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EndGear 님의 서재입니다.

포인트로 종말을 사는 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EndGear
작품등록일 :
2020.05.11 22:47
최근연재일 :
2020.05.28 00:48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4,589
추천수 :
283
글자수 :
78,460

작성
20.05.16 00:19
조회
242
추천
18
글자
9쪽

< 7화. >

DUMMY

< 7화. >






전생기록 두 번째 삶. 위지천의 독문병기는 ‘블랙코어’라고 했다. 몸과 영혼을 받쳐, 이계의 신에게 얻어낸 귀물이다. 물론 그 덕분에 파멸을 맞이한 건 덤이었다.


[전생기록은 내가 최전성기로 활동했던 기록들이다. 지나간 세월들의 기록.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지. 한시적으로나마 당시의 모습을 육체를 빌어 완벽하게 구현해낸다.]


역천마인 위지천의 독문병기 블랙코어가 자유롭게 형태변환 하기 시작했다. 1m 크기의 검은색 주먹 형상이 양쪽으로 생겨났다.


- 거인의 주먹.


주먹의 형태로 변한 블랙코어는 마수무리들 사이를 압도적인 힘으로 짓이겨놓았다. 마치 야수를 한 마리 풀어둔 것 같았다. 그동안 억눌러왔던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이 지켜보는 내가 봐도 소름끼칠 정도였다.


어찌된 일인지 뇌수를 터트리고, 사지육신을 찢더라도 징그럽거나 역한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무감각 했다는 게 맞다. 그것도 1인칭 시점인 상태에서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데도 말이다. 지금의 모습들이 공기를 마시듯, 편안한 느낌마저 들었다.


‘아마도, 위지천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겠지···.’


지금 있는 이곳이 정확히 어딘지도 모르겠다.

위지천의 감각에 의지해, 마수들을 추적 후 죽이고 또 죽였다.


‘그러고 보니,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


시계가 없어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지만, 체감상 대략 1시간 정도는 지난 것 같았다.


자리를 이동하며 지속적으로 전투를 이어왔건만, 이상하게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 위화감이 들었다.


[인간들이 제아무리 각성을 했어도, 그들의 힘에 미치지 못할 테지. 30일정도면 전 세계 인구가 멸망하고도 남을 시간이야.]


‘그게 말이 됩니까? 처음에 분명 인구가 많은 곳으로 가라 해서 중국에 왔더니만···. 그렇게 되면 아무 의미가 없지 않습니까?’


한국을 떠나, 머나먼 타지로 떠나온 나는 뭐가 되나.

그것도 넓기로는 세계제일이라는 중국인데 말이다.


[왜 의미가 없다 생각하나? 죽은 놈들의 포인트가 어디로 갈 거라 생각하나? 지금 마수들이 뱉어내는 모든 게, 인간들이 보유했던 지분들이다. 결국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인 셈이지. 끌끌]


‘···.’


‘보유했던 지분들이다.’ 라는 것은 과거형이다. 이렇게 들으니 진짜 멸망 직전까지 왔나보다. 이제야 실감이 난다.


도시 한복판에서 이런 괴물들이 설치는 것을 보니, 진짜 멸망 초입단계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았다.


무환과 대화하는 사이, 역천마인 위지천은 주위를 한바탕 쓸어버리고 난 후였다.


<정신력이 모두 소모되어, 전생기록 No.2 역천마인 위지천 모드가 해제됩니다.>


<해제된 전생기록은 정신력 보충 후 사용 가능합니다. 이용자님의 특성상 정신력 능력치 이외에 사용이 불가합니다.>


게임 시스템처럼 종료 메시지를 알려왔다. 익숙해질 것 같지 않던, 안내 메시지가 어느 순간부터 익숙해졌다.


태수는 지금까지의 상황을 간략하게 정리해봤다.


1) 모든 능력치는 정신력으로 통일됐다.

2) 전생기록은 정신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준다.

3) 지구의 자원은 인간도 포함된다.

4) 적을 죽이면 코인과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죽거나, 죽기직전의 상황이 오더라도 다시 부활할 수 있다.’


나에게는 축복이자 저주인 셈이다. 무환도 내게 말했었다.

