05.19 187 9 12쪽
9 < 8화. > +6 20.05.18 223 11 12쪽
8 < 7화. > +5 20.05.16 243 18 9쪽
7 < 6화. > +2 20.05.15 280 20 10쪽
6 < 5화. > 20.05.14 302 20 12쪽
5 < 4화. > +2 20.05.13 354 18 13쪽
4 < 3화. > 20.05.12 406 15 12쪽
3 < 2화. > +2 20.05.11 484 25 12쪽
2 < 1화. > +2 20.05.11 521 23 11쪽
1 < 프롤로그. > +5 20.05.11 690 74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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