전생기록들은 각자의 자아와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말이다. 이것을 제어하려면 내가 성장해야 한다고···.


‘설마. 아까 맨 정신에 팔이 뽑히고, 머리통이 터졌던 고통스러운 경험을 무조건 겪어야 한다는 소리 아닌가?’


[이미 사용한 전생기록은 정신력을 소모하여 재사용이 가능하다. 물론···. 또 다른 전생기록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아까와 같은 경험을 또 겪어야겠지만.]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었다.


‘매일 겪지 않아도 되니까. 후우.’


[글쎄. 과연 마음대로 그럴 수 있을까? 흐흐.]


가만 보면 살살 약 올리며, 심술쟁이 능구렁이처럼 말한다. 얄밉기 그지없다.


그동안, 움직임이 많았었는지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려왔다. 생각해보니 아까, 고시원 옥상에 있을 때부터, 지금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했었다.


주위에 간판으로 보일만한 것들도 보이지 않았다.


죄다 부서지고 깨지고···. 대충 편의점이었던 곳이 보였지만 안쪽은 다 털린 지 오래였던 것 같다. 매대에 물건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찾아보면 마트나 시장이···. 태수의 생각은 거기서 멈췄다.

지구 멸망 위기의 재앙이 닥친 지 벌써 3일이 지난 시점이다. 과연 먹을게 남아있을까? 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도 아파트나 건물들을 찾아보면, 먹을거리가 남아있지 않을까?’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중국이다. 지리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기에 더 답답한 상황이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무환. 배가 고픈데 어떻게 해결할 방법 없습니까?’


무환은 그게 무슨 걱정이냐는 듯이 말했다.


[상점이 있잖나? 내 덕분에 포인트도 두둑하게 벌었으니 알아서 해결해라.]


‘상점?’


태수가 상점을 생각하자마자, 시스템 상점창이 떠올랐다.


<다차원 Lv1. 상점이 오픈됩니다.>


분류 : 음식, 무기, 비약, 아이템, 경매장(사용불가.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되는 기능입니다.)


-이용자 김태수 님의 보유 현황입니다.

-보유 포인트 : 125 포인트. (상점 전용 공용 화폐)

-보유 코인 : 105 코인. (지구 주식 거래 전용 화폐)

(포인트와 코인은 1:1 교환이 가능합니다.)


아까 전에 역천마인 위지천의 활약 덕분에 포인트와 코인이 쏠쏠하게 모여 있었다.


배가 몹시 고픈 상황이었기에 음식부터 확인했다.


<음식>


부드러운 호밀 빵 : 5포인트.

알 수 없는 고기 스튜 : 5포인트.

깨끗하게 정수된 물 : 3포인트.

[포인트를 이용하여 상점의 레벨을 올리면, 추가적인 혜택과 물품이 늘어납니다.]


자본주의, 자본주의 그러더니 진짜 자본주의답게 확인되는 내용들이었다.


‘이런···.씨. 일단 배는 채워야하니 빵, 스튜, 물을 구입한다.’


<이용자 김태수 님의 13포인트가 차감됩니다. 많은 이용 부탁드립니다.>


음식을 구매한 순간 눈앞에 따뜻한 호밀 빵, 물, 스튜가 동시에 나타났다. 빵과 스튜에서 먹음직스럽게 모락모락 김까지 나고 있었다.


‘무환은 안 드십니까?’


[육체를 잃고 정신 체만 남은 상태야. 음식 따윈 먹지 않아도 하등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야···.’


허기가 밀려왔기에, 눈앞에 있는 음식들을 게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몸이 치유되기 전에는, 자극적인 음식을 먹지 못했는데, 무환의 도움을 받은 후 제대로 된 음식을 먹으니 맛이 더 좋게 느껴졌다.


음식을 먹고 배가 든든하니 피곤함이 몰려왔다. 포만감에 긴장의 끈이 풀리니, 문득 의문이 들었다.


<극한자본주의> 패치 당시 내용이 기억났다.

이동할 수 있는 모든 탈것(자동차, 비행기, 오토바이 등)과 석유 에너지 모두를 징발한다고 말이다.


아까 보였던 자동차들도 폐차 수준으로, 부서져 있었기에 제일 먼저 그 생각이 났었다.


‘이동은 어떻게 합니까? 설마···. 이것도 포인트로 이동해야하는 시스템인건 아니겠죠?’


그 설마가 사람 잡았다.


[우둔한줄 알았더니만, 그래도 생각은 있구나. 맞다. 자본주의 세계에선 자본이 만능 아니겠나? 모든 것은 자본의 거래로 이루어진다.]


산 넘어 산이다.

무환의 대답에 눈앞이 깜깜해지는 태수였다.


‘지구에 상장된 주식도 거래를 해봐야 하는데···.’


태수가 주식을 생각함과 동시에, 때맞춰서 시스템 메시지가 나타났다.


<‘다차원 증권시장’ 오픈 시간은 7일 168시간 뒤에 열립니다.>


불편한 것 같으면서도, 편리한 시스템인건 확실했다.

변화한 세상에 내가 적응을 빨리하지 못한 것일 뿐이다.


일단, 잠을 자둬야한다. 그래야 체력을 버텨낼 수 있을 것 같다.


다행히도 날씨는 선선했다. 춥지 않은 날씨였기에, 바깥에서 노숙해도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무환이 내게 으스대며 말했다.


[나를 만난 걸 천운이라는 것만 알아둬라. 초보자한테 하나부터 열까지 알려줘, 힘도 얻게 해줘, 잘 때 보초도 서줘. 내가 생각해도 참 대단한 것 같다, 이 말씀이야. 흐흐.]


‘어차피 서로 계약한 사이 아니었습니까? 제가 살아야 무환 당신도 목적을 이룰 수 있는 거 아닙니까! 기브 앤 테이크! 예?’


무환은 내말을 듣지 않고,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편하게 쉬긴 글렀구먼. 끌끌.]


‘예?’


어쩐지 예감이 그리 좋지 않았다.

싸한 느낌이다.


‘망할.’


작가의말

연재주기 일정 공지와 제목 변경 관련 공지 내용을 

함께 확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독자님들 모두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 작성자
    Lv.53 달달슈크림
    작성일
    20.05.18 18:30
    No. 1

    잘 읽고 갑니다...건필하시길!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2 EndGear
    작성일
    20.05.19 00:34
    No. 2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세뮤
    작성일
    20.05.25 00:30
    No. 3

    3000만 중국인구 도시 아무도 사람없고 이 난리를 쳐놨으면 거진 몇블럭 구역내 적 싸그리 죽였다는건데 몬스터들이 모은포인트가 ....사람1명당1포인트가 아니고 0.01 인가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2 EndGear
    작성일
    20.05.25 00:32
    No. 4

    아... 해당 지텩 전체 인구가 죽었다는 설정은 아니었습니다. ^^;; 의견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2 EndGear
    작성일
    20.05.25 00:40
    No. 5

    오타가 있었네요;; 해당 지역. 생존자들은 곳곳에 많이 남아있습니다. 물론 죽은 사람들이 더 많지만요.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포인트로 종말을 사는 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16화 조기완결 공지 입니다. 필독 부탁드립니다. +6 20.05.27 174 0 -
17 < 16화. -完- > +3 20.05.28 86 3 7쪽
16 < 15화. > +2 20.05.26 79 6 9쪽
15 < 14화. > +3 20.05.25 104 6 10쪽
14 < 13화. > +5 20.05.25 132 8 10쪽
13 < 12화. > +10 20.05.22 153 8 11쪽
12 < 11화. > +12 20.05.20 168 9 11쪽
11 < 10화. > +9 20.05.20 170 10 11쪽
10 < 9화. > +9 20.05.19 187 9 12쪽
9 < 8화. > +6 20.05.18 223 11 12쪽
» < 7화. > +5 20.05.16 243 18 9쪽
7 < 6화. > +2 20.05.15 280 20 10쪽
6 < 5화. > 20.05.14 302 20 12쪽
5 < 4화. > +2 20.05.13 354 18 13쪽
4 < 3화. > 20.05.12 406 15 12쪽
3 < 2화. > +2 20.05.11 484 25 12쪽
2 < 1화. > +2 20.05.11 521 23 11쪽
1 < 프롤로그. > +5 20.05.11 689 74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